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화
<73. 완장 (4) >
현재 기온 영하 25.2도.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바람은 잔잔하다.
하얗게 물든 거리는 고요 속에 잠겨 있었다.
관리가 되지 않아 마치 시체처럼 변해버린 고층 빌딩과 아파트는 답답할 정도의 밀도로 풍경을 가렸지만 그 수많은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은 단 하나도 없었다.
"역시, 전부 떠나버렸군요."
발렌타인이 힘없이 중얼거렸다.
"직전 겨울만 하더라도 그래도 연기 몇 개는 볼 수 있었는데...."
발렌타인은 특이한 교통수단을 갖고 있었다.
골프장 카트다.
그런데 카트라고 하기엔 바퀴가 너무 컸다.
창조에 가까운 개조를 한 모양인데 마음 먹고 달리면 시속 120km까지 낼 수 있다고.
모터를 멜론 마스크가 만든 전기차 걸로 교체했고 서스펜션을 고속에 지탱할 수 있도록 손봤다는데 굳이 토를 달진 않았다. 이 시대엔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증명이니까.
통상 작전 지역에서 활동할 땐 도보로 움직였다.
그쪽이 보다 은밀하고 꼼꼼하게 각종 지형지물을 두루 활용하면서 움직일 수 있어서다.
물론 도보라는, 도주하기에는 불리한 방식을 택한 배경엔 언제든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는 보험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도보 상태에서 대적하기 어려운 적이나 난관을 만나면 언제든 중국군에게 지원 요청을 할 수 있었으니.
하지만 이 멸망한 도시에서는 지원군은 없다.
헬기와 장갑차는커녕 드론 한 대조차 기대하기 어렵다.
대적하기 어려운 적을 만나면 알아서 달아나야 한다.
영하의 추위는 시간이 흐를수록 몸을 서서히 마비시키며 죽음의 늪으로 잡아당기지만 역으로 그 추위는 내게 안정감을 주었다.
이렇게 탁 트인 고층 빌딩 사이 거리를 마치 폐가 탐험 하는 홀가분한 기분으로 갈 수 있다는 건 중국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었으니. 늘 저격수가 있었다.
정부에게 버림받고 현실에 절망한 남겨진 자들이 자신의 영역에 다가오는 자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
간헐적인 총격도 있었지만 수십 명이 빌딩 위에 매복해 있다 느닷없이 일제 사격을 퍼붓기도 했다.
내 전우 몇 명이 그런 눈먼 총알에 맞아 어처구니없이 유명을 달리했다.
그중엔 내가 인정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중국 헌터도 포함되어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상해에서 제일 예쁜 술집 여자들을 불러 거하게 놀 거라고 큰소리치던 녀석이 멀리서 울려 퍼진 총성과 함께 맥없이 엎어졌다. 아마 그쯤이었을 것이다.
우리 인간의 가장 강력한 적수는 몬스터겠지만, 가장 위험한 적은 같은 인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시점이 말이다.
이 얼어붙은 폐허에서는 그런 위험은 없다.
전기도 끊기고 수도도 끊겨버린 콘크리트 건물 안에서 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불을 피워야 한다.
그 불이 꺼지는 순간, 몸을 감싼 온기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게 될 것이니.
도로는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눈에 파묻혀 있었지만 겨우내 강설량이 적었던 관계로 모터사이클을 운행하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적설량은 장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복숭아뼈 언저리에 닿을 정도였다.
11년 전만 해도 군단파가 장악했던 지역인지라 도로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버려진 차도 없고 잔해도 싹 청소된 상태.
군데군데 정체불명의 쓰레기가 있긴 하지만 버려진 차로 가득 차 모터사이클이 아니면 오갈 수도 없는 순환도로와 고속도로에 비하면 대단히 양호하다.
다만 미관은 썩 좋지 않았는데 군데군데 목에 팻말을 건 채 교수형 당한 시체가 건조와 빙결을 반복하며 기괴한 형태로 뒤틀리고 있었다. 팻말엔 도둑, 반역자, 매국노, 탈영병 같은 빨간 페인트로 휘갈겨 쓴 문구가 적혀 있었다.
시체는 사람 것만 있는 게 아니었다.
"저기 보세요. 스켈톤님."
거대한 고양이 한 마리가 마치 눈을 이불처럼 소복하게 덮은 채 모로 누워 있었다.
뮤테이션이다.
발렌타인이 눈더미를 치워 뮤테이션의 상태를 확인했다.
"이 하얀 털을 보니 다섯 불가사의 중 하나인 장산범 같네요."
"장산범요?" (-목소리로 사람을 홀리고 잡아먹는 호랑이-)
"네. 이 자식 고양이 주제에 아기 울음소리 같은 걸 내서 사람을 유인해 잡아 먹는다고 하더군요. 제가 아는 것만 100명이 넘게 당했습니다."
발렌타인이 시체를 발로 걷어찼다.
"이런 괴물도 추위엔 어쩔 수가 없나 봐요."
하긴 사람도 얼어 죽는 계절이다.
뮤테이션이라고 해서 무사한 건 아니겠지.
무심코 골드 생각이 났다.
똑똑한 녀석이라면 이런 겨울 속에선 내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을까.
"이 골목 기억하시죠?"
"네, 사람끼리 총질하던 동네 아닙니까?"
"네. 그때는 군인 마냥 엄폐와 은폐, 포복까지 해서 가야 했지만 지금은 뭐, 조용하네요."
발렌타인의 말대로다.
그토록 폭력으로 얼룩졌던 노후 된 상점가는 도시의 다른 영역처럼 정적 속에 잠겨 있었다.
"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아니, 멈추세요."
하얀 거리 너머에 뭔가 있다.
눈을 찡그리는 대신 즉시 망원경을 꺼내 대상을 확대했다.
신종이다.
라이브나 사진에서 본 것처럼 꿈들이 같은 형상,
상체가 마치 켄타우로스처럼 기립해 전체적인 모습은 "L" 형태다.
굼벵이답게 팔다리는 없는데 배 마디 쪽에 달린 원시적인 완족과 지렁이처럼 몸을 수축하고 팽창하는 방식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두부엔 눈이나 코 같은 감각기관은 보이지 않지만 마치 바이저 같은 두부 상부를 덮는 마름모꼴의 키틴질 갑각이 덮여 있고 두부 하부엔 악의 그 자체를 형상화한 것 같은 날카로운 이빨로 뒤덮인 아가리가 자리 잡고 있었다.
"뒤로 물러나세요."
"어쩌시게요."
그의 물음에 대답하는 대신 총기를 들었다.
철컥
안전장치를 풀자 발렌타인은 알아서 카트를 뒤로 돌려 멀찌감치 뒤로 이동했다.
망원경으로 몬스터와 나와의 거리를 가늠했다.
600m.
반사 역장 안이다.
장거리의 장점이자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할까.
거리가 멀면 몬스터에게 죽을 확률은 줄어들지만 마찬가지로 이쪽도 명중률이 떨어지기에 반사 역장에 당할 수도 있다.
나는 저 신종이 반사 역장을 펼치지 못하는 부류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목숨을 걸고 가설을 시험해보고 싶진 않다.
최적의 방법은 위협사격 - 인티미데이팅을 시도하는 것이겠지만 저 거리와, 추위에 언 몸, 총열의 상태를 고려할 땐 거리를 좁히는 쪽이 가장 안전한 판단이겠지.
장거리에서 아쉬움이 생길 때마다 김다람이 생각난다.
내 가장 뛰어난 후배는 바로 총을 꺼내 풍향과 풍속 같은 걸 재지도 않고 몬스터의 옆대가리를 스치는 날카로운 총격을 가할 것이다.
앞으로 그녀와 함께 할 일은 없겠지.
약간의 씁쓸함을 느끼며 몬스터를 계속해서 관측했다.
그런데 이 녀석, 눈이 나쁜가?
이쪽에서 뻔히 보고 있는데 녀석은 날 보지 못하고 있다
인지 범위 자체는 그다지 넓지 않은 모양.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발렌타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뒤편에 있던 오래된 상가로 향했다.
최소 30년은 족히 넘었을 4층 짜리 대형 상가로 백화점처럼 중앙에 천정까지 통하는 공간을 두고 가장자리 복도를 따라 상점이 입점한 스타일이다.
예전엔 전자제품 같은 걸 팔았었는데 지금은 폐허만 남았다.
사실 이 상가는 전쟁 탓을 하기도 뭐한 게 전쟁이 시작되기 한참 전에 쫄딱 망해 1층에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와 4층에 있는 극장만 간신히 운영하는 유령상가였다.
고장 난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올라가 매복 장소를 선정했다.
장소는 3층 에스컬레이터 뒤편.
몸을 숨기기도 용이하고 개방된 아래층을 두루 감제할 수 있는 장소다.
2층엔 더미를 만들었다.
버려진 마네킹에 설상 위장용 판초우의를 벗어 잘 보이는 곳에 놔뒀다.
굳이 이 상가로 전장을 바꾼 이유는 몇 가지 더 시험해보고 싶은 게 있어서다.
그전에 찾아야 할게 있다.
극장에서 튼튼하고 길쭉한 합판 두 개를 구했다.
행사용 매대로 쓰던 건데 두 개를 나란히 겹치면 내가 원하는 목적대로 쓸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준비물은 물.
"전기 포트 좀 빌릴게요."
발렌타인의 카트 안엔 간이 전기포트가 있다.
눈 한 움큼을 퍼 물을 만들었다.
그렇게 모든 준비를 끝냈다.
남은 건 전투 뿐.
아까 녀석을 발견한 곳으로 다가가 녀석 옆에 총격을 가했다.
놈이 이쪽을 보았다.
청각 혹은 촉감 비슷한 주변의 충격을 인지하고 파악하는 지능 정도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녀석이 날 추적했고 모터사이클을 타고 상가로 향했다.
놈의 속도는 느렸다.
전속력을 낸 게 시속 30km 정도?
아니 그보다 더 느릴지도.
확실한 건 이 정도 거리에선 모터사이클을 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여유가 있다.
모터사이클을 탄 채 상가에 진입한 후 매복 장소로 걸어 올라갔다.
에스컬레이터 쪽으로 가는 게 최단거리겠지만 모종의 이유로 비상구 계단을 향해 돌아갔다.
매복 위치에 몸을 숨긴 채 놈이 나타나길 기다렸다.
곧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 몬스터. 이제 어떻게 할 거냐?
내 질문이 머리 속에서 지워지기도 전에 몬스터가 내 쪽을 향해 꿈틀거리며 다가왔다.
감지능력인가?
완전 엄폐한 날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찾는 걸 보면 감지 능력이 있다고 봐야겠지.
보란 듯이 더미용으로 던진 판초 우의에 일말의 관심도 주지 않는 것도 내 심증을 굳히는 확고한 증거다.
이 감지 능력을 지닌 몬스터의 공격 수단은 아마도 근거리 육탄 공격이 전부가 아닐까.
사거리가 있는 무기를 쓸 수 있는 환경에서 곧장 접근을 시도하는 걸 보면 말이다.
얼추 특징은 파악했다.
철컥-
총기를 겨누고 녀석의 옆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탕!
인티미데이팅.
탄환은 몬스터 옆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통상은 격발 순간 충격파가 터지며 반사 역장이 펼쳐지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녀석은 파동을 일으키지 못한다.
꽤나 빠르게 에스컬레이터를 올라오는 걸 보며 재차 총격을 가했다.
탕! 탕! 탕!
인티미데이팅 2회.
유효사 1회
시간차를 두고 발사된 마지막 탄환이 몬스터의 몸통에 박혔다.
"끼이이익!"
특이한 구석이 있다.
소리를 낸다.
그것도 우민희가 철판을 의수로 긁는 듯한 고막을 찢어버릴 듯한 끔찍한 소리를
고통을 느끼는 건진 모르겠지만 탄환은 놈을 경직시켰다.
탄환이 통한다는 소리다.
조정간을 3점사로 바꾸고 녀석을 향해 조준사격을 실시했다.
타타탕! 타타탕! 타타탕!
6발은 몸통에, 3발은 두부 - 바이저 형태의 키틴질 갑각에 꽂아 넣었다.
몸통에 꽂힌 탄환은 놈의 몸을 파고들었지만 키틴질 바이저에 꽂힌 탄환은 튕겨 나갔다.
상당한 방어력이 있는 모양.
하지만 파편이 튀는 것으로 보아 완벽하게 튕겨내는 소재는 아닌 것처럼 보인다. 탄환 6발이 꽂힌 녀석은 비명을 지르다 그대로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엎어졌다.
"······"
죽은 것일까.
확실히 하기 위해 탄환을 하나 더 꽂아 넣었다.
미동도 없다.
죽은 모양.
하지만 재차 3발을 시간차를 두고 다시 꽂아 넣고 다시 엇박자로 시간을 두고 탄창 안의 탄환을 모조리 놈에게 꽂아 넣고 재장전을 실시했다.
결론.
움직임 없음.
저 절멸형이라 불리는 신종의 전투력은 별 볼 일 없다.
몬스터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그 실제 전투력은 몬스터의 선배격인 원시적인 이계생물종 수준에 가까우리라.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소멸이 일어나지 않는다.
죽으면 입자로 변해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인 몬스터의 최후인데 저 신형은 마치 인간이나 뮤테이션처럼 죽은 상태 그대로 굳어버렸다.
마치 부패를 원하기라도 하는 양, 죽음의 형태가 인간보다 아름다운 것이 몬스터의 유일한 장점인데 이 녀석은 그것마저 버린 건가.
의문 속에서 느닷없이 소리 없는 파장이 공간 전체를 뒤흔들었다.
충격파다.
놈의 것은 아니다.
꽤 거리가 있는 곳에서 일어난 것이다.
주변에 다른 몬스터가 있는 모양이다.
그대로 전장을 이탈하려 할 때 엎어진 신형의 몸뚱이 위에 마치 세상 위에 검은 물감을 흩뿌린 것 같은 불길한 기운이 퍼졌다.
꼼꼼 싸맨 안주머니 안에서 탄창을 두 개 꺼내 주머니에 넣고 전투를 준비했다.
검은 기운이 사라지자 그다지 원치 않는 현실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죽은 줄 알았던 몬스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끼이이이익!"
놈은 아가리를 쩍 벌려 포효를 내지르고는 곧장 날 향해 다가왔다.
타타탕!
총격을 가했다.
아까와 같은 방식으로.
그러나 탄환이 몸에 박히는 순간 먼 곳에서 충격파가 울려 퍼졌고 동시에 검은 안개가 타격부 쪽에 피어 올랐다. 안개 속에서 녀석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날 향한 전진을 계속했다.
녀석의 현재 위치는 2층.
여유가 있다.
휴대폰을 꺼내 최대 배율로 줌을 당긴 상태로 총격을 가했다.
같은 현상이 일어났지만 이번엔 자세하게, 프레임 단위로 끊어 볼 수 있다.
휴대폰에 재생되는 영상을 확인한 순간 나는 검은 안개의 정체를 파악했다.
회복이다.
탄환이 하얀 몸통을 뚫고 관통하는 순간 검은 안개가 피어오르면서 몸에 난 구멍을 순식간에 메꿨다.
처음 보는 유형이다.
회복의 주체는 북동쪽에서 느껴지는 충격파를 일으킨 녀석이리라.
확인을 해보고 싶지만 신종이 눈앞에 있다.
모든 탄환을 몸으로 고스란히 받아내는 죽지 않는 괴물이.
하지만 내겐 보험이 있다.
"끼이이이익!"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에스컬레이터를 올라오려는 놈을 노려보며 두 자루 도끼를 뽑았다.
도끼는 언제나 나의 최후의 보루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도끼가 아니다.
"끼이이이익!"
당장이라도 날 덮쳐올 듯이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던 몬스터가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갑자기 아래로 미끄러졌다. 경사를 만들었다.
에스컬레이터 위에 합판을 깔고 거기에 물을 뿌려서.
m9가 영감을 주었다.
과연 몬스터의 열등한 신체구조는 경사라는 지구 고유의 장벽을 넘을 수 없었다.
앞에서 허우적거리는 놈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일반 몬스터보다 확실히 빠르다.
고목이 아닌 살아 있는 생명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객관적으로는 명백히 느리다.
뮤테이션의 발끝에도 못 미치는 둔중한 몸놀림을 보고 있자면 굳이 경사를 만들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쩍!
간만에 마음껏 두 자루 도끼를 휘둘렀다.
도끼가 스칠 때마다 정체불명의 안개가 녀석의 상처를 회복했지만 검은 안개가 회복시키는 속도보다 내가 놈을 해체하는 속도가 더욱 빠르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불사의 왕꿈틀이를 죽일 순 없겠지.
아까부터 주목했던 키틴질 바이저를 응시했다.
미끄러지면서도 날 향해 대가리를 들이미는 녀석의 뒤통수를 향해 도끼를 힘껏 휘둘렀다.
키틴질 바이저를 부수는 게 아닌, 벗겨내는 감각으로.
스걱-
도끼가 정확하게 놈의 바이저를 분리했다.
활짝 개봉된 두부 안쪽엔 마치 심장처럼 꿈틀거리는 씨앗처럼 생긴 기괴한 기관이 있었다.
쩍!
다른 도끼로 그걸 찍었다.
손에 묵직한 것을 타격하는 감각이 느껴지는 순간 몬스터의 움직임이 비로소 멈췄다.
길고 긴 싸움이 드디어 끝난 것이다.
검은 안개도 녀석을 구할 순 없었다.
두부 안에 자리 잡은 급소를 가격당한 놈의 육신은 다른 몬스터처럼 아름답기 그지 없는 수많은 빛의 입자로 화해 소멸하고 있었으니.
"······"
강하다고 볼 순 없지만 마냥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총탄에 내성이 있는, 재생 능력에 감지 능력을 가진 괴물이 떼를 지어 나타난다면 힘없는 사람은 아마도 절멸당하지 않을까.
게다가 이 녀석은 홀몸이 아니다.
하나가 더 있다.
아마도 검은 안개를 피워 올렸을 충격파를 일으키는 녀석이.
합판을 밀어내고 아래로 발걸음을 옮기려고 할 때였다.
-치지직!
무전기가 울렸다.
주파수는 공용.
"박규 헌터님!"
모르는 목소리다.
"수색대입니다. 지금 강력한 몬스터 다수에게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팀장이 당했고 팀 전체가 궁지에 몰려 있습니다. 대단히 위험하다는 건 알지 만 혹시 지원 가능하십니까?"
다수라.
주공은 이쪽이 아닌 저쪽이었나.
소멸 중인 몬스터의 입자 속으로 걸어 들어가며 교신에 답했다.
"어딥니까?"
<73. 완장 (4)>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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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댓글>
(마슐**) -추천64-
스켈톤에게 마약했냐고 물어보는 게 진심 납득이 된다.
(원투**) -추천59-
직접 몸으로 뛰면서 연구 데이터 뽑는 프로페서
이런 교수님이라면 대학원생으로 따라가도 괜찮지 않을까?
(N26***) -추천49-
교수님이 왜 교수님인지 이제야 알겠습니다. 연구하시는 분이였군요?
(우엉***) -추천19-
저 신종 몬스터...어웨이큰이 변한 거 아님?
(hon***) -추천16-
확실히 스켈톤 ㅈㄴ 쎔
몬스터 도축자 수준 ㄷㄷ
(Ex***) -추천13-
와 시속 30km가 느린거야? 축구선수도 30 나오면 빠른 거 아닌가?
(치즈**) -추천10-
형태가 애벌레인 거 보면 우화해서 다른 존재가 될 수도 있는건가?
(정체**) -추천9-
100m를 10초 끊으면 그게 시속 36km입니다
(열혈**) -추천5-
이와중에 김다람 끊임없이 나오넼
몇몇 올드헌터들은 스펙 넘사벽 ㄷㄷ
프로페서 칼춤,아니 도끼춤 드가자~
주인공 맹활약 보고 사람들 놀래는 거 기대된당 히힛
(N27**) -추천4-
끝내주네요 긴박한 액션이지만 내면은 여유러운
(제대로**) -추천4-
저 입자가 각성에 영향을 끼칠 거 같은 느낌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