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화 〉 마법소녀는 언제나 동료와 함께야!
* * *
"그래서."
"?"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일까, 스노우."
내 눈앞에서 명백하게 불쾌감을 표하는 노란 머리칼의 여성.
사이네의 말에 나는 뭐가 문제냐는 것처럼 무표정하게 그녀를 바라본다.
그러자 그 반응에 화가 난 건지, 곧바로 그녀가 소리쳤다.
"너가 나랑 붙는다매! 왜 이 패배자 녀석이랑 내가 싸우는 건데!"
"말하는 거 봐, 싸가지 없는 녀석 같으니. 애초에 네가 우리 스노우한테 덤빌 건덕지는 되고? 넌 내 선에서 컷이야 욘석아."
"뭐!? 말 다했냐!"
파지직!
루리에의 도발에 곧바로 넘어가며 전기를 흩뿌리는 사이네. 그 모습을 본 나는 그저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뿐이었다.
그런 내 반응에 더 화난 건지, 사이네는 이를 으득 한 번 갈고는 말했다.
"그럼 이 자식 쓰러뜨리면 너도 덤빈다 이거지?!"
"해보던가?"
"안 그래도 그럴 거다!"
별 다른 신호없이 시작되는 전투.
나는 사이네가 질주하는 걸 보자마자 루리에와 함께 있던 곳에서 제법 멀리 떨어져 곧바로 휴대폰을 들어올린다.
마법소녀 대전은 못 참지.
저번에 이상한 녀석이 찍었던 영상처럼 나도 미튜브에 올릴 영상이나 찍어야겠다.
"일렉트릭 아이!"
"오."
"아쿠아 웨이브!"
근접전 캐릭터처럼 능숙하게 상대에게 뛰쳐가며 마법을 발동하는 사이네. 그러자 루리에는 강 바로 위까지 비행을 낮추더니 곧바로 온 사방으로 파동을 일으켜 모든 각도에 해일을 일으킨다.
제법 높은 위치에 있던 사이네의 손에서 번개 줄기가 쾅! 하고 쏘아지지만 그대로 해일에 흡수되며 해일에만 파직! 하면서 전류가 퍼질 뿐, 루리에에게는 닿지 않음.
저런 기술도 있었구나, 루리에.
나름 감탄하면서 보고 있자, 루리에의 시야각이 사라진 걸 노린 사이네가 곧바로 해일을 뚫고 전격을 일으키며 그녀에게 파고든다!
"해일을 내가 다루고 있는데, 모를까봐?"
사이네가 해일에서 튀어나온 순간, 그 장소에 정확하게 찔러들어가는 루리에의 창.
그러자 주황빛 마법소녀는 사나운 미소를 지으며 그대로 창을 향해 손을 뻗는다!
"마그네틱!"
"아쿠아 실드."
창을 잡아채는 모션과 함께 발동되는 마법에 이상함을 느끼고 곧바로 아쿠아 실드를 창 앞 부분에 걸어 그녀의 손을 튕겨내는 루리에.
그 행동에 사이네가 칫. 하면서 그대로 손을 떼고, 그 잠깐의 타이밍에 루리에는 창을 휘둘러 그녀를 공격한다.
"어림 없다고."
그 행동에 마치 파도타기를 하는 것처럼 가라앉는 해일에 전격을 일으키며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사이네. 오, 저건 제법 멋있다.
그리고 한바퀴를 붕하고 돌면서 루리에의 뒤에 도착한 순간, 그녀는 돌려차기 자세를 잡고 전격을 일으킨다.
"먹어! 일렉트릭 태클!"
"다 알려주면서 어림도 없는 소릴."
[아쿠아 드래곤, 승인.]
돌려차긴데 왜 태클이지?
그런 뜬금없는 생각을 할 때즈음, 수룡이 솟아오르며 자연스럽게 그 수룡의 위에 서있던 루리에는 공격을 회피한다.
발차기가 수룡에게 들어가며 전격을 일으키지만, 전격이 맞은 부분이 떨어져나가며 아무 피해없이 그대로 수복.
그걸 보며 사이네가 백스텝을 밟는 순간, 그녀가 있는 자리에 5개의 물기둥이 솟아오른다!
"들어오고 도망가는 건 어디의 매너니?"
"치잇!"
그대로 직격하려는 순간, 반지가 빛나며 온 몸에 전기를 일으키기 시작하는 사이네. 그리고 그대로 준비 자세를 취하는가 싶더니, 날아오는 물기둥을 하나하나 마력을 담아 쳐낸다!
와, 저걸 터뜨리네.
단순히 마력 뿐만 아니라 무술에 가까운 느낌으로 전부 빗겨내거나 터뜨리는 그 모습에 나는 감탄. 그리고 그 행동 자체가 스킬화되서 들어오지 않는 걸 보며, 저 행동이 마법과 관련없는 행동이라는 걸 깨닫는다.
순수하게 전격의 마력과 무술로 만들어낸 방어.
생각보다 강한 아이인 모양이다.
"아쿠아 브레스!"
물기둥을 막아내는 걸 보며 루리에가 혀를 차며 마법을 발동, 드래곤의 입이 벌어지며 폭류가 사이네에게 쏟아진다.
그와 함께 집중하듯 눈을 감고 뭔가 중얼거리기 시작하는 루리에. 그걸 보며 헹.하고 건방진 소리를 낸 사이네가 강을 타고 쭈욱 미끄러지며 브레스를 피하고는 그대로 용을 빙판길 타듯 올라탄다.
파지지지직!
"씨 퍼니쉬먼트!"
접근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처럼 일어나는 4개의 소용돌이. 전격이고 뭐고 빨려 들어갈 거 같은 강한 흡입력을 가진 소용돌이를 보며 사이네는 전격의 구체 다발을 소환해 그 소용돌이를 부수려했지만, 실패한다.
더 접근했다간 위험하다고 판단한 건지 용에 올라타길 포기하며 다시 강으로 점프. 그리고 후. 하면서 머리를 벅벅 긁은 그녀가 강을 쾅! 하고 짓밟으며 진각을 밟는다.
"일렉트릭 웨이브!"
강에 일으킨 파동과 동시에 사방으로 크게 퍼져나가는 전격.
수룡의 몸체 전체가 감전되기 시작하는 걸 보며 루리에가 눈을 크게 뜨더니, 곧바로 미련없이 점프해 비행하자 그대로 수룡은 마력을 잃고 형태가 사라져버린다.
잠시 침묵.
서로가 생각 이상으로 강하단 걸 안 건지, 더 이상의 도발은 없이 가만히 두 마법소녀는 서로 거리를 두고 대치한다.
"수해의 마법소녀, 루리에야. 제법하네?"
"하, 영상에서 봤던 거보단 강하잖아? 전자의 마법소녀 사이네다."
서로를 인정하듯 그렇게 말한 뒤, 자세를 잡는 두 사람. 그리고 잠깐 시간이 흐른 순간, 그대로 정면 승부를 위해 서로에게 돌진한다!
"아쿠아 쓰러스트!"
"일렉트릭 브레이크!"
5개의 물기둥과 함께 그대로 돌격해가는 루리에와 온 몸에 전격을 두르고 그대로 강을 타고 돌진하는 사이네.
두 사람이 부딪히려는 순간, 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마법을 발동한다.
"스타더스트 스트라이크."
"엣?!"
"뭐?!"
콰아아아앙!
두 사람이 격돌하기 직전, 그 중앙에 빛의 광선이 내리꽂힌다.
내 행동에 당황하다가 그대로 격추당해 뒤로 튕겨나가는 두 사람.
이내 기절한 채로 물 위에서 둥둥 떠다니는 둘을 보며 나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누가 죽을 듯이 싸우래. 동료가 될 사이면 친하게 지내."
그 말을 끝으로, 나는 영상을 종료하고 곧바로 미튜브에 올렸다.
<마법소녀들 영상="" 봄?=""/>
X발 생각보다 수해? 걔도 존나 센 거 같고, 이번에 사이? 걔도 존나 세더라.
우리랑 같은 아포칼립스 하고 있는 거 맞냐?
재능충들의 싸움에 가슴이 웅장해진다.
[아직도 여기에 글 싸지르는 애들 있네.]
[ㄴ ? 왜 시비임;;]
[ ㄴ 팬클럽 가입했으면 마법소녀 커뮤니티 들가지는데, 아직도 인터넷 쓰는 게 극혐이죠?]
[ ㄴ 팬클럽 가입하면 언급 자체를 못한다매. 답답해서 어케 사누.]
[ ㄴ 암튼 떠들거면 마법소녀 커뮤니티 ㄱㄱ 여기서 떠들어봐야 아무도 안 봐줌.]
[ ㄴ 야발넘이. 커뮤니티로 따라와. 어디 소속이야!]
[ ㄴ 당연히 천사님이지 X것아. 마지막에 마무리하시는 거 못 봤냐? 넘사벽이다 넘사벽.]
[ ㄴ 막타충;;;]
[ ㄴ 뭐? 너 어디 살아!]
[별 걸로 다 싸우네 ㅋㅋㅋ]
[근데 존나 세긴하다. 야발, 누구는 신체 강화같은 거 걸려서 개고생하면서 구르는 중인데.]
[꼬우면 법사하시라고 아 ㅋㅋ]
[스킬 '스킬 합체'를 획득하셨습니다.]
[다음 메인 퀘스트는 2단계부터 실행됩니다.]
"흐응."
두 사람을 데리고 집에 돌아온 직후.
아무래도 마지막에 둘 모두를 쓰러뜨리고 데려온 게 클리어로 취급된 건지, 어느새 내 영토에는 광주시가 추가되며 퀘스트가 클리어된다.
일단 사이네를 쓰러뜨린 게 나니까, 그렇게 처리된 모양이다.
다만, 나는 그냥 상급자로 돼있고, 영주 자체는 아직 사이네.
어차피 내가 관리하는 게 아니니까, 오히려 베스트인 결과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스킬 합체라니, 엄청 재밌을 거 같아.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스킬 합체 설명창을 열었다.
[스킬 합체] Lv master
자신이 이해하고 있거나, 혹은 가지고 있는 스킬들을 합칩니다.
다만, 너무 관련없는 기술들은 합칠 수 없으며, 관련된 기술이라도 합쳤을 때 원래 있는 스킬이라면 합친 스킬들이 사라지고 원래 있는 스킬로 재형성, 통합됩니다.
"..."
이게 몬소리지.
스킬을 합쳐서 새로운 스킬을 만든다는 건 알겠는데, 정확히 어떤 건질 모르겠다.
뭐, 써보면 알겠지.
"스킬 합체."
[합칠 스킬을 선택하십시오.]
"음... 마법 이해랑 마도의 극치?"
[마도의 극치는 선택할 수 없습니다. 하위 스킬 선택만 가능합니다.]
역시 이건 안 되나.
어차피 마법 이해가 패시브라서 큰 상관은 없지만, 왠지 눈에 관련된 스킬이 나올 거 같아 합쳐봤는데, 무리였던 모양이다.
왜, 뭐. 마안 계열은 로망이잖아.
아무튼 그렇다는 건 지금 내가 합칠 수 있는 건 마도의 극치 하위 스킬들이라는 건데...
"마도의 극치 스킬 창 좀 열어줘."
[마도의 극치 마법소녀] Lv 3
사용법을 알고 있는 마법이 있다면, 본인의 경지와 관계없이 익힐 수 있습니다. 단, 마법소녀로 변신했을 때 한정합니다.
현재 저장된 마법 : 화염구 Lv 3, 슈팅 스타 Lv 3, 스피드 스타 Lv 3, 세이프티 존 Lv 3, 오버 히트 버스터 Lv 3, 스타더스트 스트라이크 Lv 3, 약화의 저주(랜덤) Lv 3, 아쿠아 쓰러스트 Lv 3, 아쿠아 드래곤 Lv 3, 아쿠아 필라 Lv 3, 아쿠아 실드 Lv 3, 씨 퍼니쉬먼트 Lv 3, 악령 정화 Lv 3, 보석화 Lv 3, 일렉트릭 아이 Lv 3, 일렉트릭 볼트 Lv 3, 아쿠아 웨이브 Lv 3, 마그네틱 Lv 3, 일렉트릭 태클 Lv 3, 아쿠아 브레스 Lv 3, 일렉트릭 웨이브 Lv 3, 일렉트릭 브레이크 Lv 3
"..."
너무 많은데요.
질릴 정도로 많은 마법 숫자를 보며 나는 잠시 눈이 돌아가다가 이내 진정하면서 스킬을 하나하나 살핀다.
대충 보기만 해도 아까 싸울 때 이펙트로 어떤 스킬들인지는 알 수 있었지만, 마그네틱은 예외.
발동하려다가 실패한 스킬이니 한 번 읽어봐야겠네.
[마그네틱] Lv 3
금속류 물질에 자력을 부여합니다. 자력이 부여된 물질에 대해 인력과 척력을 발동할 수 있습니다.
"...인력? 척력?"
언젠가 과학시간에 들었던 기억이 있던 거 같기도 하고.
스킬 설명만 봐서는 자세히 모르겠다.
사용했다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좀있다가 사이네한테 물어보기로 하고.
일단... 가장 합치기 편한 스킬이 뭐가 있을까.
마침 스킬명이 겹치는 저것들부터 해볼까.
"일렉트릭 웨이브랑 아쿠아 웨이브는 가능해?"
[일렉트릭 웨이브와 아쿠아 웨이브를 합칩니다.]
[성공률 90%]
[진행중... 성공.]
[썬더 웨이브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
왜 손해 본 기분이지.
물 속성 기술과 전기 속성 기술을 합쳤더니 전기 속성 기술 하나가 툭하고 나왔다.
...기분이 묘하게 나쁘지만 일단 스킬을 확인해보자.
[썬더 웨이브] Lv 3
일렉트릭 웨이브의 변형 기술.
전격의 파동을 형성해 사방으로 퍼뜨린다. 근처에 수원이 있을 경우, 데미지가 100% 증폭된다.
물 위에서 사용할 경우, 해일을 추가로 형성하며 추가 데미지가 100% 증폭된다.
기술 설명을 보며 미묘함을 느끼는 나.
일단 물 위에서 사용하면 위력이 올라간다.
그리고 해일도 만든다.
이건 아마 아쿠아 웨이브 효과.
전격의 파동을 만들어 퍼뜨린다가 일렉트릭 웨이브 효과.
그럼 수원이 있을 때 데미지 증폭이 추가로 붙은 건가?
"...수원 기준에 따라 달라지겠네."
나빠진 건 아니지만, 보기에 따라선 그리 좋아지진 않았다.
아마 스킬을 합치면 두 스킬 효과+추가 효과가 붙는 모양.
다른 것도 시행해보자.
"스킬 합체."
[다음 사용 시간 까지 47시간 58분 남았습니다.]
"쿨타임..."
게다가 무려 2일 쿨타임이 걸린 스킬.
과도한 스킬 합체가 가챠만큼 위험하다는 의민가?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며 나는 턱을 괸다.
미묘하게 졸린듯 졸리지 않은 듯한 상태.
수면과 비수면의 경계선에서 나는 머릿속에 잡생각이 들어오는 걸 느낀다.
나는 왜 이 세계로 오게 되었을까.
그리고 마법소녀라는 잠재력을 가진 '나'는 누굴까.
머릿속에서 무의식적으로 그런 의문이 피어오르고, 나는 정답을 찾을 수 없었다.
이것저것 추측은 일어나지만, 정답은 알 수 없음.
애초에 내가 이 세계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었다.
원래 세계에 있던 나는 평범한 회사원이자 웹소설 작가.
그저 하루하루 쳇바퀴돌 듯 살아가던 그런 사람.
나름 연결점이 있다면, 마법소녀 소설을 좋아했다는 정도려나.
마법소녀 소설을 좋아한다고 해서 스스로가 마법소녀가 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보통.
그런 생각을 하며 수마에 점점 빠져들 때, 갑작스럽게 내 휴대폰이 울렸다.
지잉
"...?"
나한테 전화할 사람이 있던가?
계속해서 울리는 휴대폰의 진동에 화면을 확인한다.
그리고 적혀있는 건...
[1]
"아."
내가 여기 떨어지고 가장 처음 확인하려 했던 연락처의 주인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