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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리셋 오 소위-1화 (1/1,018)

< 프롤로그 >

인생 리셋 오 소위!

프롤로그

1.

어제 받은 건강 검진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간암 4기입니다.”

“간암 4기? 제가 왜요? 술도 많이 먹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간암이죠?”

“그게······.”

“어쨌든 수술하면 살 수 있습니까?”

“죄송한 말씀이지만······ 지금 수술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습니다.”

“그럼······ 얼마 정도 살 수 있습니까?”

“길어야 3개월입니다.”

‘3개월?’

오상진은 어이가 없었다.

자신이 무슨 큰 죄를 지었다고 암에 걸렸는지 몰랐다.

물론 술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간암에 걸릴 정도로 마시지는 않았다.

‘젠장! 빌어먹을······.

그때, 한껏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오상진의 옆에서 눈치만 살피던 대위 이태곤이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저기, 대대장님?”

“왜?”

“준비 다 끝났습니다. 진행해도 되겠습니까?”

“진행?”

오상진은 힐끔 바깥을 확인했다.

현재 오상진이 있는 곳은 수류탄 훈련장이었다. 상황실에서 내려다보니 장병들은 모두 완전무장을 마친 상태로 대기하고 있었다.

‘내가 지금 죽느냐 사느냐 하는 마당에 이따위 것을 신경 써야 해?’

오상진은 살짝 인상을 쓰며 이태곤 대위를 노려봤다. 이태곤 대위가 순간 움찔했다.

“1중대장.”

“넵!”

“그걸 왜 물어보나?”

“대대장님께서 계셔서······. 아니, 이번에 대대장님께서 직접 진행해 보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이태곤 대위가 표정을 밝게 하며 슬쩍 마이크를 건넸다. 오상진이 마이크를 힐끔 보더니 한마디 했다.

“내가 이거 할 짬밥인가?”

“아닙니다.”

“그럼 새끼야, 그냥 하던 대로 해! 뭔 마이크를 넘기고 지랄이야!”

“죄송합니다.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이태곤 대위가 곧바로 정 자세를 취하며 대답했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후우, 지금부터 수류탄 투척 훈련을 실시하도록 하겠다. 각 사로 입장!”

이태곤 대위는 마이크를 잡자 곧잘 했다. 오상진은 그 모습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나 상황실을 빠져나왔다.

“하아······. 지금 내가 거기에 정신을 쏟을 때가 아니야.”

죽음이 코앞에 닥친 오상진이었다.

“시팔! 내 나이 고작 39살이야. 이제 겨우 중령에 진급하고 대대장까지 하고 있는데······.”

너무 억울했다. 죽음을 생각하기에 오상진은 너무 젊은 나이였다.

“제기랄 이놈의 인생 왜 이렇게 꼬이냐.”

오상진은 잔뜩 인상을 썼다. 어제 의사에게 들었던 병명이 거짓이길 바랐다.

“아니야, 어제 내가 잘못 들은 거야. 아니, 어제 그 의사 새끼, 돌팔이가 분명해. 내일 당장 큰 병원으로 가 봐야지.”

오상진이 애써 현실을 부정할 때였다.

갑자기 뒤쪽이 소란스러웠다. 오상진이 몸을 돌렸다. 누군가가 오상진에게 소리쳤다.

“대, 대대장님! 수류탄입니다! 어서 피하십시오!”

“뭐? 수류탄?”

그때 저 멀리 고문진 일병의 당황한 얼굴이 보였다. 그 순간 오상진 발아래로 뭔가 툭 하고 떨어졌다.

수류탄이었다. 오상진이 눈을 크게 뜨며 장병들을 향해 소리쳤다.

“다들 피해!”

그와 동시에 오상진은 자신도 모르게 수류탄을 향해 몸을 던졌다.

‘어? 내가 왜 몸을 던지지?’

그것은 본능이었다. 그러면서 순간적으로 많은 일이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시팔, 나도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오상진은 거의 자포자기했다. 이왕 죽는 거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매한가지였다. 수류탄을 덮친 후 뭔가 강한 폭발음이 들렸다.

오상진의 눈앞이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

< 프롤로그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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