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충치 (2)
“스켈톤!”
판교로 가는 길목에서 디펜더 남매와 만났다.
그들은 낡은 스쿠터에 타고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운전대는 디펜더 동생이 잡고 있었다.
내 시선을 알아차린 동생이 어깨를 으쓱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내가 운전 더 잘하거든.”
뒷좌석에 어색하게 앉아 있던 디펜더가 내 얼굴을 빤히 살폈다.
“요즘 잘 못 먹고 다니냐?”
“왜?”
“전보다 살이 빠진 거 같아서 말이야.”
“입맛이 통 없긴 하지.”
디펜더 동생이 날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넌지시 묻는다.
“없으면 좀 나눠줄까?”
“난 괜찮아. 입맛이 없을 뿐이니까.”
말이 보존식이지 2년 정도 먹다 보면 냄새만 맡아도 속에서 올라온다.
뭐, 내가 배가 불러서 하는 소리일지도 모르겠지만.
“얼마나 남았어? 배고프면 나눠줄게.”
“난 괜찮아. 너희들은?”
“우리? 한 3개월 치 남았나.”
3개월이면 금방이다.
하지만 굳이 걱정 안 해도 되겠지.
이 남매라면 앉아서 굶어 죽기 전에 다른 놈 죽이고 식량 차지할 테니.
“움직이자고. 해 떨어지기 전에.”
“좋아.”
덴티스트킴의 자택 겸 진료소는 판교의 고급 주택지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웃한 분당 신도시는 전쟁 당시 괴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고 판교도 시가지 쪽은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폭격을 받았지만 교외의 고급 주택지 쪽은 전쟁의 참화에서 가까스로 피해갔다.
아마 그 멀쩡함이 그 마을을 전쟁 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고급 주택지로 남게 한 이유이리라.
국위원이 떠나기 전엔 국위원 고위 위원이 저택을 징발해 썼고 그들이 떠난 후엔 군대가 장악해 관사로 썼으니.
m9의 생각과 달리 장군님들은 아파트가 아니라 고급 주택을 택했다.
택지로 통하는 길목엔 병사들이 지키고 서 있었다.
이미 사전에 협의를 했고 덴티스트킴이 군대 쪽에 언질을 줬다고 하지만 실제 완전무장한 군인을 앞두고 앞으로 나서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군단파의 기율은 유지되고 있던 모양이다.
“아, 김선생님한테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김선생 댁은 저쪽입니다.”
말쑥한 장교가 손가락으로 멀리 보이는 태양열 패널을 붙인 저택을 가리켰다.
“조심해서 가세요. 다만.”
장교가 시원한 마스크에 어울리는 청량한 미소를 머금으며 덧붙였다.
“좀 아플 겁니다.”
군단파 수뇌부의 주거지 답게 지역은 삼엄한 경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완전무장한 병사가 곳곳에 서 있었고 대 드론용 재밍 장치를 갖춘 방공 트럭도 보였다.
민간인도 몇 명 보이긴 했는데 주민보다는 군대와 연관을 맺은 업자로 보였다.
“이 집이야? 저 집이야?”
공교롭게도 장교가 가리킨 지점엔 집 두 개가 연달아 붙어 있었다.
둘 다 콘크리트를 드러낸 이른바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이라 멀리서 봤을 땐 하나로 보였다.
“같은 집 아니야? 똑같은 사람이 설계한 거 같은데.”
디펜더 동생이 두 집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럴지도.”
디펜더가 동생의 말을 받았다.
“돈 있는 놈들 동업할 땐 형제보다 더 친하잖아?”
나도 두 저택을 보았다.
스타일은 비슷하다.
이른바 중정식의, 높은 외벽이 건물 전체를 둘러싸는 스타일이다.
두 저택은 쌍둥이처럼 닮았지만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가까이 있는 집은 군데군데 페인트가 벗겨졌고 출입구엔 폐쇄된 흔적과 함께 날카로운 것과 둔탁한 것으로 문을 두드려댄 흔적이 흉터처럼 남아 있었다.
곳곳에 널린 모래포대와 바리케이트는 이 저택에 밀어닥친 풍파를 짐작케했다.
그런데 옆집은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분명 같은 디자인인데도 그 집은 피해를 당하기는커녕 모든 면에서 상태가 좋아 보였고 심지어 정문 쪽엔 병사 두 명이 지키고 있기까지 했다.
먼저 허름한 집으로 가보았다.
디펜더가 초인종을 눌렀다.
2층 쪽에 그림자가 어슬렁거렸다.
곧 문이 살짝 열리고 한 아낙네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이는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았지만 얼굴엔 우울한 그늘이 짙게 드리워 있었다.
“누구세요?”
철렁거리는 강도방지용 체인 아래서 여성이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선생 댁 맞나요?”
디펜더가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시원스레 물었다.
여성이 무표정한 얼굴로 뭐라고 중얼거리며 옆집을 가리켰다.
“김선생이라 불리는 사람은 저기에 있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여성이 문을 닫으려고 할 때 안쪽에서 갑자기 사내아이의 목소리가 뾰족하게 새어 나왔다.
“김선생 아니야! 걔들 김선생집 아니라고!”
마치 악에 겨운듯한 외침.
중간에 문이 닫혔기에 소년의 외침이 묻혀버렸고 곧 문 앞에서 아낙네가 호되게 야단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이의 우는 소리를 들으며 우리는 자리를 떠났다.
비슷하게 생긴 다른 저택으로 향하면서 디펜더 남매가 서로를 응시했다.
“구린 냄새가 나는데.”
동생이 입을 열었다.
곧 그녀가 날 물끄러미 쳐다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스켈톤은 어떻게 생각해?”
“······글쎄.”
뭔가 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모를 수가 없다.
그런데 그 문제가 정확히 뭔지 모르는 건 사실.
여전히 나는 이가 아프고 치료를 원한다.
디펜더 동생이 속도를 늦춰 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더니 난데없이 휴대폰 액정을 들이대었다.
[ 어때? 같이 오길 잘했지? ]
그놈의 메모장.
“음, 인정.”
일이 수상할 땐 일단 사람이 많은 쪽이 낫다.
그래야 좀 더 힘을 쓸 수 있고 서로를 구해줄 수 있으니까.
특히 치과 진료 같은 무방비 상태에 놓이는 치료를 할 땐 더더욱 옆에서 지켜줄 사람이 필요하다.
덴티스트킴이 수상쩍인 인물일 가능성이 높아진 이상 동행인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긴장 속에서 디펜더가 초인종을 눌렀다.
전과 달리 이번엔 바로 문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얼굴이 하얗고 눈가에 주름이 많은 중년 사내가 살갑게 웃으며 우리를 반겼다.
하얀 의사 가운을 입고 있다.
“세 분? 혹시 비바! 아포칼립스! 에서?”
“네. 제가 스켈톤입니다.”
“아, 스켈톤님. 보기보다 젊으시네요.”
“무슨 뜻이죠?”
“하하, 아무것도 아닙니다. 좌우지간, 제가 닉네임 덴티스트킴을 쓰는 게시판 유저입니다.”
그와 악수를 교환했다.
그의 손은 보기보다 악력이 강했고 손가락 마디마다 거슬한 굳은 살이 느껴졌다.
악수를 하는 동안 덴티스트킴의 시선이 디펜더 남매를 향했다.
“이분들은?”
살짝 경계하는 눈치.
하긴 세 명이나 끼어있다면 경계할만 하다.
하지만 한 명이 여자라는 건 이런 상황에서는 도움이 된다.
그는 디펜더를 보고는 경계심을 드러냈지만 디펜더 동생을 보고는 멀리서 이쪽을 지켜보는 병사들에게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다.
아마 남자만 셋이었다면 병사들이 이쪽으로 오지 않았을까?
“네, 제 사촌 동생입니다. 같이 살고 있지요.”
“그렇군요. 아무튼 세분 모두 환영합니다. 안으로 드시죠.”
덴티스트킴이 우리를 응접실로 안내했다.
저택 안은 그야말로 부촌의 저택답게 화려함을 가득 차 있었다.
개방감이면 개방감, 색감이면 색감, 군데군데 구석구석마다 서민의 집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광택이 흘렀다.
전쟁의 피해를 거의 받지 않은 듯한 미려한 내부를 보며 우리는 고급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소파엔 덴티스트킴의 아내로 보이는 여성과 딸 아이가 앉아 우리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딸도 그렇지만 여성의 옷차림이 멸망기의 옷차림이 아니다. 명품으로 보이는 옷가지, 목걸이, 기타 반짝이는 것, 손목 쪽으로 찬 작고 앙증맞은 시계.
전쟁 전 잘 사는 사모님의 옷차림 그대로다.
이런 상황에서 저 정도 생활을 유지하다니.
지금은 연락되지 않는 김다람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화려한 여성이 덴티스트킴을 불러 귓가에 대고 뭔가 속삭였다.
“아, 진료 전에 잠시 물건을 볼 수 있을까요?”
디펜더가 가지고 온 걸 주섬주섬 꺼냈다.
비닐과 신문지 안엔 전쟁 전 명품이라 불리던 옷과 가방이 담겨 있었다.
여성이 그걸 하나하나 살폈다.
“흠, 이건 좀 오래되긴 했네.”
그녀는 특히 가방을 이리저리 뜯어보았다. 명품의 세계는 잘 모르지만 백화점에서 제일 비싸다는 상표를 가진 녀석이었다.
그녀가 가방을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
“그래도 진품은 진품이네.”
곧 그녀의 시선이 날 향했다.
“이거 어디서 사셨어요?”
“네?”
“한국에서 샀어요? 외국에서 샀어요?”
“아, 그게.”
아니,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냐고.
디펜더에게 고개를 돌리자,
“런던요.”
즉시 날 위해 나서주었다.
“어머니가 여행을 가면서 사 오셨죠. 몇 번 쓰지도 않았어요. 같이 사 온 다른 걸 더 마음에 들어 하셨거든요.”
“그렇군요. 그런데 그 같이 사 오셨다는 건?”
“많이 쓰다 보니 때가 많이 타서요. 여기 가지고 올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아~ 그렇군요.”
좀 떨어진 위치에서 보니 이 집의 결정권은 아내가 가지고 있는 걸로 보였다.
“여보. 물건은 괜찮아.”
그녀가 오케이 사인을 보내자 덴티스트킴이 우리를 지하실로 안내했다.
지하실엔 커뮤니티에서 보았던 그 완벽한 진료실이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자, 그럼 어느 분부터?”
디펜더 동생을 보니 손사래를 친다.
해서, 먼저 손을 들었다.
“앉으시죠.”
덴티스트킴은 마치 전쟁 전의 치과 병원처럼 나를 눕히고 내 입에 흡입기를 넣고 환한 불로 입안을 비추고 갖가지 기구로 이를 만지고 관찰했다.
“아, 여기 충치가 있으시네. 마취약은 없는데 참을 수 있으시죠?”
“네.”
저항을 할 수 없는 자세긴 하지만 뒤편에 디펜더 남매가 있긴 했는데 큰 의미가 있나 싶다.
이미 그 시점엔 덴티스트킴을 신뢰하고 있었으니까.
오히려 그가 우리를 이토록 신뢰하는 것 자체가 궁금할 지경이었다.
아무리 여자 하나가 끼어있다고 해도 2030대 가장 기운 센 젊은이들이 남의 집에 우루루 몰려왔는데도 군소리 없이 받아주는 건 여간한 배짱을 가지고는 부릴 수 없는 여유니까.
위이이이잉--
전쟁 전에 듣던 악몽 같은 소리가 지하실에 울려 퍼졌다.
“아프면 손을 들어주세요. 저기, 아직 시작도 안 했어요.”
치료가 시작됐다.
나는 적당히 참거나 적당히 손을 들면서 치료의 고통을 이겨냈다.
드드드드득!
“컥!”
“참으세요. 엄살이 심하시네. 관상은 근엄하신데.”
잠시 후, 치료가 끝났다.
결과는 성공.
아니 대성공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리라.
이 멸망기에 충치를 제거한 건 물론이고 아말감으로 빈자리를 채워 넣는 호사까지 누렸으니.
혀로 단단하게 굳은 아말감을 어루만지며 나는 강한 충족감을 느꼈다.
다음 치료는 디펜더 동생 차례였다.
그녀는 어금니에 큰 충치가 있었다.
“저런 신경치료를 하셔야겠는데요.”
신경치료라는 말에 디펜더 동생이 울상이 된 얼굴로 날 올려다보며 휴대폰을 내밀어 보였다.
[ 스켈톤 헬프 ㅠㅠ ]
“······.”
이런 예감이 들었다.
넌지시 고개를 돌려 덴티스트킴에게 물었다.
“······마취 되나요?”
“마취는 약이 좀 필요한데. 약을 쓰려면 비용을 더 주셔야 해요. 우리도 장군님들 같은 VVIP한테만 사용하는 물건이라.”
“이거면 될까요?”
혹시나 해서 들고 온 국소마취제 하나를 내밀었다.
“오. 주사기는 있으신가요?”
“네.”
디펜더 동생의 눈에 눈물이 글썽였다.
그녀는 태블릿을 두들기더니 곧 대문짝만한 문자를 내게 보였다.
[ 사 랑 해 ]
“······.”
예상한대로 디펜더 동생의 사회성은 짐승 수준이었다.
겨우 마취 주사를 놓는데 비명을 질러대고 내가 옆에서 그녀를 붙잡아 몸을 고정해야 했다.
그래도 마취가 된 이후엔 순조롭게 진료에 협조했고 진료실은 안정을 되찾았다.
“잠깐 나가보고 올게요.”
진료를 지켜보던 디펜더가 진료실을 나섰다.
내가 물끄러미 쳐다보자 그는 고개를 가로저어 보였다.
치료할 게 없는 모양.
핸드피스의 엔진음이 조용히 울려 퍼지는 진료실에서 나는 잠시 간 과거의 풍경을 회상하며 시간이 가기를 기다렸다.
*
“아윽. 이, 이비··· 이비······ 아, 안 열러······.”
볼이 퉁퉁 부은 디펜더 동생과 함께 집을 나섰다.
덴티스트킴은 가족과 함께 우리를 현관까지 배웅해주었다.
“조심하세 가세요. 다음에 또 진료할 일이 오시면 찾아주시고요. 비바! 아포칼립스! 분들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마지막까지 그는 친절한 사람이었다.
조금 사리에 밝고 이해타산적이긴 하지만 썩 괜찮은 치료였고 오랜만에 여유가 있는 가족을 봐서 기분도 좋아졌다.
하지만 디펜더가 야릇한 미소를 머금고 내게 다가 올 때 나는 내가 외면했던 문제들이 부채처럼 펼쳐지며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느낌을 받았다.
“역시, 그 인간. 가짜네.”
디펜더는 자리를 비우고 옆집에 갔었던 모양이다.
어떻게 구슬린 진 모르겠지만 그는 우울해 보이는 아낙에게 이 집에 일어난 비극을 전해 들었다.
결론은 내가 어렴풋이 예상한 그대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쟁 전 커뮤니티에 미래의 포부를 이야기하던 덴티스트킴과 나를 진료한 덴티스트킴은 다른 사람이다.
“······원래 있던 의사 밑에서 일하던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전쟁 직후에 폭도들이 여기에 와서 행패를 부릴 때 옛 고용주를 도와주겠답시고 가족을 끌고 왔는데 그게 진짜 덴티스트킴에겐 비극의 시작이었지.”
지하설의 완벽한 설비와 응접실을 장식하던 상장과 상패는 그의 것이 아니다.
그 여자가 걸쳤던 명품 옷과 가방도 그녀의 것이 아니다.
그들의 딸이 걸친 고급스러운 아동복도 마찬가지.
여기에 그들의 물건은 존재하지 않았다.
살인자와 그 가족은 한 가족의 생명은 물론 그들의 삶마저도 통째로 훔쳐버린 것이다.
“······.”
하지만 그의 치료는 완벽했다.
그 가족은 내게 일체의 위험을 가하지도 않았고 불이익도 주지 않았다.
그들은 시종일관 우리에게 친절과 예의로 베풀었다.
환자와 의사라는 관계에서 봤을 때 이보다 이상적인 관계가 있을까 할 정도로.
“어떻게 할까?”
디펜더는 그 가족을 죽이고 싶은 눈치다.
그의 동생도 마찬가지.
큰 정의감 없이 단지 구실이 필요한 그들은 내 동의를 요구했다.
“······.”
잠시 생각한 후에 한숨을 내쉬며 그들을 돌아보았다.
“놔두자.”
“······그럴까?”
짧은 문답 안엔 의외로 많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
디펜더가 자신의 왼쪽 어금니를 꽉 물어 보인 것도 말로 드러나지 않은 합의 중 하나이리라.
굳이 죽일 필요도 없었다.
나를 치료한 덴티스트킴과 이미 죽은 덴티스트킴은 어떤 의미에서 전혀 다르지 않은 존재니까.
아니, 어쩌면 새로운 덴티스트킴은 구버전보다 나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디펜더는 그 짧은 문답 속에서 거기까지 생각한 게 아닐까.
그런데.
“음?”
입안에 뭔가 빠져 나왔다.
뱉어보니 방금 끼워 넣은 아말감이다.
손바닥 위의 아말감을 멍하니 응시하는 날 돌아보며 디펜더가 빙그레 웃었다.
“어떻게 할까?”
“······.”
결론은 같았지만 잠시 망설였던 것 또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