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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33화 (33/1,018)

< 5장 로또!(1) >

인생 리셋 오 소위! 032화

5장 로또!(1)

1.

오상진은 택시를 타고 서둘러 김철환 1중대장의 집으로 향했다.

띵동!

벨을 누르자 문이 벌컥 열리며 김철환 1중대장이 환한 얼굴로 오상진을 맞이했다.

“상진아!”

오상진을 크게 부르며 와락 끌어안았다.

“짜식아! 너 정말······.”

김철환 1중대장은 뒷말을 잇지 못했다. 그냥 가만히 꼭 안아주었다. 오상진도 김철한 1중대장을 마주 안고 그의 등을 가볍게 토닥였다.

“잘 됐습니다, 형님.”

“고맙다, 인마!”

그때 안에서 김선아의 음성이 들려왔다.

“문 앞에서 뭐해요. 어서 도련님 데리고 들어오세요.”

“어? 내 정신 좀 봐. 어서 들어와라.”

오상진이 피식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오상진을 반기는 김선아의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형수님······.”

김선아는 오상진의 두 손을 살포시 잡았다.

“고마워요, 도련님. 정말 고마워요.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형수님 그런 소리 마십시오. 이게 다 형수님께서 형님 내조를 잘하셔서 복 받으신 겁니다.”

오상진의 말에 김선아는 울먹였다. 김철환 1중대장이 다가와 울먹이는 김선아를 살포시 안았다.

“이 사람아, 하루 종일 울 거야?”

“아니에요.”

“그럼 술상 좀 봐줘. 우리 은인이 왔는데 그냥 있을 거야?”

“어멋, 내 정신 좀 봐. 도련님 잠깐만 기다려요. 제가 빨리 차려 드릴게요.”

“아, 아닙니다. 형수님.”

하지만 김선아는 곧바로 부엌으로 뛰어들어갔다. 김철환 1중대장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냥 앉아. 네 형수가 너무 고마워서 그런 거니까.”

“아, 네에.”

오상진이 대답을 한 후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처제분은······.”

“아, 친구 만나러 나갔는데 아직 안 들어왔네. 그래도 처제 없었으니 망정이지, 있었으면 난리 났을 거야.”

“아, 그렇습니까?”

“그래.”

오상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김철환 1중대장이 로또 용지를 꺼내 물었다.

“상진아. 2등에 당첨되긴 했는데······. 몇 명이나 되었을까? 그리고 당첨금은 얼마나 될까?”

“아까 오면서 뉴스로 확인해 봤는데 말입니다.”

“어어!”

김철환 1중대장이 잔뜩 기대에 찬 눈빛이 되었다.

“총 3명이 당첨되었다고 합니다.”

“3명?”

김철환 1중대장은 기대했던 눈빛이 사그라지고, 약간 실망한 얼굴이 되었다.

“형님 3명이어도, 당첨 금액이 8천만 원은 넘을 겁니다.”

때마침 술상을 가지고 나오던 김선아는 오상진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어머나! 8천만 원요? 정말요?”

“네, 형수님.”

하지만 김철환 1중대장은 조금 아쉬운 듯 말했다.

“이야, 2천만 원만 더 되었어도 1억인데······.”

김철환 1중대장은 1억이면 남은 빚을 다 청산할 수 있었겠단 생각에 조금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형님, 그러시면 제가 빌려 드리겠습니다. 저야 현재 쓸 돈도 없는데.”

김철환 1중대장이 눈을 반짝였다.

“정말, 상진아?”

그러자 옆에 있던 김선아가 김철환 1중대장의 손을 탁 쳤다.

“아니에요, 도련님. 2천만 원 저희 힘으로 충분히 갚을 수 있어요. 자기는 왜 자꾸 도련님을 난처하게 해요. 복권 당첨되게 해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계속 덕을 보려고 해요.”

“아, 그래 맞지. 상진이 너도 이리저리 쓸 돈이 많을 텐데 미안하다. 형이 생각이 좀 짧았다.”

“아닙니다.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저 정말 괜찮으니까, 돈 필요하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아니야. 너도 이참에 어머니께 효도해드려. 아니다, 너희 가족 낡은 빌라에 산다고 하지 않았냐? 이참에 좋은 아파트로 옮겨. 아니면 너 장가갈 밑천으로 모아두던지. 그리고 나중에 차도 한 대 뽑아야지.”

“에이, 무슨 차입니까.”

“왜? 남자는 차가 있어야 여자가 붙어.”

김철환 1중대장의 말에 김선아가 냉큼 말했다.

“그런 것 없어도 되거든요. 우리 도련님은.”

“그런가? 그런데 내가 좀 도와줘?”

“아뇨, 거의 다 나왔어요.”

하지만 김선아는 부엌에서 끊임없이 음식을 날랐다. 큰 상에는 어느새 음식이 한가득 차려졌다.

“우와, 형수님. 혹시 집 냉장고 다 터신 겁니까?”

“아니에요. 그냥 있는 반찬에 몇 가지 더 추가한 것뿐이에요.”

“형님, 정말 부럽습니다. 이 정도면 잔칫상 수준 아닙니까?”

게다가 바로 옆에는 소고기까지 굽고 있었다.

“소고기까지······.”

김선아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한우는 아니에요. 호주산입니다.”

“그게 뭐가 중요합니까, 형수님. 상다리가 휘어지겠습니다.”

그러자 김철환 1중대장이 깜짝 놀라며 고개를 푹 숙여 상다리를 확인했다.

“정말? 상다리가 휘었어?”

순간 김선아와 오상진의 표정이 차게 식었다. 그러자 김철환 1중대장도 민망했던지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

“농담이야. 먹어, 어서 먹어.”

“넵! 잘 먹겠습니다.”

오상진이 젓가락을 들었다. 김선아가 맛있는 갈비찜을 오상진 앞으로 밀었다. 그리고 김철환 1중대장이 양주병을 들었다.

“자, 한 잔 받아. 넌 오늘부터 우리 집 귀인이다.”

“형님, 이건······.”

“그래, 인마. 발렌타인 21년산! 내가 중대장 됐을 때 선물 들어온 거 아끼고 아껴서 그냥 둔 거 알고 있지?”

“전에는 그렇게 먹자고 해도 안 된다고 하시더니.”

“지금이 그때랑 같냐?”

김철환 1중대장이 실실 웃으며 눈짓을 했다. 오상진이 재빨리 술잔을 들었다.

“그럼 우리 21살짜리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그래, 그래. 어서 먹어!”

김철환 1중대장은 술을 다 따르고 나서도 계속해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

“상진아, 고맙다. 정말 고마워. 너 아니었으면 진짜 어쩔 뻔했는지 모르겠다.”

“에헤이, 형님도 자꾸 그러시면 저 집에 갈 겁니다?”

“알았어, 인마. 어서 한잔하기나 해.”

“넵!”

그렇게 두 사람이 술잔을 부딪치며 입에 털어 넣었다.

“크으, 술이 달다.”

김철환 1중대장이 잘 구워진 소고기를 소금장에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

“그런데 상진아.”

“네.”

“이거 어디서 찾아야 하냐?”

“제가 알기론 대한은행 본점으로 가야 할 겁니다.”

“대한은행 본점?”

“네.”

“그럼 우리 월요일 날 외출증 끊고 갔다 올까?”

“그게 갑자기 되겠습니까? 중대장님과 1소대장이 빠지는데?”

“그럼 어떻게 해? 당첨금을 받아야 할 것 아니야.”

김철환 1중대장은 마음이 급한 모양이었다.

“가능하겠습니까?”

“나만 믿어, 인마!”

김철환 1중대장이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호언장담했던 김철환 1중대장의 말은 실패로 돌아갔다.

월요일 오전.

김철환 1중대장이 오상진을 불렀다.

“상진아, 미안하다······.”

“괜찮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지금 당장 시가전 모의 훈련 때문에 바쁜데 말입니다.”

“그러게 말이야. 하필 오늘 전체 회의가 잡혔는지 모르겠다. 아니지, 오늘 하루 종일 회의네.”

“그럼 내일 가면 되죠.”

“그러다가 당첨금 날아가는 거 아냐?”

김철환 1중대장은 불안한 듯 눈빛이 흔들렸다. 오상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절대 그렇지 않으니까, 걱정 마십시오. 은행에 있는 돈이 어딜 갑니까.”

“그렇지? 그런 거지?”

“네, 그렇습니다. 그보다 로또 용지는 잘 챙기고 있지 말입니다.”

“그럼, 네 형수가 꼭꼭 잘 숨겨뒀지.”

“후훗, 잘하셨습니다. 꼼꼼한 형수님이라면 안심이 됩니다.”

“나도, 그렇다.”

그러면서 김철환 1중대장이 시계를 확인했다.

“야, 나 지금 회의 가야 한다. 아무튼 화요일 날 꼭 가자! 알았지? 수고하고.”

“네. 회의 잘하고 오십시오. 충성.”

오상진도 행정반으로 가서 훈련 준비를 서둘렀다.

다음 날 김철환 1중대장, 김선아, 오상진은 같이 차를 타고 대한은행 본점으로 향했다.

“상진아, 나 여기 보이냐?”

김철환 1중대장이 자신의 눈 밑을 가리켰다.

“다크서클이 아주 멋지게 내려왔습니다.”

“나 어젯밤 한숨도 못 잤다. 네 형수도 마찬가지고.”

그러자 뒷좌석에 앉아 있던 김선아가 말했다.

“전 잘 잤거든요. 자기가 잠 안 온다고 이리저리 뒤척여서 얼마나 불편했다고요.”

“아, 그랬어? 미안. 아무튼 진짜 우리 당첨금 수령하러 가는 거 맞지?”

“네. 맞습니다.”

“후우, 무지 떨리네.”

“저도 떨립니다.”

오상진이 피식 웃으며 계속해서 말을 했다. 조금이나마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대한은행 본점에 가까워지자 김철환 1중대장은 차 속도를 서서히 줄이며 천천히 몰았다.

“어? 은행 앞에 무슨 사람들이 저렇게 많데?”

오상진이 살펴보니 기자들이 대한은행 본점 앞에 진을 치고 있었다.

< 5장 로또!(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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