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40화 (40/183)

30. 골프 (2)

내 방공호는 전국의 수많은 지역을 답사하며 고르고 고른 곳이다.

메인 방공호가 자리 잡은 곳은 산이라기보다는 동산에 가까운 언덕배기지만 계곡을 낀 뒷부분은 절벽에 가까운 가파른 경사를 이루고 있고 반대편 완만한 구릉 쪽은 일견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지만 실상은 작은 둔덕이 시야를 어지럽히는 구조다.

딱히 수비하기 좋은 지형은 아니지만 상대방의 눈을 속이기엔 최적의 지형이다.

언덕이 있기에 시야 확보에 유리한 건 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방어력보다는 은밀성과 정찰성을 중시했다.

조성용이 데리고 온 사람들이 이쪽으로 접근하지 않은 건 지극히 당연한 흐름이다.

얼핏 보는 것만으로 뭐가 있는지 다 보이는데 정작 흥미를 끌만한 건 하나도 없으니까.

그들은 공항이 있는 미군기지 주변을 중점적으로 수색했고 서쪽으로 남쪽으로 퍼져나갔다.

하루가 지났다.

사람들은 천막을 세우고 불을 피웠다.

먹을 건 얼마 없지만 서울과 달리 주변에 태울 게 많아 좋아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밤새 기온은 영하 18도까지 떨어졌다.

이튿날 그들은 마을 쪽을 수색했다.

두세 명 중년 여성 그룹이 내 지역에 어슬렁거렸지만 그들이 찾아낸 건 아무것도 없었다.

더미 방공호 쪽 입구를 어슬렁거리긴 했지만 그 입구는 흙과 바위로 막아놓은 상태.

입구를 발견하려면 삽이라도 들고 파내야 하겠지만 내 영역 특유의, 언덕을 넘어오는 차가운 칼바람이 그들을 내 영역에서 추방했다.

“어유. 여기 무덤이야? 분위기가 왜 이래. 바람은 왜캐 분담?”

감청장치를 통해 들은 한 아낙네의 감상이다.

또 하루가 지났다.

조성용이 데려 온 사람들은 이번엔 아예 헛다리를 짚었다.

내 영역은 고사하고 동쪽 지역 광대한 논밭과 야산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날 조성용의 트럭이 다시 골프장을 찾았다.

사람들이 불평과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그들의 목소리는 여기까지 닿지 않았지만 뭘 이야기하려는지 어렵지 않게 알 것 같았다.

무의미한 임무를 그만해달라고 요청을 한 모양이다.

조성용의 트럭에 부착된 스피커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진정하십시오. 시민 여러분. 곧 버스를 가지고 오겠습니다. 조금만 참으십시오. 따뜻한 집과 음식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조성용을 태운 트럭이 현장을 떠났고 줄곧 골프장 한 가운데에 서 있던 경량 장갑차로 굉음을 내며 현장을 떠났다.

남겨진 건 그가 데리고 온 100명 전후의 평범한 사람이 전부였다.

그때까지 나는 조성용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다.

왜 그가 백 명에 가까운 사람을 풀었는지.

대체 왜 나 하나 잡자고 그토록 많은 수고를 들이는지 말이다.

편집증적인 정신병도 이유 중 하나겠지만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로부터 4일이 지났다.

버스는 오지 않았고 그 흔한 무전 연락 한번 없었다.

조성용 일행은 글자 그대로 증발했다.

버스가 올 거라는 희망 속에서 열악한 천막 속에서 가느다란 불에 의지하며 기다리던 사람들은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그들의 운명을 알게 됐다.

그들은 버려진 사람이다.

조성용이 기분 전환으로 데리고 와서 그대로 황야에 내팽개친 것이다.

얼어붙은 대지 속에서 사람들은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

처음 그들이 보인 반응은 분노였다.

“야아아아아아! 조성요오오오오옹!!!!!!!”

누군가의 격노에 찬 메아리가 골프장 위로 울려 퍼졌다.

총기를 든 남성들이 모여 북쪽을 노려보았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일부가 북쪽으로 가서 조성용을 손봐주자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는 것으로 보였다.

남자들이 분노를 터뜨릴 동안 여성들은 꺼져가는 모닥불 곁에 둘러앉아 이야기하거나 남자들 옆에 팔짱을 낀 채 듣거나 했다.

오후가 되자 사람들이 둘로 갈렸다.

아마 여기에 남아 조성용을 기다리자는 사람으로 보였다.

격한 고성이 양방에서 터져 나왔다.

그들이 치열하게 대립하는 동안 커뮤니티에 접속했다.

늘 궁금하던 게 있었다.

개척자, 개척대, 개척단.

처음엔 다 한 통 속으로 보였는데 그들 사이에도 우열이 있고 방향성이 있었다.

SKELTON : 대체 개척단이라는 게 뭐죠? 아는 사람 있나요?

확실히 하기 위해 게시판에 질문을 던졌다.

댓글이 잘 달리지 않는 비인기 유저기에 잠시 딴 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삐---

배터리 테스터기가 충전이 완료됐다는 걸 알려왔다.

갖은 고생 끝에 드디어 재블린의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성공했다.

제대로 돌아가는지는 저격수의 아지트에 가서 확인해봐야겠지만 말이다.

당장 쓸 수만 있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재블린에 장착한 채 방전이 되지 않고 전압이 유지되는 걸 지켜봐야 한다.

충전이 끝난 배터리를 가방에 넣고 노트북을 확인했다.

댓글이 몇 개 달려 있었다.

Roka_hun : 그거 개척자 관리하는 조직 아닌가요?

keystone : 그 새끼들? 개척자 관리하는 새끼들이야. 아주 개 같은 놈들만 모였지.

unicorn18 : SUNBI 아이디는 어쩌시고욤?

“······선비 아니라니까.”

정확한 정보를 알려준 건 기자 양반이었다.

내 글을 본 건지 아니면 내 글과 무관하게 글을 작성할 생각이었는지 내가 질문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기자 양반이 개척단에 관한 글을 올렸다.

gijayangban : 개척단에 관하여.txt

-장문의 글 쓰는 건 좋아하지도 않고 읽지도 않을 거 같아 3줄 요약만 씀

1. 나라에선 사람이 재산이라 생각해 대도시에 사람을 잔뜩 수용함.

2. 이제 그 사람들이 필요 없어짐

3. 필요 없는 사람들을 내보내는 조직이 개척단임.

어렴풋이 생각하던 것이 정확하게 현실로 드러났다.

개척단은 이름처럼 불모지를 개간하고 땅을 되찾는 진취적인 집단이 아니다.

그들은 도시의 사람들을 뽑아다가 외부에 갖다 버리는 처분 조직이다.

내 영역을 찾아온 최 중령도, 디펜더와 함께 처리했던 개척자들도, 이번에 내 영역에 찾아온 조성용도 전부 그런 맥락에서 보면 이해가 가능하다.

쓸모없는 인간을 쓸모없는 땅에 버려 서로를 잡아먹게 한다.

조성용도 처음부터 이렇게 사람을 내던지진 않았을 것이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조금씩 사람을 던지고 버리다가 이제는 대담하게 아무렇게 사람들을 황야에 내던지게 된 것이다.

버려진 사람들이 저 너머에 있다.

그들은 여전히 논쟁 중이다.

북으로 갈 것인지, 여기에 남아 버스를 기다릴 것인지.

남겠다고 우기는 남자는 특히 목소리가 컸고 행동 하나하나가 과격했다.

그의 기세에 눌린 모양인지 사람들은 합의를 보지 못하고 텐트로 돌아갔다.

다시 하루가 지났다.

동사자가 나온 모양이다.

사람들이 텐트에서 고목처럼 얼어붙은 시체를 들어다 능선 너머로 실어 날랐다.

누군가의 죽음은 누군가에겐 강한 설득력의 원천이다.

떠나자는 이들이 득세했고 대부분이 그들의 편에 섰다.

남은 자는 열 명 즈음이었으나 점점 숫자가 줄었고 결국 사람들이 북쭉으로 떠나자 단 한 명만 남았다.

어제 골프장 전체가 울릴 정도로 쩌렁쩌렁하게 소리치던 남자였다.

오십 정도 됐을까? 삐쩍 말랐는데도 살집이 있어보이는 넓은 얼굴에 매 동작마다 과할 정도로 힘이 넘치는 남자였다.

그는 떠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고래고래 욕설을 지르다 텐트 옆에서 불을 쬈다.

이런 상황에서까지 조성용을 기다리는 건가.

대단한 믿음이다.

졸지에 이웃이 하나 더 생겼지만 그와 접촉하진 않았다.

조성용이 심은 함정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니까.

혹 그렇다면 이건 어떤 의미로 기회다.

이 정도 거리에 발전기 가동했을 때 저 사람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최 중령 무리는 너무 가까운데 있었기에 참고가 되지 못했고 지난 한파 때는 청명한 대낮에 연기를 피워 올렸기에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다.

내가 가장 신경 쓰는 건 소음이다.

내가 직접 그 위치에서 귀를 기울인 바로는 거의 들리지 않았지만 이 세상엔 나보다 귀가 더 밝은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신중을 기하기 위해 악천후가 오길 기다렸다.

날씨는 점점 따뜻해졌지만 여전히 온도계는 영하를 가리키고 있었다.

사내는 꿋꿋하게 혼자만의 텐트에서 버티고 또 버텼다.

식량은 과연 어느 정도 남아 있을까.

그리 넉넉하진 않아 보인다.

개사료 맛이 나던 영양바를 주운 냄비에 싹트기 시작한 정체불명의 풀과 섞어 끓여 먹는 걸 보면.

그날 저녁 북쪽에 비구름이 잔뜩 껴 있었다.

야밤에 진눈깨비가 섞인 비가 쏟아졌다.

기다리던 악천후가 왔다.

발전기를 가동해보았다.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사내는 반응하지 않았다.

내 방공호 전체가 덜덜 떨릴 정도로 힘차게 스켈톤의 심장이 약동하는데도 사내는 미동도 없었다.

바깥에 나가 사내의 반응을 살폈다.

쏴아아아---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 안에서 내 발전기 소리는 확실히 작게 들렸다.

그런데, 그것만이 아니다.

탕! 타탕! 탕!

북쪽에서 먼 총성이 들려왔다.

사내는 총성을 듣고 있었다.

그가 지나온, 그와 함께 한 사람이 돌아간 북쪽에서 들려오는 총성을 말이다.

폭풍이 지나가고 청명한 아침이 찾아왔다.

기온이 눈에 띄게 올라갔다.

수은주는 영상 10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새들의 지저귐 속에서 사내가 느릿하게 텐트 밖으로 걸어왔다.

그는 주위를, 특히 북쪽을 오랫동안 바라보다가 갑자기 노래를 불렀다.

흔히 듣는 가요가 아닌 가곡 풍의 노래였다.

잘 부르는 것 같진 않았다. 즐겨 부르는 노래가 그런 부류인 것 같았다.

한곡조 시원하게 뽑은 사내는 마치 소년처럼 나무 작대기 하나를 꺾어 들더니 능선 위에 올라 골프장을 가만히 돌아보았다.

잠시 후 그가 돌멩이 하나를 바닥에 놓더니 골프를 치는 자세를 취했다.

그는 손가락을 눈가에 대고 거리를 가늠하고는 돌멩이를 부드러운 스윙으로 강타했다.

스윙은 화려했지만 돌멩이는 고작 몇 미터를 날아간 게 전부였다.

사내는 스스로 나뭇가지를 꺾으며 에라이! 라는 소리를 냈다.

그는 그대로 능선 너머로 사라졌고 한동안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사내가 능선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그로부터 1시간 정도가 지난 뒤였다.

그의 손엔 골프채와 골프공이 들려 있었고 머리엔 어디서 났는지 골프 모자까지 쓰고 있었다.

대체 뭘 하려는 걸까.

여기가 골프장이니 기분이라도 내려는 걸까.

잠시 후, 그는 한 곳에 멈춰 서더니 허리를 굽히고 풀을 뜯어냈다

뭘 하려는 걸까.

망원경으로 사내가 풀을 뜯은 곳을 살폈다.

“어라?”

절로 입에서 탄성이 나왔다.

뜯어낸 잡초 아래 숨겨진 홀이 있었다.

나도 몰랐다.

거기에 홀이 있으리라고는.

거기만이 아니다.

그는 마치 이 골프장이 자기 집 안방인 양 잇따라 홀을 찾아내 전쟁 이전의 상태로 복구했다.

이름 모를 사내는 그만의 라운딩을 시작했다.

탁!

경쾌한 스윙과 함께 골프공이 하늘 위로 솟구쳤다.

골프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그가 보통 실력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문외한인 나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잡초로 가득 찬 골프장은 그토록 훌륭한 골퍼를 받아들이기 역부족인 걸로 보였다.

수시로 공이 말라붙은 잡초 사이로 빠졌고 잡목을 맞고 튕겨 나가거나 미군기지에서 흘러나온 쓰레기로 뒤덮인 구덩이에 빠지기도 했으니.

그때마다 그는 고함을 질렀으나 그의 얼굴에 단단하게 고정된 즐거움이라는 감정까진 지워주지 못했다.

그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얼굴을 보면서 하나의 결론을 내렸다.

이 사람은 조성용의 끄나플 따위가 아니다.

그냥 남았다.

그런데 왜 남은 것일까?

버스를 기다리려고?

그건 아니다. 그도 버스가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가 북쪽을 본 건 사람이 떠났을 때와 총성이 울렸을 때가 전부였으니.

하나의 대담한 가정이 사내의 즐거운 얼굴과 맞물려 제법 설득력을 가진 채 내 뇌리에서 싹트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에게 버스 따윈 아무래도 좋았던 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버스를 기다린다고 거짓말을 했고 억지로 남은 게 아니었을까?

골프를 치겠다고 남겠다고 우기면 사람들이 억지로라도 그를 끌고 갔을 테니 말이다.

그 결과 사내는 지금 회원권 18억에 이르는 호화 컨트리클럽을 원 없이 혼자 쓰고 있다.

재벌조차 하지 못하는 호사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마지막 공이 마지막 홀에 들어갔다.

길면서도 짧았던 사내의 라운딩이 끝났다.

“아자!”

기합 찬 파이팅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왔다.

사내는 후련한 미소가 남은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다.

그의 옆을 지키던 캐디도, 갤러리도. 꼴 보기 싫은 다른 회원도.

그의 미소가 점점 옅어져 갔다.

그건 그다지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었다.

그도 같은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입가의 미소가 지워지기 전 사내는 갑자기 품에서 권총을 꺼냈고 여전히 미소가 남은 상태에서 방아쇠를 당겼다.

탕!

최후의 골퍼가 쓰러졌다.

골프장은 다시금 긴 침묵에 잠겨 들었다.

무구한 참새 몇 마리가 갤러리처럼 모여들었고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

세상에 완전히 쓸모없는 건 없다고 했던가.

조성용 같은 인간쓰레기도 가끔은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

chouchou : 누가 제발 도와줘. 개척단이 바깥에 와 있어!

초초.

이 친구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떠난 후 그는 소녀의 시체를 들고 가려다 디에스이라에와 다퉜다고 한다.

다른 동료가 만류하지 않았다면 다른 시체와 같이 불태워졌을지도 몰랐다고.

내가 커뮤니티에서 인기가 없는 하급 유저라고 하지만 그래도 엄연한 커뮤니티 구성원이다.

초초는 이제 동료 취급도 받지 못하고 있다.

조회 수만 보면 인기 글이 되고도 남을 글을 적고 있는데 아무도 댓글을 달지 않고 있는 걸 보면.

“······.”

내가 인터넷을 잘 못 한다고들 한다.

실제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번엔 뭔가 촉이 왔다.

SKELTON : 누구야? 네 방공호를 공격한 놈들이?

암묵의 합의로 집단 무시를 당하던 초초의 글에 처음으로 댓글을 달았다.

chouchou : 조성용이라는 사람이야!

초초가 즉답했다.

SKELTON : 제22 개척단 단장?

chouchou : 어떻게 알았어? 맞아. 그랬던 거 같아. 지금 엄청 급해. 여기 김포 쪽인데 올 수 있어?

SKELTON : 가깝네. 그래, 그 사람이 어떻게 널 찾았지?

chouchou : 하수 배관! 똥냄새 운운하더니 거기로 날 찾았어!

SKELTON : 혹시 주변 시체에 손을 댔냐?

chouchou : 아 급한데. 이야기할 시간 없는데. 어디야? 스켈톤? 가까워? 도와줄 수 있어?

일부러 뜸을 들였다.

예상대로 그가 먼저 개인 메시지를 보내왔다.

chouchou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여자 몸에 손 좀 댔어.

SKELTON : 아니, 여자 시체 말고 물건에 손을 댔냐고

그는 은밀하게 메시지로 이야기하려하지만 나는 모두가 보이는 게시판에 댓글을 달았다.

chouchou : 총! 총을 챙겼어. 그런데 여자 시체는 무슨 소리? 내가 언제 그랬다고? 장난 쳐? 지금?

SKELTON : 그렇답니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건 모두 보여줬다.

이걸로 우리 유저들은 조성용의 이름과 방식을 알게 될 것이다.

그 녀석이 똥냄새 패티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또한.

물론 한 명에겐 욕을 먹었다.

chouchou : 스켈톤 이 개새끼야! 나 죽기 일보 직전인데? 사람 가지고 놀려? 너 시발넘아 너 얼굴 알아. 여기서 살아나면 너부터 죽이러 간다! 좆밥처럼 생겨가지고 씨발!

예전엔 인터넷에서 욕을 먹으면 피가 거꾸로 솟았는데 서당개 3개월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그저 웃기기만 해다.

그래서일까?

SKELTON : 뉘예뉘예~

이런 여유도 부리는 경지까지 도달했다.

그런데 이 높은 경지가 생각지도 못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Defender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올~

“?”

이건 시작일 뿐이다.

익명848 : 와 스켈톤 이 새끼 할 땐 하네?

익명458 : 진작 이렇게 놀 것이지

DragonC : 오우, 놀 줄 아는 놈인가?

Dies_irea69 : 내가 말했잖아. 스켈톤 현실에선 멀쩡하고 견실한 친구라고.

keystone : 차단 풀길 잘했네.

...

...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그런데 처음 받는 환호 속에서 그냥은 넘어갈 수 없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183cm88kg18cm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존 내논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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