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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의 마법소녀-15화 (15/149)

〈 15화 〉 마법소녀에게 마스코트는 필수야!

* * *

지나가는 길에 필드보스를 제외한 몬스터들을 폭격기마냥 차근차근 쓸어버리면서 지나치자, 땅에 있던 사람들이 멍청한 표정으로 날아가는 나를 바라보는 게 보인다.

...왠지 코피 흘리는 사람이 있던 거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

하긴 고블린도 주먹질은 하니까.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며 계속해서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나.

식량은 충분하기 때문에 간간히 지붕이 살아있는 건물에서 밥을 먹으면서 몬스터를 잡기도 하고, 가끔 필드 보스를 만났을 때는 무시하고 튕겨내면서 지나가기도 한다.

필드 보스를 잡았다간 영토가 늘어나버리는데, 중간중간 끊겨버린 영토를 만드는 건 예정에 없다.

그렇다고 다 잡으면서 가자니 시간이 너무 걸릴 거 같고.

내 영토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완전히 전멸까진 시키지 않았으니, 남아있던 사람들이 각성해서 알아서 하길 빌어야한다.

그런 생각을 할 때였다.

퍼어엉!

"?"

[프로텍션]

어디선가 날아온 대포에 렌이 자동으로 프로텍션을 펼치고 그대로 폭파.

약간 충격이 있었지만 상처 하나없이 나는 포 소리가 난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다.

녹색 디지털 옷차림의 소수 부대.

얼마나 훈련을 열심히 했길래 빠르게 날아다니는 나를 맞춘 건가 싶긴 한데...

"왜 공격하는 거야..."

엄청 귀찮게 하는 녀석들이다.

내가 허공에서 가만히 멈춰 바라보자, 다시 포 궤도를 수정해 나를 조준하는 게 포착된다.

너무 멀어서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걸까?

오인 사격일 확률이 높다고 판단한 나는 곧바로 비행해 그 사람들의 코앞에 이동했다.

"사람 함부로 쏘기 있어?"

"히익!?"

"허억!?"

5명으로 이루어진 군인들에게 말을 걸자, 그들은 놀라며 곧바로 나에게 총을 겨누며 경계 태세를 취한다.

그리고 잠시 대치하던 중, 유일하게 권총을 소지중이었던 남자가 병사들을 물리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우리나라 영토 대공권을 침공하는 자가 있는데, 어떻게 쏘지 않을 수가 있겠나."

"나도 한국인이야."

"?"

"어딜 봐서!?"

"아."

그렇네, 지금 모습이 한국인으로 보일리가 없어.

잠시 내 현재 모습을 망각한 발언에 다른 군인들이 총을 겨눈 채로 태클을 걸고, 나는 가만히 그런 그들을 바라본다.

은발에 옅은 분홍색 눈동자라...

누가 봐도 이질적인 모습이다.

뱀파이어 같은 걸로 보이지 않을까.

"나는 별무리의 마법소녀, 스노우. 현재 인간을 노예로 쓰고 있는 마법소녀들이 있다고 해서 처리하러 가고 있어."

"쌍둥이를 말하는 건가?"

"쌍둥이?"

"대장님."

"안다. 이 녀석도 한통속일지도 모른다는 건 나도 알아."

"난 성남시에서 온 마법소녀야. 남쪽에 있다는 것만 알고 왔는 걸."

"그 말을 증명해줄 사람이 있나?"

"...그러네, 성남시로 온다면 증명 가능해."

"하, 웃기지도 않는 소릴."

내 말에 김철현이라는 이름이 박힌 중령은 코웃음을 치며 그렇게 말한다.

그렇긴 하지, 성남시랑 여기 엄청 머니까.

결국 증명해줄 사람이 없다는 소리다.

"어차피 한통속이건 아니건, 우리에게 선택권은 없겠지. 어차피 포까지 쏜 지금, 그 늑대가 올 가능성이 높아졌으니까."

"그러니까 제가 쏘지 말자고 했잖습니까!"

"이 녀석을 여기로 부르려면 그게 가장 확실하지 않겠나."

"..."

와, 나 부르려고 직격탄을 쐈다고요?

그럼 사람이라는 걸 알고도 포를 쐈다는 소린데, 이쯤되면 열받다 못해 어이없어질 지경이다.

물론 비유일 뿐, 솔직히 그렇게까지 화가 난 건 아니지만.

...아니, 화 좀 내게 해줘.

"아무튼 좋다. 이 녀석을 안내하지."

"하지만..."

"도망갈 녀석들을 가도 좋다. 장비도 들고 가라. 말리지 않아. 나는 그렇게 못하겠군. 내 병사들을, 내 가족들을 전부 학살한 그 마녀 놈들을 두고, 어떻게 떠난단 말이냐."

여러가지 감정이 뒤섞인 목소리.

다정하면서도 분노하고 있으며, 냉정하면서도 타오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느껴지는 건 허무함.

어쩐지 나는 이 남자가 죽을 자리를 찾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른 이들이 도망간다면 말릴 생각이 없는 거라고.

물론 그걸 굳이 입에 담진 않는다.

"근데 내가 순순히 따라 갈 거라 생각해?"

"뭐, 안 따라오면 우린 전부 죽는 거지."

"..."

그거 참 신박한 협박이네요.

그런 생각을 하며 안 따라갈까 고민했지만, 그냥 보내기도 찜찜하다.

그리고 모처럼 위치를 아는 사람이 나왔는데, 굳이 그걸 버리고 가는 것도 비효율적이고.

자신의 말을 끝으로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며 왔던 길을 굳이 되돌아가기 시작하는 철현 중령.

제법 놀라운 사실은 방금 그 발언에도 전부 묵묵히 간부의 명령을 따를 뿐, 떠난 자들이 아무도 없다는 걸까.

혹시나 혼자라는 공포 때문에 빠져나가지 못한 걸까 싶지만, 병사들의 표정에는 전부 하. 꽉 막힌 아저씨 같으니. 같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

아니, 이거 간부한테 보일 표정 맞아? 내가 남자로 살았을 때 저런 표정 지었으면 바로 연병장 뛰라고 했을걸?

"그, 마법소녀라고 했잖슴까?"

"응."

"그, 막 하트 지팡이 같은 거 휘두르면서 그런 마법 씀까?"

"너희가 본 마법소녀는 그런 마법을 썼어?"

"아, 바로 이해했슴다. 감사함다."

내 말에 어쩐지 묘하게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병사. 이름을 보니 전 희령이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아마 마법소녀 오타쿠거나 그런 계열인 게 아닐까. 우리 영지에 오면 다른 사람이랑 잘 어울리긴 하겠네.

"나는 별무리의 마법소녀야. 만드는 건 별이지."

"별...말입니까?"

"응."

가볍게 슈팅 스타 하나를 허공에 만들어내며, 내 손에 띄워보인다.

그러자 힐끗하면서 보고 있던 병사들의 입에서 들려오는 묘한 감탄들.

물리력을 가진 별 탄막이라 그런가, 손에 톡하고 떨어뜨리자 데굴거리면서 그대로 바닥에 툭하고 떨어지고는 그대로 빛으로 화해 사라진다.

제법 예쁜 광경에 입가에 미소를 담는 나. 저거 저렇게 사라졌었구나, 제대로 확인한 적이 없어서 몰랐다.

"스노우..."

"응, 왜?"

"아, 별이 사라지는 게 눈 같았슴다."

듣고 보니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아마 내 이름의 어원이 저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착각이지만 굳이 정정시킬 필요는 없어 보이는 착각이다. 옷 색을 보고 생각했다는 거 보단 그게 더 운치있잖아?

앞으로는 그렇게 대답하기로 하자.

"군장, 안 무거워요?"

"익숙해서 괜찮슴다."

"아직 일병이라 안 괜찮을 거 같은데."

"아가씨는 군대를 잘 모르겠지만, 일병은 일을 제일 많이 해서 일병이라 불리는 검다."

"..."

군대에서나 쓰는 반쯤 유머인 말을 그대로 활용하다니, 내가 뭐라할 말이 없다.

마법소녀에 유난히 관심이 많아 보이는 병사와 이것저것 대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화는 내가 찾아가고 있는 마법소녀들에 대한 것으로 넘어간다.

한 쪽은 불꽃, 한 쪽은 바람을 쓰는 마법소녀.

각각 붉은 머리칼의 단발과 녹색 머리칼의 장발을 가지고 있는 쌍둥이 소녀에 대한 이야기였다.

"녀석들이 나타난 건 일주일 전임다. 등장부터 화려했슴다."

"?"

"목포항을 터뜨리면서 등장했슴다."

"..."

항구를 아예 폭파시키면서 등장했다라...

들어보니 항구에는 제법 많은 민간인들과 병사들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제법 식량이 많이 남은 위치였고, 여차하면 다른 나라로 이동하기 위한 수단인 배도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사람들은 전부 죽어버렸다고 한다.

하늘에 나타난 미확인 생명체 둘.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아 육안으로 그들을 식별했을 때, 해군들은 곧바로 목포항 근처인 부대에 무전부터 때렸다고 한다.

[미확인 비행체 발견, 언노운 2대가 목포항으로 오고 있다. 부대 전체에 알린다. 미확인 비행체 2개체 발견, 진돗개 '둘'...]

콰아아아아아아앙!

전 부대에 무전이 끝나기도 전에 무전기에서 폭발하는 소리가 들리며 곧바로 통신이 끊겼었다고 한다.

그와 함께 멀리서부터 확실하게 보이고 들린 화려한 불꽃놀이.

근처에까지 후폭풍이 날아오는 거대한 폭죽에 근처에 있던 육군 부대는 전부 전시 태세를 갖췄다고 한다.

진돗개 '하나' 발령.

전면전 경계 태세가 되자마자 모든 부대원들은 떨면서 자신의 위치로 이동했고, 하늘에는 두 사람이 나타났다.

자신을 화령과 풍령으로 소개한 두 소녀를.

"안녕! 인간들!"

"벌레들, 뭘 그렇게 준비해~?"

"화령! 그러면 안 돼! 우리 주인님도 인간이잖니!"

"풍령! 주인님은 다르잖아~!"

서로 키득거리면서 허공에서 장난치는 소녀들.

외모만 보면 그냥 날아다니는 사람들로 보였기에 군 부대는 조심스럽게 그들과 대화를 나누려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첫 부대가 무전 도중에 전멸하고 우린 알았슴다. 그 녀석들이 적이라는 게 빠르게 전파됐슴다."

"그럼 보자마자 쐈겠네."

"네, 사격 때 외에 써본 적도 없는 실탄 탄창을 처음 장전했슴다. 그리고 등장하자마자 일제 사격을 했죠."

"..."

일제 사격인가.

전혀 안 통했겠네.

당장 내 밑에 있는 루리에와 사이네만 봐도 알 수 있다.

일제사격을 날리는 순간 두 사람은 반응이 정해져있다.

루리에는 아쿠아 실드로 노데미지.

사이네는 실드도 펼치기 귀찮아해서 마그네틱을 쓰거나 그냥 전기를 일으키며 뚫어버리겠지. 데미지도 희박?

나는... 렌이 프로텍션 바로 펼치겠지?

아무튼 마법소녀에게 총기류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저격이라면 가능성이 있긴 한데, 사이네는 기습이여도 전기가 막아줄 거고... 루리에는 모르겠네.

"의미도 없었슴다. 저희 부대에서 살아남은 건 저희 뿐임다."

"용케 살았네."

"운이 좋았슴다. 다른 부대가 지원왔슴다. 그래서 타겟팅이 바뀌었죠."

"더 많은 쪽을 노렸구나."

"정확함다."

그 후 일어난 일은 그저 학살이었다.

나름 포를 준비해 지원사격을 날렸지만, 그녀들이 무심하게 날린 마법 한 발에 다른 포병들이 죽어나갔다.

현재 빠져나온 이 부대가 살아남은 건 정말로 우연의 산물.

포를 끌고 움직이던 도중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포가 그대로 산 밑으로 굴러가기 시작했고,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한 병사들과 간부들이 포를 한참 따라가 다시 붙잡은 것.

그 사이...

"남은 부대는 없었슴다. 굳이 거기 가서 싸울 이유조차 없던 검다."

"어딜 무전해도 응답이 없었지."

"맞슴다. 그래서... 저희는 살아남은 병사들 중에 아직 배터리가 남은 병사의 폰으로 전부 가족에게 연락을 걸었슴다."

"전부 폰이 꺼졌겠네."

"맞슴다. 배터리가 없었나봄다."

"..."

어색하게 웃으면서 현실을 부정하는 희령. 아니, 알고 있는 거겠지.

이런 난리 중에 자신의 가족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적다는 걸.

아니까 오히려 부정하고 싶은 거다.

"아무튼 그래서 저희는 일단 다른 도시의 군에게 무전기 닿을 때까지 이동중이었슴다."

"다른 도시..."

"네, 중간중간 생존자들이 마법소녀들에게 부려먹히고 있는 걸 봤슴다."

"공격당하진 않고?"

"전혀 신경도 안 쓰는 분위기였슴다. 그리고 다음, 녹색 괴물들을 만났을 때는 다행히 총기가 멀쩡해서 살아남았슴다."

"각성했겠네."

"...맞슴다. 그래서 이 힘이면 이길 수 있단 생각에 저희는 녀석들에게 쳐들어갔슴다."

저런.

마법소녀들은 기본적인 스펙이 보통 사람들보다 높은 건 현재까지 확실한 사실이었다.

게다가 풍령과 화령이라는 녀석들이 이뤄낸 일들로 볼 때... 이미 마법소녀가 된 지 제법된 애들이겠지.

막 각성한 각성자 몇 명으로는 절대 못 이긴다.

"그 때였슴다. 그 녀석이 나타난 건."

"그 녀석."

여기서 등장인물이 더 있다고?

"늑대였슴다."

"늑...대?"

"보라색 전기 같은게 주변을 계속 돌고 있는 사나워보이는 녀석이었슴다. 저희 부대는 그 녀석에게 3분의 2가 추가로 당했죠."

"..."

인간이 아니다.

그들을 공격한 건 늑대.

보라빛이라면 침식을 뜻하는 건가?

"...내 병사들은 용감히 싸웠지. 막 각성한 능력으로 싸우는 녀석도 있었고, 만발 사수인 녀석은 총에 능력을 담는 모습도 보이더군. 하나같이 훌륭한 인재였다."

"하지만 저흰 결국 전멸 위기에 처하고 포를 타고 그대로 도주할 수밖에 없었슴다. 얼마나 빠른지, 공격을 맞출 수도 없었슴다."

부대의 분위기가 축 쳐진다.

지금 5명이니까 거기서 적어도 7~10명은 죽었다는 소리다.

안 됐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마법소녀들 앞에 갔으면 전부 죽었을 테니 불행 중 다행이지 않을까.

"렌, 방금 늑대 말인데..."

[마법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역시 그렇지?"

"뭔가 있슴까?"

"아, 내 지팡이엔 AI가 있거든."

"지팡이...?"

한창 이야기 중에 내가 뜬금없는 말을 하자, 희령은 눈을 깜박이며 묻는다.

그 행동에 가볍게 허공을 쥐자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달과 별 모양을 가진 지팡이, 렌.

그 모습에 병사의 눈이 반짝이고, 중령은 허... 하면서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말세군. 이런 장난감으로 싸우는 소녀의 힘을 빌려야 하다니..."

님들 마법소녀한테 전멸당하셨는데요.

나름 병사들의 신뢰는 받고 있지만, 꼰대는 꼰대인 모양이다.

"이게 마법 지팡임까?!"

"응."

"만져봐도 됨까?"

"감전사당해."

"헉."

뭔가 감탄하듯 소리치는 희령을 보며, 나는 지팡이를 뒤로 넘기고는 말한다.

그러자 기겁하면서 물러나는 병사.

그 모습에 내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을 때였다.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2)]

당신은 또다시 침식당한 마법소녀를 발견하고 말았다!

당신을 발견한 마법소녀는 당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지, 제법 적대적인 입장!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타락한 마법소녀를 정화시키거나 섬멸해라!

마법소녀의 운명은 마법소녀인 당신의 손으로 결정해야한다!

달성 조건 : 마법소녀 '파이렌' 사망 or 마법소녀 '파이렌' 정화

실패 조건 : 침식율 10% 이상 획득.

보상 : 마법수 위치 탐지기

"전부 물러나! 아쿠아 실드!"

[프로텍션]

콰앙!

퀘스트 창을 보는 순간, 급하게 소리치며 최대한 넓은 범위로 아쿠아 실드를 펼친다.

그와 함께 실드에 부딪히는 다발의 화염 구체.

다행히 아쿠아 실드가 바로 터질 정도의 화력은 아니었던 건지, 다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와! 쥐새끼들을 찾았더니 마법소녀가 있어!"

"전부 사격 준비!"

"안 통하니까 하지마요!"

"뭐든 해봐야할 거 아닌가!"

아, 진짜 아저씨 말 안 듣네.

하늘에서 키득이며 사방에 화염을 흩뿌리기 시작하는 파이렌을 바라본다.

여기저기에 들러붙는 산불.

나는 급하게 아쿠아 웨이브를 시전해 산불을 진압하지만, 지속적으로 화염을 뿌리기 시작하는 그녀 때문인지 산불은 잦아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다 태워죽일 생각인 건가, 저 녀석.

"..."

아, 하기 싫은데.

"뭐야뭐야~ 방어만 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구? 스.노.우."

"날 알아?"

"그럼,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찾아갈 생각이었어!"

"..."

초월자 뿐만 아니라 영토를 노리는 녀석들이 더 있는 모양이다.

빨리 끝내고 돌아가야겠네.

어차피 여기는 전기도, 인터넷도 안 되는 곳이다.

여기라면 또 이상한 영상이 찍힐 염려도 없겠지.

...난 부끄럽지 않아. 그냥 스킬을 쓰고 있을 뿐이야.

[마법소녀인 게 부끄럽습니까?]

솔직히 그것도 안 부끄러운 건 아닌데.

"할 말은 더 없어 스노우~?"

"..."

"뭐야~ 정의 별 거 없..."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점점 불의 크기를 늘리기 시작하는 파이렌을 보고, 나는 곧바로 렌을 앞세우며 소리친다.

갑작스러운 내 외침에 움찔하는 그녀.

하지만 이내 섬뜩한 미소를 입가에 단 그녀가 거대한 화염구를 점점 더 크게 불리기 시작했고, 나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면서 오버 히트 버스터를 준비하곤 소리쳤다.

"별무리의 마법소녀, 스노우! 여기에 등장!"

다른 사람들을 생각할 필요 없도록 거대한 결계를 펼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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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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