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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298화 (298/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298화

29장 진급만이 살길이다!(1)

1.

“넌 나랑 사격훈련에 대해서 연습한다. 어차피 총검술과 제식훈련은 이미 다 숙지했잖아.”

“네. 그렇습니다.”

“좋아, 그럼 사격에 대해서 알려 주지. 너 전진무의탁 자세에 대해서 알지?”

“네. 그렇습니다.”

“전진무의탁 세 가지 자세에 대해서 말해봐.”

“앉아 쏴, 무릎 쏴, 엎드려 쏴입니다.”

“맞아. 아마 너는 신교대에서는 엎드려 쏴 자세에서만 사격을 해봤을 거야. 하지만 부대 실사격에서는 전진무의탁 자세로 시작해서 바로, 앉아 쏴, 무릎 쏴, 엎드려 쏴로 연결된다. 여기서 너 같이 처음으로 하는 사수는 이 사격 자세로 만발을 쏘기는 무척 어려워. 그래서 연습과 그에 따른 호흡이 필요해.”

이해진 상병의 설명에 최강철 이병은 고개를 끄덕였다.

“잘 들어. 사격장에 가면 100사로, 200사로, 250사로가 있어. 거기서 표적지가 올라오면 전진무의탁 자세에서 바로 사격 자세를 취해야 해.”

“넵.”

“100사로는 무릎 쏴. 200사로는 앉아 쏴. 마지막으로 250사로는 엎드려 쏴로 사격을 하게 될 거고.”

이해진 상병은 실사격에 관해서 아주 상세히 설명했다.

“일단 전진무의탁 자세에서 1~2보 정도 전진해서 바로 자세를 잡고 총을 쏜 후 다시 뒤로 복귀해 자세를 잡는다. 이게 보통 체력을 잡아먹는 것이 아니거든. 처음에는 잘해. 그런데 10발 이후로부터는 급격히 체력이 떨어져, 그래서 총구가 마구 흔들리지. 그게 무서운 점이야. 알겠어?”

“네, 알겠습니다.”

이해진 상병이 설명하는 사격의 핵심은 체력과 호흡이었다.

대부분 사격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은 체력소모로 인한 호흡 불량으로 상, 하탄이 나면서 제대로 안 맞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자세 취하고 쏘고 다시 자세 취하는 데 조준할 시간이 없어서 대충 쏘는 경우도 있었다.

혹은 PRI 교육을 너무 힘들게 굴려서 사격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도 간혹 있었다.

이러한 조건 아래 전진무의탁으로 만발을 쏜 사람은 극히 드물다는 것이었다.

“자세를 잡고 5초 안에 호흡을 정리한 후 총을 쏴야 해. 만약 그렇지 못하면 타깃이 그냥 넘어가서 한 발을 놓치게 되는 거야.”

“네.”

“좋아. 그럼 100사로 타격 조준 지점이 어디인 줄 알아?”

“잘 모르겠습니다.”

“100사로에는 타깃이 가슴 위쪽으로 상체만 나와. 좀 잘 보이는 편이지. 그런데 넌 총알이 일직선으로 나간다고 생각해?”

“네? 그렇지 않습니까?”

“절대 아니야. 총열에서 총알이 발사되면 포물선을 그려서 날아가. 절대 일직선으로 안 날아가.”

“아, 그렇습니까?”

“그래!”

최강철 이병은 여태까지 총알이 일직선으로 날아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확하게 가슴 쪽을 겨냥해서 쏘면 된다고 믿었다.

“100사로의 타격조준점은 바로 하탄이야. 즉 타깃과 언덕경계선 쪽을 조준하면 돼.”

“아, 네에.”

최강철 이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200사로는 어디로 해야 할까?”

“그게…….”

“잘 생각해. 총알은 포물선이야.”

이해진 상병의 조언에 최강철 이병이 머릿속으로 타격점을 그렸다.

“200사로는 가슴 쪽입니다.”

“맞아!”

“그럼 250사로는?”

“머리 쪽을 조준합니다. 총알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 맞아. 그 점을 명심하면 돼.”

“네. 알겠습니다.”

“그럼 총을 잘 쏘기 위해서는 전진무의탁 자세에서 바로 앉아 쏴, 무릎 쏴, 엎드려 쏴 자세를 빠르게 취해야겠지.”

“네. 그렇습니다.”

“그럼 시작하자. 준비해!”

“네.”

그렇게 이해진 상병의 지도로 최강철 이병은 사격 자세를 연습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노현래 이병이 후다닥 뛰어왔다.

“저, 저도 하겠습니다.”

노현래 이병은 최강철 이병이 사격 연습을 하는 것을 보고 갑자기 라이벌 의식이 느껴졌던 모양이었다. 이해진 상병이 그런 노현래 이병을 보고 피식 웃었다.

“그래라.”

“넵!”

그러면서 최강철 이병 옆에 나란히 섰다. 이해진 상병이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

“자, 다시 시작이다. 100사로 봐!”

다다다닥!

두 사람은 1~2보 달려가 곧바로 자세를 취했다. 그 이후로도 약 30여 분간 전진무의탁 자세에서 사격 자세 연습을 했다.

덕분에 두 사람의 호흡은 매우 거칠어졌다.

“하아, 하아, 하아…….”

“힘드냐?”

“아, 아닙니다.”

“아니긴. 힘들어도 총구 안 흔들리게 호흡 조절해.”

“네, 알겠습니다.”

그런 두 사람을 보며 김일도 병장이 피식 웃었다.

“이야, 우리 해진이가 최강철이 어지간히 챙기네.”

그러자 옆에 있던 김우진 상병도 대답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솔직히 해진이가 저렇게 살가운 성격인 줄 몰랐습니다.”

“하긴 해진이가 일병 때는 좀 깐깐하고 그랬지. 상병 되더니 확 달라졌네.”

“네,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그래도 저런 모습을 보니 보기 좋습니다.”

“그건 맞다.”

김일도 병장과 김우진 상병은 서로를 보며 웃었다. 그렇게 그날 훈련을 마쳤다. 그리고 사격훈련 전날 저녁, 총기 소질을 했다.

각자 총을 꺼내 총기 손질을 시작했다. 윤활유와 총열 쑤시는 대까지 각자 준비를 했다.

김우진 상병이 총을 앞에 두고 최강철 이병을 바라봤다.

“최강철.”

“이병 최강철. 총기 분해해 봐.”

“네.”

최강철 이병은 그동안 총기 분해 연습을 했다. 그래서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잘하다가 마지막에 삐끗했다.

“에헤이. 노리쇠를 그렇게 빼면 안 되지.”

“이, 이게 왜 안 빠지지.”

최강철 이병이 당황하며 중얼거렸다.

“인마, 밑으로 살짝 내려서 빼면 한 번에 빼지잖아.”

김우진 상병의 말을 듣고 해보니 자연스럽게 노리쇠가 빠졌다.

“하아, 진짜 큰일이다. 강철아.

“이, 이병 최강철.”

“너 이래서 신병 들어오면 어떻게 할래?”

“원래 잘하는데 말입니다.”

“실전에 잘해야지. 평소에 잘하면 뭐해?”

김우진 상병의 말을 듣고 최강철 이병의 얼굴이 빨개졌다. 이해진 상병이 최강철 이병에게 말했다.

“괜찮아 긴장해서 그렇지. 그보다 넌 왜 김우진 상병 앞에서는 쪼냐.”

“저 처음에 김우진 상병님에게 엄청 혼나서, 괜히 더 긴장되는 것 같습니다. 김우진 상병님께서 말만 하면 움찔거립니다. 아무래도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습니다.”

“으구, 아무튼 손질 잘해! 내일 사격이니까.”

“네. 알겠습니다.”

최강철 이병은 아주 열심히 총기를 손질했다. 총열도 몇 번이나 검사했다. 윤활유도 깨끗이 닦아냈다. 이제 내일 사격만 잘하면 되었다.

‘좋아, 내일 무조건 만발이다.’

최강철 이병이 속으로 결심을 했다.

그렇게 사격 날 아침이 밝아왔다.

2.

아침 식사를 마친 후 1소대는 모두 단독군장을 착용했다. 김일도 병장이 구진모 일병을 봤다.

“진모야, 총기 거치대 열었냐?”

“일병 구진모. 네, 열었습니다.”

“자, 그럼 빨리 자기 총 챙겨서 연병장에 집합해라. 서둘러!”

“네. 알겠습니다.”

단독군장 차림을 마친 소대원들이 총기 거치대에서 자신의 총을 꺼내 내무실을 빠져나갔다. 연병장에 집합을 하고, 김일도 병장이 인원을 체크했다.

“빠진 사람 없지?”

“없습니다.”

“그럼 가자!”

김일도 병장을 선두로 실거리 사격장으로 이동했다. 사격장은 바로 부대 옆으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탕! 타타타타탕!

벌써부터 사격장에서는 실사격을 하고 있었다. 최강철 이병은 이해진 상병 옆에서 바짝 긴장한 채로 있었다.

“강철이 너 실거리 사격 자대배치 받고 처음이지?”

“네, 그렇습니다.”

“바짝 쫄지 말고, 적당히 긴장해. 사격장은 유일하게 구타가 허용되는 곳이다. 그러니 정신 차려!”

“아, 네에. 알겠습니다.”

이해진 상병의 으름장에 최강철 이병은 더욱 긴장하는 한편 솟아오르는 흥미로움에 눈을 반짝일 수밖에 없었다. 신교대 땐 표적지를 각 사로마다 세워놓고 쐈는데, 자대 배치를 받고는 자동화 실거리 사격장에서 사격을 쏘니 가슴이 두근두근 뛰어댔다.

‘이야, 진짜 실거리 사격이다. 우와, 타깃이 자동으로 올라오네.’

최강철 이병은 이동 중 저 멀리서 사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100사로, 200사로, 250사로로 이루어진 자동화 타깃이 5초마다 덜컹거리며 올라왔다. 그리고 총알이 맞으면 감지기에 의해 넘어갔다.

‘대박!’

최강철 이병은 신기해하며 쳐다봤다. 옆에 있던 이해진 상병이 최강철 이병 옆구리를 툭 쳤다.

“똑바로 앞에 봐.”

“죄, 죄송합니다.”

그렇게 김일도 병장이 소대원들을 데리고 간 곳은 바로 PRI 교장이었다. 그곳에는 잔뜩 뿔이 나 있는 장재일 2소대장이 있었다.

김일도 병장이 장재일 2소대장에게 가서 경례했다.

“충성. 1소대 왔습니다.”

“1소대?”

장재일 2소대장은 1소대원들을 봤다.

‘젠장, 오상진 소대잖아. 아, 생각하기도 귀찮아.’

장재일 2소대장은 1소대를 보자 짜증부터 밀려왔다.

그러곤 김일도 병장을 향해 말했다.

“야, 대충 연습할 사람은 하고. 아니면 그냥 쉬어!”

“PRI(Preliminary Rifle Instruction : 사격 예비훈련) 안 합니까?”

PRI, 원래는 사격 예비훈련이라 불렸다. 그러나 훈련병들이나 장병들은 피 나고, 알 배기고, 이가 갈린다고 해서 영어의 원뜻보다는 위의 한글 줄임말로써 이해되는 경우가 많았다.

김일도 병장의 물음에 장재일 2소대장이 눈을 부라렸다.

“왜? 빡세게 하고 싶어?”

“아닙니다.”

“그냥 가만히 있어. 오늘 내가 기분 좋지 않다. 그러니까, 저쪽 구석에 가서 조용히 쉬었다가 올라가라.”

“그럼 소대장님?”

“아, 왜?”

장재일 2소대장은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왜 이렇게 귀찮게 구냐고 말하는 표정이었다. 김일도 병장은 장재일 2소대장의 눈빛에 움찔하곤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니면 격발 훈련이라도 좀 하고 있어도 되겠습니까?”

김일도 병장의 물음에 2소대장이 힐끔 쳐다보고는 귀찮다는 손으로 휙휙 저으며 말했다.

“알아서 해.”

“네. 2소대장님.”

김일도 병장이 몸을 돌려 말했다.

“자, 2인 1조로 나란히 선다. 실시!”

“실시.”

소대원들이 후다닥 움직였다. 그 상태로 한 명은 엎드려 쏴 자세를 취하고 다른 한 명은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바둑알 한 개를 꺼내 총구 위에 올렸다.

“떨어뜨리지 마라.”

이해진 상병이 최강철 이병에게 말했다. 최강철 이병이 대답했다.

“이병 최강철. 네, 알겠습니다.”

이해진 상병이 교장 중앙에 있는 타깃을 가리켰다.

“저 타깃을 잘 봐. 밑에서부터 100사로, 200사로, 250사로 이루어져 있어. 그러니까, 가늠자와 가늠쇠를 일직선 상으로 두고, 타격점을 전에 일러준 곳에 맞춰. 알았지?”

“네.”

“그다음은 호흡을 고르고, 격발 시 호흡을 멈추고 쏴야 해. 그럼 총구가 흔들리지 않고, 높은 명중률을 얻을 수 있을 거야.”

“알겠습니다.”

그 상태에서 이해진 상병이 바둑알 하나를 꺼내 총구 맨 끝에 올렸다.

“집중해. 빈 총으로 격발을 해도 절대 총구가 흔들리면 안 돼. 만약 흔들리며 바둑알이 떨어질 거야.”

“네.”

최강철 이병은 신중하게 조준을 하며 검지가 방아쇠로 향했다. 이런 와중에 김일도 병장과 김우진 상병이 나란히 쳐다보며 수다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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