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인생 리셋 오 소위-356화 (356/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356화

33장 신입 소대장 받아랏!(8)

“안 그러셔도 됩니다.”

“아니, 이건 감사의 인사입니다. 부담스러워하지 않으셔도 되오. 본인이 어느 한 군인이 좋아서 열심히 뒷바라지할 수 있는 것 아니오.”

이 발언은 정치권의 발언이었다. 물론 이 전까지 최익현 의원은 아버지였다. 하지만 임규태 소령의 됨됨이를 확인하니 욕심이 났다. 나중에 정치권으로 끌어들이면 소신 있는 발언과 행동을 보여 줄 것만 같았다.

임규태 소령이 피식 웃었다.

‘그래 정치인이라면 이런 모습도 있어야지.’

임규태 소령이 수정과를 마저 마신 후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무튼, 오늘 식사 잘 대접 받았습니다.”

“혹시 언제쯤 조사 결과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너무 오래 기다리시지 않게 최대한 빨리해 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누는 것으로 얘기를 끝냈다. 그리고 깔끔하게 헤어졌다.

* * *

최익현 의원이 뒷좌석에 앉았다. 눈을 감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피곤하군.”

보조석에 앉은 보좌관이 물었다.

“의원님, 댁으로 모실까요?”

“그렇게 하지.”

“네.”

차가 출발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보좌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의원님 말씀하신 것을 조사해 봤습니다.”

눈을 감고 있던 최익현 의원이 눈을 번쩍 떴다.

“이리 줘 보게.”

보좌관이 조사한 내용을 건넸다. 최익현 의원이 내용을 살펴봤다. 그러면서 보좌관이 설명을 쭉 이어갔다.

“대형 기획사들이 문제가 많습니다. 길게는 13년짜리 계약도 있습니다. 그것도 8:2로 말입니다.”

“으음, 회사가 당연히 8이겠군.”

“네. 그렇습니다. 소속 아티스트들은 처음에는 데뷔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사인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이 관계를 알고 후회를 하는 아티스트들이 많다고 합니다.”

“아무튼, 회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투자한 것을 뽑기 위해 장기 계약으로 몰고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짓거리를 우리나라 모든 기획사가 하고 있단 이 말이지?”

“네. 거의 모든 기획사가 다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의원님께서 알아보라고 했던 최고 기획사가 가장 악질이었습니다.

“훗, 회사명은 최고인데 계약은 최고가 아닌 모양이지?”

“악질로 치면 최고입니다. 거긴 무려 17년 전속계약입니다.”

“17년짜리가 말이 돼!”

“그러게 말입니다.”

최익현 의원은 자료를 확인하다가 최고 기획사 계약서 사본을 확인했다. 봐도 봐도 이건 정말 엉망진창이었다.

“하아…… 거참!”

하물며 그 계약서의 주인이 최지현이었다.

“최지현 이 친구는 10년이네.”

“네. 그나마 양호한 편입니다.”

“이 친구는 자기가 원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나?”

“그건 아닙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아마 계약 해지금으로 몇억 정도는 물어야 할 것입니다.”

“흐음……. 진짜 우리나라가 썩은 곳이 너무 많군.”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최익현 의원이 씨익 웃었다.

“오랜만에 문화체육부에서 일 좀 하게 해줘야겠지. 기자회견 준비해 주게.”

“내일 준비할까요?”

“그래, 내일! 점심때쯤이 좋겠군.”

“내일 아침까지 기자회견 하실 것 준비해 놓겠습니다.”

“그래, 수고 좀 해주게.”

“네, 의원님.”

최익현 의원의 시선이 오른쪽으로 돌아갔다. 차창 너머 저 멀리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 * *

금요일 낮 오상진은 훈련 마무리를 하고 있었다. 그때 박은지로부터 전화가 왔다.

“네, 은지 씨.”

-지금 통화 가능해요?

“네. 가능합니다.”

-그럼 뉴스 못 봤겠네요.

“뉴스요? 무슨 뉴스인데요.

-최익현 의원이 기자 회견을 했어요. 악질 기획사들을 때리고 난리가 아니에요.

“아, 그래요.”

오상진이 별로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러자 박은지도 뭔가 눈치를 챘는지 물었다.

-저에게 따로 할 말 없어요?

순간 오상진은 속으로 생각했다.

‘아무튼, 눈치는 백 단이라니까. 하지만 이 얘기는 할 수 없어.’

오상진이 속으로 정리를 한 후 모르쇠로 나갔다.

“무슨 할 말이죠? 딱히 전 할 말 없는데요.”

-그래요? 저에게 뭐 숨기고 그런 것은 아니죠?

“제가 은지 씨에게 뭘 숨깁니까.”

-요새 뭔가 숨기는 것이 있는 것 같은데…….

오상진이 어색하게 웃었다.

“하하하, 그런 것 없습니다.”

-군부대는 어때요?

“별일 없습니다.”

-참, 2소대장인가? 중대에 새로운 사람이 왔다면서요.

“어? 어떻게 아셨어요?”

-제가 이래 봬도 빠꼼이에요. 그리고 새로 온 여자 소대장이 여자라면서요. 게다가 예쁘다면서요.

“예, 뭐 그렇습니다.”

오상진은 말을 하면서 슬쩍 2소대장을 바라봤다. 이미선 2소대장과 4소대장이 서로 얘기를 나누며 웃고 있었다.

-그것 말고는 별문제 없는 거죠?

“예, 별문제 없습니다.”

-알겠어요. 나중에 또 통화해요.

“그래요.”

오상진이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휴대폰을 바라보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아무튼, 은지 씨는 모르는 것이 없다니까.”

오상진은 잠깐 휴대폰으로 뉴스를 검색했다.

-최익현 의원 일갈! 대한민국 기획사 계약은 썩었다. 17년 노예계약이 말이 되는가.

오상진이 그 기사를 확인했다. 그러다가 기사를 내려 댓글을 확인했다.

-와, X발! 17년 장난하냐?

-여기 어디 기획사예요? 여기 진짜 고소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노예계약이라니 저게 말이 돼?

-수익 배분도 8:2랍니다. 당연히 회사가 8이겠죠?

-내 동생 아이돌 한다고 하는데 말려야겠다.

-어떻게 17년 계약을 할 수 있지? 완전 염전 노예계약이랑 뭐가 다르지?

-저도 노예계약의 당사자입니다. 저는 15년 계약입니다. 어린 나이에 아무것도 모르고 사인을 했습니다. 지금은 후회합니다. 계약해지를 하려고 해도 계약 해지금만 수억 원이에요. 지금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빨리 계약 기간이 끝나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밑에 또 다른 댓글들이 달렸다.

-힘내세요.

-아이고, 어쩌다가…….

-불공정 계약이라고 고소하세요.

-제가 잘 아는 변호사 있습니다. 메일 남겨주시면 답 알려드리겠습니다.

-꼭 계약 파기하기를 빕니다.

사람들의 응원 댓글이 달렸다. 그리고 최익현 의원의 사이다 발언에 댓글들도 난리가 났다.

-이야, 멋지다!

-역시 국민 의원님! 당신을 지지합니다.

-괜히 최익현, 최익현 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알아냈습니다. 최고 악질 기획사는 최고 기획사랍니다.

-헐! 최고 기획사면 엄청 유명한 곳이잖아.

-세상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네.

-어쩜 그럴 수가 있지?

-저는 이제부터 최고 기획사를 보이콧하겠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가지 더 알아낸 사실이 있습니다. 좀 괜찮은 얼굴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데려다가 억지로 도장을 찍게 한 다음 나중에 여자고 남자고 룸이나 호빠로 돌린답니다.

-헐, 진짜요? 완전 쓰레기네.

-대박! 최고 기획사가 그런 곳이었습니까? 나름 괜찮게 생각했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맙시다. 당신이 직접 봤습니까? 자칫 잘못했다가 허위사실 유포죄로 잡혀갑니다.

-허위사실? 내가 아는 친구가 지금 최고 기획사 들어가서 호빠로 일하고 있어. 완전 개 불쌍한데.

그 밑에 바로 댓글 하나가 달렸다.

-CBS 사회부 기자입니다. 혹시 이 관련해서 제보해 주실 것이 있다면 메일 부탁드립니다. 제 메일은…….

오상진은 댓글들을 다 확인하고 휴대폰을 닫았다. 생각보다 일이 점점 커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오상진은 몰랐다. 이 일이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 말이다.

“어떻게 된 일이지? 갑자기 왜 최 의원님께서…….”

오상진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 이강진 팀장이었다.

“네, 오상진입니다.”

-이강진입니다.

“네. 팀장님.”

-오 중위님 잘 지내시죠?

“저야 항상 똑같습니다. 팀장님은 어떻습니까?”

-저도 똑같습니다. 범인 쫓고 조사 쓰고……. 그런데 최익현 의원님 관련해서 말이죠. 무슨 일입니까?

“네?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 그래요? 으음……. 아 참, 그건 그렇고 알려드릴 일이 있어서 전화 드렸습니다.

“네, 말씀하세요.”

-지난번 마약범들 꼬리를 잡았습니다. 어쩌면 이 일 때문에 시끄러워질지도 모릅니다.

“아, 그렇습니까. 혹시 소스 괜찮으면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박은지 기자에게 전해줄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우리 보도를 해야 하는데 잘 되었습니다. 박은지 기자 연락처를 남겨주십시오. 제가 연락하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대신에 강철이 사건은…….”

-에이, 알죠. 걱정 마십시오.

“아, 그리고 조만간 헌병대에서 연락이 갈지도 모릅니다.”

-헌병대에서요? 왜요?

“아, 이게 긁어 부스럼일 수도 있는데, 제가 부탁을 해서 헌병대에서 자체 조사를 다시 하기로 했어요. 그러니까, 협조 요청을 하면서 잘 좀 부탁드립니다. 임규태 소령님일 겁니다.”

-아, 지난번에 그분 말씀이시죠.

“예, 예!”

-뭔지 알겠습니다.

“참, 이번에 그 마약 사건이 터지면 우리 강철이는 연루되지 않습니까?”

-아마 그 반대일 겁니다. 이번 사건이 워낙에 커서 위에까지 올라간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런 작은 사건은 언급도 되지 않을 겁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게 범죄 조직 뿌리 뽑는 과정이라 서로 쉬쉬할 겁니다.

“그럼 다행입니다.”

마약범 하나 잡으려고 일을 크게 만들지 않는다. 그 위를 잡기 위해 작은 사건들은 쉬쉬할 따름이었다. 결국, 그 핵심을 잡았기 때문에 클럽 사건은 아마 언급도 되지 않는다고 말을 하는 것이었다.

“네, 잘 알겠습니다. 또 무슨 일 있으면 연락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오상진은 전화를 끊었다.

* * *

점심을 먹은 후 오후 일과를 위해 1소대에 들렸다. 간단히 오전 훈련의 연장선을 설명했다.

“오전에도 했기 때문에 어렵진 않을 거야.”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겨울도 다가오니까, 너무 움츠리지 말고, 오히려 체력 단련에 힘써! 요전에 보니까, 체력들이 많이 떨어져 보이더라.”

“네.”

소대원들이 힘차게 대답했다.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인 후 이은호 이병에게 갔다.

“은호 내무실 생활 괜찮아?”

“이병 이은호. 네 괜찮습니다.”

“그래, 소대장이 봐도 잘하고 있더라. 이렇게만 해. 그럼 문제없을 거야.”

“네, 소대장님.”

오상진은 이은호 이병의 어깨를 두드린 후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오후 일과도 열심히 하자.”

“네, 알겠습니다.”

오상진이 밖으로 나가 오후 일과를 시작했다. 그리고 아무 일 없이 오후 일과가 끝이 났다. 오상진은 행정반에서 퇴근할 준비를 했다.

내일은 또 주말이었다.

“자, 그럼 저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주말 잘 보내십시오.”

오상진이 먼저 일어나 나갈 준비를 했다. 이미선 2소대장이 오상진을 불렀다.

“1소대장님.”

“네?”

“오늘 저희 소대장들끼리 한잔 안 하시겠습니까? 3소대장님과 4소대장님은 하겠다고 했는데…….”

오상진이 3소대장과 4소대장을 바라봤다. 그들도 퇴근할 준비를 하며 오상진과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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