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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435화 (435/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435화

39장 착하게 살아요(3)

“아참, 그보다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없게 엄마 레시피 특허 등록시켜야겠어요.”

“뭐? 특허 등록?”

“네. 특허권에 등록하면 엄마 레시피를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어요. 만약 사용하게 되면 엄마에게 특허료를 줘야 해요.”

“에이,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니?”

신순애가 부정적으로 말했다. 그러자 어느새 다가온 한소희가 말했다.

“아니에요, 어머니. 나중을 위해서라도 특허는 꼭 필요해요. 특허란 말이죠. 오늘처럼 이런 분쟁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절차에요.”

한소희가 당당히 말했다. 나른 경제학을 전공하는 한소희의 발언이었다.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모든 것을 다 처리해 드릴게요. 그러니까, 이번에 확실하게 매듭을 지어요.”

한소희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신순애가 살짝 당황하며 오상진을 바라봤다. 오상진이 피식 웃었다.

“엄마, 소희 씨 말대로 해요. 소희 씨, 부탁 좀 드릴게요.”

“네. 걱정 마세요.”

한소희가 배시시 웃었다. 신순애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래, 알아서들 해라. 엄마는 국밥만 열심히 말 테니까.”

“네. 어머니 걱정 마세요. 그리고 오늘 보니까, 손님들도 많은데 사람 좀 뽑는 게 어떠세요? 이모님 혼자 홀 관리하기 힘들 거 같은데.”

그러자 곧바로 최말숙이 말을 받았다.

“소희 양! 말 한번 잘했네. 언니, 제발 사람 좀 뽑자, 응?”

“아, 알았어. 다들 왜 그러니.”

신순애가 후다닥 주방으로 뛰어들어갔다. 그 모습에 최말숙과 한소희가 피식 웃었다.

오상진도 일단 좋게 마무리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4

중대 행정반의 하루도 시작되었다.

3소대장이 달력을 확인하더니 가볍게 한 숨을 내쉬었다.

“흐음, 드디어 혹한기입니다.”

“진짜네요. 다음 주부터 혹한기 들어갑니다.”

“요즘 추위 장난 아니죠? 다음 주도 이번 주 같으면 진짜 저희 얼어 죽을 겁니다.”

이미선 2소대장이 슬쩍 물었다.

“그런데 저희 진짜 야외에서 텐트 치고 쉬는 겁니까?”

“네. 혹한기가 뭡니까? 혹한의 날씨를 견디며 생존하는 훈련이 아닙니까. 당연히 텐트 치고 그곳에서 생활할 겁니다.”

“아…….”

이미선 2소대장의 표정이 굳어갔다. 이미선 2소대장은 처음으로 맞이한 혹한기 훈련이었다.

어느 정도는 긴장되었다. 그때 3소대장이 입을 열었다.

“우리는 혹한기 때 3박 4일이었는데…….”

“저희 학군단은 4박 5일이었습니다.”

4소대장이 힐끔 오상진을 바라봤다.

“1소대장님은 어땠습니까?”

“저희는……. 혹한기라기보다는 따로 동계훈련 비슷한 것을 받았습니다.”

“오오, 육사도 받았구나.”

“그럼 다들 혹한기 비슷한 훈련을 했긴 했습니다.”

요즘 중대 행정반 분위기는 엄청 좋았다. 예전 2소대장이 있었다면 또 3사나 육사, ROTC에 대해서 분리해 떠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2소대장이 없으니 이런 얘기도 자연스럽게 웃으면서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저 혹한기 걱정됩니다.”

역시 이미선 2소대장이 잔뜩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4소대장이 냉큼 받아서 물었다.

“아니, 왜 그렇습니까?”

“제가 화장실을 좀 가려서…….”

이미선 2소대장이 수줍게 말했다. 그러자 바로 4소대장이 그걸 받았다.

“아! 뭔 줄 알겠습니다. 화장실 역시 밖에서 해결해야 하지 않습니까. 혹시 화장실도 만듭니까?”

“네, 군인으로서 좀 부끄럽지만 아마도 그럴 것 같습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원래 여자들은 좀 불편하죠.”

4소대장이 호기롭게 나섰다. 그러다가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

“만약 그럴 일이 있으면 절 부르십시오. 제가 철통같은 경비를 서도록 하겠습니다.”

“어멋, 4소대장님 정말요?”

“네.”

“감사합니다.”

이미선 2소대장이 대답을 하며 슬쩍 오상진을 바라봤다. 하지만 오상진은 전혀 그 판에 끼어들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여다.

3소대장이 슬쩍 물었다

“당연히 화장실로 임시로 만들겠죠.”

3소대장이 물었다. 오상진이 바로 말했다.

“네, 화장실 역시 간이로 만들어서 사용합니다.”

“와, 그럼 이렇게 꽁꽁 언 땅을 파는 겁니까?”

“어차피 병사들이 만들 텐데 뭔 걱정입니까.”

“하긴 그렇죠. 이래저래, 우리 병사들만 고생입니다.”

“네.”

이미선 2소대장이 슬쩍 달력을 바라봤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죠.”

“네, 4박 5일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준비 철저히 해야겠어요.”

이미선 2소대장이 계속해서 앓는 소리를 했다. 그럴 때마다 4소대장이 적극적으로 나서며 말했다.

“도움이 필요하면 저 4소대장이 적극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정작 오상진은 반응이 없었다. 뭔가 잠깐 생각을 하더니 밖으로 나갔다.

“아, 네에……. 그럼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럼요. 제게 맡겨 주십시오.”

4소대장이 껄껄 웃었다. 그 사이 오상진은 중대 행정반을 나왔다. 이런저런 훈련이 있을 때면 어김없이 누군가에게 보고해야 했다.

“훗, 난 보고 할 사람이 참 많아서 좋단 말이야.”

오상진은 피식 웃으며 전화를 했다.

“네, 소희 씨. 뭐 하세요?”

-으음, 아침 먹고 잠깐 누워 있어요.

“아직 자요?”

-아뇨. 그냥 누웠어요.

“아, 그렇구나.”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이 아침에 전화를 한 것은 보면 또 훈련인가요?

한소희 역시도 눈치가 많이 빨랐다. 오상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소희 씨도 이제 눈치가 많이 빨라졌습니다.”

-네, 누구 때문에요. 그보다 훈련이에요?

“네. 다음 주에 혹한기 훈련 갑니다.”

-혹한기요? 그건 또 뭔데요?

“추운 날씨에 하는 훈련이에요. 예전에 내가 말했었나요? 여름에는 유격이 있다면 겨울에는 혹한기라고…….”

-으음,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한소희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듯했다. 오상진이 다시 간단하게 설명을 했다.

“혹한의 추위에 살아남는 생존법을 배우는 훈련입니다.”

-어머! 그럼 이 추운 날씨에 밖에서 자는 거예요? 완전 야외취침?

“네, 그래요. 산에 들어가서 텐트치고 자요.”

-와! 그럼 엄청 춥겠다. 잘못해서 입 돌아가는 거 아니에요?

“뭐, 혹한기 훈련을 하면서 그런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혹시 알아요.

“걱정 마세요. 잘 받고 오겠습니다.”

-네. 그런데 산이면 휴대폰은 터져요?

“물론 터지고, 휴대폰도 안 터지는 오지로 가지는 않습니다. 다만 훈련이다보니 낮에는 거의 전화를 못 한다는 것뿐이죠.”

-아, 그래요? 난 또 연락이 안 되는 줄 알았네.

“간혹 저녁 때 눈치 봐서 전화 드릴게요.”

-알았어요. 그 정도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어요.

“우와, 우리 여친, 이해력이 엄청 넓어요.”

-군인 남친을 만나다보니 이해력이 태평양만큼 넓어지네요.

“그 점에 관해서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네. 알겠어요. 아무튼, 이번 주는 훈련 안 가고 준비만 한다는 거죠?

“네.”

-알았어요. 방한 준비 잘 해요.

“고마워요.”

오상진은 그렇게 흐뭇한 미소를 머금으며 전화를 끊었다.

오상진은 전화를 끊고 1소대 내무실로 갔다.

“충성.”

“충성.”

김일도 병장의 경례를 했다. 오상진 역시 경례를 하며 말했다.

“쉬어.”

“쉬어.”

오상진이 1소대원들을 쭉 훑었다.

“너희도 소식 들었지.”

“네.”

“그래, 다음 주부터 혹한기 훈련이다. 다들 방한에 신경 많이 쓰고, 준비에 철저히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일도야.”

“병장 김일도.”

“방한 준비를 하는 동안 모자르거나. 미비한 것이 있으면 소대장에게 즉각 말하고.”

“네. 알겠습니다.”

“참! 핫팩은 어때? 남은 거 있냐?”

“근무지 할 때 사용하고 남은 핫 팩만 조금 남아 있습니다.”

“알겠다. 핫팩은 소대장이 중대 행보관에게 물어보마.”

“네.”

“그래. 혹한기 훈련 다녀온 사람은 있고, 아닌 사람도 있을 것이다. 후임은 선임의 말을 잘 듣고, 준비 철저히 할 수 있도록 한다.”

“네, 알겠습니다.”

“그래. 수고해라.”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인 후 내무실을 나섰다. 오상진이 나간 1소대 내무실은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했다.

“…….”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모두들 침묵한 채 제일 먼저 입을 연 쪽은 김우진 병장이었다.

“하아…….”

우선 깊은 한 숨부터 들려왔다. 1소대원 모두의 시선이 김우진 병장에게 향했다.

“드디어 오고 말았구나.”

김우진 병장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마치 고뇌하는 동상처럼 매우 심각한 얼굴로 생각에 잠겼다.

“혹한기 훈련……. 살을 예리는 추위와 저 북쪽 시베리아 냉기류를 동반한 강풍까지. 추위의 극한 체험을 몸소 해준다는 혹한기.”

김우진 병장이 고개를 푹 숙였다. 주위에 있던 소대원들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

“호, 혹한기 훈련을 하면 정말 밖에서 자는 겁니까?”

이은호 이병이 매우 조심스럽게 물었다. 김우진 병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은호 이병에게 손가락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당연하지! 매일 밤 땅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차가운 냉기를 몸에 그대로 받으며 잠을 자야 해. 아무리 침낭 속이 따뜻하다고 하지만 소용없어. 혹자는 침낭 속에서 얼어 죽을 수도 있다는…….”

김우진 병장이 살벌한 눈빛으로 이은호 이병을 바라봤다. 순간 이은호 이병이 움찔했다. 그때 김일도 병장이 일어났다.

“야, 김우진. 무슨 애들에게 겁을 잔뜩 주냐.”

“뭐 사실 아닙니까.”

“사실은 개뿔……. 야, 이은호!”

“이병 이은호.”

“걱정 마, 여태껏 혹한기 훈련하면서 얼어 죽은 병사 소리를 들은 적 없으니까. 간혹 뭐, 동상 걸린 병사는 봤지만…….”

“도, 동상 말입니까?”

“그럼! 겨울이면 기본적으로 동상 걸리고 그러는 거 아니야?”

김일도 병장이 태연하게 말했다. 마치 자신도 동상에 걸려 본 사람처럼 말이다.

“에이, 동상 별거 없어. 동상 걸리면 바로 말을 따뜻하게 해 주면 돼. 그래도 안 되면…….”

“안 되면 말입니다?”

“잘라 버리면 되는데 뭐.”

“자, 잘라 버립니까?”

이은호 이병의 눈이 커졌다. 그 모습에 김일도 병장이 크게 웃었다.

“푸하하하핫! 농담이야. 농담! 동상도 잘 안 걸려. 그리고 동상은 걸리는 사람만 또 걸린다고 하더라.”

“그, 그렇습니까?”

“그럼 인마!”

김일도 병장이 농담을 말했음에도 이은호 이병은 쉽사리 의심의 눈초리를 지우지 못했다. 그저 잔뜩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하아! 자식은 벌써 겁을 먹기는……. 그러고도 군인이야!”

“아, 아닙니다.”

“됐고! 진모야.”

“상병 구진모.”

“너 애들 데리고 창고 가서 천막이랑, 비닐 상태 확인해 봐라. 상태가 영 안 좋으면 정비해 놓고. 알았냐?”

“네.”

“그리고 해진아.”

“상병 이해진.”

“애들 천막 쳐 본 적 한 번도 없지?”

“네. 그렇습니다.”

“으음, 그럼 오후에는 애들 데리고 천막 치는 연습 좀 해야겠다. 그래도 혹한기 훈련 가서 어리바리 천막도 못 치면 그것 역시 망신이다.”

“네. 알겠습니다.”

“좋아! 일주일이다. 일주일 안에 다음 주에 있을 혹한기 훈련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서둘러 움직이자!”

“네. 알겠습니다.”

김일도 병장의 지시에 소대원들이 즉각 움직였다. 내무실을 나선 이은호 이병은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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