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174화 (174/183)

174화

<83. 루머 (3) >

"헬로. 아이 엠 닥터 엠챙."

거울을 보고 M. 챙 교수를 연기해보았다.

발음은 나쁘지 않다. 목소리도 좋은 편이고.

그러나 지나치게 젊고 스타일리쉬하다.

이 정도로 저 의심 많은 깡패 두목을 속일 수는 없겠지.

하지만 몇 가지 재료를 섞는다면 깡패 두목을 속이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리라.

나에겐 여러 장의 DVD가 있다.

의학, 건축, 전기, 공사, 피복제작, 생존술, 비트박스 등등 전쟁 이후 고립된 상황 속에서 내가 쓸 수 있는 다양한 지식을 담았다.

이중 나는 의학-내과 부분에서 중국계 교수가 출연한다는 걸 알고 있다.

짧은 강의 영상 속엔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가 유창한 영어로 내과 질환에 관한 설명을 하는데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이 사람의 비 쥬얼은 M. 교수의 후보로 손색이 없다.

영상재생 중에 프린트 스크린 버튼을 눌러 화면을 저장한 후 그림판에 붙여넣기를 했다.

그다음 교수의 사진만을 오려 붙이고 가슴 쪽에 있는 명찰을 세심하게 지워준다.

하얀 가문의 다른 부분을 복사해서 명찰 쪽에 붙여넣기해서 덮어씌운 후 주변을 흐리게 처리해서 지우는 방법을 선택했다. 내가 했지만 제법 스무스하다.

이제 이름을 잃은 교수의 사진 해상도를 저해상도로 변경한 후, 그 아래 이 사람의 새로운 이름을 적어준다.

DR. M. Cheng

프로필 사진 완성.

다음은 더빙이다.

먼저 내가 이전에 적은 루머를 비바! 아포칼립스! 번역기능을 이용해 영어로 번역, 그 대본을 화면에 띄워놓는다.

그 다음 원본 음성을 지문 다음 비트박스용 고음질 마이크를 이용, 박사의 입 모양에 맞게 직접 더빙을 해준다.

"헬로. 아이엠 닥터 엠 챙. 마스터 스쿨 오브 뮤테이션 앤드 몬스타."

첫인사를 돌려보았다.

"······."

느낌이 좋다.

이 정도면 그 의심병 도진 깡패 두목도 가볍게 속일 수 있겠지.

쾌조의 기세로 작업을 지속하던 중 차량의 굉음이 미군기지 쪽에서 들려왔다.

잠망경을 통해 그쪽을 보자 헤드라이트를 켠 지프차량이 경쾌하게 이쪽으로 달려오는 게 보인다.

철컥-

작업은 작업이고 경계는 경계다.

바깥으로 나와 지프의 방향을 살폈다.

동쪽으로 우회를 하면서 다리를 건너 곧장 이쪽으로 온다.

틀림없다.

내 영역으로 오고 있다.

날 발견한 건가.

무반동총과 소총 두 정, 탄창 3개를 챙겨 더미 방공호로 향했다.

방공호를 공략하려는 약탈자 상대로는 안에서 농성하기보다는 외부에서 기습하는 쪽이 생존 확률이 높다.

방공호 안에서 농성하는 건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

게다가 때는 야밤이다.

능선 아래 몸을 숨기고 눈 대신 귀를 이용해 약탈자의 움직임을 관측했다.

직접 그들을 관측하지 않는 이유는 적외선 장비 같은 걸 챙겨올 수도 있어서다.

아직 겨울의 한기가 남은 흙무더기 위에서 소리만으로 약탈자의 행동을 살폈다. 놈들의 차량이 내 메인방공호 앞에 섰다.

몇 명이 하차했다.

두명.

전체 인원은 두 명만은 아니겠지.

네 명, 다섯 명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케이스는 상대 측에 감지 능력 어웨이큰이 있는 경우다.

그때는 싸울 수밖에

딱히 불리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여기는 나의 홈그라운드다.

지프 한 대에 탑승한 인원만으로 올드스쿨 헌터를 상대하는 건 그다지 현명하지 못한 판단이리라.

저벅저벅-

발소리가 언덕 쪽으로 향한다.

숨을 죽인 채 동향을 주시했다.

감지 어웨이큰을 의식해서 사각에서 장소를 조금씩 변경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뭐 보여?"

처음으로 목소리가 들렸다.

언덕 정상이다.

"뭔 씨발, 불빛 하나 안 보이네."

또 다른 사내가 대답했다.

"어디서 구하냐?"

"몰라."

"좆같네 진짜."

"걍 아무나 잡아서 죽이면 안 될까?"

"멍청한 새끼. 죽는다고 다 좀비가 되나. 균이 있어야 해. 균이."

"그나저나 냄새 나지 않냐?"

"뭔 냄새?"

"똥오줌 냄새."

방금 대화에 참여한 건 네 명.

위치도 음성으로 다 파악했다.

어렵지 않게 죽일 수 있다.

그대로 은폐를 풀고 조준사격을 가하면 한 발에 한 놈씩 처리하는 건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인내했다.

그 인내는 내 경험에서 비롯됐다.

대몬스터전을 담당하는 헌터팀의 팀장으로서 나는 수많은 판단을 내려야 했다.

판단엔 크게 두 가지 판단이 있다.

멀리 보는 판단, 그리고 짧게 보는 판단.

판단의 범위는 어디까지나 임무의 성격과 성공 여부의 한도 내에서 결정해야 한다.

현재 나의 임무는 오랫동안 내 영역을 지키면서 들키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다.

내가 볼 때 이들이 이곳에 온 목적은 나와 내 방공호가 아니다. 그들의 행동으로 미루어 보아 그들은 고지대를 원했던 것 같다.

내 영역이 여기서 가장 높고 따라서 주변을 감제할 수 있으니까. 언덕에서 목소리가 들려온 것도 그 때문이겠지.

이들의 목적이 내가 아니라면 굳이 죽일 필요는 없는 것이겠지.

그건 이들이 내게 위협적인 약탈자라고 해도 변하지 않는다.

뭐, 약탈자가 저 친구들 뿐이라면 디펜더처럼 깔끔히 쓸어버리면 그만이겠지만 미군기지에 동료가 있다.

하나를 죽이면 또 하나가 올 수 있다는 이야기.

물론 죽일 수 있는 적을 놔두고 참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도끼를 써서 소리 없이 죽여보고 싶다는 욕망이 몇 번이고 꿈틀거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놈들은 내가 파 놓은 구덩이 속에서 남겨진 분변의 잔향을 맡았으니까.

살의로 얼룩진 번민 속에서 약탈자들은 지프를 타고 떠났다.

"······."

상황 종료.

지프는 동쪽으로 향했다.

내 판단이 정확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내 판단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책임을 지는 건 전과 달리 나 혼자 뿐이니까.

*

심야의 위기 속에서도 내 의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 디스 이즈 익스트림리 덴쟈러스, 맨카인드 머스트 비 프리페아드, 땡큐."

앰챙 교수의 인터뷰 동영상 더빙을 완료했다.

굳이 유려한 발음을 하려 하진 않았다.

쓸데없이 혓바닥을 굴려봐야 더 어설픈 느낌을 줄 뿐이다.

대신 동양인이 사용하는 딱딱하고 이질적이고 친숙한 발음으로 더빙을 하려 했다.

1분 남짓한 짧은 영상이지만 퀄리티는 상당했다.

입술과 더빙의 싱크도 완벽했고,

동영상의 명찰을 지울 정도로 편집기술이 뛰어나지 않은지라 명찰이 있는 쪽에 검은 노이즈 비슷한 얼룩을 남기고 동영상 해상도 를 320X200 이라는 저해상도로 바꿨다.

이렇게 만든 사진과 영상은 M. Cheng 교수의 동료 Edmond K. Park 교수 항목에 넣기로 했다.

물론 동 교수의 항목이 존재하지 않기에 간략한 설명을 넣어 작성하면서 함께 연구했던 M. Cheng 교수를 넣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언급하려 했다.

발렌타인의 도움으로 날짜를 전쟁 전으로 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해가 뜨기 전에 게시판에 새로운 글을 올렸다.

SKELTON : (스켈톤의 오싹한 이야기) 미군 기지 좀비 바이러스 연구시설을 못 믿는 애들이 있어 링크 첨부한다.

SKELTON : 페일넷 -개미위키 - Edmond K. Park 박사 항목 참조

"······."

잠을 제대로 못 자긴 했지만 만족도는 높다.

이 정도 정성들인 영상이라면 저 의심 많은 깡패 두목도 부하를 거두지 않을까.

솔직하게 그 친구도 별생각 없이 공항을 아쉬운 마음에 장악한 것으로 보이고, 이 동네를 장악한다고 해서 좋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니.

인천과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것도 사실이고 미군 방공호라는 콘크리트 주거지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공항이 있다고 하지만 비행기가 또 올까?

이미 인천에선 모두가 철수했는데.

뭐 킹이 전투기 여러 대 굴리려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그 친구에게 그만한 여유가 있을 것 같진 않다.

그렇게 두 번째 낚싯대를 드리우고 오늘의 경계를 시작했다.

눈꺼풀이 감겨오긴 하지만 이런 상황은 익숙하다.

잠자코 놈들의 동정을 관찰했다.

여전히 철저한 사주경계.

일부는 관측장비로 의심 가는 곳을 확대해서 보기도 했고 일부는 드론을 띄워 상공에서 주변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드론이 뜨면 나는 방공호나 오두막 쪽에 몸을 숨겨야 했다.

"······."

확실히 까다로운 이웃이다.

오래 놔두면 놔둘수록 내 스트레스 지수도 높아지겠지.

놈들이 떠나지 않는다면 전부 죽일 방법을 찾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한꺼번에 저 정도 인원을 모두 죽인다면 킹 녀석도 함부로 병력을 배치하지 못하겠지.

물론 놈들이 무전으로 연락하기 전에 22명 전체를 죽여야 한다는 불가능한 조건을 달성해야겠지만 말이다.

아주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은 느슨해지는 때가 있다.

저 깡패들이 훈련된 깡패라고 하지만 하루 정도는 술판을 벌이고 흥청망청거리는 날도 있지 않을까.

제2의 방법을 강구하던 중에 지프 한 대가 동쪽에서 나타났다.

어젯밤에 내 영역에 온 바로 그 지프다.

네 명, 아니 다섯 명이 타고 있다.

그런데 한 명은 사람이 아니다.

시체다. 그것도 좀비.

머리에 바람구멍이 난 그것은 어째서인지 군복 비슷한 옷을 엉성하게 걸치고 있었다.

지프가 오자 갱단원들이 환호하는 소리가 들렸다.

좀비 시체는 즉시 바닥에 내던져졌다.

깡패 몇 명이 왁자지껄 웃으며 휴대폰으로 좀비 시체를 촬영했다.

그 대목에서 나는 의아함을 느꼈다.

세종시엔 좀비가 없는 걸까?

이 망한 세상에 널린 게 좀빈데 여럿이 모여 폰카메라로 찍을 정도로 희귀한 물건인가?

나는 모르겠다.

의문 속에서 또 하루가 지났다.

해가 지고 내가 쓴 낚싯대를 확인했다.

전과 달리 댓글이 하나도 달리지 않았다.

킹의 메시지도 없다.

읽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보고 무시를 한 것일까.

그날 밤엔 비가 왔다.

전날 밤을 새워 피곤했지만 즉시 우의를 입고 밖으로 나가 예전에 간이 화장실로 쓰던 구덩이 안으로 들어가 빗물로 안을 씻고 또 씻었다.

내가 쏟아낸 악취가 몸에 배고 또 그걸 씻고 또 씻었다.

흙탕물 속에서 몸이 솜처럼 무거워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건 필요한 노동이다.

해야만 되는 노동이다.

더 이상 냄새가 나지 않을 정도로 구덩이를 씻어낸 후 삽으로 진흙이 된 토사로 구덩이를 메웠다.

*

또 하루가 지났다.

여전히 깡패들은 미군기지에 도사리고 있다.

변한 건 없다.

여전히 킹에겐 메시지가 없고 내 글엔 댓글 하나 달리지 않았다.

다시 한번 같은 글을 올릴까 하는 유혹이 느껴졌지만 같은 글을 두 번 올리면 오히려 의심을 살 수 있다.

그대로 두기로 했다.

루머를 이용하는 건 내 영역의 위협을 제거하는 여러 방법의 하나일 뿐이다.

그동안 들인 노력이 아깝긴 하지만 반응이 없다면 포기하는 것도 팀장에게 필요한 판단 중 하나다.

나는 꽤 오랜 수고를 들인 노력을 포기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 구석이 내가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이라는 평판을 만드는데 기여했을 것이다.

루머 작전이 불발로 끝난 이상 차선책은 역시 몰살이다.

이러나저러나 죽는 건 매한가지라면 낮은 확률에 목숨을 거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서서히 익어가진 않겠다.

레베카에게 받은 크레이모어 2개와 무반동포.

이 녀석들을 이용해 일망타진하는 방법에 관해 생각을 하며 짧은 잠에 빠져 들었다.

*

나를 깨운 건 음악소리였다.

잘못 들은 게 아니다.

누군가가 꽤 출력이 높은 앰프로 음악을 틀고 있다.

장소는 미군 기지.

갱단의 짓이다.

방공호 밖으로 나와 미군기지 쪽을 보는 순간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놈들이 흥청망청 술판을 벌이고 있다.

아마 직접 빚은 듯한 위스키와 소주로 정체불명의 고기까지 구워가며 노래를 틀고 자기들끼리 춤을 추고 미친 놈처럼 고함을 지르고 있다.

"······."

갑자기 일어난 기적에 나는 순간 신의 존재를 의심했다.

진짜 신이라는 게 있고 그것이 기적을 일으킨 게 아닐까 하는.

22명 전부가 저 술판에 있다.

그 평소의 빈틈 없는 경계는 오간 데도 없다.

이대로 기습을 한다면 나 혼자서 저들을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

크레이모어 2기를 설치하고 무반동포나 소총으로 긁어버린다면 한 번에 쓸어버릴 수 있다.

장비를 챙기고 바깥으로 나와 놈들의 동정을 살폈다.

밤새 이어진 술판은 새벽 3시가 될 무렵 비로소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약탈자들이 하나둘 잠에 곯아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나마 술을 덜 마신 한 녀석이 보초를 서고 있지만 한 명을 소리 없이 죽이는 건 어린애 팔 비트는 것만큼 쉬운 일이다.

장비를 진 채 미군기지에 접근했다.

감지 센서를 피하기 위해 20kg에 가까운 짐을 진 채 반쯤 무너진 철조망을 넘었다.

적은 코앞에 있다.

그대로 다가가 도끼로 목덜미를 찍는다면 놈은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비칠거리다 쓰러지겠지.

"······."

이제 선택은 온전히 내게 달렸다.

놈을 죽이고 안에 있는 놈을 하나하나 죽이면 된다.

킹은 큰 타격을 입고 조사대를 파견할 것이겠지만 불에 탄 시체가 무엇을 말해줄까?

조용히 도끼를 빼든 순간이었다.

보초를 서던 녀석이 갑자기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좀비 바이러스라니. 씨발,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보초가 뒤를 돌아보았다.

"음?"

그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뭔가 있었던 거 같은데."

그의 말이 맞다.

나는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다시금 내가 넘었던 철조망을 도로 넘어와 그를 관찰하고 있다.

이 친구를 죽이지 않겠다.

그러니까 갱단에 손에 대지 않겠다.

그것이 나의 판단이다.

이유는 불명확하다.

오로지 감이다.

내 지금 하려는 행동이 장기적으로 옳지 않다는 팀장의 판단.

어쩌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무방비한 약탈자 스물두 명을 남겨둔 채 내 영역으로 후퇴했다.

물론 나는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

기적이란 건 자주 오지 않는다.

그래서 기적이 찾아오더라도 그것이 기적인지 기적이 아닌지 범인들은 알기 어렵다고 한다.

어제 내게 온 것은 기적처럼 보였지만 기적이 아니었다.

진짜 기적은 나른한 봄의 태양이 뜬 오전에 일어났다.

약탈자들이 짐을 싸기 시작했다.

콧노래를 부르고 유쾌하게 웃고 떠들면서 그들이 설치한 감지 센서와 경계 장비를 모조리 회수하고 군장을 챙겨 비행장 앞에 섰다.

트럭이 온 건 정오 경이었다.

스물 두 명의 약탈자는 빠짐없이 트럭을 타고 미군 기지를 떠났다.

내 영역 최대의 위협이 될지도 모르는 놈들이 알아서 사라져준 것이다.

인터넷엔 메시지 하나가 도착해 있었다.

CrunchRoll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솔직히 네 말. 안 믿었는데 진짠 거 같더라고.

CrunchRoll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진짜 좀비가 돌아다니네. 하마터면 똘똘한 애들 잃을 뻔했다.

CrunchRoll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나 안 좋게 보는 건 알지만 뭐, 세종에 올 일 있으면 스켈톤 이름 대고 나 찾아와라, 술 한 잔여 자 하나 정도는 붙여줄테니까. ㅋ

CrunchRoll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사진)

킹이 사진을 첨부했다.

또 동물 인형탈을 입은 여자 사진이다.

"......미친 새낀가?"

여간해서 혼잣말을 하지 않는 나지만 이건 욕을 안 할 수가 없다.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왜 갱단들이 좀비 시체를 가지고 사진을 찍었을까.

빙그레 미소를 머금었다.

그런 거였나.

갱단원도 사람이다.

그들에게도 생각이 있고 욕구가 있다.

그들도 여기가 싫었던 모양이다.

여자도 사람도 없고 더럽게 심심하고 그다지 안전하지도 않은 이 빌어먹을 황무지가 말이다.

킹이 좀비 바이러스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놈들이 머리를 굴렸다.

아마 좀비 시체를 가지고 신나게 촬영을 한 건 그 때문이겠지.

그렇게 철수가 결정된 날 술판을 벌인 것이고,

나에게 전부 죽을 뻔했지만 내가 참았고 결과적으로 그건 원원이 되었다.

그렇게 내 영역을 둘러싼 막간극은 최상의 형태로 끝난 것이다.

아무도 죽지 않았고 아무의 의심도 사지 않았고 심지어 킹의 호감까지 샀으니.

"······."

비트박스 영상이나 올려볼까.

그럴 수밖에 없는 기분이다.

오늘은 무조건 비트박스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 기쁨을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어 보이니.

띠링~

"음?"

댓글 알람이 떴다.

누구지?

최근에 쓴 글은 킹을 낚기 위한 낚시글 밖에 없는데.

댓글이 달린 건 두 번째 낚시글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직접 열연한 M.Cheng 교수의 더빙 영상을 링크한

떨리는 마음으로 댓글을 확인했다.

gijayangban : 잡았다 요놈

<83. 루머 (3)> 끝

ⓒ 로드워리어#dp8g

(주요댓글)

(Che**) -추천72-

선배... M.창이 더빙 목소리가 익숙하네???

비트박스도 잘할 거 같아

(원투**) -추천68-

산에서 여우를 피했더니 호랑이가 나타났네ㅋㅋㅋ

(반물질**) -추천66-

엄창이 방공호 자택에서 검거

(for***) -추천50-

루머에 너무 정성스럽게 살을 붙여서 오히려 티나서 "너,미군 기지 근처 살지." 엔딩 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쫒아내고 호랑이가 강림했네...

(열혈***) -추천47-

위대한 헌터가 맞다

아무런 피해없이 아니, 오히려 킹에게 호감작 성공에

우민희 생존도 확인? ㅋㅋㅋ 했으니

(낙시**) -추천34-

정실행동 ㄷㄷ

(글무식**) -추천27-

마지막 공포 영환줄ㅋㅋㅋㅋ

(구와아**) -추천23-

엄창이 잡힌게 제일 공포네ㅋㅋㅋㅋ

(hp08**) -추천15-

마지막 단 한 줄로 공포물이 되버리네ㅋㅋㅋㅋ

(mord**) -추천16-

그래 임무라고 피폭 참아가면서 점령지 만들면 갱단이 아니지 ㅋㅋㅋ

충성심은 개뿔

(양파싹**) -추천13-

꺄아아아아아아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글**) -추천11-

이전에 보면 선비 계정을 레베카에게 줬을 때, 아이디를 바꿨는데도

민희는 누가 누구인지 알아챘죠

이번에 개미위키에 등재된 2개의 정보가 스켈톤이 작성했다는 것을

모종의 방법을 눈치챘나보네요

(채**) -추천7-

m.cheng 교수 진짜로 왜 있음?

작가님?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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