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어느 날 갑자기, 영감님과 함께-1화 (1/195)

어느 날 갑자기, 영감님과 함께

인트로

어느 날 사고로 두 사람은 우연히 만나게 된다.

부~우~웅!

퍽!

쾅!

퍽. 퍽. 퍽.

한 명은 뺑소니 사건의 피해자로, 다른 한 사람은 뺑소니 사건의 목격자로.

“자네…… 이름이 뭔가?”

“서태화입니다.”

“좋은 이름이네.”

“어르신! 말씀하지 마세요!”

“커헉!”

“어르신! 정신 차리세요! 어르신!”

“…….”

싸구려 영화감독이라고 비난받던 영화감독과 매번 오디션에 떨어지는 배우 지망생.

이 두 사람은 각자의 이유로 인생이 꼬인 사람들이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짧지만 강렬했다. 그리고 슬프면서 비참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이후 나비효과를 불러온다.

몇 년 후 이 만남으로 인해 영화계는 파란이 일어난다.

세대를 뛰어넘는 두 남자의 브로맨스!

방황하는 청춘의 업종 변경 프로젝트.

<어느 날 갑자기, 영감님과 함께>

이제 시작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영감님과 함께 1화

비른 영화사 오디션 현장.

이곳에선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좋은 세상>의 단역 오디션이 진행되고 있다.

오디션 현장에는 이 작품의 감독인 신창우 감독과 연출부 스태프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지금 단 한 명의 남자에게 주목하고 있었다.

그 남자는 182㎝의 훤칠한 키에 준수한 외모의 소유자로 단역 배우로 쓰기엔 다소 아쉬움이 느껴질 정도였다.

조감독이 오디션을 보고 있는 바로 그 남자 배우를 향해서 입을 열었다.

“서태화 씨 이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조감독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대답해야 하는 태화는 덤덤할 수가 없었다.

“아, 네.”

태화는 얼떨결에 대답했지만 이미 속은 불안과 긴장감에 타들어 가고 있었다.

‘아, 정말 돌아버리겠네.’

태화는 이미 앞서 두 번의 시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도 삼세 번이라고 세 번째 기회가 태화에겐 기회일 수도 있었다.

서태화.

그는 배우 지망생이다. 하지만 그의 연기 인생은 그야말로 실패의 연속이었다.

태화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오디션에 합격한 적이 없었다. 오디션에 합격을 못 했으니 작품에 출연할 기회도 잡지 못했었다.

단 한 번만 빼고…….

솔직히 그 한 번도 오디션으로 합격해서가 아니었다. 학부 신입생 시절, 4학년 선배였던 박기영의 졸작에 오디션 없이 출연했을 뿐이다.

그것도 주연으로…….

누군가는 이 사실을 듣고 놀랐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의문을 품었을 게 분명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야?

하지만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은 너무나 간단하다. 누구도 박기영의 작품에 출연하고 싶지 않아 했다. 왜냐하면 박기영의 성질이 정말 지랄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 자식들이 선배가 졸작을 찍는 데 지원을 안 해?’

박기영이 이런 불만을 가져도 현실은 냉정했다. 이제 졸작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다. 박기영은 할 수 없이 태화를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할 수밖에 없었다.

박기영 입장에선 울며 겨자 먹기였다.

어쨌든 태화가 박기영의 작품에 출연해서 성공했다면 좋았겠지만, 그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 작품도 결국 태화가 말아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사가 씹히는 건 기본에다 머릿속의 대사가 입 밖으로만 나오면 전혀 다르게 구현되기 일쑤였다.

이 문제의 원인은 바로 카메라 울렁증.

태화는 평소에 연기 연습할 때는 괜찮다가도, 카메라에 불만 들어오면 마치 카메라가 자신을 잡아먹을 듯 달려드는 것 같았고 생각한 대로 연기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태화가 정상적으로 대사를 소화하지 못하자 박기영은 특단의 결정을 내렸었다.

“태화, 너 대사 치지 말고 시늉만 해!”

“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너, 이 새끼 짜증 나게 말대꾸할래!”

“…….”

“그냥 시키는 대로 해! 너 때문에 아주 돌아버리기 직전이니까!”

태화는 박기영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일은 희대의 사건으로 남게 된다.

이른바 대사 립싱크 사건.

이 사건의 중심에 바로 태화가 있었고 이 작품의 진정한 남주는 태화가 아닌 목소리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서무스.

‘서태화는 무성영화 스타일’의 줄임말로 아직 학부에선 전설적인 흑역사로 남아 있다.

그래서일까?

태화는 현재 한 번의 기회를 더 얻었다는 것보다 심적 부담이 몰려왔다.

‘만약 이번에도 안 된다면…….’

태화는 다음에 이어지는 문장을 떠올리기 싫었지만, 머릿속에 자동으로 그 생각이 떠올랐다.

‘정말 마지막이다.’

#.

태화가 해야 할 역할은 임시 검문소에서 근무하는 경찰1이다.

(거수경례한 후) 임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신분증을 제시해 주십시오.

신분증을 받은 경찰이 상대방의 얼굴을 대조해 보고 나서 차량을 보낸다.

잠시 후 조감독이 태화를 보며 말했다.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네.”

다시 오디션이 시작됐다. 태화도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래. 해보자. 여기서 무너질 수는 없어.’

태화의 대답을 들은 조감독이 시나리오에 나온 대로 먼저 대사를 쳤다.

-무슨 일이시죠?

태화가 시나리오에 나온 지문대로 거수경례를 하고 나서 첫마디 대사를 쳤다.

-임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일단 태화는 무사히 대사를 마쳤다. 첫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휴우. 여기까지는 나쁘지 않았어. 난 할 수 있다. 할 수 있어. 할 수 있다고!’

이제 두 번째 문장이다.

-신분증을 제시해…….

태화가 다음 대사를 자신의 입으로 내보내려는 찰나였다.

야구 선수는 배트를 휘두르는 순간 이게 홈런인지 헛스윙이 될지 감이 온다고 하지 않던가?

태화도 마찬가지였다. 다음 대사가 자기 입에서 흘러나가자 본능적으로 감이 왔다.

‘망했다.’

태화의 감은 정확했다.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대사는 시나리오에 적혀 있는 대사가 아니었다.

-……주쇼.

어쨌든 태화가 대사를 친 걸 합치면.

-신분증을 제시해 주쇼.

머리와 입이 따로 논다는 게 바로 이런 경우다. 태화는 머릿속에 있던 대사가 그대로 입으로 나오는 매커니즘이 순간 카메라 울렁증 때문에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고 말았다.

태화가 대사를 마치자마자 오디션 현장엔 잠깐 정적만이 흘렀다. 태화의 황당한 대사 때문이었다.

태화는 이 정적의 의미가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제길. 빌어먹을.’

태화는 입을 꾹 다문 채 스태프들을 쳐다보았다. 스태프들의 모습은 실로 가관이었다.

다들 웃음을 참기 위해서 각자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어떤 스태프는 웃음을 참기 위해 이를 악물다 실수로 자신의 혀를 물기도 했다.

약간의 고통이 있었지만 웃음을 참기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이내 침묵을 깨고 조감독이 피식 웃으며 태화에게 말했다.

“경찰관이 술 한잔하셨나 봐요?”

“네……?”

“말투가 시비조네.”

“…….”

조감독의 말투에는 약간의 비아냥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대사는 태화의 입을 통해서 밖으로 나온 뒤였다. 한 번 내뱉은 대사를 다시 쓸어 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조감독의 말이 끝나자마자 스태프들의 웃음이 그제야 새어 나왔다. 조감독의 발언이 스태프들 웃음의 출구를 마련해 준 것이다.

“크크크.”

하지만 오디션 현장에 단 한 명의 스태프는 웃지 못하고 있었다. 웃기는커녕 안타까운 시선으로 태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재영.

그는 태화와 대학 동창으로 오늘 오디션 정보를 준 장본인이기도 했다.

태화의 눈에 한재영의 얼굴이 보였다.

‘미안하다. 재영아. 네가 그렇게 신경을 써줬는데…….’

태화는 자신의 감정을 추스를 시간도 없었다. 바로 신창우 감독의 오디션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서태화 씨.”

“네.”

신창우 감독의 표정은 건조했다.

“흠.”

신창우 감독은 헛기침하고 나서 팔짱을 꼈다. 신창우 감독이 팔짱을 끼자 잠시 킥킥거리며 웃던 스태프들의 웃음이 일제히 멈췄다.

스태프들은 알고 있었다. 신창우 감독이 팔짱을 꼈다는 건 화가 많이 났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나는 다른 건 모르겠는데 대사 틀리는 건 용납이 안 돼요.”

“…….”

신창우의 감독의 말투는 점잖았지만, 날이 서 있었다. 신창우 감독은 배우가 대사를 틀리는 것에 대해서 아주 민감하다.

그 이유는 신창우 감독이 바로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작가는 대사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쓴다. 그래서 대사 틀리는 걸 쉽게 용납하지 않는다.

“서태화 씨. 연기자는 작가가 공들여 만든 대사를 소화하는 거지 자기 멋대로 바꾸는 게 아닙니다.”

“…….”

“이론의 여지 없이 당신은 탈락입니다.”

신창우 감독의 이 발언은 태화에겐 확인 사살이나 마찬가지였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아. 알겠습니다.”

태화는 오디션 무대를 떠나면서 슬쩍 한재영을 바라보았다. 한재영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자신의 친구가 스태프들의 웃음거리가 되었으니 그 심정이 오죽할까?

‘재영아. 네가 왜 고개를 숙이냐? 다 내 잘못인데…….’

#.

태화는 망원 시장 뒤편 선술집 한쪽 구석에서 홀로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시간은 날을 넘긴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태화는 마신 술이 몇 병째인지 세어보지도 않았다. 벌써 몇 번이나 화장실을 다녀왔다.

오바이트도 몇 번 해서 속이 쓰라렸다. 그래도 마셨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태화는 오늘따라 술에 취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냥 머리가 좀 아프고 속이 쓰린 정도였다.

‘결국, 난 8년 동안 카메라 울렁증을 극복하지 못했다.’

태화는 울화통이 터졌다.

그동안 나름 극복해 보려고 노력했었다. 극복을 위해서는 한 번의 성공 경험이 필요했다.

하지만 매번 그 고비를 넘지 못했다.

어떻게 고비를 넘지 못했는지 설명한다면 밤을 새워도 모자랄 정도다.

‘내 연기자의 꿈은 이렇게 끝나고 마는 것인가?’

태화는 부모님께 약속했다.

이번 오디션이 정말 마지막이라고.

섣불리 마지막이라는 말을 쓰면 안 됐었다. 하지만 태화도 이번엔 어쩔 수 없었다.

부모님도 매번 성과 없이 삽질만 하는 아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었다. 그래서 으름장을 놓았다.

-태화야. 너 이번에도 오디션 안 되면 포기해라.

태화도 이번만큼은 뭐라고 말할 수 없었다. 아무런 성과도 없는데 더 기다려달라고 할 수도 없었다.

‘결국, 내 꿈을 포기해야 하는 건가?’

태화는 정말 한 번만이라도…….

정말 작은 역할이라도…….

스크린에 나오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미소 짓고 싶었다. 단지 그뿐이었다.

‘제길. 왜 나한텐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거냐고! 내가 무슨 대단한 걸 바라는 것도 아니잖아! 도대체 왜! 왜!’

하지만 이 질문을 할 때마다 돌아오는 건 결국 자신의 무능력이었다.

차라리 남 탓을 할 수 있었다면 핑곗거리라도 있으니 마음의 위안이라도 삼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럴 수도 없으니 태화는 마음이 더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테이블에 놓인 스마트 폰에는 부재중 전화가 수십 통이 와 있었다. 그중 가장 많은 게 한재영의 전화였다.

‘나 때문에 감독한테도 혼났을 텐데. 무슨 저런 놈을 데려왔냐고……. 바보같이 착한 녀석.’

한재영 다음으로 많이 온 번호는 어머니 전미경이었다.

전미경은 오디션 보러 가는 아들을 웃는 얼굴로 격려해 주었다.

-아들! 잘하고 와!

태화는 자신의 스마트폰 화면을 한동안 멍하게 바라보았다.

‘도대체 어떻게 말을 해야 하지? 잔뜩 기대하고 있을 텐데. 그 기대하는 얼굴에 난 뭐라고 말해야 하지?’

그리고 세 번째로 부재중 통화가 많이 온 인물.

강지은.

태화의 여자친구로 태화보다 2살 어리다.

‘참. 너도 나 만나서 고생이 많다.’

태화가 강지은을 만난 건 1년 정도 된다. 강지은은 태화가 전에 다니던 헬스장에서 만났다.

태화는 주로 밤에 헬스장을 다녔는데 직장인이던 강지은이 태화에게 운동을 가르쳐달라고 하면서 두 사람은 사귀게 되었다.

태화는 또다시 잔에 소주를 따라서 마셨다. 이미 안주 없이 먹은 지도 꽤 되었다.

“카~아!”

가게 안에 손님은 태화 혼자뿐이었다. 늦은 시간 주인아주머니와 태화만이 있었다.

주인아주머니는 TV 리모컨으로 케이블방송의 채널을 돌리고 있었다.

주인아주머니는 재방송 드라마를 방영하는 채널에서 멈췄다.

마침 드라마엔 작은 배역이지만 태화가 알고 있는 여배우가 출연하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바로 최수빈.

하필이면 수많은 여배우 중에 바로 쟤인가?

태화는 티브이에 출연한 그녀의 모습을 보자 바로 반응했다.

“아주머니. 다른 데 보면 안 될까요?”

하지만 주인아주머니에게서 나온 대답은 나의 기대와는 달랐다.

“나, 이거 봐야 하는데…….”

태화는 말없이 아주머니 바라보았다. 나름대로 심리적으로 아주머니를 압박해 보고자 한 의도였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태화의 의도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아주머니는 오히려 태화를 타박하듯 말했다.

“어이구. 총각. 이제 술 그만 마셔. 많이 마셨잖아. 이제 가게도 문 닫아야지.”

주인아주머니는 태화의 부탁을 들어줄 생각이 없는 듯했다. 대답을 들은 태화는 쓴웃음을 지었다.

‘최수빈! 넌 지금, 이 순간에도 날 괴롭히는구나. 정말 너란 여자…….나하곤 악연이다.’

태화 소주 한잔을 벌컥 들이켰다.

“아오, 빡쳐!”

태화는 최수빈에 대해서 좋은 감정이 남아 있지 않았다.

태화와 최수빈이 함께 주연했던 졸작 작품.

그 작품에서 최수빈은 대사를 립싱크하던 태화에게 냉소적인 시선을 보냈었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 의미는 뻔했다.

-내가 왜 너랑 엮여서 이 고생을 해야 해!

태화는 당시 쪽팔림보다 그 냉소적인 시선을 참기 힘들었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최수빈은 일부러 의도한 건 아니지만 태화에게 상처를 주고 있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다른 누군가가, 그것도 좋지 않은 감정이 있는 사람이 하는 걸 볼 때…….

이 감정은 단순한 질투가 아니다. 질투를 넘어선 좌절과 상처다.

“최수빈. 많이 용 됐네. 크크. TV에도 나오고…….”

태화는 순간 술맛이 달아났다. 태화는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주머니, 저 갑니다.”

#.

우웩!

술집 밖으로 나온 태화 근처 가로수 밑에서 빈속을 마저 게워내었다. 정말 더는 나올 것도 없었다.

“시발! 이제는 속이 쓰린 게 아니라 아프다. 아파…….”

속을 게워낸 태화는 성산동 자신의 집에 가기 위해서 망원역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늦었다.’

태화는 술도 깰 겸 집까지 걸어갈 생각이었다. 어차피 대중교통이 끊긴 시간이었다.

신호가 바뀌었지만, 태화는 바로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았다. 그 대신 태화는 편의점에서 사두었던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동안 발성에 도움이 될까 해서 두 달 전부터 금연을 해왔었다. 하지만 이제 다 필요 없는 일이 되었다.

태화는 불량스럽게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래. 남자는 가오지.”

태화는 라이터로 자신의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담배 연기가 몸속으로 들어가자 머리가 띵했다. 한동안 금연하다가 오랜만에 흡연했기 때문이었다.

“흐흐. 아주 제대로 핑 도는구나!”

태화는 머리를 좌우로 가볍게 흔들었다. 그러자 차자 어지럼증도 사라졌다.

태화가 다시 정신을 차린 그 찰나였다.

부~우~웅!

굉음을 내는 자동차의 소리가 들렸다. 태화가 고개를 소리가 나는 곳으로 돌린 그 순간!

그 굉음을 내며 달리는 차에 사람이 치였다.

퍽!

이 모습을 본 태화는 비명을 질렀다.

“으악!”

태화는 바로 자신의 눈앞에서 사람이 차에 치이는 모습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고야 말았다.

차에 치인 사람은 공중으로 2미터가량 부양하듯 떠올랐다가 다시 차의 지붕에 부딪혔다.

쾅!

이어서 차에 치인 사람은 차의 지붕을 타고서 아스팔트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퍽. 퍽. 퍽.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