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의 마법소녀-91화 (91/149)

〈 91화 〉 나라 전복

* * *

루루의 빛의 짐승들이 사방에서 두 사람을 먹어 치우기 위해 몰려든다.

루리에가 파도를 일으켜 전부 밀어내고 사이네가 거기에 전격을 뿌려 감전, 느려진 적이 다가오면 얼린 후 박살 낸다.

"저번보다 더 강해졌네, 언니야."

"너는 전보다 상태가 더 안 좋아졌네."

루루의 말을 짧게 쳐내며 동시에 사이네를 힐끗 바라보는 루리에.

방금의 파도로 만들어진 길로 조금씩 나아가고는 있지만, 숫자가 너무 많은 상황.

이대로 소모전으로 가면 루루가 유리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든 루리에가 다시 파도를 일으키면서 말했다.

"사이네."

"앙?"

"길을 뚫을게. 들어가."

"...오케이."

어떻게 뚫을 거냐는 말조차 하지 않은 채, 그녀는 수긍하면서 전격을 온몸에 두른다.

명백한 근접 전투를 위한 모습에 사이네에게 좀 더 쏟아지기 시작하는 빛의 짐승들.

그리고 루루의 앞에 마법진이 생겨나기 시작하는 걸 보며, 푸른 마법 소녀는 그대로 물로 만들어진 용을 소환한다!

"아쿠아 드래곤!"

루리에 본인이 타는 게 아닌 사이네를 태우고 날아가는 수룡.

의도를 깨달은 루루가 곧바로 어느 정도 모인 마력 포로 용을 관통하며, 동시에 허공에 멈춘 루리에를 짐승들로 물어뜯으려 한다!

"얼어버려."

눈앞까지 온 빛의 짐승들을 보고도 눈 한 번 깜박이지 않은 채 주변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모습.

사이네는 그 모습에 허. 하면서 감탄하면서도 스러져가던 수룡이 얼면서 만들어낸 길을 따라간다.

"일단 한 대 맞고 생각해라!"

"누구 멋대로."

눈앞까지 와서 마력이 담긴 주먹으로 후려치려 하는 금빛 마법 소녀의 팔이 그대로 붙잡힌다.

손에 담긴 건 이미 회색에 가까운 마력.

그대로 유도의 엎어치기 자세로 땅으로 내리꽂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순간적으로 팔이 콰득! 하고 박살 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윽...!"

"아, 너도... 맛있네?"

"일렉트릭 아이! 뇌령폭주!"

통증뿐만 아니라 추가로 뭔가 빠져나간다는 걸 깨닫고, 사이네는 곧바로 원격 전격 마법을 사용하며 사방으로 저격을 퍼뜨린다.

희미하게 분홍빛을 띠는 전격에 얼굴을 찌푸리면서 몸을 물리는 루루.

하지만 눈빛에 탐욕을 전혀 숨기지 않은 그녀는 곧바로 아래로 하강하는 노란 마법 소녀의 밑의 필드에서 무언가를 불러낸다!

"디바우러, 먹어 치워."

"!?"

급하게 허공에 몸체를 고정하려 하지만, 이미 늦은 상황.

필드에서 솟아 나온 거대한 빛의 괴물이 입을 쩍 벌리고, 그걸 보며 회색 마법 소녀의 입에 비웃음을 지을 때였다.

"아쿠아 쓰러스트."

"...꺄앗?!"

어느새 다가와 루루를 꿰뚫고 지나가는 공격에 디바우러라 불린 괴물의 움직임이 조금 늦어진다.

그러자 차분한 눈빛으로 주먹을 말아쥐는 사이네.

괴물의 입이 코앞까지 온 순간, 그녀는 고속으로 허공을 이동하며 그대로 콰앙! 하고 콧등을 내리찍어버린다!

끼에에에엑!

빛으로 된 괴물이 마치 고통을 느끼는 것처럼 비명을 지르고, 루루는 까득. 하고 이빨을 깨물며 루리에가 있던 방향을 바라본다.

ㅡ어느새 필드는 바다가 되어있었다.

"어떻게...?!"

"...이것저것 썼으니까."

입가의 핏물을 슥하고 닦아내는 루리에를 보며, 루루가 온 사방에 마탄을 띄워 올린다.

그러자 당연하다는 것처럼 바닷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루리에.

그걸 찾아내기 위해 바다를 난사하려는 순간, 파직. 하는 소리가 그녀의 가까이에서 울려 퍼진다.

"방심하지 말라고?"

"디서버."

쿵!

사이네의 주먹이 닿기 직전 빛의 장막이 내려오며 공격을 막아낸다.

그와 함께 순간 노란 마법 소녀의 손에 담겨있던 마력이 흩어지는 모습.

"가아그셰블라"

그와 함께 루루의 손가락이 슥. 하고 그어지자, 파도가 일어나며 사이네가 자연스럽게 타고 자리를 옮긴다.

그리고 그 공간이 베어진 것처럼 잠깐 어긋났다가, 원래대로 돌아오는 모습.

"...귀찮은 사람이야."

"저게 그 공간참인가 뭔가 하는 그거야? 맞으면 골로 가겠네."

"푸흐흐, 마법 소녀면서 웃기는 소릴."

섬뜩한 공격을 보며 사이네가 중얼거리자, 루루가 재밌다는 것처럼 그렇게 말한다.

그러자 마치 무언가를 지휘하는 것처럼 빛으로 된 막대를 만들어 휘두르는 모습.

그리고 그에 맞춰...

"사이네!"

일자 형태로 포가 바닥을 갈라버리듯 스윽! 하고 파도를 갈랐다!

"전뇌화!"

자신에게 정확하게 꽂히는 빛을 보며 사이네는 몸 전체로 전격으로 변환시킨다.

마치 빛이 정확하게 닿지 못한 것처럼 그대로 스쳐 지나가는 모습.

그 모습에 루루가 어라? 하고 눈을 깜박이더니, 다시 결계로 숨어든 빛의 짐승을 그 바닥에 불러낸다.

"그렇겐 안 돼."

그러자 근처 파도를 다시 덮으며 그대로 괴물을 얼어붙게 만드는 루리에.

그 사이 사이네가 다시 루루에게로 달려들고, 루루는 곤란하단 얼굴을 하다가도 자세를 잡으며 말했다.

"응, 잠시만 기다려줘."

"뭘 기다려!"

전류가 된 상태로 가속해 주먹을 휘두르는 사이네.

그걸 본 루루가 키득거리면서 주먹을 맞부딪히듯 손을 뻗고, 서로의 주먹이 닿으려는 순간이었다.

"디바우링."

콰득!

손에서 나타난 괴물의 입이 그대로 사이네의 주먹을 먹어 치우듯 삼킨다.

그 모습에 눈을 크게 뜨며 재빨리 물러나는 사이네.

어째서인지 왼팔의 재생이 느려진 모습에 그녀는 얼굴을 찡그리며 입을 우물거리는 루루를 바라본다.

"음음, 톡 쏘는 맛이 일품이야."

"먹었...다고?"

"응, 마력은 내 먹인걸?"

"..."

"마법 소녀들은 마력 덩어리니까, 맛있을 수밖에 없어!"

"루루, 너..."

"언니, 언니도 맛있어? 한 입만 먹으면 안 될까?"

그녀의 섬뜩한 말에도 루리에는 그저 씁쓸한 미소만 입가에 담은 채로 다시 파도를 조작하며 창을 쥔다.

그와 함께 일어나는 거대한 빅 웨이브.

그 파도 속으로 루리에가 스며들듯 사라지자, 사이네는 천천히 팔을 재생시키며 다시 한번 전격의 마력을 모은다.

"헤세드."

그녀의 머리 위에 노란 왕관이 생겨난다.

그와 함께 모든 파도에 입혀지듯 퍼져나가는 전류.

파도 안에 들어간 루리에에겐 전혀 피해를 주지 않고 퍼져나간다.

"바다도 먹을 수 있을까..."

근처까지 온 파도를 보며 거대한 괴물의 입을 만들어내는 모습.

전류가 담긴 물을 물어뜯는 순간, 남은 물이 온몸을 겹친다.

그와 함께 쩌적 하고 괴물째로 얼려버리는 파도.

얼어붙은 파도 안에서도 당연하다는 것처럼 루루에게 다가간 루리에가 곧바로 창을 앞으로 내민다!

"아쿠아 쓰러스트!"

"디서버!"

쩡!

몸까지 닿으려는 창과 얼어 붙어가는 팔을 동시에 가르듯 빛의 장막이 떨어지며 루루의 팔이 절단되며 떨어지고, 루리에의 공격이 막힌다.

그러자 벽에 부딪힐 때마다 소멸하듯 사라져가는 물의 마력들.

명백하게 마력을 거절하는 모습에 루리에가 살짝 물러나며 소리친다!

"사이네!"

"썬더 웹!"

그리고 루리에가 물러나는 순간.

그녀를 둘러싸는 것처럼 분홍빛 그물이 활짝 펼쳐져 루루를 가두는 것에 성공한다!

"별...?"

전격이 섞인 게 아닌 순수한 별의 마력으로 만들어진 그물을 보며, 당황한 기색을 보이는 루루.

껄끄러워 보이는 표정에 사이네가 한숨을 내쉬곤 다가와서 말했다.

"역시 별의 마력으로만 된 건 못 먹는 건가."

"...수호자?"

이상하다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하는 루루.

자신이 싸웠던 수호자에 대해 기억하는 그녀에겐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생긴 빈틈.

그 잠깐의 당황으로 생긴 틈을 루리에는 놓치지 않았다.

"아쿠아 쓰러스트."

"디서..."

"프로즌 실."

"...!"

급하게 공격 차단하려던 루루의 팔을 봉쇄하고 그대로 루루에게로 직격한다.

그대로 삼지창에 꿰뚫린 상태로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는 루루와 루리에.

그걸 지켜본 사이네가 곧바로 푸른 마법소녀에게 빠르게 쇄도하고, 쾅하는 소리와 함께 흙먼지가 피어오른다.

사이네가 가는 방향 그대로 걷혀나가는 먼지.

그리고 사이네가 끝에 닿으려는 순간.

"헤헤... 이제, 전부 함께인 거네."

바닥으로부터 나타난 거대한 빛의 괴물이 세 사람을 전부 삼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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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이건...]

"응, 능력 엄청 좋네."

허공에서 터져나가는 검은 구체와 깃털들을 보며, 나는 한숨을 내쉰다.

그림자랑 싸우는 것도 아니고.

쉐도우 복싱마냥 내가 탄막을 쏘아낸 게 족족 터져나가는 상황을 보며, 대충 알아낸 능력.

"공상구현화... 비슷한 건가."

[그건 인류 멸망 트리거 급이니까, 조금은 낮지 않을까요?]

"그럼 망상구현화."

"여유 부릴 수 있는 것도..."

"미안. 네 능력 아닌 건 무섭지 않아."

"뭐라고?"

내 말에 황당하다는 얼굴로 바라보는 피오레에게 검을 들고 빠르게 날아간다.

깃털에 들어간 속성은 `침식`.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뭣?"

"침식의 마력은 나에게 통하지 않아."

피오레의 이동 경로를 읽어 그곳을 베어내지만, 서걱. 하는 소리만 날 뿐 상처는 없다.

마법 소녀라는 증거에 한숨을 내쉬며 곧바로 손을 앞으로 뻗는 나.

"오버 히트 버스터."

"귀찮게 하는 구나!"

"...응?"

콰아아앙!

그가 피하는 경로를 순환시로 정확히 파악해 적중시키지만, 그전에 일어난 이질적인 마력이 공격을 막아낸다.

그와 함께 등에 피어오르는 4쌍의 쌍익.

검은색와 하얀색 쌍익이 펼쳐진 순간, 그의 모습이 변한다.

고풍스러워 보이는 검은 드레스.

오른쪽 눈을 가린 붉은 안대.

왼손에 감겨 있는 검은 붕대.

어디서 많이 본 중2병 모습에 양측에 쌍익이라...

"원래 육체 주인 모습인가 보네."

"네 녀석에게 다른 차원의 악몽을 보여주마!"

"응, 열심히 해."

"...제기랄."

내가 별 생각 없이 한 말에 혼자 분해하면서 다시 모습이 변해가기 시작하는 피오레.

그걸 보며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별의 마력을 담아 검을 휘둘렀지만, 이내 캉! 하면서 튕겨 나간다.

"...?"

"역시 이 능력으로 가능한가! 크하하하하! 스노우, 네 녀석도 끝이다!"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갑자기 증폭된 마력량에 나는 곧바로 입에 결계 영창을 담는다.

그리고 변신한 모습은 검은 트윈테일에 붉은 눈동자를 가진 평범해 보이는 소녀.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어깨와 손등에 박혀있는 붉은 보석.

손에는 렌과 비슷하게 생긴 디바이스가 잡혀있고, 등장과 동시에 등 뒤에 검은 마법진이 나타난다.

"죽어라! 멸!"

"...우와, 그런 기술명을 그렇게 외치니까 멋없어."

"닥쳐라!"

물론, 위력은 평범하지 않다.

무슨 마법인진 몰라도, 맞았을 때 멀쩡할 거라는 생각이 안 드니까.

"그래, 맞으면 위험해 보인다. 그치?"

[아무리 생각해봐도 주인의 능력은 사기 같은데.]

[능력이 아니긴 합니다만.]

"그 거리에서... 피했다고...?"

"예측해달라고 대놓고 말했잖아."

"이...!"

녀석의 붉은 보석이 빛나는 순간, 바람의 마력이 피어오른다.

사용하는 건 윈드 스텝의 연속 사용.

위치 지정으로 보이는 검은 마력의 폭발을 가볍게 피해내며 동시에 별의 마력이 담긴 검을 휘두른다.

카앙!

"...거슬리네."

장벽이 뚫리지 않는다.

아마 그런 능력이겠지.

ㅡ자신에게 오는 모든 공격을 차단한다.

망상을 실체화시키는 능력으로 보이니까, 저런 것도 가능하겠지.

사실 즉사기도 만들 수 있을 거 같은데... 왜 안 만드는 거지?

제약이 있을지도 모른다.

제약이 있다면 뭐지?

생명체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아니, 그럼 마법도 나에게 닿았을 때 무효화되겠지.

"...아, 그렇구나."

제약이 있어도 상관없을 거 같아.

렌을 허공에 띄우고 곧바로 손을 뻗는다.

설마 내가 이런 식으로 나올 거라곤 생각 못한 건지, 그대로 장벽을 뚫고 들어가는 내 손.

곧바로 그의 멱살을 잡아채며 그대로 끌고 가든 땅으로 떨어진다.

모든 `공격`을 차단하는 거니까, 공격이 아니면 상관없잖아.

그렇게 생각하며 침식의 마력을 일으키자, 녀석이 사나운 얼굴로 나를 노려보며 곧바로 검은 마력이 폭사 되려는 것처럼 일렁인다.

"나를 어디까지 무시할 생각...!"

"너는 네가 본 가장 강했던 적으로 변한 거겠지."

"뭐..."

"그럼 침식의 마력이 안 통했을 거고."

"멋대로 짚지 마라!"

"나의 하수인이여, 마력을 먹어 치워라."

빛의 마력이 피어오른다.

거대한 빛의 짐승이 만들어지며 그대로 피오레와 내 팔까지 동시에 먹어 치운다.

체력이 마력화되어 쭉 빠져나갔지만, 어차피 회수될 마력.

덤덤하게 사라진 한쪽 팔을 재생시키며 말했다.

"넌 루루의 능력을 제대로 못 본 모양이구나."

그대로 짐승의 안에서 마력을 쭉 빨리고 있는 피오레를 느끼곤 나는 덤덤하게 그렇게 중얼거린다.

루루가 가진 파괴자로서 능력은 '포식'.

마법소녀에겐 천적에 가까운 능력을 갖추고 있다.

물론 그렇다곤 해도 우리 쪽 두 사람이라면 진작 알아챘겠지만.

"머, 멈춰라! 이 몸은 내 몸이 아니다! 이대로 마력이 전부 빨려 죽으면...!"

짐승이 먹어 치우는 동안 윙윙거리며 들리는 목소리에 나는 무슨 말인가 싶어 갸웃하다가, 이내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모르는 사람이거든."

"뭣... 네 녀석, 마법 소녀잖나!"

"그 아이도 마법 소녀니까, 괜찮아."

"안 괜찮다만!? 죽는다만?!"

괜찮다.

죽기 전에 피오레가 긴급 탈출할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곧바로 허공에 검은 마력을 띄워본다.

...성향은 샤브린의 마력과 비슷하다.

아마 피오레가 살던 세계의 파괴자였던 걸까.

그런 것치곤 쉽게 제압당했는데.

[아마 피오레가 능력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거겠죠.]

"아, 그런 것도 있구나."

피오레는 자신이 당한 능력만 기억하고 있겠지.

그래서 제대로 파괴자의 힘을 끌어내지 못한 거... 라는 결론이면 어쩔 수 없네.

"언제 한번 보고 싶네, 제대로 힘쓰는 거."

[파괴자니까 안 만나는 게 좋습니다만...]

"그렇긴 해."

그렇게 말하며 나는 돌덩이 위에 앉아 소화되고 있는 피오레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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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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