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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349화 (349/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349화

33장 신입 소대장 받아랏!(1)

1.

오상진과 박중근 하사는 장구류를 착용한 후 시가전 모의 훈련장에 나타났다.

1소대 역시 장구류를 착용한 후 줄을 섰다. 오상진은 1소대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야 진정한 12명의 소대원을 확보하게 된 것이었다.

“드디어 우리 1소대가 12명 완전체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소대장은 7 대 7 시가전 모의대전을 했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순간 1소대원들이 웅성거렸다. 옆에 있던 박중근 하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소대장님, 이은호 이병도 있고, 최강철 이병도 있습니다. 바로 투입해도 되겠습니까?”

“은호야 2소대에서 몇 번 해봤을 것이고, 강철이도 전에 한 번 해봤지 않습니까.”

오상진은 별로 심각하다고 여기지 않았다.

“어차피 이런 훈련을 통해 피부로 느끼고 그러는 겁니다. 게다가 오늘은 방식을 좀 바꿀까, 생각도 합니다.”

“아, 그러십니까? 그래도 이은호 이병은…….”

박중근 하사의 시선이 이은호 이병에게 향했다. 이은호 이병은 여전히 눈치를 살피며 긴장하고 있었다. 오상진이 그것을 눈치채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럴수록 더 투입시켜야 합니다. 열외를 시켜주고 더 배려해 주면 오히려 본인이 부대에 적응하기 더 힘듭니다. 시켜보고, 하다가 안 되면 쉬는 것은 괜찮은데 참여할 기회부터 안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기회는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박중근 하사가 잠깐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제 생각이 좀 짧았습니다. 소대장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그 말이 맞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제 편할 대로 생각한 것 같습니다.”

박중근 하사도 이은호 이병에 대한 색안경을 끼고 있었다. 2소대에 있을 때 워낙에 몸이 약해 고문관 역할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힘들어 할 것이니 열외시켜야 할 거라고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던 것이다.

“제가 박 하사의 생각을 왜 모르겠습니까.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군대식 훈련이 아닌 밖에서 하던 서바이벌 형식으로, 훈련을 좀 더 재밌게 하는 걸 통해서 각 개인의 실력도 파악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서바이벌 형식…… 말입니까?”

“네.”

박중근 하사가 찬찬히 시가전 모의훈련장을 바라봤다. 여기서 서바이벌 형식의 훈련도 꽤 괜찮다고 생각했다.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그래서 제가 특별히 페인트 탄 허가도 받아뒀습니다.”

원래 훈련을 할 때는 자기 총으로 했다. ‘탕탕탕’과 같이 입으로 소리를 내면서 말이다.

“장비도 준비되었습니다.”

“아, 그래서…….”

박중근 하사는 왜 갑자기 안전보호용 마스크와 페인트 총, 그리고 보호구까지 꺼내놨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래서 말입니다. 박 하사 팀과 제 팀으로 대결 어떻습니까?”

“제가 맡은 팀과 소대장님께서 맡은 팀으로 대전하자는 말씀입니까?”

“네.”

오상진이 웃으며 말했다. 처음에 살짝 당황하던 박중근 하사도 미소를 지었다.

“저야 좋은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안 괜찮을 것은 또 뭐가 있겠습니까?”

“나중에 졌다고 뭐라 하기 없기입니다.”

“물론이죠. 이참에 음료수 내기 어떻습니까?”

내기까지 걸자 갑자기 슬슬 승부욕이 생기는 것 같았다. 물론 소대원들은 흥미로운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좋습니다.”

“그럼 7 대 7 서바이벌 경기입니다.”

“네!”

그렇게 오상진 중위팀 VS 박중근 하사팀으로 나뉘어서 서바이벌 경기를 펼치기로 했다.

오상진은 먼저 팀을 정할 권한을 박중근 하사에게 줬다.

“정말입니까? 저 안 봐주고 팀 뽑겠습니다.”

박중근 하사는 내기가 걸리니 승부욕이 생기는 모양이었다.

“네.”

하지만 오상진은 사실 지고 이기고가 문제가 아니었다. 1소대원들의 실력과 개개인의 능력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음료수는 어차피 자신이 살 생각이었다.

“김일도!”

“병장 김일도.”

박중근 하사는 진짜로 소대에서 괜찮은 실력자들만 데리고 갔다.

김일도 병장을 기점으로 차우석 상병, 이해진 상병. 한태수 일병, 손주영 이병, 노현래 이병 이렇게 한 팀.

오상진 팀은 김우진 상병, 김용만 상병, 구진모 일병, 조영일 일병, 최강철 이병과 이은호 이병을 데리고 갔다. 약간 급이 떨어지는 애들을 받았다.

특히 김용만 상병은 올해부터 보일러 관리병으로 내정되어 거의 소대원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박중근 하사팀은 거의 이겼다고 확신을 가졌다.

“야, 이건 거의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네.”

“맞습니다. 축구로 따지면 대한민국과 중국의 싸움입니다.”

오상진 팀의 김우진 상병이 입을 열었다.

“소대장님 진짜 이대로 합니까? 거의 저희가 발릴 분위기인데 말입니다.”

“괜찮아. 그냥 이 상황을 즐겨!”

오상진은 아무렇지 않았다. 그렇지만 팀원들은 울상을 지었다. 오상진이 입을 열었다.

“자, 팀이 정해졌으니까. 방어구와 페인트 총 장비 착용해. 시간은 30분. 모든 적을 섬멸하는 팀이 이기는 거다. 이상!”

오상진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다들 장비를 착용했다.

착착착!

몸통에 보호구를 착용하고 얼굴에는 보호 마스크를 썼다. 그런데 유독 한 명이 눈에 띄었다. 바로 이은호 이병이었다. 이은호 이병은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익숙하게 장비를 착용하고 페인트 총을 확인했다.

“2소대에서 제대로 알려주긴 했나보네.”

박중근 하사는 그리 생각했다. 오상진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팀이 나눠진 후 각자 위치로 이동했다.

곧이어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에에에에에엥!

서바이벌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였다. 박중근 하사가 팀원을 데리고 곧바로 이동했다.

“일도야, 좌측을 경계해.”

“네.”

“저들은 오합지졸이야. 30분까지 필요 없어. 5분 안에 모두 정리한다.”

“알겠습니다.”

박중근 하사는 돌진으로 신속하게 적을 섬멸할 생각이었다. 오상진은 그런 작전을 간파하고 수비 위주의 전략을 세웠다.

“우리는 이곳을 지킨다. 분명 상대팀은 우리를 하수라 여기고 이곳으로 돌진해 올 것이다. 우진이랑 영일이는 저쪽. 용만이는 저기 아래. 진모는 우측으로 전방배치다. 나와 강철이, 은호는 뒤에서 후방 지원한다.”

“네. 알겠습니다.”

모든 작전이 떨어지고 곧바로 서바이벌이 시작되었다. 오상진의 눈에 적들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우진아, 온다. 집중해.”

“네!”

그런데 오상진의 말이 무색하게 전방에 배치되었던 김우진 상병, 김용만 상병, 구진모 일병, 조영일 일병이 그대로 나가떨어졌다.

팟, 파파파파팟!

오상진과 최강철 이병, 이은호 이병이 뒤에서 화력 지원을 했음에도 빠르게 돌진해 들어오는 박중근 하사팀을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너무 빠릅니다.”

“윽! 아앗!”

“젠장!”

네 명이 순식간에 당하고 오상진 팀은 세 명밖에 남지 않았다. 게다가 오상진을 제외한 남은 두 명은 이등병이었다. 오상진은 설마 이렇게까지 밀릴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오상진이 남은 두 사람을 바라봤다.

“야, 우리가 죽더라도 최선을 다한 다음 후회없이 죽자. 이대로 일방적으로 당하다 죽으면 너무 허망하지 않겠냐? 최소한 한 명은 잡자!”

“네!”

“좋아, 일단 소대장이 미끼가 될 테니까. 뒤에서 튀어나오는 녀석을 잡아.”

“네, 알겠습니다!”

한편, 박중근 하사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적 4명을 사살하는 동안 아군은 한 명도 다치지 않았다. 사실 일방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 어느 정도는 생각했다. 그런데 진짜로 이리될 줄은 몰랐다.

“그래도 방심하지 마라. 저쪽에는 소대장님이 있다.”

“네.”

“자, 그럼 두 팀으로 나뉘어서 움직인다. 일도는 애들 두 명 데리고 우회해.”

“네.”

“나머지는 나를 따라서 돌파한다.”

“알겠습니다.”

박중근 하사가 기회를 엿봤다. 그때 정면에서 오상진의 움직임이 보였다.

“잠깐 대기!”

김일도 병장이 멈췄다. 박중근 하사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됐다. 우회할 필요가 없어. 소대장님께서 직접 움직였다. 아무래도 혼자 해결하실 모양이다. 남은 이등병 두 명은 어차피 오합지졸. 이대로 소대장님을 잡는다.”

“네!”

박중근 하사가 손을 들었다. 오상진이 미끼를 자처하며 몸을 드러냈다.

“모두 일제히 돌격!”

박중근 하사가 소리쳤다. 그리고 오상진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슝, 푸슝!

페이트 탄이 날아왔다. 오상진이 최대한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은폐물을 찾았다. 그러는 사이 박중근 하사가 이끄는 팀원들이 산개하며 움직였다.

그 순간 어디선가 페인트 탄 하나가 날아와 한태수 일병의 가슴에 ‘퍽’ 하고 맞았다.

“어?”

한태수 일병은 어리둥절한 얼굴이 되었다. 옆에 있던 이해진 상병도 놀란 표정이었다.

“야, 어디서 날아왔어?”

“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맞은 녀석이 모르면 어떻게 해!”

“그게 저도 잘…….”

그때 또 어디선가 날아온 페인트 탄이 이해진 상병의 마스크에 맞았다.

퍽!

“윽!”

순간 머리를 울리는 띵한 것이 보였다. 순식간에 박중근 하사 팀의 두 명이 게임 오버되었다. 이해진 상병이 고개를 돌려 페인트 탄이 날아온 방향을 확인했다.

그곳에 이은호 이병이 어딘가로 빠르게 움직이는 게 포착되었다.

“응? 이은호?”

“네? 이은호 말입니까?”

한태수 일병 역시 놀란 눈치였다. 그 뒤로 오상진이 김일도 병장과 손주영 이병을 처리했고, 박중근 하사는 허겁지겁 오상진을 처리했다.

이제 남은 사람은 최강철 이병과 이은호 이병이었다.

“야, 어떻게 된 거야?”

박중근 하사가 아웃된 이해진 상병과 한태수 일병을 봤다.

“이은호 이병이었습니다.”

이해진 상병이 그 한마디를 남기고 훈련장을 떠났다. 그리고 잘 보이는 곳으로 가서 확인을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은호 이병의 움직임이 좋았다.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견제를 했다. 게다가 시가전 모의훈련장을 꿰뚫고 있는 것 같았다.

“저 녀석…….”

이해진 상병이 놀라고 있었다. 게다가 최강철 이병 역시도 총 실력이 뛰어났다. 물론 실사격에서의 실력을 보고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자 돌격! 이등병 두 명밖에 안 남았다. 앞으로 가!”

“우오오오오!”

“돌격!”

“하아…….”

박중근 하사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지갑에서 돈을 꺼냈다. 그것을 이은호 이병에게 주려는데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너 이 자식……. 왜 이렇게 잘해?”

“아, 그게…….”

이은호 이병은 민망한 듯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때 손주영 이병과 조영일 일병이 나타났다.

“은호는 쉬어! 고생했다.”

“네가 페인트 총을 그렇게 잘 쏠 줄 몰랐다.”

“운이 좋았습니다.”

“운이 좋긴! 어떻게 그곳에서 나타나냐!”

“맞아. 그때는 이등병의 움직임이 아니었어.”

다들 이은호 이병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오상진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오상진도 처음엔 분명히 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은호 이병의 활약으로 순식간에 역전을 한 것이다.

물론 박중근 하사의 무리한 돌격 지시 때문도 있었지만 이등병답지 않게 당황하지도 않고, 페인트 탄을 ‘탕탕’ 쐈다. 마치 총의 리듬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맞아. 실사격도 솔직히 보고 싶긴 해.”

“오오, 실사격! 강철이랑 붙으면 재미있겠네.”

“이야, 우리 1소대 갑자기 사격 잘하는 이등병 둘이 들어왔네.”

고참들의 한마디에 이은호 이병의 얼굴이 점점 붉어졌다. 김우진 상병이 이은호 이병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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