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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360화 (360/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360화

34장 적응이 필요해(2)

“갑자기 왜 웃어요?”

“보니까 선배가 일부러 저런 거 같습니다.”

“네?”

“체한 건 아무래도 거짓말인 것 같아서요. 소희 씨랑 오붓하게 영화 보라고 형님을 데리고 간 것 같아요.”

“네? 정말요?”

“네.”

“어떻게 알아요?”

“그게 중요합니까. 지금 우리 둘이 있는 것이 중요하죠. 어떤 영화 볼까요?”

오상진의 물음에 한소희가 배시시 웃었다.

오상진의 말처럼 이제 다시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중요했다.

그렇게 영화를 보고 나온 오상진과 한소희.

한소희는 팔짱을 낀 상태로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오랜만의 데이트라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그러다가 오상진이 걸음을 멈췄다.

“어?”

“왜요?”

“저쪽에 호텔이 있네요.”

그러자 한소희가 옆구리를 툭 치며 말했다.

“뭐예요. 만날 그 생각만 하죠?”

“네? 무슨 생각요?”

“아니, 내 입으로 말해야 해요? 응큼쟁이!”

“전 그저 호텔이 있다고만 했는데요.”

오상진이 모르쇠로 말했다. 한소희가 살짝 눈을 흘기며 먼저 걸어갔다.

“어? 소희 씨 어디 가요?”

한소희가 고개를 돌려 말했다.

“호텔 있다면서요. 가요!”

“저는 가자고는 안 했는데…….”

“내가 쉬고 싶어서 그래요. 왜요!”

한소희가 고개를 홱 돌려 당당히 걸어갔다. 오상진은 그런 한소희의 뒷모습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같이 가요, 소희 씨.”

3.

월요일 아침 1중대 간부들이 중대장실에 모였다. 오늘은 일주일 훈련에 대한 보고와 회의를 위함이었다.

다들 다이어리를 꺼내놓고 회의에 집중했다. 상석에 자리한 김철환 1중대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다들 주말은 잘 보냈나?”

“네.”

“별일은 없지?”

“없습니다.”

김철환 1중대장은 딱딱한 회의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했다. 그래서 농담 삼아 잡담을 늘어놓았다.

“주말에 다들 뭐 했나? 3소대장?”

“그냥 관사에 있었습니다.”

“그래? 왜 여자 친구 안 만나고. 맞다. 며칠 전 싸웠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풀었어?”

3소대장이 순간 당황했다.

“아, 네에. 풀었습니다.”

3소대장은 민망했는지 어색하게 웃었다.

“그래. 잘했어. 원래 싸우고 화해하고 그러는 거지. 싸우는 거야 어쩔 수 없다지만 화해 안 하고 오랫동안 질질 끌고 그러지 마. 뭐든 군인인 우리가 불리한 법이니까.”

“네.”

김철환 1중대장이 이번에는 4소대장을 바라봤다.

“그건 그렇고 4소대장은 어때? 여자 안 만나?”

“여자 안 만납니다. 제가 여자가 어디 있습니까.”

4소대장이 펄쩍 뛰었다. 그러면서 슬쩍 이미선 2소대장을 바라봤다. 이미선 2소대장이 오해라도 할까 봐 겁이 난 모양이었다.

하지만 4소대장이 이미선 2소대장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 눈치채지 못한 김철환 1중대장은 고개를 갸웃했다.

“여자가 없어? 자네 지난번에 소개팅…….”

“중대장님! 제가 언제 그런 말을 했습니까. 아마 다른 소대장과 착각을 한 모양입니다. 저는 아닙니다.”

그러면서 4소대장은 계속해서 이미선 2소대장의 눈치를 살폈다. 김철환 1중대장이 고개를 갸웃했다.

“아닌가? 난 그렇게 들었는데.”

“자, 잘못 들으신 것입니다.”

“그렇군. 자네도 어서 빨리 소개팅을 하든지, 여자 친구 좀 만들어. 만날 주말에 다른 소대장에게 빌붙지 말고.”

“제, 제가 언제 그랬다고 그러십니까.”

“안 그랬나? 내가 듣기로는 2중대의 3소대장이 자꾸만 주말에 자기를 불러내서 좋은 데 가자고 한다고…….”

“주, 중대장님! 그 얘기는 나중에……. 하하하!”

“아무튼 빨리 짝을 찾아.”

“네.”

4소대장이 냉큼 말을 끊었지만 이미선 2소대장의 표정은 싸늘해진 지 오래였다. 덩달아 4소대장의 표정도 시무룩해졌다. 그사이 김철환 1중대장의 시선이 이미선 2소대장에게 향했다.

“그건 그렇고 2소대장은 어때? 중대 적응은 잘 되었나?”

“네, 중대장님 다들 너무 잘해주셔서 적응에 문제가 없었습니다.”

“소대원들하고는?”

“소대원들하고도 잘 지냅니다. 애들이 워낙에 착해서 잘 따라줍니다.”

“잘됐네. 잘해봐. 어려운 일 있으면 여기 소대장들에게 부탁하고.”

“네.”

“참! 2소대장 저번 주에 대대장님께서 참석한 본부중대 회식에 나갔다고 들었는데……. 맞나?”

“아, 네에…….”

이번에는 이미선 2소대장이 당황했다.

“내가 듣기론 2소대장 환영식을 해줬다는데.”

“네. 그렇습니다. 대대장님께서 직접 해주셨습니다.”

“그랬구만…….”

김철환 1중대장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한종태 대대장이 좋은 의도로 부른 게 아닌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가서 고생했겠네.”

“아닙니다.”

“이해해, 뭐 한 번은 거쳐 가야 하는 것이니까. 이해하게. 혹시라도 또 이런 문제가 있으면 내 이름 팔아. 이번에 중대장이 못 끊어서 미안해.”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두 사람의 얘기를 듣던 오상진이 놀란 눈이 되었다.

‘뭐지? 내가 분명히 막아 줬는데도 그 자리를 간 건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불려 나간 걸까?’

그때 이미선 2소대장이 오상진과 눈빛이 마주치며 멋쩍어했다. 김철환 1중대장이 박수를 쳤다.

짝!

“자, 잡담은 여기까지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회의를 시작해 볼까? 오늘 각 소대 무슨 훈련이 있지?”

오상진이 바로 답했다.

“1소대는 시가전 훈련이 있습니다.”

“그래? 날씨가 추우니까. 애들 옷에 신경 많이 쓰고! 감기에 안 걸리게 각별히 유의하고!”

“네.”

“3소대는 창고 정리 및 개인 정비가 있습니다.”

“4소대는 철조망 설치 훈련이 있습니다.”

각 소대별로 훈련이 준비되어 있었다. 김철환 1중대장이 얘기를 듣고 이미선 2소대장을 바라봤다.

“2소대는 오늘 1소대랑 시가전 훈련에 참가하지. 아무래도 우리 대대의 주력이 시가전 전투니까.”

“네!”

“시가전 전투 훈련은 해봤어?”

“아뇨, 안 해봤습니다.”

“그럼 1소대장.”

“네.”

“1소대장이 이번에 책임지고 잘 알려줘 봐.”

“알겠습니다.”

“좋아, 그럼 이번 한 주도 잘 해보도록 하자.”

“네!”

회의를 마치고 김철환 1중대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간부들도 일어나 중대 행정반으로 향했다.

이미선 2소대장이 오상진에게 다가왔다.

“1소대장님, 어떻게 하면 됩니까?”

“장구류 입고, 총 들고 집합하면 됩니다. 이미 지시는 내려놨기에 애들도 준비해서 연병장에 나와 있을 것입니다.”

“네.”

이미선 2소대장이 자신의 자리로 가서 전투모를 벗고 방탄 헬멧과 장구류를 착용했다. 오상진이 충을 든 채 이미선 2소대장에게 갔다.

“준비는 다 되었습니까?”

“네.”

“가시죠, 그럼.”

오상진이 나가고 이미선 2소대장이 밖으로 향했다. 연병장에는 이미 소대원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다 왔나?”

“네.”

“열외자는?”

“2소대 박대기 상병 외는 없습니다.”

“좋았어. 시가전 훈련장으로 이동!”

“이동!”

부대 왼편에 마련된 시가전 훈련장으로 이동했다. 그러는 사이 오상진은 이미선 2소대장에게 시가전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했다.

“훈련 교범은 읽어 봤습니까?”

“네.”

“그럼 간략하게 설명만 하겠습니다.”

이미선 2소대장이 눈빛을 반짝이며 귀를 기울였다.

“시가전이란 무엇입니까?”

오상진이 뜬금없이 물었다.

“네?”

이미선 2소대장이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오상진이 다시 말했다.

“교범을 봤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네, 봤습니다.”

“그럼 시가전에 대해서 말해보십시오.”

“아, 네에.”

이미선 2소대장이 잠시 생각을 하더니 입을 뗐다.

“시가전이란 건물이 밀집되어 있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뜻합니다.”

“네. 맞습니다. 과거에는 인권개념 없이 그냥 무차별 포격이나 폭격으로 죽음의 땅으로 만들어버렸죠. 아니면 도시를 포위해 자원 공급망을 싹 다 끊어버리는 방식도 있고.”

오상진은 이동하면서 차근차근 설명을 했다. 이미선 2소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교범에서 봤던 것과 비교하며 이해를 했다.

“또한 옛날 싸움 방식은 성벽을 가운데 두고 서로 싸우던 공성전이었다면 최근에는 은폐, 엄폐가 가능한 콘크리트 진지가 되는 건물을 사이에 두고 전투가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네.”

“그래서 우리는 특정 거주 지역을 점거함으로써 이점을 최대한 얻거나, 또는 그 이점이 적에게 돌아가게 하지 않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에 따라 전략적 및 전술적 의미를 세어 나가야겠죠. 가장 중요한 것은 민간인의 안전입니다. 대 테러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 군은 일차적으로 민간인이 안전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 우리 부대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네. 우리 충성대대는 서울을 지키는 아주 중요한 부대입니다.”

오상진은 은근히 자부심을 가졌다.

소대원들이 시가전에 모였다. 오상진이 1소대와 2소대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들 지금까지 훈련한 것 잘 기억하고 있지?”

“네.”

“좋아서, 각 소대별로 공격과 수비를 각각 한 번씩 하도록 하겠다. 먼저 1소대부터 공격하고, 2소대는 수비를 선택한다.”

“네, 알겠습니다.”

오상진이 고개를 돌려 박중근 하사와 2소대 부소대장인 김 하사를 봤다.

“두 분이 수고 좀 해주십시오.”

“네. 소대장님.”

박중근 하사가 1소대를 맡아 공격에 들어갔고, 김 하사가 2소대를 맡아 수비를 맡았다.

오상진은 이미선 2소대장을 데리고 상황실로 이동했다. 그곳에서는 시가전을 내려다보며 어떻게 움직이는지 지켜볼 수 있었다.

상황실에 오른 오상진과 이미선 2소대장의 눈에 미리 준비를 하고 있는 각 소대원들이 보였다. 오상진은 시가전 훈련장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잘 보십시오. 저 건물이 현재 주요 타격점으로 설정을 내린 상황입니다. 1소대는 오늘 그곳을 공략할 것입니다. 당연히 2소대는 그 건물을 지켜내야겠죠.”

“네.”

“2소대가 인원이 한 명 부족하지만 잘할 겁니다. 1소대도 현재 보일러관리병이 빠져 있어 인원은 맞습니다.”

“네.”

이미선 2소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오상진은 작전이 벌어지고 나서 병사들의 움직임과 방어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었다.

“엄폐를 할 때와 신속히 이동할 때를 잘 확인해 보십시오. 그리고 방어를 하는 입장에서는 적의 이동 경로를 예상한 후 함정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먼저 부비트랩의 설치를 하고 기다리는 것이죠.”

“네.”

오상진의 지시대로 이미선 2소대장은 훈련장에서 벌어지는 훈련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오상진의 부가적인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 방어를 할 때 인원 배치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미선 2소대장의 물음에 오상진이 바로 답했다.

“어떤 작전을 펼치는가에 따라서 인원 배치는 달라지겠죠. 예를 들어서…….”

오상진은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해 줬다. 그러면서 작전을 세우는 노하우도 몇 가지 알려주기까지 했다.

그럴 때마다 이미선 2소대장은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1소대장님.”

“네.”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인 후 훈련장을 바라봤다. 이미선 2소대장이 힐끔 오상진의 옆모습을 보다가 고개를 돌려 훈련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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