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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36화 (36/1,018)

< 5장 로또!(4) >

인생 리셋 오 소위! 035화

5장 로또!(4)

“형수님, 무슨 저한테 선물까지······. 전 괜찮습니다.”

“그런 말씀 마세요. 오히려 이렇게까지밖에 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솔직히 도련님 아니었으면 저희 더 힘들었을 거예요. 그나마 이렇게라도 빚을 갚을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김선아는 이 정도만 되어도 정말 행복해 보였다. 김철환 1중대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긴, 카드론하고 캐피탈 털어버리는 것만 해도 크지. 이것들 이자가 얼마나 비싼지 원. 이렇게 털고 나면 우리 한 달에 나가는 이자도 반 이상 줄어들겠지?”

“훨씬 많이 줄어들 거예요. 자세한 것은 계산해 봐야겠지만요.”

“그래? 그럼 우리 종종 고기반찬 먹을 수 있는 건가?”

“자기는! 나머지 빚도 빨리 갚아야죠.”

“으으, 이놈의 빚! 언제 빚의 늪에서 헤어 나오나.”

“미안해요.”

김선아가 고개를 푹 숙였다. 순간 김철환 1중대장이 당황했다. 그러곤 자신의 입을 몇 대 탁탁 치며 입을 열었다.

“여, 여보, 그게 아니라······. 그래도 이렇게 줄어든 게 어디야. 난 이제 캐피탈 쪽으로는 다시는 대출받고 싶지 않아.”

김철환 1중대장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오상진이 속으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 차라리 형님이 1등에 당첨되었으면 좋았겠다. 내가 좀 덜 받더라도 말이야.’

그런데 오상진의 속마음을 알았을까? 김철환 1중대장이 바로 그 말을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1등에 당첨되는 건데 말이야. 아쉽네. 그런데 1등 당첨자는 참 좋겠다.”

그러자 김선아가 김철환 1중대장을 툭 치며 말했다.

“무슨 소리예요. 전 2등 당첨되어서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하는데요.”

“아니, 왜?”

“저는 1등이 솔직히 부담스러워요. 그리고 1등이 어디 쉬운 일이에요?”

“아니, 이거 하나만 맞히면 1등이야. 그럼 돈이 몇 배로 뛰어!”

“물론 1등에 당첨되면 좋죠. 돈도 많이 수령하고, 그러면 서로 다른 생각을 할 것 같아요. 당신 지난 한 주 동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알아요?”

순간 김철환 1중대장이 움찔했다. 1등에 당첨되면 무엇을 살지, 또 어떻게 쓸지 생각하며 단꿈에 젖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당신 그런 허황된 꿈에 빠져 있었어요. 그때는 당첨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별말은 안 했는데 솔직히 그때의 당신은 별로였어요. 원래 당신은 성실한 남자였잖아요. 저도 그런 점 때문에 당신과 결혼했고요.”

김철환 1중대장은 김선아의 말을 듣곤 부끄러움을 느꼈다. 지난 일주일 동안 김선아에게 보여줬던 자신의 모든 행동이 말이다.

김선아가 이번엔 오상진에게 말했다.

“그리고 도련님도 그 돈 함부로 쓰지 말고요. 6천만 원이 큰돈은 아니지만, 작은 돈도 아니에요. 아무 생각 없이 막 썼다가 한순간에 없어져요. 그 점 꼭 명심하세요.”

“네, 형수님. 꼭 명심하겠습니다.”

김철환 1중대장이 끼어들었다.

“야, 정 네가 간수 못 하겠거든 네 형수에게 맡겨! 돈 관리는 확실하게 하는 거 너도 알지?”

그러자 김선아가 김철환 1중대장의 손을 탁 쳤다.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아무리 그래도 돈은 함부로 맡기는 것이 아니에요. 그리고 우리 도련님도 연애도 해야 하고 가정도 꾸려야죠. 아, 어머님이 계시는구나. 당연히 어머니가 맡아야죠. 도련님, 어머니께 맡기세요.”

“네, 안 그래도 그럴 생각입니다.”

“그래, 네 형수 말이 맞네. 한잔해.”

김철환 1중대장이 술잔을 들었다. 잔을 부딪치며 기분 좋게 입에 털어 넣었다.

“까아, 안주가 좋아서 그런지 술맛도 좋구나.”

김철환 1중대장이 감탄하고 있는 사이 김선아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여보, 낮이에요. 적당히 마셔요.”

“오늘 같은 날은 좀 봐줘. 내가 자주 마시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럼 정말 오늘만이에요?”

“물론이지. 고마워, 여보.”

김철환 1중대장은 허락도 받았겠다 오상진과 열심히 술잔을 부딪쳤다. 그때 옆방에서 누군가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와, 시발! 로또 당첨자 나왔대. X나 좋겠다.”

“진짜?”

“그래. 방금 인터넷에 떴네.”

“와, 그 사람 진짜 좋겠다. 부럽네. 진짜 누굴까?”

“조만간 뉴스에 뜨지 않을까? 아까 보니까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던데.”

갑작스럽게 로또 이야기가 나오자 김철환 1중대장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

“헐······ 상진아.”

“네?”

“이러다가, 우리가 당첨된 거 부대에 소문나거나 그러는 것은 아니겠지?”

“모르죠, 소문이 날지도.”

“그럼 어떻게 하냐?”

“에이, 형님 사정 얼추 다 알지 않습니까? 빚 갚았다고 하면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그래도 만약에 들키면 한턱내라고 난리들일 텐데······.”

“1등도 아니고 2등인데요, 뭘. 그래도 뭐라고 하면 형수님께 다 뺏겼다고 하십시오.”

“하긴, 그러면 되겠다.”

술이 얼큰히 취해서일까. 김철환 1중대장의 고민은 깊지 않았다.

“자, 한잔하자!”

“네!”

두 사람은 씨익 웃으며 술잔을 부딪쳤다. 시원하게 한 잔을 비운 그들은 다시 술잔을 채우려 했다. 한데 어느새 다 마셔 버린 건지 술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어? 술이 다 떨어졌네! 상진아 내가 재미있는 소리 들려줄까?”

“네?”

딩동!

김철환 1중대장이 호출벨을 누르며 웃었다. 덩달아 오상진의 얼굴에도 웃음이 번졌다.

다음 날 오전.

오상진은 직접 1소대를 이끌고 모의 훈련을 진행했다.

부대 한편에 마련된 시가전 모의 훈련장에 1소대원들이 모였다. 오상진은 그들을 향해 입을 뗐다.

“자, 너희들 다음 주에 사단에서 시가전 전투력 측정이 있는 거 알고 있지?”

“네.”

“오늘 그동안 훈련했던 것을 다시 복습하는 것이니까. 잊지 말고 그대로 행할 수 있도록.”

“최용수, 김대식!”

“네!”

“네!”

“지금부터 너희들 인솔하에 훈련 실시할 수 있도록. 실시!”

“실시!”

오상진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상황실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상황을 지켜볼 참이었다.

시가전 전투에서는 육군 야전교범에 의거해 4인 1조로 나뉜다.

1번 소총수(K2).

2번 팀장(K2 또는 샷건).

3번 유탄수(K201&M203).

4번 기관총사수(K3&M60).

이렇게 편성된 조는 다시 묶어 분대장이 통제하게 된다.

“하아,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어.”

오상진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다행히 오상진이 없어도 최용수 병장과 김대식 병장의 지휘하에 훈련은 착실히 진행되었다.

시가전 전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 가지였다.

1, 적이 건물 밖에 있을 경우.

2, 적이 건물 안에 있을 경우.

3, 건물 안 적들이 건물 밖 아군과 교전할 수 있는 경우.

이 세 가지 위험에 따라 건물 침투에 대한 훈련 상황이 달라진다. 그리고 오전 훈련은 적이 건물 안에 있을 경우를 가정해 탐색에 돌입하는 훈련이었다.

오상진은 머리가 아픈 상황에서도 훈련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다행히 육군 교범대로 잘 진행되고 있었다.

“잘하고 있네.”

그렇게 약 1시간이 지난 후 오상진이 마이크를 잡았다.

“훈련 종료, 10분간 휴식!”

오상진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1소대원들에게 갔다.

“고생들 했다.”

그러곤 한태수 일병을 불렀다.

“태수야.”

“일병 한태수.”

“자, 가서 음료수 좀 사 와라.”

오상진이 지갑에서 만 원짜리를 꺼내 주었다.

“어? 예.”

한태수 일병이 살짝 놀랐다. 요즘 들어 오상진이 자꾸 먹을 것을 사주기 때문이었다.

“왜? 적어?”

“아니, 음료수만 마십니까?”

“이것 봐라.”

오상진이 피식 웃으며 만 원짜리를 하나 더 꺼내 주었다.

“감사합니다.”

한태수 일병이 손주영 이병을 데리고 후다닥 PX로 뛰어갔다.

“과자랑 음료 사 오면 먹고 나머지 훈련에 집중하자.”

“네.”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인 후 그 자리를 피해 그늘에 앉아 쉬었다. 그래도 오상진은 나름 눈치 있는 소대장이었다. 그때 다른 곳에서 훈련 중이던 2소대장과 3소대장이 다가왔다.

“야, 너희들 왜 훈련 안 하고 앉아 있지? 빨리 훈련 안 해?”

그러자 김대식 병장이 바로 일어나며 말했다.

“저희 소대장님께서 휴식을 취하라고 하셨습니다.”

“1소대장이?”

2소대장이 고개를 돌려 그늘에 앉아 있는 1소대장을 발견했다.

“저 봐, 소대원들이나 소대장이나 하나같이 똑같네.”

그런데 오상진이 인상을 쓰며 눈을 감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3소대장에게 물었다.

“1소대장 왜 저래?”

“어제 술 먹었답니다.”

“또 술 마셨어? 암튼······. 쯧쯧쯧.”

2소대장은 혀를 차며 오상진 곁으로 다가갔다.

< 5장 로또!(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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