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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232화 (232/1,018)

인생 리셋 오 소위! 232화

23장 첫 휴가(2)

“자, 짐들 내리세요.”

“네네.”

오상진이 트렁크를 열어 짐을 내렸다. 그것을 한대만이 하나씩 펜션 내부로 옮겼다. 여자들은 자신의 백 하나만 들고 펜션 내부로 들어가 이것저것 구경을 했다.

“우와, 우리 독채로 빌린 거야?”

한소희가 한대만을 향해 물었다. 한대만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당연하지. 우리만의 추억을 만드는데 이 정도는 돼야 하지 않겠냐?”

“이건 맘에 드네.”

한소희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짐을 다 가지고 들어온 한대만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저쪽에는 수영장도 있다.”

“오오, 진짜?”

한소희가 신이 나서 뛰어갔다.

“우와, 진짜 수영장이야. 대박!”

김소희도 어느새 다가와 수영장을 바라봤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말했다.

“우리 빨리 짐 정리하고 수영해요.”

“그럽시다.”

1층은 주방 겸 거실이었고, 방은 2층에 있었다. 오상진이 짐을 2층 거실로 다시 옮겼다. 부엌에는 2박 3일 동안 먹을 식재료를 가져다 놓았다.

김소희가 2층으로 올라가고 곧바로 캐리어를 든 오상진이 올라왔다. 김소희가 두 개의 방을 먼저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어머, 각 방에 화장실이 다 딸려 있네.”

“오, 그래요?”

오상진이 짐을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원래 큰 방에만 화장실이 있는 줄 알았는데 각 방에 화장실이 다 있다니 다행이었다. 그런 오상진에게 김소희가 물었다.

“두 개의 방 중에 어떤 방을 쓰실래요?”

“김 중위님 쓰고 싶은 방 쓰세요.”

“그럼 우리가 오른쪽 방을 쓸게요.”

“네.”

오상진은 아무 생각 없이 대답한 후 왼쪽 방으로 자신들의 짐을 옮겼다. 곧이어 한소희가 들어왔다.

“어? 여기가 우리 방이에요?”

“네.”

“잠깐만요.”

한소희가 재빨리 오른쪽 방을 구경했다. 그런데 왼쪽 방보다는 오른쪽 방이 훨씬 크고 좋았다. 한소희가 다시 왼쪽 방으로 와서는 오상진을 툭 건드렸다.

“네?”

“뭐예요. 오른쪽 방 오빠가 쓴다고 말했어요?”

“아뇨, 김 중위님께서 쓴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어요. 왜요?”

“오른쪽 방이 더 좋잖아요.”

“그래요?”

“오른쪽 방에는 화장실도 있고…….”

“소희 씨, 여기도 화장실이 있는데요.”

“저쪽 화장실에 욕조가 있단 말이에요. 방도 여기보다 훨씬 크고, 침대 모양도 예쁘잖아요.”

“아, 그래요……?”

오상진은 살짝 난감한 얼굴로 물었다.

“그럼 제가 가서 방을 바꿔 달라고 할까요?”

“이제 와서 어떻게 바꿔 달라고 해요. 됐어요.”

한소희가 자신의 캐리어를 한쪽으로 가져가서 짐을 풀기 시작했다. 오상진은 어쩔 줄 몰라 우물쭈물하며 물었다.

“소희 씨, 화났어요?”

“화난 거 아니에요. 이런 건 그냥 저에게 맡기지…….”

“미안해요. 제가 눈치가 없었어요. 여행이 처음이라…….”

오상진이 살짝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그러자 한소희가 고개를 들어 씨익 웃으면서 물었다.

“정말 처음 맞아요?”

23.

한대만이 이 층 거실로 나오며 말했다.

“자자, 수영하러 갑시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나오세요.”

“오빠는 뭐가 그리 급해?”

“야야, 봐봐라. 조금 있으면 해 떨어진다. 저기 물 받아놓은 거 얼마인 줄 알아?”

“뭐야? 저거 물 받는 것도 돈 내야 해?”

“야, 그럼 저게 공짜일 줄 알았냐!”

한대만의 핀잔에 한소희가 콧방귀를 꼈다.

“알았어! 갈아입고 나오면 되잖아.”

한소희가 방에 들어갔다. 오상진도 짐을 다 정리를 끝낸 상태였다.

“오빠가 수영복 갈아입고 나오래요.”

“아, 그래요?”

오상진은 캐리어를 뒤져 어제 산 수영복을 꺼냈다.

“그럼 제가 먼저 갈아입고 나올게요.”

“네. 그럼 전 그냥 여기서 갈아입을게요.”

“아, 알겠어요.”

오상진은 수영복을 챙겨서 화장실로 갔다. 삼각 수영복으로 갈아입자, 뭔가 도드라지게 나와 있었다.

“아, 이거 이래도 되나?”

오상진은 살짝 걱정이 됐다. 몇 번을 살펴봐도 조금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이거 괜히 샀나?”

그때 문을 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상진 씨 아직 멀었어요?”

“네? 아, 아뇨. 다 되었어요.”

“그럼 어서 나와요. 저도 다 갈아입었어요.”

“네, 지금 나가요.”

오상진이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는데 바로 멈췄다. 오상진의 바로 눈앞에 비키니를 입은 한소희의 아찔한 몸매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어…….”

순간 오상진의 남성상이 불쑥 올라왔다. 그리고 다리와 허리를 살짝 구부리며 말했다.

“소, 소희 씨 잠시만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다시 화장실 문을 닫았다. 밖에 있던 한소희가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진 씨, 왜 그래요? 어디 불편해요?”

“아, 아뇨. 괜찮습니다. 잠시만, 잠시만 진정시키고 나갈게요.”

“네? 뭘 진정시켜요.”

한소희가 물었지만 오상진은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다.

“소, 소희 씨가 먼저 내려가요.”

“왜요? 같이 가요.”

“아, 아닙니다.”

“정말 괜찮은 거죠?”

“네, 괜찮아요.”

오상진이 어색하게 대답을 했다. 그러면서 혼잣말을 했다.

“후우, 미치겠네. 하필 그 타이밍에…….”

그러면서 오상진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일단 딴생각을 하면서 진정시키자.”

오상진은 심호흡을 길게 몇 번 하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흘러 마음을 안정시킨 후 화장실 문을 열고 나갔다. 한소희가 침대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칫, 뭐예요?”

“미, 미안합니다.”

“어서 가요.”

“네.”

한소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그때 한소희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걸렸다.

1층으로 내려가니 한대만과 김소희가 이미 수영장에 들어가 있었다. 한대만이 오상진과 한소희를 발견하며 말했다.

“오, 매제! 삼각 수영복! 이야, 남자 답네.”

한대만은 트렁크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오상진은 살짝 부끄러웠다. 하지만 부끄러워하는 오상진의 행동과는 달리 오상진의 몸은 아주 보기 좋게 균형 잡혀 있었다.

배에 왕 자가 드러나 있고, 삼각 수영복이라 치골 역시 섹시하게 도드라져 보였다. 김소희 중위의 시선이 슬쩍 그쪽으로 향했다. 그러다가 이내 고개를 돌리며 얼굴을 붉혔다.

‘와, 오 소위가 몸이 저렇게 좋았나?’

만날 군복 입은 모습만 봤던 김소희 중위였다. 그런데 수영복만 입고 있는 오상진의 몸매는 보기 좋은 근육이 꿈틀거려 남자다웠다.

‘그보다 내 남자 친구는…….’

김소희 중위가 고개를 돌려 한대만을 봤다. 다 좋은데 배가 살짝 나온 것이 흠이었다. 그 눈빛을 본 한대만이 물었다.

“어? 소희 씨, 그 표정은 뭐예요? 설마 내 몸이 별로라고 생각한 거예요?”

“에이, 설마요. 제가 우리 남친 몸을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그렇죠. 흐흐흐.”

한대만이 음흉하게 웃으며 김소희 중위에게 다가갔다. 바로 껴안으려고 하는데 김소희 중위가 물을 뿌리며 말했다.

“뭐, 뭐예요? 보잖아요.”

“어때요? 내 여자 친구 안겠다는데. 뭐, 부러우면 지들도 안으라고 하면 되죠. 이리 와요.”

“꺄악!”

김소희 중위는 깜짝 놀라며 도망갔고, 그 뒤를 한대만이 실실 웃으며 쫓아갔다.

“으구…….”

한소희가 팔짱을 끼며 그런 자신의 오빠를 보았다. 오상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소희 씨, 우리도 들어가죠.”

“네.”

한소희가 겉에 걸치고 있던 가운을 벗었다. 더욱 확연히 드러난 한소희의 몸매에 오상진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뭐예요? 안 들어와요?”

한소희가 이미 수영장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오상진이 번뜩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네. 들어갑니다.”

오상진은 물에 몸을 담그자마자 열심히 수영을 했다. 그런데 한소희는 오상진과 달리 몸만 담근 채 걸어 다니고 있었다. 오상진은 그런 한소희를 발견하곤 다가가 물었다.

“소희 씨, 왜 걸어만 다녀요? 수영 안 해요?”

“그냥 걸어 다니는 것이 좋아요.”

“에이, 여기까지 왔는데 같이 수영해요.”

오상진이 한소희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한소희가 손을 빼냈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사실 저 수영 못해요.”

“네?”

“수영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럼 친구들하고는 어떻게 놀아요?”

“그냥 물에 몸만 담그고 오는 거죠. 일광욕하고.”

“에이, 여기까지 왔는데 이리 와요. 제가 수영을 가르쳐 드릴게요.”

“그, 그럴까요?”

한소희가 조심스럽게 오상진에게 다가갔다. 오상진이 한소희에게 몇 가지를 알려줬다.

“이런 식으로 해보세요.”

“네.”

그런데 한소희가 자꾸 물에 가라앉았다. 이런 식이다 보니 한소희는 몇 번 더 해보고 그만두려고 했다. 오상진이 가만히 지켜보다가 말했다.

“소희 씨 그럼 우리 이렇게 할까요?”

“네?”

“제 가슴에 기대세요.”

한소희의 등이 오상진의 가슴에 기대었다. 오상진은한소희를 잘 붙잡고 천천히 뒤로 배영을 하듯 움직였다.

“소희 씨, 팔도 조금씩 움직여 봐요.”

“네네.”

“다리도.”

그런 식으로 두 사람의 몸이 밀착되면서 수영을 즐겼다. 그러다가 다시 서로를 마주 본 자세로 수영을 즐겼다. 오상진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는 한소희는 살짝 부끄럽지만, 가슴이 뛰는 게 기분은 좋았다.

“어때요? 이제 할 만하죠?”

“네.”

반면, 한대만은 수영에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전형적인 자유형이 아닌 촐랑대는 듯한 수영을 하고 있었다.

첨벙, 첨벙!

“어때요? 저 수영 잘하죠?”

“어머, 우리 대만 씨 수영도 잘하네.”

김소희 중위는 박수를 치면서도 힐끔힐끔 오상진과 한소희 커플을 바라봤다.

‘칫! 부럽네. 나도 해보고 싶다.’

그러나 눈치 없는 한대만은 자신의 수영 실력만 열심히 뽐냈다.

수영을 마치자 배도 서서히 고파왔다.

“자자, 여성분들은 먼저 올라가 쉬고 계세요. 저희 남자 둘이서 저녁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그래도 돼요?”

“그럼요.”

한대만이 호기롭게 말했다. 오상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소희 씨, 올라가서 좀 쉬고 있어요. 준비되면 부를게요.”

“네.”

한소희가 이 층으로 올라갔다. 김소희도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이었지만 일단 올라갔다.

여성 두 분이 올라가고 부엌에 남은 한대만과 오상진. 한대만이 냉장고에서 고기와 각종 야채를 꺼냈다.

“불은 붙여 준다고 했으니까. 자네는 야채 좀 씻어 오지.”

“네.”

오상진이 야채를 씻으러 갔다. 그사이 펜션 사장님이 방문해 불을 놓아주었다. 불이 어느 정도 올라오자 한대만이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쉬러 올라갔단 한소희가 옷을 다 갈아입고 내려왔다.

“어머, 냄새 좋다.”

“어? 쉬고 있으라니까.”

한대만의 말에 한소희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됐어! 그냥 쉬고 있으려니까 심심해. 그냥 여기에 앉아서 두 사람 요리하는 거 볼래요.”

한대만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래라. 그런데 우리 소희 씨는?”

“몰라, 방에서 안 나오네.”

그사이 야채를 다 씻고 온 오상진이 한소희를 발견했다.

“어? 소희 씨, 내려왔어요?”

“네.”

“조금만 기다려요. 이제 거의 다 됐어요.”

“천천히 해요.”

한소희는 손으로 턱을 괴며 오상진을 바라봤다. 그녀의 반짝이는 눈망울에는 사랑이 가득 차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한대만은 은근히 부러운 눈빛이 되었다.

“가, 가만 나도 우리 소희 씨 불러야지.”

한대만이 재빨리 휴대폰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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