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77화 (77/183)

43. 고민 (4)

트럭을 타고 이동했다.

짐칸엔 나와 백승현 이외에도 헌터 세 명이 더 있었다.

무릎을 다쳤다는 15기 방재혁, 선배 호칭을 거부한다는 11기 하태훈, 도중에 합류한 18기 천영재다.

그들은 말이 없었고 말할 의도도 없어 보였다.

나도 딱히 할 이야기는 없는지라 천천히 흘러가는 도시의 풍경을 보았다.

전쟁 전의 화려함과 전행 후의 쇠락이 뒤섞인 거리엔 시체 같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인 채 지나가는 트럭을 영혼 없는 눈으로 보고 있었다.

영양 상태는 좋지 않았다.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야윈 사람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사람이 많네요.”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내 옆에서 총기를 점검하던 백승현이 흘러가는 사람들 쪽을 힐끗 보고는 다시 총기로 시선을 돌렸다.

“억지로 목숨만 붙이고 있는 거지.”

백승현이 말하자 한마디 말도 없던 방재혁이라는 친구가 코웃음을 치며 입을 열었다.

“윗 대가리 다 제주도로 빠져나간 시점부터 서울권역은 그냥 사육장이야.”

그는 백승현과 같은 대구경 라이플을 점검하고 있었다.

개머리판엔 지금까지 그가 죽인 뮤테이션으로 추정되는 킬마크가 표시되어 있었는데 얼핏 봐도 백 마리는 족히 넘는 것으로 보인다.

대단한 일이다.

한쪽 무릎이 불편에 강철로 만든 보행보조기를 끼고 있음에도 저 정도 전과를 올릴 수 있다는 게.

아마 상당한 실력을 가진 사수일 것이다.

하지만 그 마음은 상처 입은 다리만큼이나 뒤틀린 것처럼 보였다.

“어떤 양어장엔 물고기가 죽으면 그걸 갈아서 사료로 만들어 다른 물고기에게 먹인다고 하더라고. 여기도 그럴걸?”

끔찍한 가정을 뇌를 거치지 않고 바로 입 밖으로 쏟는 걸 보면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 고기 갈아서 먹이기야 하겠어?”

잠자코 듣고 있던 하태훈이 입을 열었다.

그는 특이한 무기를 들고 있었다.

블레이더라고 불리는 여러 개의 칼날을 투사하는 근거리 무장이다.

분리 장약을 채택해 몬스터의 기폭 능력으로부터 안전하고 단검만 한 크기의 날카로운 칼날을 산탄총처럼 뿌릴 수 있어 중형 몬스터 상대로도 유효할 거라고 평가받던 무기였으나 정작 실전에서 약한 관통력을 보여 악성 재고로 남았다.

써 본 사람 말에 의하면 좀비 상대로는 꽤 좋다고.

“아무리 도의가 땅에 떨어진 시대라고 해도 나라에서 그런 짓까지 하겠어?”

철컥

그가 야수의 발톱처럼 튀어나온 블레이더의 칼날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상태를 확인하며 덧붙였다.

“공장 있다니까.”

방재혁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중얼거렸다.

“페일넷인가 거기서 본 거잖아. 거기 나오는 정보 90%는 루머에 구라니 들을 필요 없어.”

하태훈이 블레이더를 내려놓고 단검을 꺼내 익숙한 손놀림으로 핑그르르 돌렸다.

“당장 우리가 잡으려는 놈만 해도 얼마나 구라가 많았어?”

그들의 대화를 듣다 백승현에게 말했다.

“어떤 놈이죠? 특별한 주의 사항 있습니까?”

백승현의 얼굴에 진한 그늘이 드리워졌다.

“헌터 팀 3개를 갈아 마신 놈이지.”

그놈의 이름은 내가 아는 뮤테이션처럼 색깔에서 이름을 따왔다.

레드.

그것이 내가 죽여야 할 괴물의 이름이다.

믿기 어렵지만 그 괴물은 어웨이큰 중 일부가 가진 감지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그 감지 능력을 통해 굳이 눈으로 보지 않고 상대방의 위치와 움직임을 훤히 알고 대응한다고 한다.

“적어도 파동은 일으킨다는 보고는 없었어. 즉, 5레벨 미만인 거지.”

“그렇군요. 그런데 이쪽이 맞습니까?”

백승현이 말하지 않은 레드의 무기가 있다.

레드가 사는 영역이다.

놈의 영역은 좀비 구역이다.

거리에 들어서자 좀비의 합창소리가 우리를 반겼다.

“여기도 좀비 구역이 된 겁니까?”

내가 알기로는 사람이 사는 구역이었다.

그것도 옛말인 모양이다.

“내전, 겨울. 그때 사람이 워낙 많이 죽었으니. 그 사람들이 좀비가 된 거지.”

잠시 후, 트럭 운전사가 브레이크를 밟았다.

“여기 기다리고 있을 테니 다녀오슈.”

전투에 나서는 건 나와 백승현 그리고 말을 거지 하지 않았던 천영재 삼인이다.

방재혁과 하태훈은 우리를 따라오지 않았다.

그들의 임무는 트럭을 지키고 우리 전투조의 후퇴를 지원하는 역할이란다.

우리의 도착을 알았는지 좀비들의 울음소리의 높낮이가 변했다.

아마 가수면 상태에 빠진 친구들을 깨우는 것이겠지.

“상상한 이상으로 일이 지저분하네요.”

반쯤 진심을 담아 백승현을 노려보았다.

백승현은 날 보다 이내 시선을 피해버렸다.

“미안해. 미리 말을 안 해서.”

시답잖은 변명을 했으면 한소리 했을 건데 솔직하게 인정하니 더 이상 지적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건 그다지 모양새가 좋지 않으니까.

“저 건물입니까?”

휴대폰에서 보았던 레드의 근거지를 손가락을 가리켰다.

반쯤 무너진 돔형 야구 경기장이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지만 프로 야구팀의 홈구장인 건 확실하다.

그렇지 않으면 입구에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목이 잘려나간 마스코트 동상이 서 있을 리가 없겠지.

무너진 돔 자리엔 철골 구조물이 마치 인간의 두개골처럼 삐져나와 섬뜩한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녹이 슬어서 붉게 물든 것이지만 얼핏 볼 땐 진짜 건물 그 자체의 뼈가 튀어나온 소름 끼치는 비쥬얼이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결해야 해. 놈을 죽이고 시체를 확보한 후, 안전하게 탈출하는 거지.”

백승현이 뒤를 돌아보았다.

트럭 주변엔 동문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첫 단계도 돌파하지 못했어.”

돔형 구장이 시선을 사로잡아서 그렇지 전장은 그다지 우리 편을 들어주는 모양새가 아니다.

무너진 폐허더미가 많아 몸을 숨기고 엄폐할 곳이 많고 유인원이 좋아하는 수직으로 높이 솟은 건물이 돔구장 주위로 빽빽하게 차 있다.

녀석이 작정하고 도망을 간다면 추격할 방법이 거의 없다는 소리다.

주변을 살피다가 백승현을 보며 불쑥 물었다.

“세 가지 일 아닙니까?”

백승현이 뭉뚱그려 두 가지 일이라고 줄여 말했는데 사실 이번 임무는 세 가지 임무의 결합이다.

하나는 뮤테이션을 죽이는 것.

다른 하나는 뮤테이션을 죽이고 탈출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은 그 죽인 뮤테이션의 시체를 확보하는 것.

임무의 난이도는 조건이 추가될 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법이다.

이번 임무도 그렇다.

뮤테이션의 시체회수.

아마 이것이 이번 임무를 불가능으로 만드는 조건이겠지.

백승현이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는 잠시 머뭇거렸다.

아마 거짓말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것이지만 내게 거짓말을 통하지 않는다는 이성이 그 충동을 억눌렀을 것이다.

“그렇군요.”

그 뮤테이션의 가장 큰 무기는 다름 아닌 자신의 가치였다.

놈의 가치는 좀비 구역이라는 아마도 자신도 상상하지 못했을 변수와 맞물려 놈을 경험 많은 헌터조차 쩔쩔매게 하는 난공불락의 요새를 만들었다.

즉, 레드를 죽일 수 있어도 그 시체를 확보 할 수 없다면 미션은 실패다.

녀석을 죽이고 그 시체까지 회수하려면 결국 헌터들은 중거리 근접전을 강요 받는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감지 능력을 가진, 인간만큼이나 영리하면서도 빠르고 민첩하게 강한 괴물을 상대로 말이다.

“녀석이 즐기는 패턴은 사람의 다리를 잡아끌고 훌쩍 위로 뛰어올라 그대로 바닥에 내던지는 것이지.”

“그래요?”

“내가 아는 놈 하나가 그런 식으로 당했어. 발목이 잡힌 채 질질 끌리다가 10층 높이에서 거꾸로 떨어졌지.”

“저런.”

그때 잠자코 있던 천영재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 침팬지. 여자는 잡아다가 강간한다는 소문도 있더라고.”

18기.

17기와 더불어 저주의 기수라 불리는 비운의 기수.

아마 디펜더와 비슷한 기수일 것이다.

헌터 딱지를 달기도 전에 인생이 망가지고 뒤틀린 비운의 세대.

그의 뺨엔 칼로 그인 흉터가 새겨져 있었다.

“굳이 그런 놈 시체를 회수해야 하나?”

그의 눈빛은 그가 살아온 행적만큼이나 흉흉했다.

기수로 치면 하늘 같은 선배인 백승현조차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성질 좀 죽여. 영재. 우소장 성격 알잖아?”

강자에게 약한 백승현이 비위를 맞추려는 걸 보면 말이다.

그 천영재의 면도날 같은 시선이 내게 꽂혔다.

“댁이 김다람 직속 상관이라고 하던데.”

고개만 끄덕였다.

“······김다람에게 듣던 거랑 다르네. 그 사람이 말하는 자기 선배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이라던데. 죽어가는 동료도 버리고 간다면서?”

“시비는 아까 걸지 그랬냐?”

좀비 동네에서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아 한마디 했다.

천영재가 씨익 웃었다.

“아니, 시비 거는 게 아니라 그 방식 마음에 든다고.”

천영재가 뒤편에 바리케이드를 치는 동문을 경멸어린 눈으로 노려보았다.

“저런 어중이떠중이들 때문에 우리가 어웨이큰이란 괴물들한테 밀려난 거지.”

“너, 의외로 말이 많네?”

“긴장을 풀기 위한 마음의 준비운동 정도로 해줬으면 하는데?”

천영재가 능청스럽게 웃었다.

그 알 수 없는 가치관, 종잡을 수 없는 오락가락한 모습은 어째서인지 디펜더를 연상케하는 구석이 있었다.

천영재가 백승현 쪽을 보았다.

“녀석에게 감지 능력 있다며?”

백승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가 미끼를 맡을게.”

천영재가 무기를 버렸다.

소총과 권총 두 정.

그의 손엔 정글도라 불리는 마체테 한 자루만이 들려 있을 뿐이었다.

“괜찮겠냐?”

걱정이 앞서서 물었다.

아무리 그래도 좀비 구역인데 권총 정도는 챙겨야 하지 않을까 싶어 한 말이다.

이에 천영재는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였다.

“세 방 룰 모르시나?”

“세 방 룰?”

“총 소리 세 번 들리면 좀비 몰려온다는 법칙 말이야.”

“그럴 리가.”

“진짜야. 처음 총성이 들리면 좀비들이 잠에서 깨고 두 번 들리면 긴기민가 하고 그리고 세 번이 들리면 사람이 나타났구나 하고 총소리가 난 곳으로 모이는 거지.”

“언제부터 생긴 룰이냐?”

어이가 없어 물어보았다.

“최근에.”

천영재가 백승현과 눈을 마주쳤다.

백승현의 표정이 진지한 걸 보니 이쪽에선 이 세 방 룰이라는 게 아마 상식으로 보인다.

굳이 반박하고 싶지 않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니 천영재가 앞으로 걸어갔다.

“내가 신호하면 공격 부탁할게. 백선배.”

날 지나치며 천영재가 내 쪽을 보았다.

야릇한 미소를 머금은 채 날 뚫어지게 쳐다보는 그 시선이 도전의 의미로 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감의 표현인지는 알 수가 없다.

중요한 건 저주받은 18기가 가장 위험한 역할을 떠맡았다는 것이다.

철컥-

우리의 무기는 백승현이 지닌 21식 대구경 헌터 라이플이다.

이름은 그럴싸한데 12.7mm 50구경 중기관총 탄환을 쓰는 볼트액션 라이플이다.

즉, 기존에 쓰던 무기를 용도에 맞게 고친 조잡한 변주라고 할까.

몬스터를 상대하기 위해 개발했지만 결국 다른 효율적인 무기에 밀려 뮤테이션 사냥용으로 전락했지만 뮤테이션 사냥용으로는 상당히 우수한 무기다.

5.56mm 탄환이 잘 박히지 않는 뮤테이션 상대로 한 방 한 방 치명타를 먹일 수 있으니까.

이런 강력한 무기를 가진 뛰어난 사수가 침팬지 한 마리 처리 못한다는 건 역시 시체 회수 조건 때문이겠지.

그건 그렇게 상황이 묘하다.

천영재라는 새로운 친구가 나선 덕에 이 박규, 졸지에 개점휴업 상태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원래 미끼 역할은 내 역할이었다.

내가 미끼를 맡고 백승현이 쏴 죽이는 게 우리 계획이었다.

내가 위험한 일을 안 맡은 건 좋은데 왜일까.

마음이 불안해지는 걸.

“······내가 안 가도 될까요?”

어쩔 수가 없는 일일지도.

팀장 시절부터 위험한 일은 내가 도맡았다.

그래서 내가 아닌 다른 팀원이 위험한 역할을 맡으면 나도 모르게 불안감을 느꼈었다.

실제로 나 대신 나선 팀원 몇 놈이 죽어나가는 걸 본 적도 있고.

현역에서 물러난 지 꽤 됐는데도 같은 불안이 도지는 걸 보면 직업병인 모양이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병 말이다.

“괜찮아. 저 새끼. 죽어도 돼. 아주 싸가지가 없어.”

천영재가 꽤 앞으로 걸어간 이후에야 백승현이 속내를 밝혔다.

“실력은 솔직히 최상급인데 그놈의 성질머리가······. 그 정도 실력인데 김다람이 안 데려간 걸 보면 성격에 심하게 하자가 있다는 소리지.”

“S급이라는 소립니까?”

“무조건이지.”

S급은 한국에서 판정하지 않는다.

실전에서 혁혁한 실전을 쌓고 명성을 높인 상태에서 미국에 있는 세계 헌터 표준 기구의 시험을 통과해야 받을 수 있는 칭호다.

중국에도 특급이라는 비슷한 등급이 있다고 들었다.

특급 헌터 한 명을 본 적이 있는데 확실히 뛰어난 사람이었다.

과연 구 시대 기준으로 S급에 해당한다는 내 후배의 실력은 어떨까.

망원경을 들고 점점 멀어지는 그 친구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감지 능력의 감지 범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평균 치가 있다.

보통은 50m 집중하면 150m까지 감지할 수 있다고 한다.

내가 감지 능력은커녕 뮤테이션 적성도 없어 잘 몰라서 이해하기 어려운데, 감지 능력 보유자는 허공에 살아 있는 생명체의 모습이 마치 의식에 얼룩이 진 것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그러니까 감지 범위 안에서 감지 능력 소유자의 감시를 피할 수 없다는 소리다.

백승현은 놈의 감지 범위가 150m로 상정한 상태에서 계획을 짰다.

미끼에겐 가장 위험하겠지만 역으로 뮤테이션을 끌어내고 죽이기엔 최적의 거리라고 할까.

그런데 방해꾼이 나타났다.

좀비들이다.

열댓 마리의 좀비들이 고물로 전락한 차량을 밀치며 천영재를 향해 쏟아졌다.

천영재의 반응을 보았다.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역방향으로 천천히 뛰며 좀비의 속도와 보조를 맞추더니 마치 탈출을 추는 것처럼 어설프지만, 확실한 방법으로 가장 먼저 나서는 놈의 머리를 찍고 가속하고 다음 놈의 머리를 찍는 방법으로 좀비 무리를 어렵지 않게 퇴치했다.

“저렇게 설렁설렁 노가다하는 것처럼 좀비 죽이는 놈 본 적 있냐?”

백승현이 감탄하며 말했다.

“아니오.”

처음 본다.

저런 식으로 의무감으로, 일처럼 좀비를 죽이는 광경은.

그 모습은 대단히 효율적이지만.

“장영기가 보면 대노했겠지.”

백승현의 말대로다.

내 은사가 봤으면 가만 안 놔뒀을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헌터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그가 죽은 지금은 영영 알 길이 없지만 일단 멋을 추구한 건 확실했으니까.

그 천영재가 마지막 좀비를 쓰러뜨리고는 크게 손을 흔들었다.

사냥감이 나타난 모양.

하지만 우리 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돔구장 쪽에서 돔구장 주변에서도.

천영재가 갑자기 우리 쪽을 향해 전력 질주했다.

다음 순간 돔구장의 무너진 지붕에서 시뻘건 물체가 튀어 올랐다.

거대한 유인원.

2m에 달하는 거대한 침팬지가 나타나 우리를 굽어 보았다.

그런데 이 녀석.

“······씨발.”

백승현의 입에서 괜히 욕이 튀어나온 게 아니다.

저 레드라는 녀석.

갑주를 두르고 있다.

2미터에 달하는 육중한 몸 전체를 덮는 장갑판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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