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리셋 오 소위! 294화
28장 별빛이 내린다(11)
“그러면 평당 10만 원이면 어떻습니까?”
3백만 원에서 백오십만 원으로 반이나 확 줄었다. 그러자 양 사장이 살짝 고민이 되었다.
“그래도 그 정도면……. 하루 벌어 10만 원인데…….”
양 사장 아내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양 사장이 손을 들어 막았다.
“가만히 있어 봐.”
양 사장이 잠깐 고민을 하다가 아내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이렇듯 푸드 트럭으로 파는 것은 한계가 있어. 만약 가게를 내고 고정 자리에서 한다면 단골도 생기고, 수입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그렇긴 하지만…….”
양 사장 아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앞섰다.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던 오상진이 파격적인 제안을 또 건넸다.
“좋습니다. 이렇게 하시죠. 매출이 어느 정도 나올 때까지 그 반만 받겠습니다.”
한 사장, 그리고 양 사장이 눈을 크게 떴다.
“그, 그렇다면 75만 원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네.”
“그리고 인테리어도 해드리겠습니다.”
양 사장 부부는 이어지는 파격 제안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그렇게까지 해주시는 겁니까?”
“네, 인테리어까지요.”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저희는 당장에라도 계약을 할 수 있는데요. 정말 그런 조건으로 해주시는 겁니까?”
양 사장은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소희 씨가 여기 떡볶이를 무척 좋아하고, 두 분께서 워낙에 성실하게 사시는 것 같아서요. 그리고 저기 국밥집이 저희 어머니께서 운영하시기로 했는데 좋은 분들이 옆 가게에 오시면 좋을 것 같아서요.”
“그, 그렇게 봐주시면 정말 고맙죠.”
“대신에 계약 조건은 비밀입니다. 두 분께만 특별히 해드리는 것이니까요.”
“아, 예예!”
양 사장은 아내를 돌아보며 눈을 맞췄다. 아내 역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해요, 우리.”
양 사장 아내는 솔직히 새가슴이었다. 선뜻 가게를 차려서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지금도 조금이지만 돈을 벌고 있었는데 괜히 덜컥 가게를 차려서 임대료도 못 낼 만큼 못 벌게 된다면 어쩌겠는가? 그 생각에 쉽사리 결정할 수 없어 고민하던 차였다. 그런데 오상진의 파격적인 제안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래, 하자!”
양 사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을 했다. 여기서 한 사장이 나섰다.
“자자, 그럼 말 나온 김에 계약서를 작성할까요?”
“저희는 지금이라도 상관없습니다.”
오상진도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괜찮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계약서 바로 작성하시죠.”
한 사장이 웃으며 말했다. 오상진도 입을 열었다.
“그럼 이참에 바로 인테리어 공사 들어가시죠.”
“그, 그렇게 빨리요?”
“빠르긴요. 어차피 할 가게 인테리어 사장님 있을 때 말씀하시는 것이 좋죠.”
그러자 한 사장이 나섰다.
“사장님, 그래도 계약부터 먼저 하시고 하시죠.”
“아, 그럴까요?”
오상진과 한소희, 양 사장 부부 내외는 곧바로 부동산으로 갔다. 그곳에서 빠르게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런데 여기서 오상진이 파격적인 제안을 또 했다.
“보증금은 천만 원만 주십시오.”
양 사장이 미안한 얼굴로 매우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 보증금은 차를 팔고 드리면 안 될까요?”
“아, 지금 당장 어려우시면 6개월에 나눠서 천천히 주셔도 됩니다. 왜 차를 파십니까. 그걸로 식재료 운반도 하시고, 이래저래 사용하세요.”
오상진은 사람 좋은 얼굴로 말했다.
“정말 그래도 될까요?”
“그럼요.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양 사장은 거듭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오상진과 한소희는 계약을 마무리 짓고 나왔다. 양 사장 부부도 함께 건물에 도착했고, 아직 남아 있는 인테리어 사장을 만났다.
“사장님.”
인테리어 사장은 다시 돌아온 오상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 사장님. 다시 오셨어요? 아니면 인테리어 변경할 부분이 있습니까?”
“아니요. 그게 아니라 옆 가게 말이죠.”
“예!”
순간 인테리어 사장의 표정이 바뀌었다. 오상진이 양 사장 부부를 가리켰다.
“이분들이 저 옆에서 떡볶이 가게를 운영하실 겁니다.”
“오, 떡볶이 가게, 좋죠!”
그러면서 양 사장 부부를 본 인테리어 사장은 깜짝 놀랐다.
“어? 혹시 저기 차량에서 떡볶이 파시던 분 아닙니까?”
“맞습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어제와 오늘 이틀 동안 간식으로 이곳 떡볶이를 사다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던데요.”
한소희가 불쑥 끼어들었다.
“맞죠? 진짜 맛있죠?”
“네. 정말 맛있었습니다. 사모님.”
한소희는 사모님이라는 소리가 오늘따라 왜 그리 듣기 좋은지 몰랐다. 그래서 입가에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오상진이 인테리어 사장에게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 여기 떡볶이 가게도 인테리어 좀 부탁합니다.”
“그러십니까? 알겠습니다. 사장님께서 직접 말씀해 주시니 열심히 해드리겠습니다.”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양 사장님, 인테리어 사장님과 말씀 나누세요.”
오상진은 그렇게 둘을 소개시켜 준 후 한발 물러났다. 인테리어 사장이 양 사장을 바라보며 물었다.
“혹시 생각해 둔 인테리어는 있습니까?”
그러자 양 사장 아내가 슬쩍 나와서 말했다.
“혹시 벽에다가 상어 그림 그려주실 수 있어요? 저희 애가 상어를 좋아해서요.”
“상어요?”
“네네.”
“별상관은 없는데……. 혹시 생각해 두신 디자인이 있으신 건가요?”
“그게…… 제 아이가 그린 상어 그림이 있거든요. 그걸 붙여주실 수 있나 해서요.”
“아, 그럼 일단 보여주실 수 있습니까?”
“네.”
아내는 곧바로 휴대폰에서 상어 그림을 보여 주었다. 그것을 확인한 인테리어 사장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으음, 이대로보다는 약간 각색을 한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래요?”
아내의 표정이 밝아졌다. 오상진도 상어 그림을 확인하고 옆에서 거들었다.
“이 그림 좋네요. 이걸로 하세요. 사실 나중에 되었을 때 상어 그림 아무거나 붙였다가 저작권 소송 걸리면 난처하거든요.”
오상진은 상어 떡볶이 브랜드의 상징이 될 저 그림을 알고 있었다. 저 그림이 양 사장 아들이 그린 그림이었다니, 신기하면서도 잘됐다 싶었다.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럼 인테리어는 여기 사장님과 좀 더 얘기를 나누시도록 하고, 저희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사장님!”
“진짜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아닙니다. 이곳에 들어오셔서 꼭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거면 됐습니다.”
오상진이 말을 한 후 한소희와 함께 건물을 나섰다. 그 이후 가게 인테리어는 두 사람이 만나서 조율하면 될 문제였다. 한소희가 환한 얼굴로 오상진의 팔짱을 꼈다.
“오늘 우리 데이트하려고 했는데……. 그래도 한 건 했네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아무튼 소희 씨 미안해요.”
“뭐가 미안해요. 저 정말 재미있는데요.”
“그래요? 이거 소희 씨 때문에 건물 2개 정도는 더 매입해야 하나?”
“정말요?”
“어? 왜요? 건물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으음……. 생각해 보니까, 건물주 사모님 소리도 괜찮을 것 같네요.”
“이야, 우리 소희 씨 사모님이라는 소리가 듣기 좋았나 봐요. 이거 빨리 결혼해야겠어요.”
“뭐래요!”
“아니, 사모님 소리 좋아하는 것 같아서요.”
“그, 그건 그냥 그렇다는 거죠.”
“알았어요.”
오상진이 피식 웃었다. 한소희가 입술을 쭉 내밀었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그런데 상진 씨.”
“네?”
“우리 떡볶이 집만 너무 파격적으로 계약한 거 아니에요?”
“왜요? 내가 너무 성급한 것 같아요?”
“아니요. 처음에는 좀 그랬는데 상진 씨 표정을 보니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요? 제 표정이 어땠어요?”
“뭔가 확신에 찬 얼굴이었어요. 저 집 엄청 잘될 것 같았던 거죠?”
“네, 맞아요.”
“그런데 왜 확신이 들었어요?”
“으음……. 누군가 맛있다고 해서?”
“정말요?”
한소희는 기분이 좋은지 웃는 표정으로 오상진의 옆구리를 툭 쳤다. 사실 오상진은 한소희가 맛있다고 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미래를 알기에 확실한 투자가 될 것 같아 그런 것도 있었다.
그때 걸어가던 한소희의 휴대폰이 ‘지잉’ 하고 울렸다.
“어? 오빠네.”
한창 데이트를 즐기던 한소희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다. 오상진이 눈을 크게 떴다.
“형님요?”
“네. 어떻게 할까요?”
“받아보세요.”
한소희가 전화를 받았다.
“왜? 뭐라고? 왜 그래. 왜 우리 데이트 방해하려고 하냐고!”
-동생아. 오빠 오늘 진지하다. 그러니 만나자.
“아, 싫어! 우리 간만에 데이트 중이란 말이야.”
-알아, 아는데. 두 사람에게 얘기할 것이 있어서 그래.
“할 얘기? 갑자기? 거짓말하지 마. 우리 방해하려고 그러는 거지?”
-아니야. 진짜야.
“알았어. 잠깐만!”
한소희가 수화기 한쪽을 손으로 막고, 오상진에게 조용히 물었다.
“상진 씨, 저기 오빠가 할 말이 있다고 만나자고 하는데 괜찮아요?”
“알았어요. 만나자고 해요.”
“그럼 오빠를 여기로 부를까요? 갑자기 이 건물을 구경시켜 주고 싶네요.”
한소희의 눈가로 장난기가 어렸다. 그 눈빛을 본 오상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게 하세요.”
오상진이 승낙을 한 후 잠깐 망설이다가 한소희에게 말했다.
“잠깐 형님에게 로또 얘기는…….”
“알았어요. 걱정 마요. 내가 대충 둘러댈게요.”
“그래요.”
한소희가 다시 전화를 받은 후 말했다.
“알았어, 오빠. 내가 주소 찍어줄 테니까. 그리로 와.”
한소희가 전화를 끊고 약 1시간 후 한대만이 나타났다. 차창을 내리고 한대만이 한소희를 향해 말했다.
“야, 왜 여기로 오라는 거야?”
“오빠, 일단 저쪽으로 가서 주차하고 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저곳은 공사 중이잖아. 아무나 차 막 대도 되는 게 아니야. 그리고 이 차 비싼 차야!”
“괜찮아. 저기다가 차대도.”
“그래? 알았어.”
한대만이 일단 주차를 하러 자리를 떴고, 한소희는 아직 공사 중인 인테리어 사장에게 소리쳤다.
“사장님! 저기 공사장 앞에 있는 차 저희 오빠 차거든요. 잠깐만 주차할게요.”
“예, 예. 걱정 마십시오.”
주차를 마치고 온 한대만이 힐끔 한소희를 바라보며 물었다.
“뭐야? 여기 아는 사람 건물이야?”
그러자 한소희가 히죽 웃었다.
“오빠! 여기 건물 멋지지?”
한대만이 공사 중인 건물을 쭉 훑어봤다.
“뭐, 나쁘지는 않네.”
“여기 우리 상진 씨 건물이다!”
그러자 한 대만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에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하고 있어. 오빠에게 장난치지 말고!”
“진짜인데.”
“진짜?”
“으응!”
한소희가 환한 얼굴로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순간 놀란 눈이 된 한대만이 고개를 홱 돌려 오상진을 바라봤다.
“매제, 진짜야?”
“네, 형님. 어쩌다 보니 그리되었습니다.”
한대만은 정말 놀란 눈으로 오상진을 바라봤다.
“뭐야? 매제! 돈이 많았던 거야? 어쩐지 전에 보니까 좋은 아파트에 살더라니.”
한소희가 곧바로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