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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266화 (266/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266화

26장 은혜는 갚아야지(10)

“목은 안 마르냐?”

“목도 마릅니다.”

“알았다. 소대장이 탄산음료까지 사줄 테니까. 하나씩 사서 버스로 복귀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소대원들의 손에는 핫바와 핫도그 하나씩 들려져 있었다. 그리고 오상진이 매점에 가서 탄산음료 1.5리터짜리를 몇 개 사서 나왔다.

“자, 다 샀냐?”

“네.”

그런데 1소대원들 손에는 핫바와 핫도그가 들려 있는데 4소대원들은 그냥 멀뚱히 서 있었다. 오상진이 4소대원들을 보다가 김이중 상병을 불렀다.

“이중아.”

“상병 김이중.”

“뭐 해? 너희들도 와서 먹어.”

“저희들도 사 주시는 겁니까?”

“그럼 당연히 먹어도 되지.”

“감사합니다.”

김이중 상병의 표정이 환해졌다.

“야, 1소대장님께서 핫바 쏘신단다.”

“와, 대박! 역시 1소대장님은 멋지십니다.”

오상진이 입을 뗐다.

“버스에 남은 인원도 잊지 말고.”

“알겠습니다.”

그렇게 모든 소대원이 하나씩 먹을 수 있게 핫바와 핫도그를 사서 버스로 복귀했다. 오상진은 최종적으로 휴게소를 한 번 훑어본 후 버스로 걸어갔다. 그때 4소대장이 옆에 붙었다.

“어? 어디 갔다 오시는 길입니까?”

“화장실에 다녀왔습니다.”

4소대장이 손에 들린 음료수를 확인했다.

“이리 주십시오. 제가 들겠습니다.”

“괜찮습니다.”

“이리 주십시오.”

4소대장이 음료수가 든 봉지를 들었다. 4소대장이 봉지 내용물을 확인하며 물었다.

“어후, 1소대장님 이걸 다 사셨습니까?”

“네.”

“핫바에 핫도그까지……. 너무 무리하신 거 아닙니까?”

“얼마 안 합니다. 이 정도는 충분히 살 수 있습니다.”

“그래도…….”

오상진은 말을 하다가 슬쩍 4소대장을 바라봤다. 4소대장의 표정에 부담스러움이 보였다.

사실 4소대장은 자기 소대원들에게 이렇게 뭔가를 사 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오상진이 이런 행동을 할 때마다 솔직히 조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가끔 4소대원들이 4소대장에게 이렇게 말했던 적도 있었다.

“소대장님! 회식 한 번 안 해주십니까? 1소대는 한 달에 한 번 1소대장님이 회식해 주는 것 같던데.”

“애들아, 소대장 월급이 얼마나 된다고…….”

“어? 그럼 1소대장님은 왜 저렇게 자주 회식을 하십니까?”

“몰라 인마! 돈이 많은가 보지.”

이렇게 대충 넘어갔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4소대장 입장에서는 정말 부담스러웠다. 때문에 한편으로는 원망의 눈길도 보낸 적이 있었다. 4소대원들 역시 1소대원들을 부러워했다. 그 사실을 오상진이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아, 4소대장 미안합니다. 내가 4소대장 입장을 생각 못 했습니다.”

“아닙니다.”

4소대장이 씁쓸하게 웃었다. 오상진은 4소대장 손에 들린 음료수를 보며 말했다.

“아, 그러지 말고 그 음료수는 4소대장이 쏜 거로 하십시오.”

“에이, 어떻게 그럽니까.”

“애들 아무도 모르는데 어떻습니까. 그냥 4소대장이 쏜 거로 하십시오.”

“그래도 미안해서…….”

“미안하면 다음 기회가 있으면 그때 4소대장이 쏘시면 되죠.”

오상진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 다음에 4소대장에게 얻어먹을 기회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렇게 하는 게 마음이 편할 거 같았다.

4소대장이 잠깐 고민을 하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말 그래도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오상진이 환하게 웃었다. 4소대장은 잠깐 망설이더니 버스에 올라탔다. 그리고 소대원들을 향해 말했다.

“야, 음료수들 먹어라.”

“음료수다.”

“와, 탄산음료다.”

4소대장이 당당하게 입을 뗐다.

“이 음료수는 소대장이 사는 거다.”

순간 4소대원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정말입니까?”

“진짜? 소대장님이 사는 겁니까?”

4소대원 대부분이 못 믿는 눈치였다.

“인마, 소대장도 쏠 땐 쏴!”

“대박! 우리 소대장님이 사는 음료수를 먹다니.”

“이야. 언제가 한 번은 꼭 얻어먹어야지 했는데…….”

“내가 그랬지. 우리 소대장님 그렇게 짠돌이 아니라고.”

4소대원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하자, 4소대장이 속으로 움찔했다. 그럼에도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았다.

“많이들 먹어라.”

오상진이 뒤에서 피식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운전병의 입에도 핫바가 물려 있었다.

“야, 운전병.”

“네.”

“핫바 다 먹고 출발하자.”

“알겠습니다.”

잠시 후 4소대장이 오상진 옆자리로 와서 앉았다.

“1소대장님.”

“네?”

“감사합니다.”

오상진이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핫바를 다 먹은 운전병이 문을 닫았다.

“출발하겠습니다.”

“그래!”

버스가 출발하고 오랜만에 4소대원들에게 체면이 선 4소대장은 뿌듯한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다시 버스는 출발하고 약 2시간이 지난 후 강원도 동해안의 한 해안 소초인 강원 소초에 도착을 했다.

12.

끼익!

버스가 도착을 하고 곧바로 짐을 실은 육공트럭이 도착했다.

“자, 모두 내려서 각자 짐을 내린다.”

“네, 알겠습니다.”

소대원들이 다 내린 후 오상진이 운전병을 보며 말했다.

“고생했다. 바로 복귀지?”

“네. 그렇습니다.”

“보름 후 우리 데리러 다시 네가 오는 거냐?”

“잘 모르겠습니다. 차량 배치되는 거 봐야 알 것 같습니다.”

“그래? 알았다. 아무튼 조심해서 복귀해라.”

“네.”

그렇게 버스는 다시 떠나갔다. 다만 육공트럭만 남아 있었다. 앞으로 보름간 1소대와 4소대를 경계근무지로 운송해 줄 차량이었다.

“박 하사.”

“네.”

“저는 중대장님 만나고 올 테니까. 그때까지 애들 좀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다녀오십시오.”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인 후 4소대장을 봤다.

“4소대장.”

“네.”

“가시죠.”

오상진과 4소대장이 중대장실로 향했다.

똑똑똑.

“네, 들어오세요.”

오상진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곳엔 윤필현 중대장이 앉아 있었다.

“어? 누구?”

“충성. 충성대대에서 파견 나온 오상진 소위입니다.”

“아, 어서 와라.”

윤필현 중대장이 반갑게 맞이했다. 앞으로 나와 오른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오상진이 곧바로 악수를 했다.

“안 그래도 얘기는 들었다. 김철환 중대장님은 잘 계시지?”

“어? 저희 중대장님을 알고 계십니까?”

“그래. 전방에서 소대장 시절 때 알고 지내던 분이다.”

“아, 네에. 중대장님은 잘 지내고 계십니다.”

“다행이네. 오느라 고생했다.”

오상진이 환하게 웃었다.

“아닙니다.”

그때 소위 하나가 나타났다.

“어, 강 소위 어서 와. 이쪽은 충성대대에서 온 오상진 소위. 오 소위 이쪽은 우리 1소대 강지운 소위.”

“반갑습니다.”

오상진이 먼저 오른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강지운 소위가 악수를 하며 말했다.

“반갑습니다.”

그리고 4소대장과도 인사를 나눴다. 그러다가 슬쩍 오상진을 보며 물었다.

“어디 출신입니까? 3사? 아니면 ROTC?”

“육사 나왔습니다.”

“아, 육사! 어쩐지 육사에서 나온 것처럼 생겼더라니.”

“네?”

강지운 소위가 약간 떨떠름하게 말을 하자 오상진은 혹시 자신이 잘못 들었는지 되물었다. 그러자 곧바로 윤필현 중대장이 나섰다.

“강 소위. 그게 무슨 말버릇인가?”

“죄송합니다.”

강지운 소위가 오상진을 힐끔 한 번 보고는 윤필현 중대장에게 갔다.

“중대장님 오늘 야간 경계 나갈 근무조입니다.”

“그래.”

그리고 찬바람 쌩 불며 중대장실을 나갔다. 윤필현 중대장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오 소위가 이해해. 저 친구 말이 좀 거칠어.”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이해해 줘서 고맙네. 일단 짐 풀고, 점심부터 먹도록 하게. 좀 있음 행보관이 올 거야.”

“네, 알겠습니다.”

오상진과 4소대장이 잠시 기다렸다. 4소대장이 오상진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중대장님이 생각보다 좋으신 분 같습니다.”

오상진이 피식 웃었다.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런데 저 강 소위. 왜 저렇게 까칠합니까? 지금 우리에게 텃세 부리는 겁니까?”

“아, 아닐 겁니다. 원래 이러지 않는데…….”

오상진도 당황스러웠다. 지난 과거에 파견 근무를 몇 번 나가봤다. 그때는 모두가 호의적이었는데 이곳은 달랐다.

“저도 강원도 쪽 해안 파견은 처음이라…….”

“예?”

4소대장이 고개를 갸웃했다. 오상진이 곧바로 손을 가로저었다.

“아, 아닙니다. 파견 근무는 처음이라는 소리였습니다.”

“아. 저도 처음입니다.”

“그렇죠.”

오상진이 어색하게 웃었다. 그때 그런 어색함을 풀어 줄 사람이 나타났다. 바로 행보관 안동님 상사였다.

“중대장님.”

“행보관 왔어요. 이 사람들 짐 풀 내무실이랑 식당 좀 안내해 줘요.”

“네, 알겠습니다. 따라오시죠.”

안동님 상사가 오상진을 위아래 훑어보더니 말했다. 오상진이 윤필현 중대장에게 경례를 했다.

“충성, 그럼 가 보겠습니다.”

“그래, 수고해.”

“네.”

안동민 상사는 중대장실을 나와 건물 복도 끝 내무실로 안내했다.

“앞으로 지내실 내무실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안동민 상사는 다른 소대가 훈련을 가고 남은 빈 내무실로 두 소대를 안내했다.

“여기입니다.”

1소대와 4소대는 각각 떨어진 내무실로 들어갔다. 이곳에서 생활하시면 되고, 식당은 중앙 현관에서 뒤쪽으로 나가면 작은 건물 하나가 있습니다. 그곳이 식당입니다.

“네, 알겠어요.”

“그리고 물어볼 것이 있으면 중대 행정반으로 오시면 됩니다.”

“네. 감사합니다.”

오상진이 감사하다고 말을 한 후 1소대원들에게 말했다.

“자, 지금부터 곧바로 군장 풀고, 바로 점심 먹을 수 있도록 한다.”

“네. 알겠습니다.”

오상진도 내무실 한곳에 자신의 짐을 풀었다. 파견 근무를 나온 만큼 소대원들과 함께 생활을 해야 했다.

“짐 다 풀었으면 점심 먹으러 가자.”

“네.”

그렇게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은 충성대대 식당보다 훨씬 작았다. 취사병도 3명이 전부인 것 같았다.

“빨리 먹고 휴식을 취하도록 해. 오늘 저녁부터 경계에 투입되어야 하니까.”

“네. 알겠습니다.”

점심을 다 먹고 난 후 소대원들이 내무실로 돌아왔다. 오상진이 입을 열었다.

“18시까지 임무 투입이니까. 그전까지 낮잠을 자든지 휴식을 취하고 있어.”

“경계 임무입니까?”

김일도 병장이 물었다.

“그래. 18시부터 그다음 날 새벽 6시까지다.”

“와, 그럼 밤을 꼴딱 새우는 겁니까?”

“맞아.”

“낮과 밤이 바뀌는 거고 말입니다.”

“그래.”

“빡세겠습니다.”

“그러니, 남은 시간 충분히 휴식을 취하라고 하는 거야. 일도야.”

“병장 김일도.”

“책임지고 잠 좀 재워.”

“네, 알겠습니다.”

“박 하사 애들 통제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오상진이 시계를 확인하며 말했다.

“16시까지 재우면 됩니다.”

“네.”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인 후 내무실을 나와 그대로 4소대가 머무는 곳에 갔다. 그곳에서도 1소대에게 지시를 내린 것처럼 했다.

“4소대장 우리는 가지.”

“네.”

오상진과 4소대장이 밖으로 나갔다. 연병장에는 윤필현 중대장이 나와 있었다.

“준비됐나?”

“네.”

“그럼 가자!”

윤필현 중대장과 오상진, 4소대장은 차량을 타고 초소로 이동했다. 오늘부터 보름간 야간 경계 임무를 할 곳을 미리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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