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인생 리셋 오 소위-382화 (382/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382화

36장 일이 술술 풀리네(2)

“아, 그래요. 역시 소희 씨는 군인 여자 친구 자격이 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여자를 참 잘 만난 것 같아요.”

-훗, 그걸 이제 알았어요?

한소희는 웃었다.

-참, 상진 씨!

“네.”

-새 차를 금요일 날 받기로 했잖아요. 그럼 차 받자마자 저에게 바로 오는 거예요?

“그럼요.”

-다른 사람 먼저 태우면 안 돼요.

“하하, 네.”

오상진은 전화를 끊고 행정반으로 향했다. 그때 휴대폰이 ‘지잉’ 하고 울렸다. 곽부용 작전과장이 전화를 했다.

“충성, 오상진 중위입니다.”

-오 중위, 자네 이번에 새 차 받기로 했다며.

“네, 그렇습니다.”

-잘됐어. 잘된 건데. 국방일보에서 연락이 왔네. 자네와 그날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말이야.

“국방일보에서 말입니까?”

-그래! 그래서 사단 정훈장교가 취재하러 갈 거야. 그러니까, 흐트러짐 없이 잘 받아.

“아, 예에! 잘 알겠습니다.”

오상진은 전화를 끊었다. 그 길로 1소대로 향하는데 최강철 이병이 눈에 들어왔다.

“강철아!”

“이병 최강철.”

최강철 이병이 뛰어왔다.

“충성.”

최강철 이병이 경례를 했다. 오상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야, 안 그래도 너 만나고 싶었는데. 고맙다, 너희 아버님 덕분에 내가 큰 징계를 면했다.”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은 한 것뿐입니다.”

“자식이, 그래도 아버님께 꼭 감사하다고 전해드려!”

“네.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저희 누나가 필요한 일 있으면 연락 달라고 했습니다.”

“누나께서?”

“네.”

“아이고, 괜찮아. 소대장이 알아서 해결해. 그런 걱정은 말고. 이번에 소대장 차 바꾼다.”

“새 차로 말입니까?”

“어, 현아자동차에서 이번 일로 차를 공짜로 준다네.”

“아, 그렇습니까? 축하드립니다.”

최강철 이병이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 줬다. 그러면서 오상진은 지난 일을 떠올렸다.

“강철아, 기억나냐? 예전에 너 군대 오기 전 나랑 만났잖아.”

“아, 그때 말입니까.”

최강철 이병도 생각 난 듯했다.

“그때 말이다. 소대장이 처음으로 차량을 사고 나오는 길이었다. 비록 중고차이지만 그런데 어떤 돈 많은 놈이 내 차를 박았잖아. 그런데 이제 새 차를 사게 생겼네.”

“아, 또 그 말씀을 왜 하십니까.”

“그냥 해본 말이야. 그냥!”

“아무튼 축하드립니다.”

“그래. 고맙다.”

최강철 이병이 고개를 끄덕이며 가려고 했다. 오상진이 최강철 이병을 다시 불렀다.

“아, 강철아.”

“네?”

“너, 또 내 차 박으면 안 된다.”

“안 그럽니다.”

최강철 이병이 피식 웃었다. 오상진이 장난을 치고 있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오상진은 그런 최강철 이병을 바라봤다.

“자식 이제 확실히 적응이 된 것 같네.”

오상진의 말마따나, 최강철 이병은 백일휴가를 다녀오고 난 후 여유가 생겼다. 이처럼 오상진의 장난을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오상진이 피식 웃으며 몸을 돌려 행정반으로 향했다.

2.

시간은 빠르게 흘러 금요일이 되었다.

오상진은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휴가였다. 그래서 여유롭게 현아자동차 출고 센터로 향했다. 출고 센터 입구에서 오상진이 기다렸다.

그때 최은호 홍보과장이 나타났다.

“오상진 씨.”

“아, 네에. 안녕하십니까.”

오상진이 인사를 했다. 그런데 그 뒤로 30대 후반의 남성이 나타났다. 최은호 홍보과장이 바로 소개를 했다.

“아, 상진 씨. 이분이 바로 저희 현아자동차 정성민 본부장님이십니다.”

오상진이 고개를 들어 정성민 본부장을 봤다. 오상진도 TV나 인터넷 뉴스에서 많이 본 사람이었다.

‘아, 이 양반 이 시절에서는 본부장이었구나. 내가 알기로는 부회장이었는데…….’

과거로 회귀 전에는 현아자동차 부회장이었다. 나중에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로를 론칭해 크게 성공을 거둔 인물이기도 했다.

‘이야, 내가 이런 사람을 직접 만나다니…….’

오상진은 영광이면서 때론 감회가 새로웠다. 정성민 본부장이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정말 장한 일 하셨습니다.”

“아닙니다. 응당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들어보니까. 저희 차가 첫 차라고 들었는데 맞으십니까?”

“네.”

“아, 그렇군요.”

“사실 육사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차가 필요했었습니다. 그래서 중고로 뽑았습니다.”

“저희 브랜드를 선택한 이유를 혹시 들어볼 수 있을까요?”

정성민 본부장이 물었다. 오상진은 예의상 좋은 말을 해줬다. 주위에는 몇몇 기자들도 보였고, 카메라 플래시도 간혹 터지고 있었다.

“제가 원래 현아자동차를 좋아합니다. 차가 튼튼해서 안심하고 차를 타고 다닐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상진이 차분하게 대답했다. 이 시대만 해도 현아자동차의 싼타페르는 튼튼하면서 좋은 차임이 틀림없었다. 다만 이 이후로는 잡음도 많아졌고,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아, 우리 차를 이렇듯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다가 정성민 본부장이 고개를 돌려 최은호 홍보과장을 봤다.

“최 과장, 아까 할 말 있다고 하지 않았나.”

“네.”

최은호 홍보과장이 나섰다.

“오상진 씨, 다름이 아니라 저희 회사에서 오 중위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광고를 제작하려고 합니다.”

“광고 말입니까?”

오상진의 눈이 커졌다. 최은호 홍보과장이 설명을 했다.

“회사에서는 오 중위님의 군인 신분을 고려해 직접 출연을 요청드릴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오 중위님께서 허락만 해주신다면 그전 사건을 모티브로 할 생각입니다. 그 과정에서 가상의 대역을 세워서 각색을 거쳐 광고를 제작할 생각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상진이 얘기를 듣고 잠깐 고민을 했다. 자신만 출연하지 않는다면 굳이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저는 괜찮지만……. 그게 도움이 되겠습니까?”

“껄껄!”

정성민 본부장이 크게 웃었다.

“오상진 씨! 이 광고는 고객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니 괜찮습니다.”

“그렇습니까?”

오상진은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는 광고가 과연 판매에 도움을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때 최은호 홍보과장이 슬쩍 말했다.

“참고로 광고료는 따로 나갈 것입니다.”

“제가 출연하지 않는데 말입니까?”

“이 스토리 자체가 오상진 중위님 것이 아닙니까. 그러니 당연히 나가야죠. 다만 직접 출연이 아니기 때문에 많이 드리지는 못합니다. 그저 적당하게 잘 챙겨 드리겠습니다.”

“아, 그리해 주신다면 고맙습니다.”

오상진의 입가에 살짝 미소가 번졌다. 세상에 돈 준다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었다.

“자, 그럼 우리 이제 사진 좀 찍을까요?”

최은호 홍보과장이 말했다. 오상진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옆으로 정성민 본부장이 섰다. 차량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었다.

그 이후 초대받은 기자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받고, 답을 해주었다. 기자들 대부분이 비슷한 질문이었다.

아무래도 현아자동차에서 부른 기자들이라 그런 것 같았다. 질문은 대부분 ‘왜 오상진 씨는 현아자동차를 선택했는가?’였다.

“혹시 현아자동차 말고 국내 다른 브랜드들도 많습니다. 그들 중 어느 브랜드를 가장 선호하십니까?”

당연히 뻔한 답이었다.

“예, 저는 개인적으로 현아자동차를 좋아합니다.”

“현아 자동차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일단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에서 만든 차고, 게다가 튼튼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성민 본부장은 오상진의 대답이 끝날 때마다 흡족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오상진은 속으로 걱정을 했다.

‘이거 내가 너무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지만 오상진은 군인이고, 군인 대부분이 현아자동차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이 정도는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 말이다.

또 다른 기자가 질문을 했다.

“혹시 앞으로 현아자동자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오상진이 슬쩍 미소를 지었다.

“현아자동차가 초심을 잃지 않고, 지금처럼 튼튼하고 안전한 차량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때 다른 기자가 손을 들었다.

“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현아자동차가 앞으로도 잘될 텐데 계속 안전하고 튼튼한 차를 만들어서 대한민국 국민들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정성민 본부장은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게다가 박수까지 치고 있었다. 기자들 역시도 오상진을 칭찬했다.

“저 친구 말 잘하는데?”

“미리 대본이라도 써 뒀나?”

기자들은 저희들끼리 대화를 하면서 키득키득 웃었다.

3.

오상진은 잠깐 대기실에 있었다. 그때 대기실 안으로 제법 호리호리한 남자 장교 한 명이 들어왔다.

오상진은 금방 눈을 반짝였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 남자 장교를 바라봤다.

“사단에서 나왔습니다. 얘기를 들었죠?”

“네.”

“저는 사단 정훈장교 장석태 중위입니다.”

“네. 안녕하십니까.”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눴다. 장석태 정훈장교가 물었다.

“혹시 육사 출신입니까?”

“네.”

“몇 기입니까?”

“56기입니다.”

“아, 내가 4기수 선배네. 아이고 학교에서 얼굴 봤을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닙니다.”

“아, 충성.”

오상진이 얼떨결에 경례를 했다. 그러자 장석태 정훈장교가 웃으며 말했다.

“에이, 같은 중위인데 경례까지 할 필요 없습니다. 그보다 56기면 이번 년에 임관했을 텐데……. 진급이 빠릅니다.”

장석택 정훈장교는 중위 계급의 오상진에게 살짝 놀랐다. 오상진이 입을 뗐다.

“네. 제가 어쩌다 보니 조기 진급이 되었습니다.”

“그렇구나. 하긴 나도 곧 대위를 답니다.”

“오, 축하드립니다.”

“축하는 무슨, 다들 4년 차면 대위 다는데…….”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정말 뛰어나거나 강한 뒷배가 없다면 4년 차에 대위를 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사실 장석태 정훈장교는 원래 취재나 그런 것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하도 오상진에 대해서 얘기가 나오고, 관심들을 가지다 보니 문득 흥미가 생겼다.

그래서 이번에 취재가 있다는 얘기에 자신이 자진해서 이렇듯 나선 것이었다.

물론 취재는 하겠지만 딱딱하게 할 생각은 없었다. 그저 친구처럼 편안하게 술도 한잔하면서 할 생각이었다.

“그건 그렇고 밥은 먹었습니까?”

“네. 먹었습니다.”

“그럼 뭘 하면 좋을까?”

장석택 정훈장교가 고민을 했다. 오상진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저기……. 취재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오상진의 물음에 장석태 정훈장교가 크게 웃었다.

“하하하! 물론 취재는 해야죠. 그런데 이렇듯 분위기 칙칙한 곳에서 할 필요가 있습니까.”

“네?”

“그러지 말고 우리 술 한잔하면서 얘기 나누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러자 옆에 있던 병사 한 명이 카메라를 들며 말했다.

“장 중위님. 그래도 사진 한 장은 있어야 합니다.”

“아, 맞다. 사진! 내 정신 좀 봐라.”

장석택 정훈장교가 곧바로 오상진 옆자리에 앉았다.

“우리 빨개지기 전에 사진 하나는 찍읍시다.”

“아, 예에.”

오상진이 얼떨떨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장석태 정훈장교가 병사에게 물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