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화
70. 택배 (2)
고등급 어웨이큰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고동도 없고 눈에 서린 광휘의 정도도 그다지 밝지 않은 걸 보니.
5등급 미만의 하위 어웨이큰이 아닐까.
이 정도 등급이라면 우민희에게 맡겨도 달가워하진 않겠지.
그런데 딴 생각을 할 여유를 부릴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도망가세요."
소년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저씨가 좋은 사람 같아서 말해주는 거예요. 지금 바로 도망가세요."
빈말로 하는 소리가 아니다.
앳된 얼굴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진지한 표정으로 소년은 수시로 뒤를 돌아보며 눈치를 봤다.
아니나 다를까, 살짝 열린 문 너머에서 쇳소리가 났다.
총기를 챙기고 탄환을 채우고, 조정간을 바꾸는 소리.
잠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 소년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인 후, 모터사이클에 올라탔다.
"고맙다"
모터사이클을 타고 집을 벗어났다.
누군가 문을 열고 후다닥 뛰어나오는 소리가 들린 건 꽤 거리를 벌린 이후였다.
장상사의 아이들 중에서 덩치가 큰 아이들이 내 쪽을 향해 손가락질 하며 날 선 고함을 질렀다.
"저기! 도망간다!"
"쏴! 죽여!"
탕! 탕! 탕!
총소리가 저 너머에서 들려왔다.
신경 쓰지 않았다.
저 거리에서, 이 많은 엄폐물을 사이에 두고 총탄에 맞고 안 맞고는 오직 문과 요행이 결정할 문제니까. 그래도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찬물에 세수를 한 기분이다.
불과 몇 분 전까지 나는 잠에서 덜 깬 듯한 비몽사몽 속에서 헤롱거리고 있었으니.
희망이라니.
나도 모르게 헛웃음을 삼키며 속도를 높였다.
익숙한 설원을 지나 방공호로 돌아오니 사람의 그림자가 보인다.
총을 들 필요는 없었다.
더미 방공호 입구 앞엔 디펜더의 동생이 방한복을 입은 채 조금은 당황한 얼굴로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그녀는 곧 내 모터사이클의 엔진음을 듣더니 환한 표정을 지으면 날 향해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녀가 왜 이곳에 왔는지는 손에 든 묵직한 짐가방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스켈톤!"
가출을 한 모양이다.
전부터 불화의 징조를 보이더니 결국 일이 이렇게 됐다.
"나 좀 재워주라."
"곧 아침인데 뭔."
"왜 그렇게 무뚝뚝해? 스켈톤은 내가 오는 게 싫어?"
동생의 분위기가 평소와는 다르다.
시선을 피하며 태블릿으로 이야기하던 그녀가 지금은 적극적으로 시선을 맞추며 행동과 목소리에 은근한 교태를 섞어 보내고 있다.
"너희들은 언제나 환영이지. 그런데, 오빠한테 허락은
"내가 왜 허락을 맡아야 해?"
생글생글 웃던 디펜더 동생의 얼굴에 강한 불만이 떠올랐다.
오랫동안 추운 곳에 있었는지 파랗게 질려가는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지켜보다 방공호 쪽으로 향했다.
“......일단은 들어가서 이야기하자."
방한복을 벗고 장비를 정리하고 뜨거운 물을 끓였다.
주전자에 물이 끓을 동안 디펜더 동생은 소파에 멍하니 앉아 생각에 잠겼다.
무표정한 얼굴이지만 허공을 응시하는 눈동자엔 수많은 감정이 떠올랐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차를 내오며 그녀 앞에 마주 앉았다.
"어디 갔다 온 거야?"
그녀가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물었다.
새벽에 있었던 일에 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주었다.
"아, 그래? 결국은 유사 앵벌이네?"
유사 앵벌이라.
하긴, 적절한 표현일지도.
"결국 사람은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자기가 경험한 것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삶을 사니까. 걔들도 보고 듣고 배운 게 앵벌이니, 비슷한 짓밖엔 못하는 거겠지."
디펜더 동생이 차를 홀짝이고는 진한 한숨을 내쉬며 팔 하나를 늘어뜨렸다.
"오빠도 그래."
그녀가 쓸쓸한 눈으로 허공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렇게 아빠를 싫어하더니, 결국 아빠처럼 굴더라고.
그녀가 작게 소리내어 바보 멍청이, 기타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되뇌었다.
"하타고난 호구의 유전자는 어떻게 안 되나 봐."
그녀가 날 보았다.
눈동자에 약간의 주저함과 저항감이 떠올랐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가 살짝 결심한 표정을 짓더니 날 똑바로 응시했다.
"스켈톤은 나 어떻게 생각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고 있다.
아마, 동거를 제의하려는 것이겠지.
거의 결혼에 준하는.
느닷없이 찾아왔지만 예상했던 시나리오에 포함된 상황이다.
솔직하게 다정이 같은 매력적인 여성과 함께 사는 건 심적으로나 인간으로서나 행복할 것이다.
내 마음 한구석에 그녀를 안고 싶은 욕망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고.
하지만 이 제안을 거절해야 한다.
이유는 여러 개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사태의 원인을 들겠다.
"예쁘고 매력적이지. 좋아해."
"그, 그래?"
"하지만 말이야. 넌 어때?"
다정이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나? 나야 당연히 스켈톤이 좋으니까 여기에 온 거지."
남녀 사이의 관계라는 건 참과 거짓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거기엔 균열처럼, 강도라는 게 존재하며 그 강도의 크기는 대단히 많은 것들을 결정한다. 내가 볼 때 그녀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은 호감과 사랑 그 중간의 어디쯤일 것이다.
정확히는 호감보다 약간 더 위로 간?
왜 그걸 알 수 있냐면, 나 또한 비슷한 시각을 가졌고 따라서 냉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뭐, 성욕이라는 첨가제를 포함한다면 "극호"로 격상하겠지만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디펜더 동생은 내 시선을 억지로 마주 보다 이내 먼저 시선을 돌려버렸다. 허공을 바라보는 그녀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오빠랑 갈등, 많이 심하냐?"
"......하아."
디펜더 동생이 한숨을 내쉬고는 몸을 축 늘어뜨렸다.
곧 그녀가 조금은 지친 얼굴로 날 보았다.
"확실히 우리 나이 차 난다?"
"......그렇게 많이 나는 것 같진 않은데."
"인터넷 정신 연령은 내가 확실히 높은 거 같은데, 현실서 만나면 역시 스켈톤은 응, 확실히 어른 같아. 얼굴뿐만 아니라 행동도."
"어? 내가 아는 사람은 내가 어려 보인다고 하던데?"
"그 사람, 스켈톤이랑 비슷한 또래 아니야?"
"어떻게 알았지?"
"그런 거지."
"......나이 이야기는 그쯤하고, 결국 그 종철이라는 친구 때문이냐?"
디펜더 동생이 커피잔을 휘휘 저으며 곳곳에 라디에이터가 증기를 발하는 내 방공호를 돌아보았다.
"그것도 있고, 그건 그렇고, 스켈톤 집은 볼 때마다 참 잘 꾸몄다는 생각이 들어."
"공 좀 들였지."
"그놈의 변기만 빼면.."
후두둑
커피를 가볍게 음미했다.
익숙한 정적 너머로 여성의 얕은 한숨이 들려왔다.
"....오빠가 여길 떠나자네?"
고개를 들어 디펜더 동생 쪽을 응시했다.
정색한 얼굴.
떠보거나 거짓말을 말하는 것 같진 않다.
"여길 떠난다고?"
"응. 봄이 오면."
디펜더 동생이 소파에 몸을 축 늘어뜨렸다.
"군단파가 있는 곳으로 가자고."
"군단파라
"거기, 우리 편견과 달리 엄청 잘 꾸며 놓았다. 전에 그 돌팔이한테 치과 치료 받으러 간 거 기억나지?"
"어, 기억나지."
"그런 마을이 몇 개나 있대. 아예 그런 곳 중 하나를 헌터에게 내주고. 알다시피 헌터도 꽤 있나 봐. 삶의 질에도 만족하는 거 같고."
디펜더 동생이 가볍게 커피잔을 테이블에 내려 놓았다.
"......종철이가 계속 꼬드기는 중이야. 같이 군단파로 넘어가자고."
"그래?"
"거기에 오빠 동기가 꽤 있나 봐. 게다가 내년부턴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거라고 하더라고."
"상황이야 언제나 악화됐지."
"균열 쪽에 문제가 있대."
"균열?"
다정이가 나와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난 잘 모르겠지만, 파주 균열 너머에서 분출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소스는 군단파 쪽?"
"응."
확실히 지난 2년 간 균열 쪽에서는 이상하리 만치 움직임이 없었다.
대신 비교적 안전하던 나라에 분출이 집중됐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슬슬 파주 쪽도 크게 터질 때가 됐다.
수도권의 인구가 반 토막 아래로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수백 만이 살고 있고 게다가 파주 균열은 베이징 균열에 못지않았던 최대 강도를 지닌 균열 이었으니.
한 번 몬스터를 쏟아내기 시작한다면 아마 그 주변은 버티지 못할 것이다.
최소한 서울 전역은 침식에 뒤덮인다고 보면 된다.
양상길의 사퇴 이래 어영부영 관성으로 운영되는 인천 정부는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이고 그나마 몬스터의 침공을 막을 수 있는 세력은 군단파 정도겠지. 디펜더의 생각도 이해는 간다.
방어병력도 없는 상황에서 본격적인 몬스터 침공이 발생하면 그때는 우리가 중국에서 본 지옥도가 이 땅에 되풀이 될 테니까.
"혹 상황이 그렇다면, 디펜더 생각도 아주 틀린 것만은 아니야."
"스켈톤도 그렇게 생각해?"
"......나도 헌터였으니."
딱히 디펜더의 편을 들어주려는 건 아니었지만 다정이가 급격히 의기소침해지는 걸 보니 의도치 않게 그 친구의 편을 든 모양이다. 스위트한 남자는 아니지만 여기선 그녀의 기분을 좋게 해주고 싶었다.
정확히는 그래야만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아질 것 같았다.
그야, 아침부터 좋지 않은 기분을 맛봤으니.
날 향해 도망가라고 조언하던 어린 남매를 떠올리며 그녀를 응시했다.
"다정아."
처음으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디펜더 동생이 화들짝 놀라며 날 보았다.
"스, 스켈톤?!"
"놀랬냐?"
"내 이름은 어떻게?! 설마 오빠가?"
"뭐, 1년 넘게 알고 지내다 보면 무심코 입에서 튀어나올 수 있는 소리지."
"스켈톤."
"우리, 쇼핑이나 할까?"
"쇼핑?"
여전히 충격이 가시지 않은 그녀에게 노트북을 펼쳐 우리의 멜론 마스크가 내게 기회를 준, 쇼핑 사이트를 펼쳐 보였다.
"뭐야 이거?"
화들짝 놀랐던 다정이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진짜 이거 되는 거 맞아? 물건 오는 거 맞아?!"
"응. 멜론 마스크의 본사에서 직접 보내는 거니."
"멜론 마스크?! 언제 알았대? 너 차단 당했다며?"
"그럴 만한 사정이 있지. 이야기하려면 꽤 기니, 일단 물건부터 골라봐. 곧 마감이니."
어린 시절, 이제는 다시는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나의 누나가 나를 옆에 앉혀다 놓고 조잡한 쇼핑몰에서 아기자기한 것들을 사던 장면이 문득 떠올랐다.
12,000원 잔액이라는 얼마 안 되는 한도 내에서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빼고, 옵션을 달았다 빼고, 그렇게 간신히 12,000원에 무한히 수렴하는 최적치를 담아 주문 버튼을 눌렀었다.
그런데 세상에, 배송비가 있었을 줄이야.
그때와는 나도 나이를 먹었고 내 옆에 있는 여자는 누나가 아닌 꽤 연하의 여성이고, 쇼핑 사이트 자체도 아기자기한 문구와 인형을 파는 대신 총기와 마약같은 흉흉한 것들을 팔고 있다
그럼에도 5kg 한도 내에서 물건을 담았다 뺐다 하는 다정이의 모습을 보니 과거의 장면이 겹쳐 보이는 건 내가 가진, 가족의 기억이라는 게 그만큼 얇아서겠지.
가슴을 따뜻하게 하면서도 동시에 더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차가운 증오의 불길을 더하는 회상에서 벗어나며 다정이에게 경고했다.
"야, 다 담지 마. 레베카랑 스우 꺼도 주문해야 하니까."
"레베카? 스우?"
다정이가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돌아보았다.
"누구야? 그 닉네임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저격수 모녀."
"아, 네가 말하던 그 남서쪽 읍면에서 총질하던 애들?"
"말 나온 김에 부를까?"
내가 갑자기 깜짝 이벤트를 제안한 건 다정이가 귀중한 5kg를 다 쓰는 걸 막는 것도 있겠지만, 그녀의 몸에서 풍겨오는 뭐랄까, 뇌쇄적인 냄새가 내 신경을 내가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유도하는 위험성을 감지한 탓이기도 했다.
결국 나도 남자였던 모양이다.
점점 참을 수 없는 뭔가가 끓어오르는 걸 보면. 하지만 선을 넘는다는 건 각오가 필요한 일이다. 그 교훈은 익명848이 제한 몸 희생하여 알려줬다.
"스켈톤, 우리 왔어~!"
"스켈톤 나 쥬시한거."
레베카 모녀가 방공호에 나타났다.
둘은 곧 내 뒤에 숨은 다정이를 발견했다.
"스, 스켈톤? 그 사람은?"
레베카가 살짝 놀라며 물었고, 스우는 고개를 살짝 갸우뚱거리며 굳은 얼굴로 다정이를 노려보며 질문을 던졌다
"스켈톤? 저 여자 누구?"
내가 저격수 모녀에게 사정을 설명하는 동안, 다정이는 내 뒤에 숨은 채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 처음 날 만날 때도 비슷한 모습이었지.
어지간히 낯을 가리긴 하는 모양이다.
스우 같은 꼬마한테도 눈도 못 마주치는 걸 보면
"하이, 디펜더 시스터."
다행스럽게도 스우가 다정이를 받아들이려는 눈치다.
스우가 먼저 다정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다정이는 태블릿으로 뭔가를 두드리더니 스우에게 내보였다.
-nice to meet you
막간의 해프닝이 끝나고 우리는 다시 쇼핑이라는 여자의 마음을 달아오르게 하는 불판으로 향했다.
수많은 물건으로 가득한 쇼핑 사이트 앞에서 레베카와 스우는 눈을 반짝였고 이내 다정이 같은 건 까맣게 잊은 듯 정신없이 화면을 스크롤하며 물건을 장 바구니에 담거나 빼거나 했다.
"있는 게 없어! 멜론 선 오브......!"
"저 젤리! 시애틀에 살 때 먹은 적이 있어! 엄청 쥬시했어!"
"저, 저기, 미스 스우? 그거 내가 담은 건데요. 왜 빼세요......?"
"파이어폭스는 가만히 있어."
적절한 소란 속에서 나는 은은한 미소를 머금은 채 그들의 쇼핑을 지켜보았다.
아침에 잃어버렸던 무언가가 채워지는 기분을 느끼며.
어쩌면 이러한 채워지는 기분과 기억에 남을 따뜻한 장면이 그들이 내게 주는 최고의 보상이 아닐까?
*
삶의 따뜻한 페이지가 그다지 많지 않은 나로서는 해볼만 한 가정이다.
택배를 실은 성층권 비행 무인드론 - 시그너스S가 도착하기로 한 날은 다행스럽게도 하늘이 맑았고 구름이 적었다.
기온은 영하 31도.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 동사할 정도의 날씨지만 우리들은 추위도 잊은 채 덧없이 푸르고 높은 하늘을 오매불망 올려다보았다.
하늘을 보다 옆을 보았다.
극적이라기보다는 미적지근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화해한 디펜더 남매가 간격을 벌린 채 나란히 서 있고 그 너머엔 레베카가 스우를 감싸듯이 안은 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이 겨울이 끝나면 이들은 아마도 내 곁을 떠날 것이다.
저마다의 사연과 이유를 가지고.
그건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안기겠지만, 지금은 하늘로부터 올 택배가 내려앉기를 기다리자.
치지직-
공교롭게도 K-워키토키가 터졌다.
"씨팔! 씨팔!"
누군가 했더니 장상사의 아이들이다.
"여기 다 얼어 죽어요! 누가 살려주세요! 네? 아이들밖에 없어요! 제발요!"
무전기를 끄려고 전원 버튼을 끄려고 했으나 겹으로 낀 두터운 장갑 탓인지 좀처럼 꺼지지 않는다. 아예 무전기를 꺼내 버튼을 누르려고 할 때였다.
"어? 저거 뭐야? 어? 얘들아! 하늘 좀 봐!"
무전기에서 오랜만에 듣는 천진난만함이 흘러 나왔다.
뒤이어 뒤쪽에서도 스우의 탄성이 들려왔다.
"아!"
저격수용 관측장비로 하늘을 감시하던 스우가 하늘을 가리켰다.
"저기!"
스우의 손가락이 가리킨 곳엔 과연 은빛의, 핵탄두를 방불케 하는 금속제 케이스를 지닌 폭탄형의 물체가 이쪽을 향해 정통으로 하강하고 있었다.
"피해야 하는 거 아니야?"
디펜더가 주위를 둘러보며 달아날 궁리를 할 때 스우가 환하게 웃었다.
낙하산이 펼쳐졌다.
캡슐의 표면엔 검은 마카로 쓴 문구가 적혀 있었다.
-수령인 스켈톤(인간과 뮤테이션 우호의 최초 발견자)
"뭐야? 저거?"
디펜더가 고개를 갸우뚱거렸고 동생 또한 영문을 알 수 없는 얼굴로 날 보았다.
스우와 레베카도 질문을 구하듯이 날 응시했지만 난 아무 말하지 않고 천천히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택배만을 가만히 올려보았을 뿐이다. 택배는 우리를 향해 느릿하게 다가왔다.
5kg분의 희망을 안고서.
<70. 택배 (2)> 끝
ⓒ 로드워리어#dp8g
<주요댓글>
(반물질**) -추천89-
장상사 애들 보면 아포칼립스에서 선의는 사치일 뿐이라고 느껴지는데
저격수 모녀랑 디펜더 보고 있으면 또 그건 아닌거 같단 말이지...
(원투**) -추천83-
"이 겨울이 끝나면 이들은 아마도 내 곁을 떠날 것이다"
오늘 감성수치 하늘을 찌르네ㅠㅠ
(**불생) -추천77-
애새끼들 구해달라고 말한 건 일종의 함정이었구나...
어쩐지 먹을게 없으면 무전으로 고함지를 힘도 없을텐데라고 생각했는데 그럼 그렇지
(jfbb**) -추천73-
일부러 미사일이나 핵탄두같이 위험한 모양으로 보낸 거 같은데 굳이 약탈자들 몰려오진 않을듯
머스크랑 그 직원들이 그런 문제를 생각 못하진 않았을 거 같음
(che***) -추천50-
배그 보급 떨어지는 거 생각나네
장상사네 애들도 봤을 정도면, 주위에 약탈자 부터 오만놈들 다 몰려올듯
(**마슐) -추천33-
((독자흥분)) 18cm에 반응하던 다정이가 급속 접근중
(*아바타) -추천36-
애초에 선의가 없었으면 골드도 그냥 뮤테이션1 되는거임
(***바탕) -추천27-
파이어폭스 ㅇㅈㄹㅋㅋㅋㅋ
(밤에폰*) -추천12-
다정이랑 같이 있는다고 억지 로맨스 느낌은 전혀 아닐텐데 서로 아픔이 있고 모자란 부분 협력도 가능한데 이런 면에서
스켈톤은 인간 같지가 않네. 아마 소설에서 가장 이레귤러는 스켈톤일듯
(mord**) -추천11-
사랑이어도 고민될 판에 썸이면 참는 게 맞다
(풀속****) -추천9-
한편한편이 아련하네요. 날 좋은 날 카페에 앉아 저 멀리 지나가는 비행기 보면서 5kg짜리 희망이 떨어지는 걸 상상하니 현실은 희망이 맞습니다
(반물질**) -추천6-
군단파는 파도 파도 괴담만 나오네
(털털이**) -추천6-
토요일밤...
나는 아집숨이란 이름의 "쉑스"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