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21화 (21/183)

19. 테마파크 (1)

전쟁 전에 대한민국 남성이 꾸는 악몽의 레퍼토리 중에 재입대에 관한 내용이 가장 괴롭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나 같은 경우엔 대출과 관련된 악몽이다.

악성 채무자답게 엄청난 빚 독촉을 받았는데 끝도 없이 오는 문서가 유독 기억에 남았다.

최고서, 지급명령, 소장, 변론기일 통지서, 판결문, 재산명시명령서, 임의경매 통지서 등등. 종류도 다채로운 내 팬레터들.

전쟁이 안 났을 때의 미래는 그다지 상상하고 싶지 않다.

직장도 없으니 개인회생은 무리고 아마 파산 엔딩이 아니었을까?

그 결과 양심고백을 하자면, 전쟁이 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조금은 기뻤다...

내 경우처럼 멸망은 모든 이에게 부정적인 효과만을 가져온 건 아니다.

일부는 오히려 멸망이라는 새로운 변화 속에서 예전에 갖지 못했던 활기를 얻었고 심지어 생의 의미까지 손에 넣었다.

나의 유일한 인터넷 친구, 인간사냥꾼도 재앙이라는 탁류 속에서만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는 물고기였다.

*

김다람이 내 아지트를 흉보고 간 그날도 어김없이 인간사냥꾼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Defender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언제 오냐? 스켈톤.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다.

나는 돈은 좀 안 갚을지언정 약속은 그럭저럭 지키는 사람이다.

SKELTON : 기다려라. 선물 들고 갈 테니.

커뮤니티 안에서 내 사회적 체면을 위해서라도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이동 수단을 두고 고민을 했는데 결국 내 선택은 애용하는 짐 자전거였다.

조용하고 쉽게 버릴 수도 있고.

어차피 제대로 기습 당하면 뒤지는 건 똑같다.

뮤테이션은 없다 하니 느려도 조용한 게 제일이겠지.

잠깐 쓰고 버릴 요량으로 당근넷에서 중고로 산 건데 이 녀석이 제일 열심히 일해줄 줄이야.

역시 세상일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출발하기 전에 체인을 정비하고 타이어에 공기도 빵빵하게 채워 넣은 후 탄약 상자를 실었다.

지참한 무기는 언제나처럼 한 정의 소총과 권총, 두 자루의 도끼라는 단출한 여행 세트.

그래도 평소와 달리 방탄조끼를 안에 입었다.

소총탄엔 어김없이 뚫리겠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디펜더가 제공한 정보에 의하면 접선지역 주변엔 크게 3개의 위험지대가 있다.

첫 번째는 몬스터 장악지대다.

인간 사냥꾼의 설명을 들어보면 배회하는 종류가 아니라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움직이지 않는 정주형으로 보이는데 놈의 영역 안에 들어가지만 않는다면 대체로 무해하다.

두 번째 위협은 좀비들이 장악한 지역이다.

버려진 아파트 단지 쪽을 다수의 좀비가 장악해 휴면 상태에 들어갔는데 일부가 여전히 정찰조 형태로 돌아다니며 운 없는 희생자를 찾는다고.

다만 좀비 구역은 접선 장소에서 남서쪽인 경로를 벗어난 지형이고 거리도 꽤 있는지라 실질적인 위협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위협은 나머지 지역 전체다.

그렇다. 최후의 위협은 인간이다.

그들이 어디에 있을지, 어떤 식으로 공격을 해올지는 인간사냥꾼도 확답하지 못했다.

인간은 몬스터나 좀비와 달리 수시로 위치를 바꾸고 새로운 전술과 전략을 짜고 허를 찌르는 함정을 파려 드니까.

그래도 자주 약탈자가 자주 매복하는 명당자리와 활동영역까지는 미리 알 수 있는 정보다.

인간사냥꾼은 꽤 장문의 설명을 곁들여 피해야 할 지역과 피해야 할 인간 집단에 관해 말해줬다.

특히 그가 강조한 건 복장이었다.

Defender님으로부터 온 메시지 : 빨간 바지를 입은 놈들은 어지간하면 건드리지 마.

늘 느끼는 바지만 작전의 위험은 사전에 궁리하고 고생한 만큼 줄어든다.

꽤 위험한 여정은 지루함을 느낄 정도로 평온하고 순조로웠다.

중간 정도 이르렀을 때 밤의 베일이 쇠락해가는 대지를 덮었다.

강가의 둔덕에서 나는 버려진 거리를 밝힌 회백색의 유령 같은 불빛들을 보았다.

몬스터의 영역이다.

지구 환경에서 독자적으로 생존 가능한 침투종의 임무는 인간을 죽이거나 멸하는 게 아니다.

서서히 자신이 장악한 주변을 그들의 고향과 비슷한 형태로 바꾸는 것이 놈들의 역할이다.

인간은 그 과정에서 배제해야 할 장애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까.

어둠이 날 가려주었듯 몬스터의 영역도 가려주었기에 몬스터가 무슨 타입인지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최소한 정주형이라는 정보는 확인했다.

한편, 가장 우려했던 인간 약탈자는 경로상에서 단 한 명도 찾을 수 없었다.

3개의 매복 명당을 지나치면서 내가 발견한 건 버려진 차량과 잔해, 불에 바싹 탄 시체가 전부였다.

위협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났다.

좀비다.

경로상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는 녀석들이 경로 주변에서 대거 활동하고 있었다.

모습을 보진 않았지만 창백한 달빛 아래 음울하게 울려 퍼지는 시체들의 합창은 놈들의 규모가 결코 적지 않다는 걸 암시했다.

최소한 백 마리 이상이다.

휴면에서 깨어나기라도 한 것일까.

최대한 소리를 죽인 채 신중하게 남은 경로를 진행했다.

사전에 무전기는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텅 빈 나의 영역과 달리 이 일대엔 꽤 많은 사람과 파벌이 있기에 무전기 사용은 이쪽에 사람이 있다는 것밖에 알려주는 꼴밖에 되지 않으니까.

인간사냥꾼에게도 개인식별번호가 있다면 위험한 공용 주파수 대신 고유 주파수로 통신할 수 있었겠지만 둘 중에 개인식별번호를 가진 건 나뿐이다.

대신 만날 장소와 예상 시간을 자세하게 정했는데 인간사냥꾼은 아예 만남 장소를 사진으로 찍어 보냈다.

만남 장소는 지구의 자전축만큼이나 기울어진 대형 관람차가 마치 기대고 서 있는 것 같은 커다란 전나무 아래였다.

테마파크에 다가가면서 비슷한 나무를 물색했다.

있다.

보는 각도가 달라 관람차가 나무에 기대고 섰다기보다는 삐져나온 모양새지만 사진과 똑같은 나무가 달빛 아래 올곧게 서 있었다.

주변에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무기를 빼 들고 천천히 접근했다.

모든 감각을 열어두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한 채.

잠시 후, 기척이 느껴졌다.

사람이다.

나무 뒤에 사람이 서 있다.

가슴이 가볍게 뛰었다.

드디어 만나게 되는 건가.

인간사냥꾼이라는 게시판의 악동을?

어떻게 생겼을까.

어쩌면 의외로 선한 인상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본성은 생김새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니.

그런데 이 숨소리.

남자의 것이라기엔 너무 가늘다.

약간의 충격 속에서 나무 뒤에 있던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자다.

달빛을 닮은 창백한 피부를 가진 긴 머리의 여성.

상당히 매력적인 외모의 여성이 호기심과 두려움이 동시에 깃든 눈으로 나를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그녀가 손을 흔들며 어색하게 인사했다.

응답하는 대신 권총을 들어 뒤를 노렸다.

“나와라.”

하나가 더 있다.

철컥

“나오라고 했다.”

시야의 가장자리에 여성이 살짝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가만히.”

도끼를 뽑아 든 오른손으로 여성을 가리키며 경고했다.

관목이 가볍게 흔들거렸다.

“와우.”

젊은 남성의 탄성이 관목 속에서 울려 퍼졌다.

곧 검은 그림자가 성큼 관목에서 튀어나오듯이 나타났고 달빛 아래 손을 든 채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자신을 드러냈다.

키가 크고 수려한 용모의 남성이 이를 드러낸 채 날 보고 있었다.

“처음이야. 우리 함정에 걸려들지 않은 건.”

천천히 뒤로 물러서서 두 명을 시야에 넣으며 짧게 물었다.

“존내논이냐?”

남성이 실소를 머금었다.

“아니, 떠봐도 하필 그딴 새끼 이름을 대냐? 서운하게. 나, 디펜더야.”

내 눈은 남자와 여자를 번갈아 보았다.

남성이 미소지었고 여성은 고개를 돌리며 시선을 피했다.

“둘 다야. 자주 글 올리는 건 내 동생이지만.”

“뭐?”

나는 여성 쪽을 빤히 쳐다보았다.

이 녀석이었나?

그 인간성의 티끌만큼도 보이지 않는 씨니컬한 댓글과 살인 인증 올리던 녀석이?

전혀 그렇게 안 보인다.

얼굴 자체는 착해 보이는데.

뭐, 사람은 생긴 것만으로 판단할 수 없겠지.

남성이 시선을 돌린 여성 쪽을 노려보았다.

“내 동생, 현실에선 햄스터지만 인터넷에선 여포거든. 뭐, 내 계정이니 나도 시간 비면 글 올리곤 해. 댓글도 자주 다는 편이고.”

“······그런 거였나.”

인간사냥꾼의 정체가 드러났다.

그들은 하나가 아닌 둘. 남매다.

연령은 둘 다 이십대 중반으로 영양 상태도 좋고 심리도 안정된 것처럼 보였다.

“우리가 소개했으니 너도 소개해야지?”

시체 냄새가 날 거라 생각한 그들의 몸에선 태운 풀의 냄새가 났다.

무표정을 유지한 채 짧게 답했다.

“스켈톤이다.”

오는 게 아니었는데.

원인 모를 후회를 느끼며 자전거 쪽을 가리켰다.

“저게 탄약이다. 가져가라.”

이유가 무엇일까.

두 명이라서? 생각한 것과 달라서? 과할 정도로 친근한 태도에 거부감을 느껴서?

아니, 대충 알 것 같다.

그들의 방식이 좋지 않은 기억과 맞닿아 있었다.

얼굴이 반반한 젊은 여자를 앞세우고 상대방이 방심할 때 남자가 희생자를 급습하고 죽인다.

마굴이 된 중국에서 자주 보던 장면이다.

내 팀은 아니지만 동료 헌터가 그 얕은 수에 걸려 참수당한 머리가 신호등 아래에 걸렸다.

방식의 비열함을 문제 삼고자 하는 게 아니다.

단지 전장에서 보았던 장면이 눈앞에서 똑같이 반복되는 게 싫었을 뿐이다.

“왜 그리 경계해?”

남성이 탄약을 옮기며 나를 돌아보았다.

여성은 팔짱을 낀 채 아까부터 날 조심스레 쳐다보고 있다.

한동안 경계하던 그녀가 뭔가를 꺼내 돌돌 말아 입에 물고는 불을 붙였다.

담배가 아닌 풀을 태우는 냄새가 난다.

아마 이것이 그들의 몸에서 나던 냄새의 원인이겠지.

“잠깐 안에서 차나 한잔할까?”

남성이 손수레에 탄약을 옮기며 불쑥 묻는다.

“아니, 이만 가봐야겠다. 먼저들 들어가.”

“왜 이렇게 경계하냐고. 우리 친구 아니었냐?”

“······.”

“왜 침묵하는 거냐?! 스켈톤. 혹시 우리한테 실망한 거야?”

고개를 끄덕였다.

“······왜?”

이번엔 남매가 동시에 물었다.

그것도 둘 다 상당한 충격을 받은 얼굴로.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꼴도 보기 싫은 건데 그걸 입 밖에 내면 안 될 거 같고, 뭐 온건한 표현 없나.

돌아가지도 않는 머리 굴리고 있자니 멀지 않은 곳에서 기괴한 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엄마······. 엄마······. 에에에엥.”

귀신의 소리 같은 게 아니다.

아이의 울음이다.

숫자는 두 명 정도, 열 살 미만의 아이들이 구슬프게 울며 부모를 찾고 있다.

그 애타는 울음은 저 아래 자리 잡은 테마파크라는 공간에 속한 속성이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스켈톤.”

남자 디펜더가 정색했다.

여자 디펜더는 이미 손수레의 수레를 잡고 끌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잠시 우리 집에 가자.”

“무슨 일이지?”

“저 새끼들이야.”

남자 디펜더가 처음으로 선명한 살기를 드러냈다.

“내가 총알 필요한 이유.”

*

디펜더의 본거지는 방공호가 아닌, 테마파크가 내려다보이는 산중에 자리 잡은 낡은 주택이었다.

주택이라기보다는 저택이라고 할까.

전체적으로 낡고 쇠락한 모양새지만 독채와 창고, 차고까지 딸린 호화로운 사양이다.

이래서 숨기보다 다 죽이는 걸 택한 건가.

달빛 아래 비닐로 만든 작은 온실 안엔 잡다한 식물을 기르고 있었는데 뿌옇게 김이 서려 뭘 키우는 것까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여자 디펜더가 내 손에 들린 고급스러운 상자를 주눅 든 눈으로 쳐다 보았다.

여전히 날 경계하는 거 같은데 끈질기게 쳐다보는 걸 보니 관심이 있는 모양이다.

“······스켈톤. 그거 뭐야?”

곧 그녀가 소심한 목소리로 물었다.

“이거?”

김다람의 고급 과자다.

인간사냥꾼을 만나면 선물해줄 요량으로 반쯤 먹다 남은 걸 들고 왔다.

디펜더의 호감도도 올리고 내 평판도 자연스레 좋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본 디펜더는 내가 상상한 이상으로 좋지 않은 이미지였다.

입도 하나 더 많기도 하고.

그래서 도로 가져가서 나 혼자 먹으려고 생각했는데 졸지에 초대를 받아 덩달아 가지고 와버리고 만 것이다.

“서, 선물이다······.”

마지 못해 여자 디펜더에게 과자를 내밀었다.

그녀는 상자를 열더니 환한 미소를 머금으며 날 빤히 쳐다보았다.

“스켈톤!”

진짜 기뻐하는 눈치.

“······.”

나는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대신 집안을 둘러보았다.

내 방공호와 달리 탁 트인 넓은 홀의 개방감이 시원하게 시각을 자극했다.

역시 부잣집이다.

곳곳에 돈을 바른 흔적이 보인다.

그래도 멸망기 특유의 마법같은 부식과 마모를 피하지 못했는지 군데군데 낡고 무너진 부분이 눈에 밝혔다.

곧 남자 디펜더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를 내왔다.

“오.”

그가 과자를 보며 활짝 웃었다.

“스켈톤! 역시 멋진 남자네. 내가 인정한 진짜 사나이야!”

“······.”

잠자코 있자니 여자 디펜더가 남자 디펜더에 귀에 대고 뭐라고 속삭였다.

“내 동생이 그러는데 남자가 사내답지 못하게 왜 그리 겁이 많냐 물어보는데?”

“?”

누가 누굴 보고 하는 소리지?

여자 쪽을 쳐다보니 애써 시선을 외면하며 딴청을 피운다.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애 우는 소리는 뭐냐?”

이게 본론이다.

아이가 우는 소리가 날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다.

“일단 차나 마시자고.”

남매가 차를 동시에 들었다.

향기를 맡아 보았다.

좋은 냄새.

내 방공호 안에 있는 싸구려 아이스티와는 궤를 달리하는 고급스러운 향이다.

하지만 차를 마시진 않았다.

주는 대로 받아먹지 마라.

멸망기를 살아가는 사람의 에티켓이다.

하지만 나와 달리 디펜더 남매는 내 과자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질 수 없어 나도 하나를 건져 입에 가지고 갔고 과자를 입에 물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차 한 모금을 홀짝였다.

맛있다.

아주 찰떡궁합이야~.

인터넷 친구도 친군데 좀 믿을 걸 그랬나.

후회감에 젖어 빈 상자를 보며 입맛만 다시고 있자니 남자 디펜더가 입을 열었다.

“개척자야.”

“개척자?”

“키스톤 집 앞에 진 친 새끼들 있지? 걔들하고 같은 부류.”

“그래?”

“그런데 그것들하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질이 안 좋아.”

남자 디펜더가 동생 쪽에게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여자 디펜더가 노트북을 펼치더니 내게 화면을 보여줬다.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안엔 장갑차 한 대와 총기를 든 평범하게 생긴 중년 남성들이 엉거주춤하게 서 있었다.

딱히 특별한 건 없어 보인다고 생각할 때 그들이 입은 바지가 전부 빨간 색이라는 걸 발견했고 장갑차 아래 쪼그리고 앉은 두 명의 아이 또한 발견했다.

“이건?”

남자 디펜더가 싸늘하게 코웃음을 쳤다.

“앵벌이.”

“앵벌이?”

“애새끼들 동원해 질질 짜게 해서 방공호 안에 숨은 두더지들 끌어낸 다음.”

남자 디펜더가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전부 뺏고 죽이는 거지. 남자는 죽이고 여자는 강간하고 애새끼는 다음 앵벌이용으로 쓰고.”

“쓰레기 같은 놈들이네.”

“그래서 죽이려고.”

인간사냥꾼이 이를 드러내며 희게 웃었다.

어째서인지 살인을 입에 담는 그 표정은 퍽이나 즐거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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