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인생 리셋 오 소위-307화 (307/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307화

29장 진급만이 살길이다!(10)

12.

구급법 교육이 끝난 소대원들은 각자 내무실로 향했다.

“와, 졸려 죽는 줄 알았습니다.”

“됐고, 난 더미 보고 웃겨 죽는 줄 알았잖아. 어떻게 그렇게 생겼데.”

“저도 깜짝 놀랐지 말입니다.”

“시끄럽고. 내일은 무슨 교육이지?”

“내일 화생방이지 않습니까.”

“화생방?”

최강철 이병이 깜짝 놀랐다.

“내일 화생방 합니까?”

그러자 이해진 상병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니, 화생방이라고 해도 그냥 연병장에서 방독면 착용하는 거로 끝나.”

“아……. 다행이다.”

최강철 이병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왜냐하면 지난번 유격훈련 때 화생방에서 정화통 때문에 호되게 당했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와, 전 화생방이라 하면 너무 싫습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누가 화생방을 좋아하겠냐.”

“네. 그렇지 말입니다.”

“그때 누가 도와줬지?”

“우리 소대장님께서 도와주셨지 말입니다. 그때 우리 소대장님 진짜 멋있었습니다.”

“멋있긴 했지만 나왔을 때 눈물 콧물 질질 짜는 모습은 좀 짠했다.”

“아…….”

최강철 이병도 공감을 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의 추억을 기억하는데 내무실 앞으로 누군가 ‘훅’ 하고 지나갔다.

“어? 방금 소대장님 아니었냐?”

“맞는 거 같습니다.”

그 순간 김우진 상병의 촉이 발동되었다.

“가만, 저 움직임은……. 촉이 온다. 촉이 와.”

“무슨 촉이 말입니까?”

“저 움직임은 소대장님 여자 친구 만나러 갈 때 그 움직임이야.”

“네?”

김우진 상병의 한마디에 소대원들은 단체로 표정이 굳어졌다.

“와, 소대장님 진짜 해도 너무하시네.”

“맞습니다. 자꾸 배신 때립니다.”

“우우우우, 커플 지옥! 솔로 만세!”

조금 전까지 오상진을 찬양하던 소대원들의 분위기가 한순간에 역전되었다.

13.

한편, 오상진은 소대원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줄도 모르고 서둘러 차를 몰고 위병소에 차를 세웠다.

“충성. 어디 가십니까?”

“잠깐 외출.”

“네.”

오상진을 알고 있는 위병조장이 곧바로 위병소 일지를 작성했다.

“그래, 수고해라.”

오상진의 차는 빠르게 나갔다. 한소희가 부대 근처로 온다는 것을 오상진이 극구 뜯어말렸다.

“진짜로 부대 근처 오면 난리 나지.”

오상진은 한소희와의 약속장소로 향했다. 약 20분간 차를 타고 가자, 먼저 도착해 있는 한소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이 만나기로 한 곳은 오상진이 예약한 레스토랑이었는데, 저 구석 창가 쪽에 한소희가 앉아 있었다. 턱을 받치고 앉아서 창가를 바라보는 한소희의 모습이 너무 예뻤다.

“역시 소희 씨는…….”

오상진의 입가로 미소가 번졌다. 때마침 한소희도 오상진을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

“상진 씨, 여기요!”

오상진이 환하게 웃으며 한소희에게 갔다.

“제가 많이 늦었죠?”

“아뇨, 저도 금방 왔어요.”

“그래요? 주문하죠.”

“제가 미리 주문했어요.”

“센스쟁이!”

오상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한소희가 곧바로 받아줬다.

“기본이죠!”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그러다가 한소희가 바로 생각이 났는지 입을 뗐다.

“참, 떡볶이집 인테리어 제가 보고 왔거든요.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잘 나온 것 같아요.”

“아, 그래요?”

“네. 제가 사진 찍어 왔는데 보여드릴까요?”

“보여주세요.”

한소희가 태블릿을 꺼내 오상진에게 보여줬다.

“완전 귀엽게 잘 나왔죠.”

한소희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상진 역시 사진으로 확인을 해보니 자신이 생각했던 그 그림이었다. 오상진이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상어 예쁘네요.”

“이게 예뻐요? 귀엽긴 한데 예쁠 정도는 아닌데.”

한소희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 그냥 그렇다고요.”

오상진이 웃으며 얼버무렸다. 사실 오상진의 머릿속에는 미래의 그 상어 떡볶이 프랜차이즈가 맴돌고 있었기에 인테리어를 위한 그림이기보다 상표로써 예쁜 디자인으로 보였다.

“진심으로 이 상어 떡볶이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도요.”

오상진과 한소희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14.

오상진과 한소희는 식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소희 씨, 우리 나온 김에 빌딩에 들러볼래요?”

“네, 좋아요.”

한소희가 밝은 얼굴로 승낙했다. 그녀는 오상진이 빌딩에 가자는 이유가 1층에 작업 중인 상어 가게를 보기 위함인 줄 알았다.

“어? 아직 작업 중이네요.”

한소희가 상어 가게에 불이 들어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 오상진과 한소희가 상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부부가 늦게까지 가게를 정리하고 있었다.

“어? 아직도 계셨어요?”

한소희가 밝은 얼굴로 물었다. 그러자 한창 정리를 하던 부부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오상진을 발견하고 환한 얼굴로 말했다.

“사장님 오셨어요?”

“아, 네에. 양 사장님도 안녕하십니까.”

“네.”

오상진이 가게를 쭉 둘러보며 말했다.

“가게 정리 중이었나 봅니다.”

“네.”

“어떻게, 인테리어는 만족스럽게 되었습니까?”

오상진의 물음에 양 사장 부부가 환하게 웃었다.

“아주 맘에 듭니다. 그리고 인테리어 사장님께서 너무 잘해주십니다.”

바로 양 사장 아내가 나서며 말을 덧붙였다.

“네, 안 그래도 조금 전까지 저희 가게 봐주시고 가셨어요.”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러셨구나. 그런데 이렇게 놓고 보니 상어 캐릭터가 참 귀엽네요.”

“네, 그렇죠. 우리 애들에게도 보여줬더니 귀엽다고 난리예요.”

양 사장이 바로 대답했다. 그러자 옆에서 한소희가 바로 말했다.

“사장님 여기 상어 캐릭터도 상표권등록 하셔야 해요. 캐릭터 저작권등록도 함께요.”

“이것도 해야 하나요?”

“그럼요. 이런 것 기본적으로 다 해놓으셔야 돼요. 제가 나중에 한꺼번에 설명해 드릴게요.”

“그리 해주시면 정말 감사하죠, 사모님.”

한소희는 사모님이라는 말에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때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 인테리어 사장이 오상진을 발견했다.

“어? 사장님.”

오상진이 고개를 돌리자 인테리어 사장이 있었다.

“아직 퇴근 안 하셨습니까?”

오상진의 물음에 인테리어 사장이 미소를 지었다.

“전에 말씀하셨던 5층 작업 말입니다. 그것 때문에 확인하고 내려오는 길입니다.”

“참, 안 그래도 그 일 물어보고 싶었는데. 진행은 어느 정도 되었습니까?”

“말씀하신 대로 처리했습니다. 따로 벽 만들고, 공간 활용을 위해 싹 다 정리했습니다.”

“네, 수고하셨습니다.”

“그런데 방만 빼놨지. 아직 전반적인 인테리어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것에 대해 얘기를 해주셔야 하는데.”

“네. 바로 알려드릴게요. 그보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따로 뺄 수 있는 거죠?”

“예. 조금 복잡하긴 한데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설계도를 봤는데 예비 공사를 미리 해놨더라고요. 그래서 화장실 겸 샤워실을 빼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군요. 수고하셨습니다. 이왕 이렇게 다 있는데 같이 올라가시겠어요?”

오상진의 물음에 인테리어 사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사장님. 여기 정리하고 바로 따라 올라가겠습니다.”

오상진이 한소희를 팔을 끌고 엘리베이터로 이동했다.

“상진 씨 어디 가요?”

“일단 따라와요.”

“따라는 가겠는데요. 그보다 방이요? 무슨 방을?”

한소희의 물음에 오상진은 그저 웃기만 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5층에 내렸다. 그중에서 가장 끝 방으로 안내했다.

“여깁니다.”

“어? 여기 원래 창고로 쓰려고 했던 방 아니에요?”

“일단 비밀번호 눌러보세요. 우리가 처음 만난 날입니다.”

오상진은 한소희에게 비번을 누르게 슬쩍 옆으로 피했다. 한소희가 살짝 눈을 흘겼다.

“내가 우리 처음 만난 날을 모를까 봐요?”

“그건 아닙니다.”

그러면서 눈짓을 어서 비번을 누르라고 했다. 한소희가 망설임 없이 비번을 누르자 ‘띠리릭’ 하며 문이 열렸다. 한눈에 봐도 탁 트인 방이 나왔다.

“이 방 어때요?”

“아늑하고 좋네요.”

문 바로 옆엔 새로 벽을 세워 샤워실 겸 화장실을 공사 중인 모양이었다.

“어? 여긴 화장실이네요.”

“네.”

“으음, 이러면 가게로 쓰기에는 너무 좁은데……. 여기 용도는 뭐예요?”

“여기 가게 아닌데.”

“그럼요?”

“소희 씨, 개인 방이에요.”

“제 개인 방요?”

“네. 소희 씨 학교 말고는 갈 곳 없잖아요. 가끔 머리 식힐 때나 혼자 있고 싶을 때, 바람 쐬고 싶을 때 이곳에 와서 쉬세요. 개인 취미 활동도 해도 되고요. 한마디로 여긴 소희 씨만을 위한 공간이에요.”

한소희가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오상진을 감동 어린 눈으로 바라봤다.

“정말이에요?”

그때 뒤에서 나타난 인테리어 사장이 거들듯 말했다.

“맞습니다, 사모님. 사장님께서 사모님 작업공간 만들어주시겠다면서 저에게 요청하셨습니다. 그런데 방 인테리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아직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사모님께서 말씀해 주시면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한소희가 오상진을 바라봤다.

“소희 씨가 하고 싶은 대로 방을 꾸며보세요.”

“진짜 제 개인 방이에요?”

“네.”

“뭐예요, 진작 말해주죠.”

그러면서 한소희가 방 구석구석을 살폈다.

“여기 가벽 설치할 수 있어요?”

“물론입니다. 제 생각엔 이 정도쯤에 빔프로젝터를 설치해서 영화도 보시고, TV도 시청하고 그런 공간이 되면 좋을 거 같은데, 사모님 생각은 어떠세요?”

“괜찮네요.”

한소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인테리어 사장은 곧바로 다이어리를 꺼내 볼펜으로 적기 시작했다.

“상진 씨 괜찮죠?”

“그럼요. 소희 씨가 원하는 대로 하세요.”

오상진이 대답을 한 후 인테리어 사장을 보았다.

“여기에 얼마가 들어가도 상관없으니까요. 소희 씨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세요.”

“사장님, 걱정 마십시오. 사모님께서 원하시는 거 다 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저…….”

“네?”

“저희 어머니에게는…… 아시죠?”

“그런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제가 또 입이 참 무겁습니다.”

한소희가 5층에 있다는 사실을 알면 어머니도 여러모로 신경이 쓰일 거 같았다. 한소희도 이 공간을 편히 활용하지 못할 것 같고. 오상진은 가능하면 한소희가 편하게 이 공간을 사용하도록 해주고 싶었다.

“감사합니다.”

오상진이 고개를 숙였다. 인테리어 사장이 손을 흔들었다. 그때 한소희가 인테리어 사장을 불렀다.

“사장님.”

“네. 사모님.”

“이쪽으로 소파가 있었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저쪽으로는 책상을 놓고 그 뒤에 책장을 놨으면 좋겠어요. 으음…….”

한소희는 잔뜩 들뜬 얼굴로 자신의 개인 방이 될 곳을 꼼꼼하게 살피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오상진은 흐뭇하게 웃었다.

16.

그다음 날, 중대원들이 대대 식당에 모였다. 그들은 바짝 긴장한 상태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하필 오늘 아침부터 시험입니까?”

최강철 이병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옆에는 당연히 이해진 상병이 앉아 있었다.

“몰라. 낸들 아냐.”

“와, 이 상병님도 모르는 것이 있습니까?”

“인마, 내가 군대 신이냐. 시험 치는 시간까지 알게.”

그때 4소대장이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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