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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의 마법소녀-106화 (106/149)

〈 106화 〉 마법 소녀는 배드 엔딩을 타파해야 해!

* * *

파이렌과 유레하를 참전시킬까 싶지만, 어느샌가 나타난 적들에 의해 이미 전투 중인 상황.

다행인 건 루난에게 비행 능력이 없다는 건데.

"생각보다 별거 없군."

"...난 마도사니까."

"이제 와서 그런 소릴 하면 부끄럽지 않나?"

부끄럽습니다.

루난의 말에 표정이 미세하게 흐트러지지만, 진정하고 마법을 시전한다.

상대는 속도도 빠르고, 폭발력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슈팅 스타."

수백의 별 탄막이 나타나 유성우처럼 떨어져 내린다.

전부 제각기 다른 각도로 떨어져 내리는 별무리를 보며, 대검 하나를 집어넣고 양손으로 하나만 집는 모습.

불길한 마기가 일렁거리는 걸 확인하고, 나는 자리에서 벗어난다.

"섬!"

카가가가가강!

반월형 검기가 내가 있던 자리를 지나치면서 동시에 날아오는 별 탄막을 한 번에 쳐내며 하늘을 꿰뚫는다.

그리고 발밑에 마력을 폭파시켜 내가 이동한 장소로 쇄도하는 루난.

곧바로 바람의 마력으로 공간을 밟는다.

콰앙!

"어림없다."

"...렌!"

[프로텍션]

콰직!

이동한 위치로 루난이 쇄도한다.

마력 폭발로 입체기동이라니, 양심 없는 녀석.

녀석의 베기를 간신히 렌의 실드로 막아내고, 다시 비행.

땅으로 떨어지는 루난을 보며, 나는 한숨을 내쉬고 만다.

"괴물이네."

[비행이라는 메리트가 있으니, 아직 마스터가 유리합니다.]

"알아."

편법으로 튀어 오르긴 했지만, 방금 같은 공격들이라면 충분히 이길만 하다.

...문제는 장기전이 될 거 같단 점인데.

[프로텍션]

까앙! 쾅!

"?!"

전혀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어디선가 날아온 수리검을 렌이 막아낸다.

예측 범위에 없던 공격에 당황하는 순간 고속으로 날아오른 루난.

그대로 대검으로 찌르기를 하려는 모습.

"...윈드 프레스."

바람의 마력을 사방으로 풀어내 밀어낸 뒤, 다시 회피 기동을 진행한다.

"스타더스트 스트라이크, 연사."

그리고 동시에 무차별 폭격.

파이렌과 유레하가 싸우고 있는 지대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 별빛을 난사한다.

"흐음!"

자신에게 오는 폭격을 전부 갈라내는 루난.

...내 목표는 그쪽이 아니니까.

[닌자로 추측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폭격 범위에 적은 루난 뿐입니다.]

"그렇구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지간한 공격은 그냥 갈라버리는 모양입니다만.]

"..."

스타더스트 스트라이크는 내가 가진 기술에서도 화력이 제법 상위권.

그런 공격도 평범하게 갈라버릴 수 있는 적이라면...

스타라이트 브레이커나 세이크리드 브레이커라도 맞춰야 한다는 소리다.

전부 시전 시간이 필요한 기술이다.

"세르칸."

[결국, 도와줘야 되는 거냐고~]

내가 세르칸을 부르자 그는 능숙하게 몸체를 변형하며 누군가로 변하기 시작한다.

...루시에르.

우리 수호자 씨로 변한 세르칸이 그대로 바닥으로 내려선다.

허공에서 나타난 기사를 경계하며 바라보는 루난.

나까지 땅으로 내려오자, 그는 의아한 목소리로 말했다.

"비행하고 있는 게 더 좋을 텐데?"

"괜찮아."

"흠, 그럼 가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처럼 중얼거린 루난이 검을 들고 돌진한다.

마력 폭발로 인해 더욱더 가속된 돌격.

세르칸은 당연하다는 것처럼 방패를 앞세우더니, 검을 찌르기 자세로 유지한 채 자세를 취했다.

"볼리션 오브 디펜스."

콰아아앙!

폭탄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방패와 대검이 부딪힌다.

한치의 물러남 없이 막아내는 데 성공하자마자, 그대로 반격.

새하얀 빛을 품고 있는 검을 찔러 들어가자, 루난은 또 다른 대검을 발검해 그 검을 아래로 쳐낸다.

"세상에 어둠이 만연하고."

세르칸의 눈동자가 금빛으로 물든다.

내 등 뒤로 별빛 마법진이 그려진다.

그려진 건 총 6개.

앞으로 2개면 완성이다.

"언제까지 막아낼 수 있는지, 보도록 하마."

우회해서 나를 치려는 걸, 전부 차단하는 세르칸.

방패와 대검 두 자루가 마치 춤을 추듯 서로 어울린다.

뚫으려는 자와 막아내려는 자.

루시에르의 공격은 아군이 많을수록 강해지는 걸 텐데, 용케도 잘 막아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더 이상 지킬 수 있는 게 없었노라."

검에 모여드는 신성력과 별의 마력.

한 쪽 대검은 신성한 검으로, 한 쪽 대검은 방패로 정확하게 막아낸다.

"흐읍...! 파!"

신성력을 느낀 루난이 안광을 일그러뜨리며 마기를 일으킨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묵직한 일격이 방패로 내리꽂히자, 주르륵하고 쭉 밀려나는 세르칸.

나에게 좀 더 가까워진 모습이었지만, 담담하게 7번째 마법진을 그려낸다.

"오직 남은 것은 심판을 내릴 힘뿐이었으니."

"이제 시작하지."

콰앙! 콰앙!

루난의 온몸이 마기로 물든다.

부딪힐 때마다 터져나오는 마력 폭발에 루시에르는 별의 마력을 더 사용하며 억지로 방향을 비틀어낸다.

"마지막 빛은 모든 어둠을 불사르는 심판을 이 자리에 선고한다."

"폭렬검!"

황금빛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순간, 세상이 순간 검게 물든다.

소리가 사라진다.

마치 샤브린의 카오스 마이트의 전조처럼, 세상이 사라져간다.

공격하면서 필살기를 먼저 완성한 건, 루난 쪽.

자신의 몸을 갈라 폭발시키려는 루난을 보며, 세르칸은 마지막 시동어를 입에 담는다.

"저지먼트."

"스타라이트­!"

그와 함께 8번째 마법진이 그려진다.

하늘에서 황금빛 검 세례가 루난에게로 떨어져 내리고, 마기의 폭풍이 주변을 휩쓸듯 터져 나온다.

ㅡ아파.

생각 이상의 통증과 열기를 느끼면서 렌을 앞으로 내민다.

아슬아슬하지만, 완성됐으니까.

루난이 황금검을 피하고 내 눈앞까지 오는데, 1초.

충분한 시간이다.

"브레이커어어어어!"

"...제법!"

루난이 나타날 지점.

그가 돌진하는 순간, 8개의 거대 포대가 쏘아진다.

완벽한 예측에 온몸에 두르고 있던 마기를 증가시키더니, 그대로 폭발.

다시 한 번 마력 폭발이 사방으로 터져나가는 순간, 루시에르의 저지먼트가 루난의 등 뒤에 내리꽂혔다.

푸욱! 푸부부북!

폭발하는 마력이 내 스타라이트 브레이커를 막아서는 사이, 루난에게로 꽂히는 수십의 검.

황금빛 검이 마치 묘비를 세우듯 그의 등을 난타하지만, 계속해서 움직인다.

내 포격이 끝난 직후.

다시 한 번 발 밑에 마력을 폭발시키듯 터뜨려오는 그를 나는 검으로 마주했다.

"별에게 소원을."

...이걸 뚫고 온다는 예측이 없진 않았지만, 대응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으니까.

하늘에서 별빛이 몰려든다.

선택된 건, 내가 지정한 플레이어의 기술.

'제로밋'의 발검술이 내 검기에 부여된다.

"일견살."

서걱!

목을 노리고 휘둘러진 발검을 그는 팔 한 짝만으로 피해내며, 동시에 대검이 내 몸을 찔러온다.

푸욱.

"..."

"호, 신음조차 내지 않다니. 대단하구나. 마도사."

"아파도 상관 없으니까."

"흐, 그야말로 전사의 표본같은 말이군."

완전히 배를 관통하고 들어온 검에 끔찍한 통증이 느껴지지만, 그저 무표정하게 그의 투구를 붙잡는다.

...마법 소녀는 목이 날아가도 HP가 남아있는 한 죽지 않아.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지만, 날아간 HP는 생각보다 적다.

"오버 히트 버스터."

콰앙!

머리에 정확하게 포격을 맞아버린 루난이 그대로 튕겨 나간다.

대검을 회수하지 않고 튕겨 나간 탓에 상처가 벌어진 걸 느끼고, 억지로 뽑아내는 나.

그 과정에 추가적인 고통과 HP 손실이 있었지만, 마법 소녀 패시브로 모든 게 재생하듯 원상태로 돌아온다.

"..."

통증이 사라짐을 느끼고, 찔린 곳을 잠시 바라본다.

만져봐도 아프다는 느낌은 없는 게, 어쩐지 나도 인간이 아니게 된 것 같아서 조금 무섭다.

"크흐... 제기랄. 마도사한테 지다니, 부끄러운 일이군."

온 몸에 있던 금빛 검이 사라지고, 그의 몸에서 검은 연기 같은 게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머리에다가 별 마력포를 직격당하고도 살아있는 건, 언데드이기 때문일까.

그냥 루난이 특이한 걸지도 모른다.

"이 세계에서 사라진 신성력을 사용한 것도 모자라서 또 다른 성스러운 기운인가... 이래서야.... 그 아이도 안타깝구나..."

한탄하듯 중얼거리며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하는 모습에 내가 말했다.

"마왕은 아이인 거구나."

"그래, 언젠가... 너도 알게 되겠지... 나중에... 보도록... 하마."

"?"

넹?

저는 다시 싸우고 싶진 않은데요?

그 말과 함께 몸체가 사라지더니, 그 자리에 뭉친 검은 기운이 뿅! 하고 순식간에 어딘가로 날아간다.

"..."

...아, 미친.

왜 마왕군에 리스폰 기능 같은 게 있어.

망겜 수준.

방금 그 괴물과 다시 싸우게 된다는 생각에 벌써 질리는 나였다.

"세르칸, 괜찮아."

[오우, 한동안 변신은 불가능하다고.]

"멀쩡하네, 다행이다."

완전히 터져나가듯 사방으로 퍼졌던 세르칸에게 묻자, 그는 당연하다는 것처럼 다시 검의 형상을 취하면서 답한다.

변신이 불가능하다는 건, 무기화도 힘들다는 이야기.

...한동안은 렌으로만 싸워야 할 모양이다.

[근데 주인, 그냥 렌을 실체화시키는 게 빠르지 않았어? 금방 잡았을 거 같은데.]

[마스터는 본인의 실력을 늘리고 싶었던 거겠죠. 이해합니다.]

"..."

세르칸의 말에 나는 그저 침묵하면서 고개를 젓는다.

...사실 까먹고 있었다.

아니, 스킬이 너무 많은 건 둘째치고 렌하면 검은 요정이라는 인상밖에 없어서...

응애, 나 아가 스노우 아무고토 몰?루.

[핑계는 추합니다, 마스터.]

...네.

렌의 일침에 곧바로 격추당해버리는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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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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