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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394화 (394/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394화

36장 일이 술술 풀리네(14)

“이제 내일 하루만 잘하면 된다. 정신 차리고, 마무리도 깔끔하게 잘하자!”

“네. 알겠습니다.”

김일도 병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상진은 내무실 문을 열려고 하다가 그 소리를 들었다.

“자식들 열심이네.”

오상진이 흐뭇하게 웃었다. 박중근 하사가 다가왔다.

“안 들어가십니까?”

“사실 기운이 좀 빠진 것 같아서 격려 좀 해주려고 했더니, 안 그래도 되겠습니다.”

“소대장님 소대입니다. 애들이 소대장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어디서든 씩씩합니다.”

“그게 어디 제 덕입니까?”

“그래도 소대장님께서 애들을 잘 챙겨주니까. 애들에게서 열의가 느껴지는 겁니다.”

“우리 박 하사님 덕분도 있고, 애들 모두 절 잘 따라줘서 그렇죠.”

오상진은 뿌듯해하며 박중근 하사도 빼놓지 않았다.

“이제 하루 남았죠?”

“네.”

“내일도 무사히 지났으면 좋겠는데…….”

박중근 하사가 고개를 갸웃했다.

“내일 무사히 지나겠습니까? 저는 지금이 내일을 위한 폭풍전야 같은 느낌입니다. 왠지 내일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습니다.”

“에이, 그런 말 마십시오. 물론 그냥 조용히 지나가면 좋겠지만 무슨 일이 생겨도 여태껏 훈련한 것만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물론이죠.”

“참, 그리고 저 지금 갔다 오려고 합니다.”

박중근 하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오상진이 번쩍하고 눈을 떴다.

“맞다! 지금 병원 가시는 길이죠.”

“네. 죄송합니다. 제가 없어서…….”

“무슨 소리입니까. 괜찮습니다. 그보다 박 하사 아들 검사 잘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네. 뭐, 여태까지 잘 버텼는데 말입니다. 괜찮을 겁니다. 아무런 거부반응도 없었고 말입니다.”

“네. 잘 다녀오십시오. 그리고 간만에 집에서 푹 쉬다가 나오십시오.”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소대장님.”

박중근 하사는 끝까지 자신이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맘에 걸렸다. 오상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괜찮습니다. 어차피 내일 마지막은 함께 하지 않습니까.”

“그래도 오늘 비상 걸릴 것을 생각하니 조금 신경이 쓰입니다.”

“그건 저도 긴장이 되긴 합니다. 그래도 우리 애들 잘할 겁니다.”

“네.”

“어서 가십시오. 시간 늦겠습니다.”

“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충성.”

“충성.”

오상진이 경례를 받아주고, 박중근 하사는 서둘러 부대를 빠져나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오상진이 슬쩍 고개를 돌려 1소대 내무실 문을 바라봤다.

“내일 진짜 무슨 일 있으려나? 제발 조용히 지나갔으면 좋겠는데…….”

그런 오상진의 마음과 달리 그다음 날 몇 번의 오대기 비상에도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그렇게 오대기 종료 시점을 2시간 남긴 오후 3시 오대기 사이렌이 울렸다.

에에에에엥!

“오대기 비상! 오대기 비상! 오대기 비상!”

그 순간 오상진의 몸이 즉각적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행정반을 나서는 그때 오상진은 뭔가 알 수 없는 위화감을 언뜻 느꼈다.

22.

에에에에에에엥!

-실제상황, 실제상황! 오대기 지금 즉시 출동태세 갖추고 출동! 다시 한번 말한다. 오대기 지금 즉시 출동태세 갖추고 출동!

부대 스피커를 통해 오대기 출동을 알렸다. 다른 중대들도 오대기 출동을 알려줬다.

“오대기 비상! 오대기 비상!”

1소대원들이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였다. 모두 장구류를 걸치고, 총을 든 채로 후다닥 내무실을 빠져나갔다. 그 앞에 김일도 병장이 목소리를 높였다.

“야! 빨리빨리 움직여! 왜 이렇게 굼떠!”

“네. 알겠습니다.”

“다들 총기는 챙겼지?”

“그렇습니다.”

“움직여!”

후다다다닥!

오상진도 상황실로 올라가 임무 브리핑을 들었다. 작전장교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실제상황이야. 위병소에서 3㎞ 떨어진 편의점에서 간첩 신고가 접수되었다. 최초 신고자 신병 확보하고, 주변 경계 철저히 하도록.”

“실제상황입니까?”

“그래, 실제상황이야.”

“아, 알겠습니다.”

오상진은 부랴부랴 실탄이 든 탄박스를 챙겨서 뛰어 내려갔다. 연병장에 도착하고 나자, 소대원들이 트럭에 올라타고 있었다.

“일도야.”

김일도 병장이 재빨리 뛰어갔다.

“병장 김일도.”

“애들은?”

“지금 막 다 올라탔습니다.”

“알았다. 출발하자!”

오상진이 차량에 타고, 실탄을 나눠주며 상황을 전파했다.

“15시 5분경. 위병소에서 약 3㎞ 떨어진 편의점에서 간첩 신고가 접수되었다. 우리는 최초 신고자 신병 확보 및 주변 경계를 실시한다.”

“네. 알겠습니다.”

“참고로 알리지만 지금은 실제상황이다. 알겠나!”

오상진의 눈이 매섭게 떠졌다. 소대원들도 실제상황이라는 말에 바짝 긴장했다.

“다들 실탄 확인!”

오상진의 지시에 다들 실탄을 확인하며 장착했다.

“이상 무!”

“이상 무.”

“이상 무…….”

“실탄 장착하고 조정간 안전!”

“조정간 안전!”

오상진의 지시에 소대원들이 즉각적으로 움직였다. 그사이 트럭은 빠른 속도로 위병소를 향해 나아갔다.

부우우우웅!

저 멀리 위병소가 보였다. 오상진이 시계를 봤다. 대략 4분이 지나가고 있었다.

‘이 정도면…….’

오상진은 5분 이내로 위병소를 통과할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 막 위병소를 통과했다. 위병소장이 곧바로 시간을 체크했다. 위병일지에 체크한 시간을 적은 후 곧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충성! 중사 고인훈. 지금 막 통과 했습니다. 네, 4분 11초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충성!”

위병소장이 전화를 끊고, 멀어지는 트럭을 봤다. 그리고 나직이 중얼거렸다.

“건투를 빕니다.”

위병소를 통과한 오대기 차량은 즉시 포인트 지점을 이동했다. 소대원들은 처음으로 위병소를 통과한 것이 신기했다.

“저희 진짜 밖으로 나왔습니다.”

“정말 실제상황입니까? 누가 건 겁니까?”

“딱 보면 모르겠냐? 소대장님도 실제상황이라고 했잖아.”

“아, 네에.”

“그보다 진짜 간첩 나타난 겁니까?”

“몰라, 내가 어떻게 알아.”

그때 김일도 병장이 말했다.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다들 바짝 긴장해야겠다.”

“네.”

김일도 병장도 바짝 긴장했다. 그렇게 위병소를 나와 포인트 지점에 도착한 시간은 10분이 조금 지난 상태였다.

“야, 빨리 내려! 일도는 주변 경계하고, 바리케이드 쳐!”

“네, 알겠습니다.”

오상진과 한태수 통신병이 함께 움직였다. 박중근 하사는 애들과 함께 편의점 주위 바리케이드를 치고 주변을 경계했다.

“수상한 자가 있으면 바로 알려라!”

“네, 알겠습니다.”

소대원들은 바짝 긴장하며 주변을 경계했다. 몇몇 시민들이 이상한 눈으로 바라봤다. 박중근 하사가 자연스럽게 훈련 상황이라는 것을 말하며 시민들을 진정시켰다.

“놀라지 마십시오, 훈련 상황입니다.”

그 시각, 오상진은 편의점으로 들어가 사장님을 만났다.

“혹시 간첩신고 하신 분입니까?”

“아, 아니요. 우리 아르바이트생입니다.”

남자 사장이 말했다.

“그럼 그 아르바이트생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뒤쪽 창고에 있습니다. 지금 많이 놀란 상태라…….”

“네. 그럼 저희가 신병 확보하겠습니다.”

“네. 저쪽입니다.”

사장이 가리킨 방향에 작은 문 하나가 있었다. 오상진이 그쪽으로 갔다. 문을 열자 여자아르바이트생이 앉아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충성대대 소대장입니다. 혹시 간첩 최초 신고자입니까?”

“아, 네에…….”

아르바이트생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잔뜩 겁을 먹은 얼굴이었다. 오상진은 일단 아르바이트생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어 보였다.

“너무 겁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

오상진이 말했지만 여전히 두려워하고 있었다. 오상진은 최대한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진정하시고, 경찰이 올 때까지 저희가 보호해 드릴 겁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 마세요.”

“……네에.”

아르바이트생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인 후 잠깐 뒤를 봤다. 한태수 일병이 서 있었다.

“태수야, 아직 연락 없지?”

“네.”

“알겠다.”

오상진이 대답을 한 후 다시 아르바이트생을 봤다.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됩니까?”

“이, 이은하예요.”

이은하는 여자아르바이트생이었다.

“그래요, 은하 양. 나이가 어떻게 돼요?”

“20살이에요.”

이제 막 대학생이 된 이은하였다. 오상진은 이것저것 소소한 질문을 하며 이은하를 진정시키려고 노력을 했다.

편의점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약 5분 후 경찰차가 도착을 했다. 순경 두 명이 내리며 박중근 하사에게 말했다.

“여기 책임자가 어느 분입니까?”

“지금 안에 있습니다.”

“그럼 신고자도 안에 있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순경 두 명이 편의점 안으로 들어갔다. 오상진도 순경을 확인했다.

“수고하십니다.”

“충성, 수고 많으십니다. 저는 충성대대 소대장 중위 오상진입니다.”

“네. 신고자 지금 어디 있습니까?”

“지금 안에 있습니다.”

“저희가 지금 인수인계해도 되겠습니까?”

순경의 물음에 오상진이 힐끔 이은하의 상태를 확인했다.

“지금 경찰관 왔는데 움직일 수 있겠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그럼 경찰관과 함께 움직이시죠.”

“네.”

이은하가 자리에서 일어나 경찰관에게 갔다. 경찰관이 이은하에게 오상진과 똑같은 질문을 던진 후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저희와 함께 가시죠.”

그리고 오상진을 보며 말했다.

“이제부터 저희가 안전하게 보호하겠습니다.”

“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오상진은 이은하가 경찰차에 오르는 것을 끝까지 확인했다. 경찰차가 떠나고, 오상진은 상황이 종료된 것이라 생각했다.

“자자, 모두들 고생했다.”

오상진이 소대원들에게 말했다. 소대원들의 표정도 밝았다.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바리케이드 철수합니까?”

“아니, 아직 상황종료 안 되었다. 일단 이 상태 유지하고 대기해.”

“네, 알겠습니다.”

박중근 하사가 다가왔다.

“소대장님, 이제 철수합니까?”

오상진도 고개를 갸웃했다.

“아뇨, 아직 상황이 종료되었다는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다.”

“네? 지금 최초 신고자도 인계했고 상황이 끝났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오상진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휴대폰을 꺼내 김철환 1중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충성, 1소대장입니다.”

-어어, 왜?

수화기 너머 당황한 중대장의 목소리였다.

“지금 최초 신고자 경찰에 인수인계 끝났습니다.”

-그, 그래. 수고했다.

“……끝난 겁니까?”

-으응?

“저희 복귀합니까? 아직 상황종료 얘기를 못 들어서 말입니다.”

-근데…… 잠깐 있어 봐.

“네?”

-나도 상황종료 얘기를 못 들었다.

“그렇습니까?”

오상진도 뭔가 이상한지 조용히 물었다.

“중대장님! 그런데 오대기 비상 누가 걸었습니까?”

-어어? 비, 비상? 글쎄다. 나도 사단에서 비상을 걸었다는 것만 알아.

“그렇습니까?”

-일단, 대대장님 그쪽으로 시찰 가실 수 있으니까. 대기하고 있어 봐.

“네, 알겠습니다.”

오상진이 전화를 끊었다. 옆에 있던 박중근 하사가 물었다.

“뭐랍니까?”

“일단 대기하라고 합니다.”

“알겠습니다.”

박중근 하사가 대답한 후 소대원들에게 전파했다.

“소대원들은 일단 자리유지! 자리유지!”

김일도 병장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부소대장님 왜 그럽니까? 오늘 비상은 평소와 좀 다릅니다.”

“나도 모르겠다. 소대장님 말로는 윗분들 시찰 나올 수 있다니까. 바짝 긴장하면서 경계해.”

“윗분들 말입니까? 하아, 갑자기 마지막에 이러냐.”

김우진 상병이 투덜거렸다. 그러자 박중근 하사가 한마디 했다.

“야. 이번이 마지막 비상일 수도 있는데 그만 투덜거려.”

“알겠습니다.”

오상진도 무슨 일인가 하고 한태수 일병을 바라봤다. 한태수 일병은 무전기를 귀에 대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통신 오면 바로 알려줘.”

“네.”

그때였다. 왼쪽에서 경찰 한 명이 허겁지겁 달려왔다.

“큰일 났습니다. 좀 도와주십시오.”

오상진이 깜짝 놀라며 경찰관에게 뛰어갔다.

“무슨 일이십니까?”

“신고자가…… 신고자가 납치되었습니다.”

“네에?”

순간 오상진의 눈에 당혹감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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