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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357화 (357/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357화

33장 신입 소대장 받아랏!(9)

“그거 좋습니다. 한잔하시죠.”

“오랜만에 소대장들도 단합회를 하는 겁니다.”

그러나 오상진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거 어떻게 하죠? 제가 약속이 있습니다. 미리 말씀해 주셨으면 좋았을 걸 말입니다.”

“아, 그렇습니까?”

“어쩔 수 없죠.”

3소대장과 4소대장이 실망한 얼굴이 되었다. 오상진은 괜히 미안했다. 이미선 2소대장도 살짝 눈빛이 굳어졌다. 하지만 오상진 때문에 단합회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짝짝!

이미선 2소대장이 가볍게 박수를 치며 말했다.

“1소대장님은 약속이 있다고 하니까. 이번에는 저희끼리만 하죠.”

이미선 2소대장의 말에 시무룩하던 3소대장과 4소대장의 표정이 밝아졌다.

“좋죠! 그렇게 하죠.”

“제가 잘 아는 치킨 집이 있는데 그 집 치킨이 환상입니다. 치맥으로 하시죠.”

“치맥 좋죠.”

오상진은 그들의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행정반을 나서는데 휴대폰이 ‘지잉’ 하고 울렸다.

“네, 소희 씨!”

-상진 씨. 지금 퇴근해요?

“네.”

-내일 우리 만날 수 있죠?

“그럼요, 내일 만나야죠.”

-알았어요. 내일 만나요.

“에? 벌써 끊게요?”

평소라면 한참 동안 밀린 수다를 떨었을 한소희가 금방 전화를 끊으려고 하니까 이상했다.

-지금 아버지 들어오셨어요.

“어? 일찍 퇴근하셨네요.”

-네.

“알았어요. 아쉽지만…….”

-밥 먹고 저녁에 또 전화할게요.

“그래요.”

오상진이 전화를 끊었다. 오상진은 살짝 아쉬웠다. 그런데 또다시 휴대폰이 지잉 하고 울렸다. 순간 오상진의 표정이 밝아졌다.

“봐봐, 금세 못 참고……. 응? 엄마?”

휴대폰을 들어 발신자를 확인해 보니 신순애 여사였다. 오상진이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네, 엄마.”

-아들! 많이 바쁘니?

“아뇨, 지금 퇴근 중이에요.”

-그럼 오늘 집에 올 수 있을까?

“집에요? 무슨 일 있어요?”

-아니, 제주 이모가 올라왔어.

“이모요? 저에게 말도 없었는데…….”

-엄마도 깜짝 놀랐다. 연락도 없이 와서 말이야. 게다가 이번에 주혁이랑 함께 왔네.

순간 오상진은 지난번 이모랑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맞다. 주혁이도 보내라고 했지. 그래서 올라왔구나. 그런데 정말 빠르긴 하다.’

오상진이 속으로 생각을 하며 피식 웃었다.

“알았어요. 이따가 집으로 갈게요.”

-그래, 얼굴 한번 보여주고.

“네.”

오상진은 휴대폰을 끊고 잠시 생각했다.

“시간 좀 걸릴 줄 알았는데 금방 오셨네. 그래도 연락도 없이 올라오다니. 뭐가 그리 급해서……. 가만…… 혹시 주혁이 일 말고도 다른 일이 생긴 건가?”

오상진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다. 그러다가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앞서서 생각하지 말자.”

그렇게 관사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는 길에 아파트 근처의 정육점에 들렀다. 오상진은 이 정육점의 VVIP로 등록된 고객이었다.

“어머, 사장님 어서 오세요. 오늘 고기 좋은 것 들어온 것을 어찌 아시고 딱 오셨어요.”

“그래요?”

“네. 얼마나 드릴까?”

“으음…….”

오상진은 식구들의 수를 떠올려봤다. 이모 식구 셋에 오상진 식구 네 명이었다.

“다섯 근 주세요.”

주인 아주머니가 깜짝 놀랐다.

“네? 다섯근이요? 아이고, 사장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바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냉장고로 가서 고기를 꺼내왔다. 정육점 칼로 신나게 고기를 썰었다. 그러다가 어느 고기를 자르며 말했다.

“이건 국에 넣고 끓여 드세요. 서비스에요.”

“안 그러셔도 되는데…….”

그때 옆에 있던 한 아주머니가 말했다.

“뭐야, 나는 서비스 주지도 않더니.”

“나영 엄마는 삼겹살만 사 가잖아. 그래서 삼겹살 좀 더 넣어줬는데…….”

“그래도 고기 차별하는 것도 아니고…….”

나영 엄마가 떨떠름하게 말했다. 그러다가 힐끔 오상진을 봤다. 오상진은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오상진이 집에 도착하니 신순애가 아닌 신지애가 환한 얼굴로 반겨 주었다.

오상진의 가족과 신지애의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았다. 식탁 가운데는 한우가 아주 맛있게 구워지고 있었다. 예전에는 큰 식탁에 달랑 세 명만 자리했다. 그래서 항상 오상희는 불만이었다.

“식구도 세 명밖에 없는데 식탁은 왜 이렇게 큰 걸 샀어!”

하지만 오늘은 오상진 가족 외에도 신지애 가족 3명까지 앉아 식탁이 꽉 차 보였다.

그 가운데 신순애는 환한 얼굴로 식구들이 먹을 고기를 굽고 있었다.

“주혁이 많이 먹어라.”

“네, 이모.”

신순애가 잘 구워진 한우를 주혁이 밥 위에 올려주었다. 주혁은 곧바로 입으로 가져갔다. 그 모습을 옆에 있던 신지애가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아들 맛있어?”

“응, 맛있어.”

“그래. 김치랑 같이 먹어봐.”

“응!”

주혁이 환한 얼굴로 말했다. 그 모습을 보는 신지애는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 웃는 모습을 지난 몇 달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언제나 어두운 얼굴이었고, 방에 들어가면 나오질 않았다. 누나가 서울에 올라가고 더욱 그랬다.

‘이렇게 서울로 데려오지 않았다면 아들 잡을 뻔했어. 정말 부모로서 뭐하는 건지…….’

신지애는 속으로 울었다. 그것을 눈치챈 신순애가 신지애 밥 위에 고기 한 점을 올렸다.

“너도 어서 먹기나 해.”

“언니…….”

신지애가 신순애를 바라봤다. 그러자 신순애가 눈빛으로 그러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 신지애가 애써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고마워. 언니!”

“그래! 다들 어서 먹어라.”

“엄마도 드세요.”

오상진이 말했다. 신순애가 피식 웃었다.

“엄만 너희들 먹는 거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

“에이, 그런 것이 어디 있어!”

오상희가 한가득 쌈을 싸서 입으로 가져갔다. 그 모습을 한심하게 쳐다보던 오정진이 한마디 했다.

“야, 그만 좀 먹어라. 넌 몸매 관리 안 하니?”

오정진이 허겁지겁 먹는 오상희를 보며 말했다. 오상희가 눈을 흘겼다.

“탄수화물만 섭취하지 않으면 되거든.”

“그건 또 무슨 논리래.”

“탄수화물이 살을 찌게 하는 요인이야. 그리고 기름기가 적은 고기는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거든.”

“바보냐! 그거야 아무 양념 없이 먹었을 때 얘기지. 이렇게 쌈장이랑, 기름장에 찍어서 먹으면 무슨 다이어트냐! 그런 기본적인 상식도 없냐?”

순간 오상희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아, 됐어! 요새 안 그래도 풀만 먹어서 힘없어 죽겠는데 오빠까지 왜 그래!”

“네가 겁도 없이 허겁지겁 먹어서 그런다.”

“내가 먹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고! 우이씨!”

“인마, 연예인 하겠다는 녀석이 이렇게 폭발하듯 먹는데 걱정이 안 되겠냐?”

“됐거든! 참견 꺼주세요. 흥!”

오상희는 차갑게 고개를 홱 돌리며 먹는데 집중했다. 오상진이 그런 두 사람을 보며 피식 웃었다.

“괜찮아, 상희야. 많이 먹어. 그리고 정진이도 상희 그만 좀 놀려.”

“형, 놀리는 것이 아니라. 연예인 하겠다는 녀석이 이렇듯 관리없이 먹으니까. 그러지.”

“상희가 알아서 하겠지.”

오상진의 말에 오상희가 입술을 쭉 내밀었다.

“봐봐, 큰 오빠가 먹으라고 하잖아. 역시 우리 큰 오빠밖에 없어. 짱!”

오상희가 엄지손가락을 올리며 오상진에게 말했다. 하지만 오상진 역시도 충고는 잊지 않았다.

“그래도 상희야. 정진이 말도 일리가 있어. 연예인이 되려는데 자기 관리는 기본 아니야?”

“……알아. 안다고…….”

“그럼 됐어! 자고로 자기 관리도 못하는 사람은 연예인으로서 실격이니까.”

오상진이 웃으며 말했다. 오상희가 갑자기 시무룩해지며 젓가락을 놓았다.

“그만 먹을래요.”

“아니, 왜. 더 먹어.”

“됐어요.”

오상희가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오정진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상희 삐졌나 보네.”

주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가 볼게요.”

오상진이 그런 주희를 잡았다.

“됐어. 넌 고기 먹어.”

“아뇨, 가 볼래요.”

“주희야, 됐어. 그냥 자리에 앉아.”

“하지만…….”

“너도 엄마랑 동생 오랜만에 봤잖아. 그냥 앉아서 밥이나 먹어. 상희는…….”

오상진이 오상희가 올라간 이층을 올려봤다. 그리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용돈 두둑하게 주면 금방 풀려.”

“아, 네에…….”

주희가 인정을 하며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신지애가 주희의 앞 접시에 고기를 놓았다.

“그래, 우리 주희 어서 먹어.”

주희가 신지애를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푹 숙이며 고기를 입으로 가져갔다. 그런 주희를 바라보는 신지애의 눈에는 안쓰러움이 가득했다.

“자자, 아직 고기는 많이 남았습니다. 마음껏 먹어요.”

신지애가 육질이 좋은 소고기를 불판에 올렸다.

치이이익.

식사를 다 마친 오상진은 주혁이 지낼 곳으로 안내했다. 바로 오상진의 방이었다.

“자, 주혁이 방은 여기다.”

오상진은 주혁이 편안하게 공부하고 학교를 다닐 수 있게 자신의 방을 선뜻 내줬다. 오상진이 아무리 펜트하우스에 산다고 해도 방은 5개가 한계였다. 기존 오상진의 식구가 4명. 주희가 합세하면서 5개의 방이 꽉 찼다. 그래서 주혁이가 머물 방이 없었다. 이에 오상진이 과감하게 자신의 방을 주혁이에게 주었다.

“혀엉, 여긴 형 방이잖아요.”

“괜찮아. 어차피 형은 대부분 군대에서 지내니까. 방 한 개가 놀잖아. 그러니 주혁이가 써.”

그러자 오정진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오정진이 툭 하고 나왔다.

“됐어. 내 방이 있는데 왜 형 방을 줘. 주혁이는 나랑 쓰면 돼. 그렇게 하기로 했어.”

이미 오정진은 주혁이랑 얘기를 끝낸 모양이었다. 주혁이도 동의를 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상진이형. 저도 그게 편해요.”

“방 하나가 놀고 있는데 왜 굳이 같이 써! 다 큰 남자들끼리 말이야.”

“뭐 어때.”

“됐고, 아무리 그래도 주혁이도, 그리고 정진이도 둘 다 사생활이 있잖아. 게다가 정진이 너도 인마 고3이잖아. 수능 준비해야지.”

“그건 같이 하면 돼.”

“같이 잘 될 것 같아? 무엇보다 서로의 프라이버시가 있고, 혼자만의 공간이 절실하잖아. 그걸 모르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무엇보다 둘이 지금은 친해서 별생각 없겠지만, 나중에 별것도 아닌 일로 싸우면 얼마나 불편하겠어.”

“에이, 형. 저희 안 싸워요.”

오정진이 말했다. 주혁도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아요. 상진이 형! 우리 안 싸워요.”

“까불지 말고, 형 말 들어. 주혁이 너는 저기 형 방 써!”

“그럼 형은?”

오정진의 물음에 오상진이 바로 말했다.

“내가 뭐 자주 오냐! 그냥 잠만 잠깐 자는 건데. 거실에서 자리피고 자도 되고. 소파도 있는데 뭘 그런 것을 신경 쓰고 그래. 안 그럼 2층에 알파 룸 있잖아. 거기서 자도 되고.”

“알파 룸은 다 막혀 있고, 좁잖아. 게다가 창고인데…….”

“그게 어때서? 잠만 자는 거라면 충분한데.”

“형…….”

“됐어, 이미 얘기 끝났어.”

오상진은 더 이상 듣지 않겠다는 듯 말을 하며 방을 바라봤다.

“어디 보자, 형 방이 침대와 책상 밖에 없어서……. 방을 꾸며줘야겠는데.”

주혁이가 들어오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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