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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372화 (372/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372화

35장 일단 달려!(4)

-그래도 안 돼! 그건 경찰이 할 일이야.

“중대장님 심지어 그 차량 렌트카입니다. 지금 ‘허’ 넘버를 달고 있습니다. 만약에 대포차면 더 못 잡지 않습니까.”

오상진이 강하게 소리쳤다. 김철환 1중대장은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

“중대장님!”

오상진이 다시 한번 강하게 불렀다. 김철환 1중대장의 음성이 들려왔다.

-상진아, 정말 잡아야겠냐?

“네!”

-너 그러다가 처벌받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중대장님 그럼 여기서 멈춥니까?”

-하아…….

김철환 1중대장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다. 일단 쫓아가! 중대장이 알았으니까. 최대한 커버칠 수 있으면 커버쳐 줄게.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가급적 인천 넘지 말고 잡으면 안 되겠니?

김철환 1중대장이 애원하듯 말했다. 오상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오상진의 추격은 계속 이어졌다. 영화처럼 생생한 추격전은 아니었지만 나름 속도감 있는 스릴 넘치는 추격이었다.

“일단 중대장님께 보고는 했고, 그다음은…….”

오상진은 휴대폰을 힐끔 보며 이강진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강진 팀장은 현재 외부에서 수사 준비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네, 이강진입니다.

“안녕하세요, 오상진입니다.”

-오 중위님. 무슨 일이십니까?

“혹시 지금 많이 바쁘십니까?”

-바쁜 건 아니지만…… 무슨 일입니까?

“제가 지금 뺑소니 차량을 쫓고 있습니다.”

-뺑소니 차량? 아이고, 별거 다 하십니다. 그래서 지금 어디입니까?

“뺑소니 차량이 지금 인천 쪽으로 도주 중이라 쫓고 있습니다.”

-아, 그러십니까.

“네, 혹시 팀장님이 좀 도와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오상진의 부탁에 이강진 팀장이 피식 웃었다.

-솔직히 오 중위님께서 급해서 전화한 것은 알겠는데 교통경찰이 할 일이 따로 있고, 일반 경찰이 할 일이 따로 있습니다.

“그럼 교통과로 문의해야 합니까?”

-잠깐만요. 돌려드릴게요.

이강진 팀장이 수화기를 막고 옆의 형사에게 물었다.

“야, 교통과에 누구 있냐?”

“고 과장님 계실걸요?”

“그래? 알았다.”

이강진 팀장이 고개를 끄덕인 후 수화기를 막고 있던 손을 뗐다.

“오 중위님, 제가 오 중위님 전화번호를 교통과에 알려줄게요. 전화 받으세요.”

-네, 알겠습니다.

이강진 팀장이 전화를 끊고 피식 웃었다.

“아무튼 참 대단하셔. 이 와중에 뺑소니 차량을 쫓고 계신단다.”

“헐. 도대체 오 중위님은 뭐하시는 분이데요.”

“맞습니다. 마치 홍길동 같습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그보다 이렇게 경찰 일에 열정적이시면 군에 있지 말고 형사로 이직하시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오호, 그것도 정답이네.”

“야, 인마! 쓸데없는 소리 말고 수사 나갈 준비나 서둘러!”

“네.”

“알겠습니다.”

이강진 팀장의 한마디에 형사들이 바삐 움직였다.

한편 오상진은 전화를 끊고 계속해서 차량을 쫓아갔다. 그리고 얼마 후 전화가 왔다.

따르릉, 따르릉!

“네, 오상진입니다.”

-교통과의 이마진 순경입니다. 혹시 오상진 씨 됩니까?

“네. 제가 오상진입니다.”

-지금 뺑소니 차량 쫓고 계신다는데 맞습니까?

“네, 지금 쫓고 있습니다.”

-정확한 상황 좀 알려 주시겠습니까?

오상진이 조금 전 있었던 일과 이렇듯 뺑소니 차량을 쫓게 된 경위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아, 네. 그쪽으로 119가 출동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지금 교통상황실에서 확인 중입니다.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네.”

교통상황실에서는 CCTV로 차량을 수배 중이었다. 몇 분의 시간이 흐른 후 오상진이 말한 도로 위로 차량 두 대가 빠르게 달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차량 확인했습니다.”

이마진 순경이 빠르게 눈을 돌렸다. 화면에서 두 대의 차량을 확인했다.

“오상진 씨 차량을 찾았습니다. 진행 방향으로 봤을 때 아무래도 인천으로 가는 것 같은데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인천 쪽 요금소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잡는 것이 빠르겠습니다.”

-지금 도로에서 해결이 안 되겠습니까? 인천 넘어가기 전에 말입니다.

“어차피 지금 쫓아가 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일단 속도를 줄일 수 있고, 공간도 특정 지을 수 있는 요금소가 낫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네, 지금 인천 쪽 교통과랑 연계하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전 이대로 계속 뒤를 쫓아가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그런데 오상진 씨!”

-네?

“오상진 씨는 아마도 과속딱지는 떼야 할 겁니다.”

-네?

이마진 순경이 긴장했을 오상진을 풀어주고자 한 말이었다.

“나중에 과속 딱지 날아오면 가까운 경찰서에 가서 상황이 이렇다고 얘기하고 무마하면 됩니다. 법이 원래 그래서 이해해 주십시오.”

-아, 네에. 그거야…….

그런데 오상진은 뜬금없는 말에 전화를 끊고 혼잣말을 했다.

“뭐야, 이 와중에 무슨 딱지 얘기야.”

오상진이 살짝 인상을 썼다.

7.

한편, 뺑소니 차량 안에서는 계속해서 뒤를 주시하고 있었다.

“야, 시발! 저 새끼 계속 쫓아오는데?”

“와, 나 환장하겠네. 저 새끼 뭐냐?”

“난들 아냐? 뭔데 우리를 쫓아오고 지랄이야!”

“의협심이 강한 시민? 아니면 영웅이라도 되고 싶어서 저러나!”

“아니면 휴가 나온 형사 아니야?”

“형사가 휴가를 왜 나와!”

“아, 시발! 몰라. 형사든 뭐든! 저런 식으로 쫓아오는 놈은 뭔가 있겠지.”

“야! 그러지 말고 우리 역주행해서 들이박아 버릴까?”

“장난하냐? 이거 네가 운전해?”

“그럼 어떻게 하자고! 이대로 계속 도망치자고?”

“그래야지! 시내로 들어가면 못 쫓아올 거야!”

“와, 짜증 나!”

“그러게 왜 그때 도망을 쳐서는…….”

“야, 인마! 내가 도망을 쳤냐? 너희들이 도망가자며!”

세 녀석은 언성을 높이며 우왕좌왕했다. 그때 한 녀석이 소리쳤다.

“야! 앞에 차! 차!”

끼이이익!

곧바로 핸들을 틀어 옆 차선으로 피했다.

“와, 시발! 죽는 줄 알았네.”

“인마, 운전 똑바로 안 해?!”

“너는 이 상황에서 운전이 똑바로 되겠냐.”

“시발, 잔말 말고 앞을 보란 말이야.”

“그럼 네가 운전하든가!”

뺑소니 차량은 광란의 질주를 했다. 오상진 역시도 차량의 RPM을 올렸다.

부아아앙!

오상진의 차량과 뺑소니 차량이 점점 멀어졌다. 오상진의 시선이 계기판으로 향했다.

“아, 젠장.”

150㎞ 이상으로 달리고 있었다.

“이 차 괜찮나? 버틸 수 있을까?”

오상진은 잔뜩 걱정이 되었다. 이미 오상진의 차량도 한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부아아앙!

“엔진아 조금만 버텨라. 거의 다 왔어.”

그때 저 멀리서 인천 요금소가 보였다. 그 앞으로 수많은 파란색과 붉은색 사이렌이 반짝였다. 뺑소니 차량에서는 난리가 났다.

“시발, 뭐야? 왜 경찰이 여기에 있어!”

“우, 우리 잡으려고 온 것 같은데.”

“아, 안 돼…….”

오상진도 뒤늦게 나타나 확인을 했다. 드디어 끝이 보였다. 그런데 뺑소니 차량은 인천 요금소 앞에 가기 전 차량을 멈췄다.

끼이이익!

“야, 어떻게 해?”

“뭘 어떻게 해. 돌려! 돌리라고!”

“미쳤어? 여기 고속도로야!”

“그래서? 우리 다 같이 잡히자고?”

“에이씨, 몰라!

뺑소니 차량은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핸들은 급격히 돌렸다. 급기야 역주행까지 감행하려고 하고 있었다.

끼이이이익!

빠앙! 빵! 빠아아아앙!

자동차 경적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인천 요금소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오상진의 차량도 속도를 줄였다. 이제 더 이상 쫓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이제 경찰에 맡기면 돼.”

오상진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뺑소니 차량이 유턴을 시작했다. 바로 역주행을 시작하려고 했다.

“저, 저 녀석들이…….”

오상진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 뒤에서 빠르게 쫓아오는 차량들이 보였다.

“이대로는 다른 차량에까지 피해가 가!”

오상진은 주변 차량들이 급브레이크를 밟는 것이 보였다. 타이어의 스키드 마크가 선명하게 찍히며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저 자식들…… 안 돼…….”

오상진이 다시 액샐을 받았다. 멈췄던 차가 다시 움직였다.

“내가 막아야 해.”

오상진은 그 생각뿐이었다. 그대로 뺑소니 차량을 향해 오상진의 차량을 들이밀었다.

“저, 저 미친 녀석 뭐야?”

“야, 우리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니 박을 생각인 것 같은데?”

“뭐? 진짜? 저런 미친놈…….”

“야! 시발, 뭐 해? 우리도 속도 높여!”

“아, 알았어!”

부아아앙!

오상진은 눈을 매섭게 떴다. 액샐에 가한 힘이 더 들어갔다.

부우우웅!

오상진은 안전벨트에 손이 갔다. 그리고 나직이 속삭였다.

“믿는다.”

그리고 오상진의 차량이 바로 뺑소니 차량의 보닛 옆면을 강하게 때렸다.

콰앙!

빠아아아앙!

오상진은 그나마 안전벨트 때문에 괜찮았지만 그래도 강한 충격은 있었다. 오상진은 뺑소니 차량을 멈춰 세웠다.

“크으으윽…….”

오상진이 잔뜩 인상을 쓰며 고개를 들었다. 몸에 충격은 있었지만 그래도 정신은 차릴 수 있었다. 앞을 보니 자신의 차량과 뺑소니 차량의 보닛이 부딪쳐 일그러져 있었다. 그리고 뺑소니 차량을 멈춰 세웠다.

“하아, 하아……. 해냈다.”

오상진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때 저 멀리서 경찰차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뺑소니 차량에 탑승해 있던 세 명은 기절을 한 상태였다.

오상진은 인천 남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었다. 안전벨트를 맨 쪽이 욱신거렸지만 괜찮았다. 다행인 것은 뺑소니 차량의 세 명도 목숨에는 크게 지장이 없었다. 그냥 타박상만 입은 정도였다.

“나이?”

“…….”

“대답 안 해?”

그들은 딱 봐도 20대 초반처럼 보였다. 그들은 잔뜩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변호사 오면 대답할게요.”

“변호사? 너희들이 지금 상황에서 변호사가 온다고 해결될 것 같아?”

그중 첫 번째 녀석이 콧방귀를 꼈다.

“흥! 형사님, 성질부리지 마요. 형사님 집 잘 살아요? 우리 감당할 수 있겠어요?”

그 녀석의 껄렁대는 모습에 형사는 어이가 없었다.

“와, 진짜! 요즘 애들은 답이 없다.”

형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오상진에게 갔다.

“괜찮으십니까?”

“네. 어떻게 되었죠?”

“딱 봐도 뺑소니에 음주운전 등 걸릴 것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대통령 아들이라고 해도 빼박입니다. 절대 못 빠져나갑니다.”

“그럼 다행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사실 여자 친구랑 데이트 중이었는데 사고가 나서 그냥 지날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무리해서 쫓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선생님 같은 분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그런데 무슨 일을 하십니까?”

형사의 물음에 오상진이 바로 대답했다.

“직업군인입니다.”

“어? 얘기 들어보니 피해자도 군인이라고 들었는데.”

“네, 그래서 더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희도 검문 중에 경찰을 치고 도망가는 녀석이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도 빡 돌아서는 40㎞를 쫓아가 잡았지 않습니까.”

형사가 말을 하다가 좀 오버를 했는지 헛기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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