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리셋 오 소위! 397화
37장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3)
‘잠겨 있다. 그렇다면…….’
오상진이 2층을 올려다보았다. 말없이 손가락으로 2층을 가리켰다.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2층 계단을 아주 천천히 올라갔다. 2층에 도착을 한 후 다시 상황을 확인했다.
박중근 하사가 3층 계단 방향을 총으로 겨눴다.
김일도 병장은 1층으로 향하는 계단 아래를 겨누었다. 오상진이 조심스럽게 2층 문을 열려고 했다. 그곳 역시 잠겨 있었다.
‘이곳도 잠겨 있다. 그럼 위층을…….’
오상진이 김일도 병장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린 후 박중근 하사에게 갔다.
박중근 하사는 이상이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천천히 한 발 한 발 내딛었다. 3층도 역시 잠겨 있고, 4층으로 올라갔다.
오상진은 4층도 잠겨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끼이익.
얇은 철이 긁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상진과 박중근 하사의 눈이 번쩍 하고 떠졌다.
아주 천천히 문을 열었다. 최대한 마찰음이 나지 않게 말이다.
그리고 사람 한 명이 들어갈 공간을 확보한 후 김일도 병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일도 넌 이곳을 지켜, 박 하사와 난 4층 수색에 들어가겠다.”
김일도 병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상진이 박중근 하사를 보며 고갯짓을 까닥했다.
박중근 하사가 곧바로 4층 복도로 들어갔다. 긴 일렬로 된 주거식 집이었다. 각 대략적으로 6개의 문이 보였다.
‘하나씩 확인해야겠군.’
오상진이 박중근 하사를 쳐다봤다. 박중근 하사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전부 수색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다만 최대한 조용히 움직여야했다.
툭툭!
오상진이 박중근 하사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리고 빠르게 수색을 시작했다.
철컥!
대부분의 문이 잠겨 있었다.
마지막 6번째 문을 박중근 하사가 수색했다. 그곳 역시 잠겨 있었다.
다행이었다.
만약 한 곳이라도 열려 있었다면 그 안에 있던 다른 인질도 위험해 질 수 있는 문제였다. 박중근 하사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인 후 재빨리 계단 쪽으로 뛰어갔다.
김일도 병장이 대기하고 있다가 화들짝 놀라며 확인했다.
오상진과 박중근 하사인 것을 확인 한 후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위쪽으로 가자!’
오상진이 손가락을 다음 층으로 올라가자는 신호를 보냈다. 김일도 병장이 앞장서서 5층으로 올라갔다. 천천히 계단을 밟고 5층에 올라갔다.
사주 경계를 하며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확인했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오상진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도 없습니다.’
‘오케이, 그럼 5층을 수색한다.’
오상진과 박중근 하사가 5층 복도로 들어가는 문을 잡았다. 그런데 잠겨 있었다. 박중근 하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렇다면…….’
오상진은 5층 계단 위 옥상을 바라봤다. 이제 한곳, 옥상밖에 없었다.
‘녀석은 분명히 저곳에 있다.’
오상진은 확신을 했다. 그리고 박중근 하사와 김일도 병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손짓을 통해서 말이다.
‘지금 놈은 옥상에 있는 것 같다. 내가 문을 열 테니까. 일도는 왼쪽으로, 박 하사는 오른쪽으로 뛰쳐나가서 놈을 확보한다. 난 중앙으로 뛰어 들어가겠다. 다들 인지했나?’
오상진의 물음에 박중근 하사와 김일도 병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 마지막이다. 꼭 인질을 구출하자!’
‘네.’
‘알겠습니다.’
세 사람은 결의에 찬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인 후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천천히 밟았다. 그리고 계단으로 통하는 문손잡이를 잡았다. 오상진이 박중근 하사와 김일도 병장을 봤다.
총 상태를 확인 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 오상진 역시도 훈련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준간 안전에서 단발로 위치를 조정했다. 그 순간 심장이 요동을 쳤다.
아무리 훈련이라고 얘기를 들었지만 실제와 다름없이 하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후우…… 문 연다!’
오상진이 마음속으로 외쳤다.
‘하나, 둘, 셋!’
문을 활짝 열자 박중근 하사가 오른쪽으로 뛰쳐나갔다.
김일도 병장이 왼쪽으로 뛰쳐나가며 앞구르기를 했다. 박중근 하사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으로 오상진이 중앙으로 뛰어 들어가며 앞구르기를 한 후 총구를 겨눴다. 그 순간 앞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어…….”
그때 김철환 1중대장이 나서며 외쳤다.
“쏘지 마, 쏘지 마! 중대장이다. 세 사람 모두 총구 내려!”
김철환 1중대장의 다급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오상진은 즉시 총구를 내려 조준간 안전에 놓았다. 박중근 하사와 김일도 병장도 당황한 얼굴로 오상진을 바라봤다.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주, 중대장님…….”
“어어, 그래…….”
김철환 1중대장은 말을 더듬었다. 그리고 김철환 1중대장의 시선이 뒤쪽으로 향했다. 오상진도 그 시선을 따라 움직였다.
그 순간 오상진은 날이 어두워지는데도 찬란하게 빛을 발하는 별 세 개를 확인할 수 있었다.
* * *
윤필융 중장과 임성범 국회의원이 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었다.
“추가적인 훈련이요?”
“네.”
“아무래도 실전처럼 대응하기 위해서 약간의 변칙적인 상황을 넣었습니다. 그 상황에 능동적인 대응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호, 너무 무리 하시는 거 아닙니까?”
“이미, 이런 돌발적인 상황에 훈련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요? 이러다가 실수라도 하면 뒷수습하기 힘드실 텐데……. 아시죠. 저도 5분대기조에 대해서 그리 옹호하지 않는 것 말입니다. 군대가 아직도 옛날 70년대 구닥다리 식으로 돌아가는 것을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런 일 없도록 확실히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래야 할 겁니다.”
“…….”
임성범 의원이 씨익 웃었다.
3
52사단에 도착을 하고, 사단실로 가기 전 김선우 대령을 만났다.
“비서실장, 확실히 잘되는 거 맞지?”
“네. 일단 건물도 확보해 뒀습니다. 그쪽 건물로 인질을 납치했다는 보고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쪽 건물로 유인해 수색 및 주변 경계를 할 예정입니다.”
“그래? 관건은 뭐야? 포인트는?”
“얼마나 신속정확하게 타깃에게 접근하고, 인질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윤필융 중장이 심각한 표정을 고개를 갸웃했다.
“좀 약한 거 아냐?”
“현재로서는 이것이 최선입니다. 그게 아니면 진짜 실제상황이 벌어져야 합니다.”
“하아, 알겠다. 아무튼 저놈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봐.”
“네.”
“아참! 비서실장.”
“네.”
“충성대대라고 했나? 그쪽은 아직 모르고 있는 상황이지?”
“네. 그렇습니다. 다만, 충성대대장과 1중대장을 불러 먼저 상황을 전파할 생각입니다.”
“그나저나 잘해야 할 텐데, 걱정이야.”
“잘 할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얘기를 들어보니, 충성대대 1중대 1소대가 준비를 잘했다고 합니다.”
“그래봐야, 1중대 1소대지.”
“나름 소대장도 잘한다고 합니다.”
“일단은 그 친구를 믿을 수밖에…….”
“네.”
“알았네. 언제쯤 시작할 거지?”
“15시05분에 비상 걸 생각입니다.”
“알았네.”
윤필융 중장이 고개를 끄덕인 후 사단장실로 들어갔다. 솔직히 윤필융 중장은 이번 훈련이 잘될 것이라 장담은 하지 않았다.
임성범 의원이 얄미워서 일은 벌이긴 했지만 엄청 잘될 거라고 생각지는 않았다.
그나마 뻔한 요식행위를 한다는 소리만은 피하고 싶었다. 그런데…….
우당타탕!
요란한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날렵하게 뛰어 들어와 몸을 구르며 총을 겨누는 행동에 적잖이 놀랐다. 그리고 전방에서 뛰쳐나오는 오상진이 정확하게 총을 겨누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마치 특전사 훈련하는 모습을 보는 듯했다.
‘이, 이 정도였어?’
윤필융 중장이 살짝 놀란 눈으로 임성범 의원을 바라봤다. 임성범 의원 역시 놀란 눈을 하고 있었다.
“와우!”
임성범 의원이 박수를 쳤다.
짝짝짝짝짝!
그와 함께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오상진과 박중근 하사, 김일도 병장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임성범 의원이 고개를 돌려 윤필융 중장을 봤다.
“중장님, 이게 뭡니까? 설미 미리 다 맞춘 겁니까?”
“아닙니다. 의원님도 보셨지 않습니까. 그럴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게다가 오는 길에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변칙 훈련이라고.”
“그랬죠. 그랬죠! 아무튼 대단합니다.”
임성범 의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오상진에게 다가갔다. 오상진은 다가오는 사람을 확인했다.
‘정장차림에 왼쪽 옷깃에 저건…….’
오상진도 익히 알고 있는 국회의원 배지였다. 임성범 의원이 오상진 앞에 서며 물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이름 좀 알 수 있겠습니까?”
“네. 저는 충성대대 1중대 1소대장 중위 오상진입니다.”
“그래요. 오상진 중위. 나 누군지 알아요?”
임성범 의원이 오상진에게는 따뜻하게 말했다. 오상진이 찬찬히 임성범 의원을 봤다. 전혀 본 기억이 없었다.
“죄송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몰라요?”
“네!”
임성범 의원이 오상진 옆에 있는 박중근 하사를 봤다.
“부사관님은 이름이…….”
“박중근 하사입니다.”
“네. 박 하사님. 박 하사님도 저 몰라요?”
박중근 하사가 아미를 찡그리며 생각했다.
“어어…… TV에서 본 것 같기도 합니다.”
“박 하사가 날 좀 아네요. 그런데 이 작전 언제부터 알고 있었습니까?”
“무슨 작전을 말씀하시는지…….”
오상진이 되물었다.
“이 작전 말입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갑작스럽게 물어보셔서 이해를 못 했습니다. 다만 저희는 5분대기조 상황에 맞게 최초 간첩 신고를 한 신고자 신병을 확보하고 주변 경계를 했습니다. 경찰에 인수인계를 한 후 저희의 임무는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상황종료 명령이 떨어지지 않아, 추가 임무를 수행 중이었습니다.”
“그래요? 확실해요?”
“네.”
“정말 몰랐단 말이죠?”
“네. 지금도 무슨 상황인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진짜 그랬다. 오상진은 현 상황을 이해하려고 빠르게 노력을 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진짜 훈련이었다는 정도였다.
“와. 이분들 대단하네. 그러다가 만약에 실수라도 총을 쐈으면 어떻게 합니까?”
임성범 의원이 일부러 물어봤다. 박중근 하사가 끼어들며 말했다.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어떻게 단정하죠?”
박중근 하사가 총을 보여주었다.
“훈련인 것을 대비해 혹시라도 실수로 발포할 것을 막기 위해 조종간을 안전에 뒀습니다.”
“오호, 그래요? 누가 이런 지시를 내렸습니까?”
“저희 소대장님께서 지시를 내렸습니다.”
“좋아요. 그럼 반대였으면요?”
“단발이나, 자동에 놓여 있었을 것입니다.”
임성범 의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 대단하네요. 이 부대는 뭐죠?”
임성범 의원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
“이 부대는 특별히 사단에서 훈련을 시킵니까?”
“그런 거 아닙니다. 이번 5분대기조 부대 훈련하면서 임의로 선정하였습니다.”
“임의는 무슨……. 바로 찍은 것 같은데요.”
임성범 의원의 말에 다들 입을 다물었다. 임성범 의원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좋아요. 이렇게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을 봤는데 딴죽 걸고 싶지는 않네요. 오늘은 내가졌습니다. 그보다 우리 윤 중장님 새로 부임하시더니 훈련 빡세게 시키셨나 보네요.”
“평소에 하는 겁니다.”
“네네, 알겠습니다. 아무튼 오늘 훈련 잘 봤습니다. 모두 고생하셨고, 담에 또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