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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의 마법소녀-22화 (22/149)

〈 22화 〉 마법소녀는 악당을 용서해서는 안 돼!

* * *

"스노우 님? 스노우 님?!"

그대로 떨어져내리는 스노우를 급하게 받아내며 당황하는 파이렌.

그대로 눈을 감은 채로 잠든 모습을 보며 파이렌은 허둥지둥하다가 이내 자기가 잠들어 있었던 장소를 기억해내고는 날아간다.

마법에 특화된 정령인 탓인지 느릿한 비행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는 붉은 소녀의 행동.

잠시 후 그녀에게 안겨있던 스노우의 눈이 떠지더니 이내 그녀가 파이렌의 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그래, 나의 종속이 되있구나. '나'라면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 스노우... 님?"

"스노우... 그래, 내 이름은 또다시 스노우가 됐구나."

어쩐지 그리운 듯, 쓸쓸한 듯 변신이 풀려 완벽하게 새하얀 색으로 변한 소녀는 입가에 조그마한 미소를 짓는다.

그 모습에 멍하니 그걸 바라보는 파이렌.

잠시 후, 스노우는 평소 특유의 무표정이 되며 파이렌의 팔을 툭툭 치며 말했다.

"여기서 내려줘. 나무 정도만 있으면 충분해."

"갑자기 쓰러졌는데..."

"괜찮아. 파이렌의 느려빠진 비행으로 목적지까지 가다간 시간이 모자라거든."

"우우..."

스노우의 팩트 폭력에 시무룩해져서 늘어지는 파이렌. 그 모습에 스노우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더니, 곧바로 말을 이어나갔다.

"현재 상황 정보가 필요... 아, 렌. 렌이 말해줄래?"

[...그렇군요, 또다른 스노우님, 이라는 걸로.]

"응."

[현재 스노우님은 성남시와 광주시의 영주이며, 목포도 점령 직전입니다. 다만, 현재 초월자 셋을 들였기 때문에 2단계에 3단계 급 침입 페널티를 받았죠.]

"초월자면... 샤브린, 루시에르, 유린이. 맞아?"

[네, 그들이 합류하면서 페널티를 먹었죠.]

"좋아, 다행히 세 사람은 해결 됐고... 렌, 녹음으로 나중에 '나'한테 전달해줘."

"아까부터 무슨 소리..."

[확인했습니다.]

"설명할 시간이 없어, 잘 들어."

"에에..."

"너는 탑을 올라야 해. 네가 원하는 답은 전부 탑에 있을 테니까. 이건 게임이야, 스노우. '최대한 많은 인원을 살리면 점수가 높아지는' 게임. 너에게 죽어가는 사람들은 그저 게임에 나오는 빌런들이야. 좀 하드코어한 게임이긴 하지만, 넌 그런 게임도 즐겨했잖아? 그러니까... 네 실력을 보여줘. 전직 프로게이머 씨."

"...네?"

[확인했습니다.]

"그리... 아, 끝인가."

[끝입니까?]

"응... 미안하다고... 전해줘..."

그런 말을 남기고 다시 눈을 감는 스노우. 나무에 기대 그대로 잠들어버린 그 모습은... 어째서인지 조금 쓸쓸해보이는 광경이었다고, 파이렌은 생각했다.

­­­­

눈을 떴을 때는 나는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보이는 건 그저 파이렌의 걱정스러운 표정.

억지로 잠들기 직전에 느꼈던 모든 감정들은 어쩐지 한곳에 모아 가루로 날려버린 것마냥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

잠들어 있는 동안 열심히 일했네, 안정 씨.

"나 없는 사이 무슨 일 없었지."

"으, 으응... 스노우 님이 다른 사람이 된 거 말고는 없었어."

"다른 사람?"

[마스터 'Snow'에게서 전언이 있습니다. 들으시겠습니까?]

"?"

얘는 또 뭔 소리야.

Snow는 내가 플레이어가 될 때 나타난 아이디.

즉 내가 전언을 남기지 않았다면 그 아이디로 전언은 남길 사람이 없단 소리다.

"...내가 남겼어?"

[네.]

"들려줘."

기절하기 전.

마지막으로 들려왔던 목소리를 생각하며 나는 곧바로 들려달라고 말한다.

나한테 도와주겠다고 한 목소리.

묘하게 어색한 느낌이었지만, 그 목소리는 분명 지금 내 목소리였다.

[너는 탑을 올라야 해. 네가 원하는 답은 전부 탑에 있을 테니까. 이건 게임이야, 스노우. '최대한 많은 인원을 살리면 점수가 높아지는' 게임. 너에게 죽어가는 사람들은 그저 게임에 나오는 빌런들이야. 좀 하드코어한 게임이긴 하지만, 넌 그런 게임도 즐겨했잖아? 그러니까... 네 실력을 보여줘. 전직 프로게이머 씨.]

[미안하다고... 전해줘...]

렌에게 녹음 기능이 있는지, 그대로 들려오는 내 목소리.

나와는 조금 다른 떨리는 목소리을 들으며 나는 가만히 눈을 깜박인다.

게임.

최대한 많은 인원을 살려내면 랭킹이 높아지는 게임.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내가 자책하지 않도록 멋대로 짓껄여놓은 답에 나는 씁쓸한 미소를 입가에 담는다.

ㅡ멋대로 말하기는.

내가 아무리 하드코어한 게임도 많이 했다곤 하지만, 실제 사람이 죽어나가는 모습을 본 적은 없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지만, 당사자는 보고 있지 않겠지.

뭐, 아무튼 좋다.

게임이라면 내 전문 분야 중 하나다.

목숨이 하나 뿐이면서 초회차 클리어를 강요하는 게임이라니, 불합리한 것에도 정도가 있어야지.

ㅡ그래서 안할 거야?

어디선가 그런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내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는 녀석이다.

"냐옹... 아, 이름부터 지어줄까..."

­ 이름이다냐! 무슨 이름이냐옹!

"그렇네... 어디 보자."

"으음... 잘은 모르겠지만 이 고양이 이름 짓는 거지!?"

"응."

"유미는 어때!?"

"그건 책을 안 타고 있으니까 기각이야."

"그게 뭔데!?"

내 단호한 거절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것처럼 소리치는 파이렌. 마법 쓰는 유기묘 한 마리 있어.

아무튼 뭐가 있을까.

고양이.

빛과 소리.

줄무늬.

...조금 떠오르는 게 있긴 한데.

"오늘부터 네 이름은 테나야."

­ 테냐?

"테나."

"테나는 무슨 의민데?"

"음... 잡아내는 자라는 의미야."

­ 마음에 든다냐!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절대로 전파를 수신하는 무언가가 떠올라서 지은 이름은 아니다.

암컷이면 안나가 나았을 텐데, 얘는 수컷이니까.

안테나는 전파를 잡아내는 기기를 의미하니까, 뜻도 틀리지 않았고, 응.

사실 가장 먼저 바다에서 쓰는 소나가 생각났는데, 내가 스스로 유미라는 이름을 거절했던 것도 있고 해서 테나다.

...소나는 인간 이름이라서 상관없나?

"아무튼 테나야, 유레하가 일어나기 까지 얼마나 남았어?"

­ 냐? 18시간 10분 정도 남았다옹.

"렌, 영토를 잇는 텔레포트 게이트, 설치할 수 있어?"

[한 번 봤기 때문에 건설은 가능합니다만... 지을 경우 포인트 잔고가 아슬합니다.]

"할 수만 있으면 됐어. 현재 목포 내 몬스터 숫자, 알 수 있어?"

"아, 356마리 남았어, 스노우 님."

"목포 영주가 너야?"

"유레하가 영주긴 한데, 부영주라 상태창 정도는 볼 수 있어."

"부영주 같은 게 있구나."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 하긴, 나는 렌이 영토 관련 일 다 처리해주니까.

"좋아, 일단 목포시에 있는 몬스터부터 다 정리하자. 후에 유레하랑 나랑 계약하고, 텔레포트 게이트를 설치해서 영토로 돌아가자."

[마스터의 비행속도라면 하루 안에 가실 수 있을 텐데요.]

"영토를 오갈 수 있다는 게 중요해."

다음 이벤트로 일어나는 건 '영토전'.

2단계 페널티로 일어나는 이 이벤트가 내가 생각한 게 맞다면, 텔레포트 게이트는 제법 재밌는 상황 연출이 가능한 녀석일 가능성이 높았다.

정확히는 영토전에서 꼼수를 노리는 느낌이지만.

"오는데 하루, 회복하는데 하루. 남은 기간은 하루야. 텔레포트 게이트를 만들지 않아도 늦진 않겠지만, 유레하를 버리고 갈 건 아니니까. 내일 아침에 유레하가 일어나면, 일단 데리고 텔레포트로 성남시로 이동해서 작전 브리핑을 해야 돼. 그러니까..."

오늘 안에 목포시를 완전히 정리하고, 내일 아침, 유레하와 계약한 후에 텔레포트 게이트를 지어 이동해야 한다.

시간 빡빡하네.

"그러니까, 바로 움직이자."

그렇게 말하며 나는 변신을 발동해 다시 마법소녀 폼이 된다.

어차피 몬스터들의 위치는 렌이 알려줄 터.

내가 할 일은 사냥 뿐이다.

"파이렌은 같이 사냥하면서 유레하가 계약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설득할 말을 생각해줘."

"아, 알겠어. 스노우님. 스노우님이 변신 중이면, 큰 설득이 필요없을 거야."

"그럼 다행이고."

별의 정령인지 뭔지가 뭘 말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 아이들에게는 제법 중요한 모양이다.

내가 성(?)속성인걸 알자마자 태도가 싹 변했던 걸 보면, 뭔가 있을지도.

그래도 그건 나중에 알아보기로 하고.

지금은 사냥 시간이다. 레벨업 좀 해두자.

­­­­

어딘가의 고성.

누가 보더라도 제법 불길하다고 여길정도로 모든 성의 색이 검은색으로 칠해진 고성 안의 옥좌.

그리고 그 옥좌에 앉아있는 보랏빛 머리칼을 가진 중성틱한 남자가 자기 근처의 여자들을 세워놓고 한 명 한 명 품평하듯 만지고 있었다.

마치 시간이 정지된 인형처럼 전혀 움직이지 않는 여자들.

남자는 각양각색의 색을 지닌 아이들을 잠시 슥하고 보더니, 다시 옥좌에 앉아 다리를 꼬며 심드렁하게 입을 연다.

"흐음... 쌍둥이 인형들도 당해버렸네... 너무 실망스럽군?"

"..."

"스노우, 스노우... 참 먹음직스럽게 생긴 인형이란 말이지. 그렇지 않나? 윈."

"...무슨, 말이, 듣고, 싶어요. 아저씨."

남자가 건드리자마자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 그렇게 말하는 보랏빛과 푸른빛이 섞인 갑주를 입은 여성. 어쩐지 아저씨라고 불린 사람을 굉장히 싫어하는 눈치를 보며, 남자는 키득거리면서 그녀의 턱을 확실하게 붙잡고 눈을 마주한다.

그 행동에 몸이 움찔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여성. 눈동자에는 이미 삶을 포기한 사람처럼 초점을 잃은 상태였다.

"네가 가장 보고 싶어하는 스노우를 볼 수 있게 해주마. 대신 잡아오도록. 할 수 있겠지?"

"닥, 쳐요..."

스노우를 잡아오라는 명령에 그제야 저항하는 것처럼 주변에 파직파직하는 스파크가 튀더니, 사나운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는 윈.

하지만 남자는 그 표정을 재밌다는 것처럼 그저 웃어넘기면서 말했다.

"처녀성을 지켜줬더니, 감사할 줄 모르는 녀석이군. 아예 못 움직이는 상태로 던져줄까?"

"..."

"네가 거기서 탈출할 방법이라도 준 건, 좀 더 절망하길 바래서다. 근데 그렇게 세게 배신당하고도 절망한 수치가 낮은데? 역시 처녀성도 버리게 해야 하나?"

"..."

"이제까지 내가 널 놔둔건, 그 많은 무리를 억지로라도 빠져나온 포상이라는 거 알고 있겠지? 만약 실패하면... 그래, 고블린들의 어머니가 되는 것도 괜찮겠구나."

남자의 말에 소녀는 그저 가만히 그를 노려보기만 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이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단 걸 깨닫고 다시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기 시작하는 소녀.

그녀의 온 몸에는 침식의 흔적인 보라색 문양이 새겨지고 있었다.

"침식당하고도 나한테 제대로 복종하지 않다니, 흥미로운 녀석이야."

남자가 손을 떼자 다시 인형이 된 것처럼 그 상태 그대로 움직이지 않는 소녀.

그걸 잠시 바라보던 그는 무료하다는 것처럼 옥좌에 늘어지면서 허공에 홀로그램과 같은 무언가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아아, 스노우... 사랑과 정의를 외치는 수호의 마법소녀. 얼마 만에 제대로 된 마법소녀인가... 너무 먹음직스러운 녀석이야."

황홀한 무언가를 보는 것처럼 스노우의 전투 장면을 보며, 붉은 와인을 마시는 남자.

그의 손에는 보랏빛 기운이 지속적으로 흐르며 홀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

몬스터들을 정리하고 갑작스럽게 드는 소름에 잠시 팔을 쓰다듬는다.

뭔가 미친놈한테 찍혔을 때 느낌인데.

전생에서 왠 게이 팬이 나를 쫓아오려고 할 때 느꼈던 감각이랑 동일한 느낌에 나는 섬뜩함을 느끼고 만다.

...하, 뭐. 스노우는 예쁘니까, 나를 보면서 이상한 생각을 할 녀석이 없는 게 이상한 거긴 하지만.

좀 생리적으로 거부감을 느끼게 만드는 감각이다.

어쨌든 몬스터를 전부 정리하는데 걸린 시간은 2시간.

부락이라도 만드는 것처럼 숲 여기저기에 공사(?)를 하고 있는 고블린들이 많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전혀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여기 현대 배경 목포시지?"

[네, 맞습니다.]

"흐음."

산은 몰라도 아예 숲이 우거질 정도로 목포시에 큰 산이 있던가?

윗지방에 살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한국에 그런 곳은 드문 걸로 알고 있는데... 뭐, 사실 저런 탑이 세워지고 영토가 덮어쓰기 당하고 난리도 아니었으니, 지형이 좀 변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겠지.

오히려 숲이여서 고블린들 부락 찾아내기 쉬웠기도 하고.

"경험치는... 별로 안 쌓였네."

그렇게 많은 숫자를 죽였는데도 내 레벨은 30.

고블린들의 경험치로는 더 이상 레벨업이 불가능한 거 겠지.

아무튼 목포시에 몬스터를 완전히 걷어냈으니, 이제 재건이 가능한 타이밍.

파이렌에게 물어보니 텔레포트 게이트를 짓는 건 자신에게 불가능하다고 한다.

과연 렌, 유능해.

렌의 말로는 영주인 유레하가 내 소속이 되야 설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그럼... 어쩔까나."

­ 쉬자냐!

"스노우 님? 나는 좀 쉬는 게 좋다고 생각해."

"음..."

테나와 파이렌이 동시에 한 말에 나는 잠시 미묘한 표정을 보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테나야 그렇다치고, 파이렌이 왠지 엄청 걱정스런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사실 얘들 쉬게 해놓고 주변 영토들로 쳐들어가서 땅이라도 넓힐까 했는데, 저런 표정을 보면 좀 마음이 약해지네.

가는 김에 겸사겸사 이상한 점도 파악하려 했더니.

"알겠어. 잠이라도 좀 자둘까..."

"그럼 난 먹을 거라도 가져올게! 배고파!"

"..."

밥 안 먹어도 된다면서요.

그녀의 말에 내가 짜게 식은 눈으로 바라보지만, 못 본 건지 그대로 날아가버린다.

그 모습을 보며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변신을 해제.

새하얀 원피스 사이로 확. 하고 들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옷을 살짝 붙잡는다.

"..."

상쾌하다고 할 순 없었다.

시원한 바람이었지만, 피냄새가 섞였는데 상쾌할 수가 없지.

오감이 전부 느껴지는 게임이라... 리얼리티한 건 좋지만, 이런 피냄새같은 것도 구현한 건 좀 별로네.

숲이니까 공기만큼은 상쾌했으면 좋겠다.

­ 괜찮냐옹?

"뭐가."

­ 괜찮으면 됐다냐! 빨리 안아달라냐!

잠깐 나를 보며 갸웃하더니, 내 다리를 긁기 시작하는 테나. 발톱은 숨기고 부비적대는 탓에 제법 간지러움을 느끼며 나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안아든다.

그러자 가슴 부분에서 얼굴을 부비적대는 테나.

...근데 이 고양이 진짜 알고 이러는 거 아닐까?

안아줄 때마다 점점 민감한 부분으로 조금씩 다가가면서 얼굴을 부비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나는 네가 변태가 아니라고 믿어, 테나.

물론 민감한 감각이 드는데까지 부비기 시작하면 얄짤없단다.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며 나는 소파에 풀썩하고 앉았다.

벌레 우는 소리조차 들려오지 않는 조용한 숲.

가만히 바람이 나무를 매만지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점점 쌓여있던 피로가 나를 감싸기 시작하며 눈이 감겨오기 시작한다.

아까 기절했을 때도 잠들지 않았던가...?

잠시 그런 생각을 하고 말지만, 인간이라는 생물이 잠을 잤다고해서 잠이 안 오는 생물은 아니니까...

그 생각을 끝으로 나는 소파에 기댄 자세 그대로 천천히 수마에 빠지기 시작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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