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179화 (179/183)

85. 킹 (4)

세종시 옆 공터에 정부가 지으려던 새로운 시설이 무엇인지 내가 알 방법은 없지만 그 시설 중에 스타디움 하나가 포함된 건 미완성의 형태만 봐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토지가 넉넉해서인지 건물의 높이는 그리 높진 않았다.

높아 봐야 6층 정도, 그 정도에서 균형을 맞췄다.

메인도로는 무려 16차선으로 계획했고 블럭 사이의 가장 지엽적인 도로도 6차선을 유지했다.

건축 중이었던 도시답게 도로에 차량은 찾아볼 수 없지만 대신 이 세상의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회백색의 벽이 때로는 인간의 일반적인 이해와는 동 떨어진 형태로 배치되어 있었다.

스파이더 타입 특유의 미로다.

3년 동안 묵힌 탓인지 미로의 크기는 내가 지금까지 본 그 어떤 미로보다 방대하고 복잡해 보였다.

미로에 들어가기에 앞서 무기를 점검하고 장갑차에서 획득한 로프를 길게 늘어뜨린 다음 용도를 알 수 없는 금속 돌출부에 단단히 묶어 고정했다.

킹이 흥미로운 눈으로 내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았다.

“뭘 하는 거지?”

“아스테리온 매듭.”

“그건 뭐냐?”

“그리스 신화에 미노타우르스 이야기 정도는 알고 있겠지??”

“미궁에서 길을 잊지 않으려고 실을 늘어뜨린 이야기?”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유용하지. 스파이더 타입의 미궁은 제아무리 기억력과 공간지각력이 높은 사람이라도 길을 잃기가 쉽고 몬스터는 로프를 끊지 않으니까.”

즐겨 쓰는 방법은 아니지만 이쪽은 3년을 묵은 몬스터 소굴이다.

조심해서 나쁠 게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로프가 끊어질 경우를 대비해 페인트 스프레이 하나를 챙겨 왔다.

길을 헤매기 쉬운 곳마다 표시를 해두면 여차한 상황에 도움이 되기 마련이니.

“여기에 장갑차를 놔뒀으면 좋겠군.”

“왜?”

“여차할 때 탈출할 수단은 있어야지. 몬스터 사냥을 할 때 바퀴가 달린 건 항상 주변에 놔둬야 해.”

“이제 와서 부르려면 가오가 상하는데.”

“체면보다는 목숨이지.”

킹은 잠시 고민하다 이내 무전기로 장갑차를 불렀다.

“운전수 바꿀 수 없나?”

“왜?”

“귀가 안 들리잖아? 긴밀한 소통이 안 돼.”

“장애인 차별이냐.”

“차별이라는 건 여유가 있을 때나 할 수 있는 것이지.”

킹이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역시 인터넷하고는 다르네.”

로프와 스프레이를 점검했다.

로프는 강도도 길이도 양호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2개를 준비했다.

스프레이는 워낙에 오래된 물건이라 잘 나오지 않았다. 바텐더가 쉐이킹하는 것마냥 스프레이를 흔들다 보니 그럭저럭 쓸 만 한 마킹 자국이 나왔다.

내가 도구를 준비하는 동안 킹이 말했다.

“처음엔 말이야. 스켈톤이 온다길래 실망스럽긴 했지만 그전에 헌터가 온다는 정보를 알고 있었기에 혹시나 했지. 그 스켈톤 새끼가 그 헌터는 아닐까 하고. 만나기 전엔 10%도 안 되는 확률이었는데 얼굴 보니 아. 이 새끼 헌터네. 감이 오더라고.”

헌터 관상이라는 게 있다는 걸 부정하진 않겠다.

얼굴 생김새라기보다는 특유의 분위기다.

우리 올드스쿨 헌터는 자신의 목숨을 경시하고 팀을 위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걸 주입받았다.

인간의 본능 중 가장 큰 생존의 본능을 인위적으로 억누른 부류다 보니 남들과는 다른 기묘한 분위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현역을 떠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이런 이야기를 듣는 걸 보니 확실히 현역 시절 헌터 물이 단단히 들긴 들었나 보다.

“언제부터 안 거지?”

멀리 장갑차가 오는 걸 보며 물었다.

“좀 됐지. 계획은 예전부터 잡혀 있었던 거 같으니. 전시훈이 떠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엔 군대 파견도 고려했다고 들었어.”

“첩보망이 제법 넓은 모양이네?”

나의 물음에 킹은 가스마스크를 살짝 벗어 담배를 입에 물더니 불을 붙이고 진하게 한 모금 빨아들였다.

“집단 규모가 적을 땐 흔한 깡패 취급을 받았지만 도시 인구 수가 삼만 명이 넘으니 주변의 취급이 달라지더군. 아무것도 안 해도 알아서 연락이 와. 현재 위치가 불안한 놈, 여자가 고픈 놈, 안정된 피난처가 필요한 놈.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내게 뭔가를 요구하는 건 한결 같지.”

“전시훈은 왜 여기로 도망간 거지?”

“애새끼들 특유의 도덕적 결벽증 있잖아? 내 도시가 마음에 안 드나 봐. 하긴 길바닥엔 난잡한 술판이 벌어지고 허구한 날 전사가 노비들 패고 욕하고 부려 먹으니. 그게 자기 눈엔 좆같아 보였던 모양이지.”

장갑차가 도착했다.

운전수는 살짝 겁에 질린 얼굴을 한 일반인이었다.

험악한 관상에 근육이 붙은 팔을 보니 겁쟁이는 아니겠지만 이 회백색의 영역에서는 누구나 겁을 먹길 마련이다.

킹에게 확실한 보상으로 잡아둘 것을 부탁하고 로프를 들었다.

“그럼 슬슬 시작해볼까?”

스파이더 타입이 지랄 맞은 건 예전의 사냥에서 알 수 있듯이 더러운 미로를 만들기 때문이다.

인간이 아닌 다른 세상이 만든 괴물답게 어지러운 벽을 세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중간에 길이 낭떠러지처럼 변하는가 싶으면 또 수직에 가까운 급경사를 암벽 등반을 하듯 넘어가야 하는 좁은 통로로 변하기도 한다.

미로 자체가 스파이더 타입과 그 하수인이 분비하는 회백색 밀랍 같은 물질로 만들어져 모서리와 모서리의 경계가 모호한 것도 길찾기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길 한번 지랄 맞네.”

킹은 날 잘 따라왔다.

좀비 냄새는 좀 풍기지만 깡패 두목답게 몸도 날래고 체력도 준수했다.

무엇보다 깡패 특유의 깡이라고 할까, 용기가 있는 게 마음에 들었다.

평범한 자는 여기까지 오면 자기도 어찌할 수 없는 공포에 휩싸여 돌아가겠다고 떼를 쓰길 마련이다.

다만 총기를 소총이 아닌, 권총만을 든 게 거슬리긴 하지만 굳이 교정하려 들지 않았다.

어차피 그의 진가는 사격술이 아닌 어웨이큰 능력이니까.

치이이익-

3개의 통로를 앞두고 바닥에 붉은색 페인트 스프레이를 뿌렸다.

“대체 언제까지 이런 길을 지나가야 하는 거지?”

킹이 물었다.

“안쪽엔 공터가 있어. 여긴 일종의 성벽이지.”

“역시 실력 있는 헌터군. 솔직히 네가 군단파 헌터 새끼들보다는 훨씬 믿음이 가더라고.”

“그보다 괜찮냐?”

“뭐가?”

“진지하게 이 앞으로 더 가면 죽을 수도 있다.”

아직 스파이더의 하수인인 스파이더링도 나타나지 않았다.

시작도 안 했다는 이야기다.

킹이 가스마스크를 벗었다.

그의 얼굴은 확실히 새벽에 비해 심각할 정도로 시들어 있었다.

정상은 아니다.

반나절도 안 되는 시간에 사람 얼굴이 저렇게 휙휙 변한다는 게.

노인과 청년,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기이한 얼굴로 킹이 말했다.

“어차피 이대로 돌아가도 죽긴 매한가지야.”

“안에 정적이라도 있나.”

“아니. 그런 건 없어. 예전에 다 죽였지. 하지만 밑에 있는 놈들이 우습게 보겠지.”

“그게 목숨보다 중한 사안이냐?”

“중요하지.”

킹이 한숨을 내쉬며 회백색으로 뒤덮인 모호한 세계를 둘러보았다.

“내 도시가 유지되는 건 오로지 나라는 왕이 있기 때문이야. 내가 없으면 도시는 곧 인천마냥 수십 개의 갱단으로 갈라져 사라지겠지.”

“이해가 안 가는데 좀 더 가면 죽을 수도 있다고. 네가 죽으면 그런 미래가 벌어지는 게 아니냐?”

“왕이 체면을 잃으면 그 왕은 죽은 왕이다.”

킹이 명료하게 말했다.

“내 밑에 있는 건 극소수의 충견과 다수의 늑대다. 충견이 많아지기 전까지 얕잡아 보이면 안 돼. 언제 늑대들에게 물어뜯길지도 모를 일이니까.”

가슴으로는 이해가 안 가지만 머리로는 이해했다.

결국 킹의 도시는 킹의 힘과 카리스마로 간신히 버티는 곳이다.

그가 날 따라온 것도 왕으로서의 위엄을 세우기 위함이겠지.

군단파까지 부른 걸 보면 이 도시는 오래 전부터 킹의 위엄을 저해하는 골칫덩어리 그 자체였겠지.

“왜 날 택한 거지?”

허심탄회하게 물었다.

“나 말고도 군단파에 지원을 요청해서 제대로 된 팀과 함께 가는 방법도 있지 않았냐?”

“군단파 애들. 느낌이 안 좋아.”

킹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그런 새끼들 있잖아. 언젠가는 뒤통수 칠 놈들.”

“그래?”

“게다가 널 봤을 때 느낌이 왔어. 스켈톤. 난 널 모르지만 감이 왔다고. 이 새끼는 뭔가 할 거 같다고.”

피식 실소를 터뜨렸다.

“······사람 보는 눈은 있군.”

그기 미소로 화답했다.

“그래서 왕이 된 거지.”

슬슬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스파이더링이다.

“바로 앞에 달라붙는 거 아닌 이상, 총알도 능력도 아껴둬. 내가 길을 뚫지.”

소총을 등에 메고 한 손엔 권총 한 손엔 도끼를 들고 모호한 회백색의 영역을 향해 조심스레 걸어갔다.

모퉁이인지 벽인지 알 수 없는 지점에 이른 순간 소리 없는 살인자가 날 향해 튀어 올랐다.

스파이더 타입의 하수인 스파이더링이다.

그다지 강한 놈도 아니고 권능도 없지만 사람의 살점 따윈 가볍게 뚫고 들어갈 수 있는 날카로운 창 같은 다리와 꽤나 빠른 도약력을 가지고 있다.

열등한 하수인이기에 패턴은 도약거리까지 접근했다 튀어 오르거나 매복 위치에 숨었다가 일제히 튀어 올라 기습하는 게 전부지만 그 날카로운 창 같은 앞발은 오싹한 미로와 맞물려 수많은 헌터와 군인의 목숨을 앗아갔다.

탕!

스파이더링을 상대하는데 가장 큰 덕목은 침착과 냉정이다.

그 두 가지 덕목을 지녀야 정확도라는 또 다른 덕목이 따라오는 법이니.

“측면!”

킹이 외치자 사각에서 스파이더링 두 마리가 날 노리고 뛰어올랐다.

탕! 탕!

약점이라 할 수 있는 대가리처럼 생긴 돌출부를 권총 탄환으로 분쇄하고 또 다른 반대편에서 온 놈을 도끼로 찍었다.

퍽!

힘이 제대로 들어가기 어려운 각도에서 덤벼들어 버둥거리는 놈을 군홧발로 짓밟아 끝장을 냈다.

킹이 감탄한 눈으로 날 보고 있다.

“스켈톤! 좀 치네?”

“가자. 더 많은 놈들이 몰려오기 전에.”

“무슨 소리지? 더 있다는 건가?”

“스파이더 타입의 1년 차 소굴만 해도 수백 마리의 스파이더링이 있다. 3년 차는 데이터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아마 수천 마리는 되지 않을까?”

“어쩌면 내 도시 주민보다 많은 거 아냐?”

“걱정 마라. 주인을 죽이면 하수인은 공격성을 잃고 아무것도 하지 않다 소멸하니까.”

스파이더링과 전투를 벌였다는 건 스파이더 타입이 날 인지했다는 이야기와 같다.

지금부터는 타임어택이다.

더 많은 하수인이 이 좁은 미로에 몰려들기 전에 스파이더 타입이 머무는 중앙 공터 쪽에 진출, 머리를 죽여야 한다.

혼자서라면 어림도 없겠지만 내 옆엔 어웨이큰이 있다.

본체만 발견할 수 있다면 이 싸움은 의외로 맥없이 끝날 것이다.

오버 5레벨 어웨이큰인 킹이 반사역장을 벗겨내면 굳이 헌터 장비를 쓸 것도 없이 소총만으로 장거리에서 끝장낼 수 있으니까.

문제는 군단파가 목격했다는 중형종이다.

나는 여기에 중형종이 있을 거라고 믿지 않는다.

자신의 실패를 덮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어려움을 호소하며 거짓말을 늘어놓는 사람은 수도 없이 봤다.

아마 여기에 온 군단파도 3년차 미로에 질려 달아나면서 그런 거짓말을 지어낸 게 아닐까?

구보로 달리며 킹에게 말했다.

“내가 신호하면 역장을 중화해줘. 경험은 있겠지?”

“몬스터 상대로는 없지만 사람 상대로는 몇 번 해보긴 했지.”

“광신도?”

“잘 아네.”

“여기도 광신도 있냐?”

“인천 쪽엔 별로 없겠지만 남쪽엔 쫙 깔렸어. 나라에서 좆도 해주는 거 없는 판국에 믿으면 몬스터가 죽이지 않는다는 개소리를 하며 교세를 불렸지.”

“몬스터와 친구를 먹을 수 있다는 게 원래 교리로 아는데.”

“한국식으로 바뀐 거지. 이쪽이 더 섬뜩하지 않냐?”

“그럴지도.”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두 마리의 스파이더링이 더 우리에게 달려들었지만 도끼에 찍혀 힘없이 떨어졌다.

뒤틀리고 경사진 길을 따라 모호한 모서리를 넘자 우리 앞에 시커먼 어둠이 펼쳐졌다.

중앙 공터.

스파이더 타입의 본거지다.

이토록 큰 공터는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렇게 큰 공터가 있었던가?

직경만 2km는 족히 되보인다.

커봐야 50m 정도의 내실을 만드는 게 스파이더 타입의 패턴인데.

아마 끝없이 확장하면서 자신의 성채를 증축하고 개수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넓은 영역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겠지.

소형종 - 침투형의 침식지대 최심부답게 주변의 모든 풍경은 내가 보았던 균열 너머의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모든 것이 회백색이다.

빛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지만 사물을 식별할 수 있는 기이한 밝음이 우리 주변을 오싹하게 뒤덮고 있다.

가장 이질적인 건 소리.

우리가 아는 세계의 소리가 일체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진공 상태인 것처럼 우리의 숨소리와 심장의 박동만이 덧없이 울려 퍼질 뿐이다.

그 기묘한 세계에서 나는 회백색에 매몰되어 스러져가는 폐건물 몇 개 속에서 스파이더 타입을 빠르게 탐색했다.

보이지 않는다.

대신 저 앞에 수백 마리의 스파이더링이 저마다의 앞다리를 세우고 우리를 향해 천천히 진군하고 있다.

“빌어먹을!”

킹이 권능을 사용하려 한다.

“여기선 힘을 아껴둬.”

“작전이라도 있나?”

치이이이익-

발밑에 남은 붉은 스프레이를 마저 뿌렸다.

멀리서도 우리의 출구를 식별할 수 있도록 말이다.

“뛰자.”

“어디로?”

“저기로.”

완전 침식 영역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아는 전술적 상식은 여전히 통용된다.

고지의 유리함도 그중 하나.

적을 발견할 수 없을 때 높은 곳으로 향해서 적을 찾으라는 장기영의 가르침은 몇 안 되는 맞는 말이다.

짓다 만 골조만 있는 건물을 향해 뛰어올랐다.

공사용으로 만든 발판의 상태가 의심스럽긴 했지만 스파이더링에게서 멀고 또 내부 구조가 훤히 보이는 건물은 그것밖에 없기에 선택했다.

끼익!

발을 디디는 순간 발판이 위태롭게 흔들거렸다.

킹이 잠시 주저했지만 내가 발걸음을 멈추지 않자 그는 군말 하나 없이 날 따라왔다.

한달음에 5층 높이까지 올라갔다.

먼저 입구 쪽에 표시한 붉은 색 페인트 자국을 찾았다.

쉽지 않다.

그쪽이 스파이더링 대군의 진군로로 이용되고 있다.

다음으로 스파이더 타입을 찾았다.

발아래 여러 건물이 보인다.

이 중 하나에 있을 거 같은데.

그나마 그 교활한 놈이 숨어 있을 곳을 유심히 지켜보던 중이었다.

더 호프 정도는 아니지만 꽤나 완만하게 기운 건물의 창 쪽에 사람이 있다.

나는 그 사람을 가만히 보았다.

여자다.

정확히는 소녀다.

“전시훈이 여자였냐.”

“남자 새끼야.”

“아.”

킹이 소녀를 응시했다.

“저거 광신도에 섞여 있던 애네.”

그 소녀 옆에 또 다른 사람이 나타났다.

큰 키에 삐쩍 마른 체구, 안경을 낀 평범한 소년이다.

킹을 보았다.

“쟤냐?”

“어. 저 새끼야.”

킹이 전시훈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야! 살만하냐?!”

전시훈은 꽤 놀랐는지 입을 벌리고 킹을 내려다보았다.

“데리러 왔어. 새끼야. 언제까지 이런 우중충한 곳에 있을래?”

전시훈 옆에 있던 소녀가 전시훈에게 뭐라고 속삭였다.

그러자 전시훈이 우리를 보며 소리쳤다.

“이쪽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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