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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450화 (450/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450화

40. 혹한기란 말이다(3)

“5중대장 이 자식…… 날 그렇게 물 먹이고 싶었나 보다.”

“후우…… 그럼 실행은 내일입니까?”

“그렇지.”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은 작전대로 움직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움직여봐. 그리고 문제 생기면 이 중대장이 책임진다. 마음껏 휘둘러봐.”

“네, 중대장님.”

오상진이 힘차게 대답을 했다.

4

혹한기 훈련 4일 차 아침이 밝아왔다.

오상진은 1소대를 데리고 작전구역으로 향했다. 산 중턱쯤 올라갔을 때 오상진이 손을 들었다.

“정지!”

“정지.”

1소대원들이 멈췄다.

“어? 여기가 아닌데.”

“갑자기 왜 그러시지?”

1소대원들이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박중근 하사 역시 고개를 갸웃했다. 곧바로 오상진에게 다가갔다.

“1소대장님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무슨 일 있습니까?”

“아니요. 저희 소대는 다른 곳에서 매복을 섭니다.”

“네? 다른 곳 말입니까?”

박중근 하사가 깜짝 놀랐다. 오상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일단 애들 좀 모이라고 하죠.”

“아, 네에.”

박중근 하사가 몸을 돌려 1소대원들을 봤다.

“애들아, 소대장님께서 모이라고 하신다.”

“네. 알겠습니다.”

1소대원들이 모였다. 오상진은 그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김일도.”

“병장 김일도.”

“대항군한테 붙잡혔을 때 어땠어?”

“네? 그건…….”

김일도 병장은 차마 말을 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얼마나 굴욕적이었나. 오상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널 탓하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야. 복수 해야지.”

“네? 복수 말입니까?”

김일도 병장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박중근 하사를 포함해 다른 소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오상진은 어느새 표정을 진지하게 바뀌었다.

“자, 이제부터 진짜 양동작전에 대해서 알려 주겠다. 김일도, 김우진, 구진모.”

“병장 김일도.”

“병장 김우진.”

“상병 구진모.”

오상진이 호명된 세 사람을 쳐다봤다.

“너희 셋은 또 한 번 사라져 줘야겠다.”

“네?”

김일도 병장을 비롯해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눈을 크게 떴다.

잠깐의 시간이 흐른 후 김일도 병장과 김우진 병장, 구진모 상병은 따로 떨어졌다. 그들은 어딘가에 서서 작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김 병장님 정말 괜찮겠습니까?”

김우진 병장의 물음에 김일도 병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지. 그놈들한테 복수할 수만 있다면 말이야.”

“그렇지만 녀석들이 꼭 온다는 보장은 없지 않습니까. 전 좀 불안합니다.”

“믿어. 소대장님이시잖아.”

“그건 그렇지만…….”

그때 구진모 상병이 어딘가를 보다가 움찔했다. 곧바로 김일도 병장에게 고개를 돌렸다.

“김 병장님.”

순간 김일도 병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김우진 병장도 마찬가지였다.

“아, 오늘도 짱박혀야지.”

“당연하지 말입니다. 날씨도 춥고 진짜 언제 끝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내 말이…….”

“그보다 진모야.”

“상병 구진모.”

“소대장님께는 잘 말했지.”

“네. 볼 일보고 금방 올라가겠다고 했습니다.”

“잘했다. 그런데 요즘 왜 이렇게 속이 안 좋지?”

“정말 안 좋습니까?‘

김우진 병장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봤다. 구진모 상병도 마찬가지였다. 김일도 병장은 배를 쓰윽 문지르며 말했다.

“그러게 내가 여태껏 속이 민감하지는 않았는데 말이야.”

“윽!”

“왜 그러십니까?”

“아, 젠장! 또 나올란다.”

“또 말입니까?”

“그래. 제기랄!”

김일도 병장은 배를 움켜잡으며 어딘가로 갔다. 김우진 병장이 소리쳤다.

“휴지는 챙겼습니까?”

“그, 그래…….”

김일도 병장이 사라지고, 김우진 병장과 구진모 상병이 남았다. 두 사람은 슬쩍 주위를 확인했다.

“아무도 없지?”

“네.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럼 1차는 성공했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시간 체크 잘해.”

“네.”

그렇게 10여 분이 흘렀다. 김우진 병장이 살짝 인상을 쓰며 말했다.

“아니, 김 병장님은 화장실을 만들고 똥을 싸나, 왜 이렇게 안 와?”

“그러게 말입니다.”

“김 병장님! 김 병장님!”

김우진 병장이 큰 소리로 김일도 병장을 불렀다. 하지만 메아리만 있을 뿐, 김일도 병장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이에 구진모 상병이 말했다.

“무슨 일 생기신 거 아닙니까?”

“가봐야겠지?”

“네.”

“그럼 가자!”

김우진 병장과 구진모 상병이 조금 전 김일도 병장이 사라졌던 곳으로 뛰어갔다. 얼마 가지 않아 김일도 병장이 서 있었다. 잔뜩 주눅이 든 상태로 말이다.

“아니, 김 병장님 왜 불러도 대답이 없습니까?”

“우, 우진아…….”

“아 왜 그러십니까? 무섭게!”

“그, 그게 아니라……. 야, 도망쳐!”

“네?”

김우진 병장과 구진모 상병이 깜짝 놀라며 총을 들었다. 그러나 이미 주위는 대항군들이 다 포위한 상태였다. 붉은 머리띠를 한 대항군 소대장이 나타났다.

“손 들어! 움직이면 쏜다!”

대항군 소대장은 나타난 두 사람을 보며 피식 웃었다.

“이야, 너희들은 어떻게 바뀌지가 않냐. 바보냐?”

“…….”

대항군 소대장을 비롯해 소대원들이 실실 쪼개며 나타났다. 그 속에 사단 통제관도 있었다. 사단 통제관은 못마땅한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떻게 또 같은 함정에 또 걸리냐.”

대항군 소대장의 말에 김일도 병장이 피식 웃었다.

“어라? 웃어? 야, 인마. 머리가 어떻게 되었냐? 너희들 또 붙잡혔어. 이제 너희 소대장도 있는데 어떡할래?”

“맞습니다. 진짜 멍청하지 않습니까? 아니, 어떻게 또 걸립니까?”

대항군 분대장이 웃으며 말했다. 그 뒤로 상병 하나가 다가왔다.

“진짜 웃깁니다. 똑같은 수법에 또 걸리는지 모르겠습니다.”

“내 말이! 야, 빨리 총 빼앗고, 빨리 묶어!”

“네. 알겠습니다.”

대항군들이 서서히 경계를 풀었다. 상병 한 명이 내려와 포승줄을 꺼냈다. 그러자 김일도 병장이 또 한 번 웃었다.

“대항군 아저씨들 내가 왜 웃는지 알아요?”

“…….”

포승줄을 가져가던 상병이 우뚝 멈췄다. 대항군 소대장이 인상을 썼다.

“뭐야. 이 새끼! 갑자기 실성했나?”

“제가 말입니까? 실성했냐고 하셨습니까? 얘들아, 한 번 웃자!”

“네.”

“하하하핫!”

이번에는 김우진 병장을 비롯해 구진모 상병까지 크게 웃었다. 마치 미친 사람처럼 말이다. 대항군 소대장과 대항군들은 어이없어했다.

“진짜 실성했네. 아저씨들 머리가 어떻게 됐어요?”

그러자 김일도 병장이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들었다.

“아니요. 대항군 아저씨들이 좆된 거죠!”

“뭐?”

그 순간 주위에서 뭔가 불쑥하고 튀어 올랐다. 대항군들이 화들짝 놀라며 주위를 둘러봤다. 오상진을 비롯해 1소대원들이 총을 겨누고 있었다.

“손 들어! 움직이면 쏜다!”

오상진이 환한 미소로 말했다. 대항군 소대장을 비롯해 대항군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사단 통제관 역시 깜짝 놀랐다.

“오호라. 너희들 미끼였구나.”

“네.”

그제야 모든 상황이 정리가 되는 것 같았다. 대항군 소대장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그는 오상진을 노려봤다. 오상진이 피식 웃으며 손가락으로 총을 만들어 대항군 소대장을 겨눴다.

“탕!”

그리고 오상진이 김일도 병장에게 말했다.

“일도야.”

“병장 김일도!”

“뭐하냐? 총 빼앗고, 묶어야지.”

“안 그래도 그럴 참이었습니다.”

김일도 병장이 슬슬 움직였다. 그 뒤로 다른 소대원들도 함께 움직였다.

“야들아, 살살 해라. 살살!”

김일도 병장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를 않았다. 김우진 병장은 대항군 분대장에게 갔다.

“총 이리 주시죠.”

“총은…….”

“어허, 포로가 말이 많습니다.”

대항군 분대장이 대항군 소대장을 바라봤다. 대항군 소대장이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김우진 병장이 총을 낚아챘다.

“아, 아저씨. 거 좀 살살 좀 합시다.”

대항군들이 인상을 쓰며 말했다. 그러자 최강철 이병이 입을 뗐다.

“아저씨들은 대항군이잖아요. 그럼 적을 느슨하게 묶고 갑니까?”

“…….”

그렇게 대항군 1개소대를 일망타진한 오상진과 1소대원들이 1중대 야영지로 금의환향했다. 다른 소대들은 그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랐다.

게다가 하필 그곳에 한종태 대대장까지 와 있었다. 왜냐하면 이미 소식을 접한 상황이었다. 그 옆에 김철환 1중대장이 환한 얼굴로 서 있었다.

“허허허, 이것 참! 역시 오 중위야.”

한종태 대대장이 환한 얼굴로 오상진을 칭찬했다. 그리고 김철환 1중대장을 보았다.

“1중대장.”

“네.”

“이래야 우리 충성대대 1중대지. 안 그래?”

“맞습니다.”

“하하하핫!”

한종태 대대장이 크게 웃었다. 그리고 곧바로 사단 통제관에게 갔다.

“저랑 얘기 좀 하시죠.”

“아, 네에.”

한종태 대대장은 사단 통제관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그사이 잡혀 온 대항군들을 보며 김철환 1중대장이 말했다.

“야, 됐다. 애들 풀어줘라.”

“네.”

대항군들은 잔뜩 인상을 썼다. 그도 그럴 것이 완벽하게 1소대에게 졌기 때문이었다.

“총 주십시오.”

대항군 분대장이 말했다. 김우진 병장이 자신의 어깨에 있던 총을 건넸다.

“고생했어요, 아저씨들!”

“쳇!”

대항군 소대장이 오상진에게 다가갔다.

“오 중위님.”

“네?”

“이대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기대하고 있죠.”

오상진이 실실 웃었다. 대항군 소대장은 잔뜩 인상을 구기며 몸을 홱 돌렸다.

“가자!”

그렇게 대항군들이 산으로 사라졌다. 김철환 1중대장이 오상진에게 다가갔다.

“잘했다. 1소대장!”

“아닙니다. 이게 다 중대장님 덕분입니다.”

“내 덕분은 어제 네가 내가 말해주지 않았으면 더 큰 일이 날뻔했지.”

“아닙니다. 절 믿고 맡겨 주셔서 해낼 수 있었습니다.”

“나야, 늘 널 믿고 있지!”

김철환 1중대장이 오상진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오상진이 피식 웃었다. 그때 한종태 대대장이 김철화 1중대장을 불렀다.

“1중대장.”

“네.”

“이제 보고 해야지!”

“네, 알겠습니다.”

김철환 1중대장이 오상진을 봤다.

“애들 충분히 휴식 시간 주고. 대기하고 있어. 지휘막사로 가서 보고 올리고 올 테니까.”

“네!”

김철환 1중대장은 한종태 대대장과 함께 지휘막사로 향했다. 그 사이 오상진은 1소대원들에게 갔다.

“자, 모두 고생 많았다.”

“네.”

“장구류 해체하고, 점심 먹을 준비 하자!”

“네, 알겠습니다.”

오상진은 김일도 병장을 봤다. 이틀 동안 잔뜩 어둡던 얼굴이 어느새 환하게 웃고 있었다.

“일도야.”

“병장 김일도.”

“이제 좀 속이 후련하냐?”

“아, 네에…….”

김일도 병장이 민망해했다. 오상진이 그 모습을 보고 말했다.

“분대장이 한동안 의기소침하게 있어서야 되겠냐. 소대원들이 네 눈치만 보고 있더라. 가서, 애들 잘 달래줘.”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어서 가봐!”

“네!”

김일도 병장이 소대원들에게 뛰어갔다. 그리고 소대원들과 웃으며 대화를 했다. 특히 김우진 병장의 목소리가 가장 컸다.

“야, 아까 내 연기 봤냐?”

“아니지 말입니다. 김일도 병장님의 연기가 발군이었습니다.”

구진모 상병이 곧바로 말했다. 김우진 병장이 인상을 썼다.

“뭐야? 그럼 내 연기는?”

“당연히 김우진 병장님도 최고였지 말입니다.”

“하하하! 그러냐? 하긴 내가 한 연기 하지!”

노현래 이병이 가만히 듣다가 입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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