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리셋 오 소위! 440화
39장 착하게 살아요(8)
“자자, 모두 군장 결속하고, 매트리스도 빨리 미리 빼놔.”
“네. 알겠습니다.”
“참! 판초우의는?”
“미리 꺼내 놨습니다.”
“그래, 시간 20분 남았다. 그 안에 모두 정리 마치도록.”
“네. 알겠습니다.”
김일도 병장은 군장을 결속하고 있는 와중에서도 주위를 확인했다.
“부식은?”
“어제 미리 다 준비를 해놨습니다.”
구진모 상병이 더플백 두 개를 꺼내 놨다. 한 곳은 부식, 다른 한 곳은 방한용품들로 가득했다.
“그래! 그건 잊지 말고 꼭 챙겨야 한다.”
“네. 알겠습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소대원들이 침상에 걸터앉았다.
“준비 잘 마쳤냐?”
“네.”
김일도 병장의 물음에 다들 조용히 대답했다. 이미 중앙에는 판초우의로 매트리스를 싼 것과, 더플백 2개가 놓여 있었다. 그 뒤로는 군장이 놓여 있었다.
김일도 병장이 조용히 말했다.
“자, 내 말 잘 들어라. 현재 시각 05시 55분이다. 앞으로 5분 후면 상황 발생된다. 상황 발생되면 태수는 즉각 총기 따고, 나머지는 군장이랑 총기, 여기 있는 매트리스 챙겨서 연병장에 갖다 놓는다.”
“네.”
“그다음은?”
김일도 병장의 물음에 이해진 상병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네. 창고에서 24인용 천막과 그 외 방한 물품을 챙겨서 내려옵니다.”
“그래. 가지고 내려오자마자 우리가 탈 트럭에 싣고 가면 된다. 오케이?”
“네. 알겠습니다.”
“첫 혹한기 훈련이라고 다들 긴장할 필요 없다. 그저 추위만 잘 견디면 된다. 추위만……. 충분히 챙겼고 4박 5일간 우리는 할 수 있다.”
“네.”
“좋아, 불 꺼!”
“알겠습니다.”
모든 준비를 마친 후 다시 소등했다. 김일도 병장이 시계를 확인했다. 새벽 05시 58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다들 어둠 속에서 긴장한 채 상황 발생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2분이 흐른 후 어김없이 사이렌이 울렸다.
에에에에에엥!
-화스트 페이스, 화스트 페이스…….
불침번이 뛰어들어와 불을 켜며 소리쳤다.
“상황 발생! 상황 발생!”
스피커에는 계속해서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고, 당직사령의 음성이 들려왔다. 그 순간 1소대는 누가 뭐라고 할 것 없이 신속하게 움직였다. 이미 깨어 있기 때문이었다.
“총기 문 열었습니다.”
김일도 병장이 소리쳤다.
“자, 신속히 움직인다.”
“넵!”
다들 군장을 메고 총을 어깨에 걸친 후 각자 주어진 역할을 수행했다. 먼저 내무실 중앙에 배치된 매트리스와 더플백을 들고 연병장으로 뛰어나갔다.
“신속히 움직여! 안면 위장 하는 것도 잊지 말고!”
“네. 알겠습니다.”
최강철 이병은 연병장에 도착하고 군장과 가지고 온 더플백을 내려놓았다. 그 길로 창고로 뛰어갔다.
“이 상병님…….”
이해진 상병도 신속하게 움직였다.
“가자!”
“네.”
창고로 올라가자, 구진모 상병이 미리 창고 문을 열어 놓았다.
“자, 강철이는 상동 들고 내려가!”
“네. 알겠습니다.”
“나머지도 이거 챙겨!”
“넵!”
구진모 상병이 하나둘 짐을 들고 갈 것을 지정해 줬다. 나머지 천막을 두 명이서 들었다. 이해진 상병과 구진모 상병이었다.
“둘이 가능하겠습니까?”
“해야지! 그보다 빠진 것은 없지? 만약 가서 없으면 큰일 난다.”
“네. 제가 몇 번이고 확인했습니다.”
“알았다. 창고 문 잠그고 내려가자.”
“네.”
구진모 상병이 창고 문을 잠근 후 천막을 들었다.
“크응! 드럽게 무겁네!”
그 길로 뛰어서 연병장으로 향했다. 연병장에는 이미 다른 중대원들도 움직이고 있었다. 저 멀리 연병장으로 육공트럭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부아아아앙!
최강철 이병이 달려왔다.
“제가 들겠습니다.”
“됐어! 넌 어서 줄 서고, 안면 위장 실시해.”
“네.”
이해진 상병과 구진모 상병은 거의 천막을 끌다시피 하며 군장이 있는 곳에 가져다 놨다.
“하아, 하아…….”
벌써부터 숨이 가빠왔다. 이해진 상병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확인했다.
“됐다! 우리도 가서 서자!”
“네.”
연병장 앞 단상 근처로 각 중대원들이 모여들었다. 이해진 상병과 구진모 상병 역시 1소대원들이 모인 곳으로 갔다.
“다 왔냐?”
오상진도 어느새 와서 대기했다. 인원을 빠르게 체크한 후 차에 올라탈 예정이었다.
“일도야.”
“병장 김일도.”
“빨리 인원 체크해서 보고해.”
“네. 알겠습니다.”
김일도 병장이 1소대 인원을 체크했다.
“다 왔냐?”
“네, 그렇습니다.”
김일도 병장이 말을 하면서도 인원을 한 번 더 세었다. 이상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말했다.
“인원 이상 없습니다.”
“알았다.”
오상진이 보고를 받은 후 김철환 1중대장에게 말했다.
“저희 인원 이상 없습니다.”
“1소대는 이상 무.”
그 뒤로 각 소대장들이 인원을 확인 후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알렸다. 김철환 1중대장은 1중대 인원 이상 없음을 확인한 후 곧바로 곽부용 작전과장에게 보고 했다.
“1중대 이상 없습니다.”
“그럼 각 차량에 인원 태워!”
“네. 알겠습니다.”
김철환 1중대장이 빠르게 내려갔다.
“1중대 모두 차량에 탑승!”
“네, 알겠습니다.”
오상진이 1소대에게 갔다.
“인원 차량에 탑승시켜라.”
“알겠습니다.”
1소대원들이 뛰어갔다. 준비된 차량으로 가서 먼저 물품부터 챙겼다.
“태수랑 영일이 올라가서 물품 받아!”
“네.”
총을 등 뒤에 엑스자로 멘 후 차량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준비된 물품들을 차량에 실었다.
“더플백 2개, 매트리스 14개.”
매트리스는 소대장님과 부 소대장 것도 함께 챙긴 것이었다. 그다음으로 천막을 칠 물품들을 차례대로 차량에 실었다. 맨 마지막은 천막이었다.
“으라라라찻!”
힘 좋은 최강철 이병과 구진모 상병이 들었다. 그럼에도 힘에 부쳐서 이해진 상병과 조영일 일병까지 가세해 겨우 차량에 실었다.
“다 실었냐?”
“네. 그렇습니다.”
“좋아, 그럼 인원들 타!”
“네.”
1소대원들이 차례대로 차량에 올라탔다. 그 뒤로 다를 중대원들도 차량에 모두 탑승을 했다. 어둑어둑하지만 트럭의 쌍 라이트의 불빛 덕분에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한종태 대대장은 그제야 밖으로 나와 1호차에 올라탔다. 곽부용 작전과장이 보고를 했다.
“전 중대 이상 없이 모두 차량에 탑승했습니다.”
“그래. 그럼 출발하지.”
“네.”
곽부용 작전과장이 1호차 뒤에 올라탔다. 그리고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준비 끝! 출발!”
헌병대 차량이 도착하고, 선두로 나섰다. 그 뒤로 육공트럭의 끊임없는 줄이 이어졌다.
부아아아앙!
육공트럭 뒤에 탄 1소대원들은 각자 추위에 대비하며 긴장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최강철 이병도 그 속에 있었다.
‘이제 시작이구나.’
최강철 이병은 계속해서 들었다. 혹한기 훈련은 그 무엇보다 추위, 배고픔, 생존과의 싸움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꼭 견뎌내고 말 것이라고 다짐했다.
13.
육공트럭이 고속도로에 올리자 어렴풋이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이미 트럭 뒤에서 전투식량으로 아침을 때운 후였다.
그렇게 고속도로를 타고 다시 1시간을 이동했다. 그리고 깊은 산속으로 차량은 계속해서 이동했다. 그중 잠을 자는 소대원들도 있었다.
끼이이익!
넓은 공터에 차량이 멈춰 섰다. 김철환 1중대장이 내리며 소리쳤다.
“1중대는 여기서 야영한다. 모두 하차!”
“넵!”
오상진이 1소대에게 갔다.
“모두 하차하자.”
차에서 뛰어내리는데 땅에 발을 디디는 순간 대뇌 전두엽까지 찌릿함을 느꼈다.
“아우우우우. 찌릿해!”
잔뜩 추위에 움츠려 있다가 땅에 뛰어내리자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진 것이었다.
“자자! 빨리 천막 내려서 치자!”
“알겠습니다.”
오상진은 천막 칠 자리를 알려줬다. 2소대, 3소대, 4소대들도 각자 자리를 잡고 천막을 치기 시작했다. 김일도 병장이 1소대 자리로 갔다. 잠시 둘러보더니 입을 열었다.
“여기다가 천막 치자! 그리고 해진아.”
“상병 이해진.”
“너 화장실 만들어 봤지?”
“네. 그렇습니다.”
“그럼 네가 강철이랑 주영이 데리고 가서 화장실 좀 만들어놔.”
“알겠습니다.”
이해진 상병과 최강철 이병, 손주영 일병은 각자 야삽을 챙겨서 움직였다. 그리고 군장 속에 있던 A형 텐트도 챙기고 끈도 챙겼다.
“자, 이쯤이면 될 것 같은데.”
이해진 상병은 1소대 천막이 있는 곳에서 좀 떨어진 곳에 화장실을 만들 생각이었다.
“잘 봐. 어떻게 하는지.”
“네.”
이해진 상병이 일단 땅을 봤다. 약간 길게, 그리고 깊이는 약 30㎝로 말이다.
“이 정도면 괜찮습니까? 좀 더 깊게 파야 하지 않습니까?”
최강철 이병이 걱정스레 물었다. 이해진 상병이 피식 웃었다.
“괜찮아, 이 정도면.”
“알겠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땅이 잘 파집니다. 얼어서 안 파질 줄 알았는데.”
그러자 이해진 상병이 피식 웃었다.
“다, 그런 곳을 고른 거지. 잘 봐!”
이해진 상병은 산의 특성과 사람들이 발을 잘 디디지 않은 곳. 그곳의 흙을 잘 판단해서 골랐다고 했다. 우선은 땅을 다지지 않은 곳이라면 괜찮았다.
팟! 팟! 팟!
아무튼 땅을 파는 것은 최강철 이병과 조영일 일병이 맡았다. 그사이 이해진 상병은 길이 2m 정도 되는 나무 네 개를 골라서 가져왔다. 그것을 잘 골라서 구덩이 판 주변으로 박았다.
“땅 다 봤냐?”
“네.”
“좋아, 가서 돌멩이 두 개 구해와. 발판 삼을 거니까.”
“그럼 약간 넓적한 것으로 해야겠습니다.”
“그래야지.”
“알겠습니다.”
최강철 이병이 주변을 샅샅이 뒤져서 발판용 돌멩이를 구해왔다.
“가져왔습니다.”
“오호, 괜찮네.”
이해진 상병은 구덩이 양옆으로 돌멩이를 놓고 밟았다.
팍! 팍! 팍!
그리고 시범까지 보였다.
“야, 어때? 괜찮아?”
“네, 정확합니다.”
조영일 일병이 웃으며 말했다. 이해진 상병이 고개를 끄덕인 후 입을 열었다.
“자, 그럼 가지고 온 텐트를 풀어라.”
“네.”
그걸로 아까 박아둔 4개의 기둥을 둘렀다. 완벽한 차단막을 형성했다. 그런데 뒤쪽은 훤히 뚫려 있었다.
“뒤쪽은…….”
최강철 이병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이해진 상병이 말했다.
“출입구! 그리고 누가 뒤쪽으로 와서 보겠냐. 안 그래?”
“아, 네에. 그렇습니다.”
일단 장병들이 있는 앞쪽과 옆쪽만 가려도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나름 급조해서 만든 화장실치고 퀼리티가 있었다.
“후후후, 비장의 한 수!”
이해진 상병이 웃으며 철사로 뭔가를 만들었다. 바로 휴지걸이였다.
“와우! 대박입니다.”
최강철 이병은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이해진 상병이 뿌듯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강철아 가서 앉아봐.”
“네.”
최강철 이병이 직접 시범을 보였다. 이해진 상병과 조영일 일병은 앞쪽으로 가서 섰다.
“강철아, 어때? 우리 보여?”
“안 보입니다. 이 상병님은 제가 보이십니까?”
“아니, 전혀 안 보여!”
“와, 그럼 됐습니다.”
최강철 이병이 일어났다. 이해진 상병이 다가와 다시 한번 화장실을 점검했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입을 열었다.
“작년에 말이야. 진짜 추웠어. 올해보다 더! 시베리아가면 함부로 밖에서 오줌 누지 말라고 하잖아.”
“아니, 왜 그렇습니까?”
“몰라? 밖에서 오줌 누다가 그대로 얼어붙은 거?”
“헐……. 진짜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