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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의 마법소녀-3화 (3/149)

〈 3화 〉 마법소녀는 사람을 구해야해!

* * *

<씨X! 마법소녀="" 떴냐!=""/>

아직 인터넷 볼 정신 있는 새끼들 봐라.

지금 성남 쪽에 날아다니는 엄청 예쁜 애 하나 떴거든?

하늘에서 지나가다가 폭격기 마냥 별 떨구고 그냥 휙휙 지나가늗네 그럼 괴물 새끼들 싹다 뒤지고 사라짐.

아이템 떨어지는데 그것도 주울 생각 안하고 쭉 그냥 순회중인듯.

아직 필보 살아있긴한데 여기가 생존율 제일 높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살아있는 새끼들 모여! 마법소녀 비호 좀 받자!

[그래서 왜 마법소년데?]

[ ㄴ쟤한테 구함받으면 '마법소녀 스노우에 의해 구원받았습니다. 팬클럽에 가입하시겠습니까?' 뜸.]

[ ㄴ무친ㅋㅋㅋㅋㅋ]

[ ㄴ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님. 팬클럽 가입하면 인터넷 없어도 시스템으로 이상한 커뮤니티 사이트 들어가짐. 지금 나밖에 없긴 한데, 이거 정보 교환소로 사용 가능할 듯?]

[ ㄴ??? 야발 지금 간다.]

[ ㄴ오는 길에 오크 투사 새끼 만나면 뒤짐. 조심하셈.]

[아니 무슨 구라를 쳐도 이딴 구라를 치고 앉았냐?]

[구라 즐.]

[ㄴ아니, 은발 미소녀가 날아다닌다고! 이걸 참아?]

[은발 미소녀?! 지금 만나러 갑니다.]

­­­­

"그래서 레이더 기능 말고 뭐가 있어."

[스노우님의 적성이라면 간단하게 슈팅 스타같은 마법은 쓸 수 있습니다. 마법소녀의 소양이 더 올라간다면 더 많이 쓸 수 있겠죠.]

"슈팅 스타는 뭔데?"

[별 모양 탄막을 뿌리는 스킬입니다.]

"그래."

화염구를 쓰는 게 더 파괴력이 높지 않을까.

잠깐 그렇게 생각했지만 화염구는 한 번에 하나씩 소환하고, 슈팅 스타는 한 번에 여러발이 나가는 스킬이라는 걸 듣고 납득한다.

한마디로 대인용이냐 대군용이냐의 차이네.

게임으로는 단일 스킬이랑 범위 스킬의 차이려나.

계속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땅을 바라보니, 예의 녹색 괴물들이 여기저기에 넘쳐나도록 존재한다.

그리고 보이는 건 싸우고 있는 사람들과 이상한 걸 당하는 중인 사람들, 놀이감으로 전락한 사람들 등등.

각양각색의 모습.

그 모습을 보며 나 스스로가 별 감정이 들지 않는 것에 대해 조금 불안감을 느낀다.

"렌, 슈팅 스타."

[승인, 슈팅 스타를 발동합니다.]

일단 그런 불안감을 털어버리고 하늘에서 곧바로 마법을 발동한다.

타겟팅은 전부 녹색 괴물들.

갯수는 녹색 괴물들의 숫자만큼.

조준은 전부 괴물들의 뚝배기.

마력을 흐뜨리자 내가 생각한 그대로 별 모양의 탄막이 반짝거리면서 나타나고, 그대로 바닥으로 폭격이 시작된다.

폭음은 없다.

탄막은 그저 물리력을 가진 마력탄일 뿐.

물론 파괴력은 총을 상회하기 때문에 뚝배기에 별이 꽂힌 괴물들은 전부 단번에 절명한다.

그러자 멍청한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

기껏 구해줬더니 죽으려고 멍 때리는 건가?

"살고 싶으면 안전지대를 찾아."

쓸데없이 멍 때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하며 또 다른 사람들을 찾기 위해 이동한다.

나도 잘 몰랐는데, 가끔 하늘을 날다보면 녹색 필드같은 무언가가 보여왔다.

마법 이해로 읽어낸 바로는 세이프티 존이라는 마법으로 보이긴 한데, 레벨이 낮아서 그런지 지속 시간이 제법 짧아서 써먹기는 좀 애매한 스킬.

단순히 몬스터들에게 유저가 보이지 않게 되고, 무의식적으로 그 장소를 피해 지나다니게 되는 효과가 있는 필드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필요한 스킬이지만, 적어도 비행 몬스터가 등장하지 않은 지금으로선 나에게 필요없는 스킬이었다.

[죽인 몬스터 숫자 : 154마리]

[구한 사람 숫자 : 18명]

"쉽지 않네."

3일 동안 계속 날아다니며 18명을 구했는데 죽인 몬스터 숫자는 154마리.

대충 한 사람당 8~9마리가 붙어있었단 이야긴데, 솔직히 싸우고 있던 사람이 가장 기적이다.

각성자라곤 해도 대충 살펴보니 그냥 무기들고 일반인보다 약간 더 센 정도인 사람이 대부분.

살아생전 칼 같은 걸 휘두른 적이 없던 사람은 금방금방 죽어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생각해보니 나 진짜 왜 이렇게 세게 설정됐냐.

슈팅 스타 한 번만 떨궈도 레벨업 소리가 들려오는 게 엄청 날로 먹는 기분이다.

일단 레이더에 더 잡히는 괴물과 사람은 없음.

투사 녀석 생각보다 멀리 가있는 모양이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근처 편의점에 착지한다.

편의점 안은 이미 개판.

식량이라도 챙기려고 와서 죽은 사람들과 몬스터들의 시체가 잔뜩 쌓여있다.

먹을 건... 보존식이 아닌 음식들 정도인가.

다행히 아주 없는 건 아니라서 집에 들고 가면 며칠 분 정도는 확보되겠네.

집에서 챙겨온 가방에 남은 식량을 넣고 다시 날아오르자, 약간 먼 곳에서 혈향과 전투 소음이 들려온다.

레이더를 보니 생각 이상으로 많은 숫자.

대충 10명 정도 되는 사람들과 100마리가 넘는 괴물들이 한창 싸우는 중이었다.

이건 못 참지.

그런 생각을 하며 빠르게 접근하던 도중이었다.

쐐에엑!

"?"

[프로텍션 기동.]

팅!

별 생각없이 날아가는 중 정확히 나를 노리고 날아온 화살과 함께 렌이 자동 방어 시스템을 가동, 화살이 튕겨나가는 걸 느끼며 나는 허공에서 잠시 정지한다.

그러자 여기저기거 킬킬거리면서 등장하는 녹색 괴물들.

전부 하나 같이 활과 돌멩이, 대롱 따위를 들고 있는 게 눈에 띈다.

뭐야, 너희 원거리 수단도 있었니?

내가 허공에 멈춘 걸 확인하자마자 투척물, 화살, 침 따위가 한 번에 일점사로 날아든다.

그 행동을 보며 마력을 허공에 별처럼 새기는 나. 어차피 마력이 들어가지 않은 공격은 어지간해서 렌의 방어막을 뚫을 수 없다.

"슈팅 스타."

[승인.]

다시 한 번 떨어져 내리는 별 탄막 세례.

나에게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괴물들이 사색이 되어 자신들에게 날아드는 별 탄막을 회피하려다가, 지들끼리 꼬여 엎어지고 난리가 난다.

어찌저찌 피한 괴물들에게는 가볍게 화염구를 던져 마무리.

또다시 레벨업 소리가 들려오는 걸 느끼며 나는 다시 비행을 재개했다.

­­­­

"X됐네."

밀려드는 고블린들을 보며 남자는 헛웃음만 흘리며 다시 자신의 방패를 쥔다.

아무리 자신이 체력과 방어 스텟이 높고 방어력 강화 각성을 했다지만, 이 수는 너무 했다.

이미 다른 전위진은 나가떨어진지 오래.

뒤에서 힐러가 자기 체력 손실을 각오하며 급하게 치료하곤 있지만, 우리에게 독을 회복시키는 수단은 없다.

한 건물을 잡고 입구를 막으며 간신히 버텨내곤 있지만, 초반과는 달리 접근하지 말고 대롱을 불어 독침만 날리는 녀석들을 상대할 방법이 없었다.

간간히 활 계열 능력자와 이능 계열 능력자가 한 두마리씩 처리하곤 있지만 글쎄.

"여기가 가장 안전한 도시라고 한 그 새끼는 찾아서 조졌어야 했는데."

"마법소녀가 어딨어. 야발, 은발 미소녀 내놓으라고."

"그걸 믿고 왔냐? 그냥 성남에 살아남은 새끼들 많아보여서 온 거잖아."

"아, 몰라. 이제 힐도 안 나와."

"주옥같네 진짜. 마비독 같은 걸 초반 몹이 들고 있는게 말이야?"

"이게 겜으로 보이냐."

"아, 시꺼. 이것들아! 막는 건 난데 니들이 더 힘드냐 X발! 입구 막을 거라도 좀 찾아!"

뒤에서 이미 거의 자포자기 상태로 뻗어버린 일행을 보며 남자는 어딘가 입구를 막을 무언가가 없는지 두리번 거린다.

남자의 체력이 바닥이라는 걸 안 건지,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는 고블린들.

그리고 그 때, 고블린들의 뒤에서 끼에에에엑! 하는 비명이 들려온다.

"비명!?"

"누가 구하러 왔나!?"

그러자 희망이 가득찬 눈으로 밖을 보는 모두들.

하지만 가장 앞에 있던 남자는 그저 허탈한 미소와 함께 학살극을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오크 투사의 등장이었다.

­­­­

[오크 투사 트라온 발견.]

"같이 몰려있구나."

[고블린을 사냥하며 레벨업 중입니다.]

"레벨 업도 해?"

[현재 레벨은 25정도군요. 최초 레벨 수치가 20인 걸로 볼때, 인간 사냥을 열심히 한 모양입니다.]

"알고 있는 게 많구나."

간간히 알려주는 렌의 잡학에 고개를 끄덕이며 상공에 도착한다.

아직 나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는지, 공격이 날아오지도 않고 환호성도 들려오지 않는다.

뭐, 환호성은 들리면 이상한 거지만... 어제 흥분해서 이것저것 말 거는 애가 있었으니까.

무시하고 갔지만서도.

"일단 잡몹부터. 슈팅 스타."

이제는 능숙하게 타겟팅을 전체 지정하며 마력을 뭉친다.

하늘에 새겨지는 별무리.

근데 왜 하필 별 모양 마법이지? 라는 의문도 들지만 일단 그건 나중에 물어보기로 하고.

하늘에서 별무리가 떨어져내린다.

새하얀 별빛의 세례가 떨어져내리기 시작하고 나서야 시선이 이쪽으로 집중되기 시작.

뒤늦게 괴물들이 사색이 되서 피하려 하지만, 이미 발동된 슈팅 스타를 피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길래 누가 그렇게 많이 뭉쳐있으래?

"인간, 마법사."

"말도 할 줄 아네."

나름 필드 보스라고 인간 말을 할 줄 아는 몬스터를 보며, 나는 가만히 화염구를 손 위로 띄운다.

그러자 크르르... 하며 짐승의 울음소리를 내는 트라온. 어느새 그의 두 눈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불길함을 느끼며 화염구를 던지자, 내가 던지기도 전에 이미 그 자리를 벗어나며 빠르게 벽을 밟고 달리기 시작하는 투사.

생각 이상으로 빠른데.

도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슈팅 스타를 준비하는 순간, 그는 벽을 한 번에 밟고 점프해 지붕에 안착, 추가로 한 번 더 점프해 그대로 나에게 쇄도해온다!

"슈팅 스타."

생각보다 빠르게 날아드는 투사를 보며 슈팅 스타 10발을 투척. 하지만 허공에서 본능적으로 휘둘러진 도끼가 별 탄막을 전부 갈라버리며, 오히려 점프력이 증가한다.

물리력 있는 걸 주니까 좀 더 튀어오르네.

이대로는 도끼가 닿을 게 분명해보였기에 곧바로 회피 기동.

하지만 그는 내 움직임을 읽어낸 것처럼 회피하는 장소로 도끼를 투척하며 바닥으로 떨어져간다.

[프로텍션 기동.]

콰아아아아앙!

보호막과 도끼가 부딪히자 믿을 수 없는 소리와 함께 반발력으로 뒤로 쭉 밀려나기 시작하는 나.

다행히 보호막이 깨지진 않았지만, 그 충격에 나는 잠시 얼굴을 찌푸리며 허공에서 경직된다.

그 시점에서 바닥에 쿵! 하면서 떨어진 트리온은 곧바로 옆에 있는 담벼락을 뜯더니, 그대로 나에게 그걸 부메랑 마냥 투척한다!

"원거리 수단이 투척 뿐인가보네."

당연하지만 마법을 쓸 때 몸을 움직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걸 화염구로 격추.

그리고 그 사이 도끼를 다시 주운 건지, 다시 투척 자세를 취하고 있는 투사를 보며 나는 혀를 찬다.

프로텍션이 1레벨이라 저건 2번 못 막는다.

"슈팅 스타 최대 출력."

[타겟팅이 가능합니까?]

"타겟팅 2개 밖에 없는데 어려울 리가 없잖아."

[승인.]

내 말과 함께 하늘에는 수백개의 별 탄막이 그려진다.

타겟팅은 도끼의 이동 경로 전체와 트리온.

2개라고 말했지만 이동 경로 계산이 생각 이상으로 빡세 얼굴을 살짝 찌푸리고 만다.

"때려버려!"

다행히 타겟팅은 성공.

모든 별 탄막이 하늘에서 떨어져내리고, 오크 투사는 곧바로 근처 벽을 뜯어내 방어하다가, 그대로 여기저기를 관통당하기 시작한다.

끄어어어어엉!

마치 곰의 비명소리 같은 소리를 내며 그 자리에 서있다가, 별의 세례가 끝나고 나서야 풀썩. 하고 무릎을 꿇으며 앞으로 서서히 엎어지는 오크 투사.

날아오던 도끼는 자연스럽게 탄막에 맞고 내가 있는 방향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버렸다.

내가 있는 지점까지 날아오고도 한참 힘이 남다니, 힘도 세셔.

그런 감상을 남기며 내가 바닥으로 내려선 순간이었다.

"조심해요!"

"마법사아아아아아아아아!"

무릎을 꿇었다는 게 연기였다는 것처럼 붉은 핏물을 흘리며 폭발적으로 달려드는 트리온. 하지만 나는 그 광경을 보자마자 바로 손을 뻗으며 화염구를 소환, 그와 함께 렌에 내장된 변형 기능을 발동한다.

"렌, 소드 폼."

[소드 폼]

서걱.

화염구를 얼굴에 직격시켜 시야를 가림과 동시에 렌을 검의 형태로 만들어 그대로 목을 날려버린다.

그러자 목은 뒤로 날아가고 몸은 그대로 운동력으로 나에게 달려들지만, 그 부분은 곧바로 생성된 프로텍션으로 방어.

그걸 끝으로 주변이 조용해진다.

필드 보스라더니 체력만 높고 별 거 없네.

마법사한테 검으로 모가지 따일 정도면, 생각 이상으로 약하지 않을까 싶다.

"...살고 싶으면 안전 지대를 찾아. 돌아다니지 말고."

생존자에게 늘 하던 말을 하며 다시 비행을 준비하는 나.

하지만 이내 가장 앞에서 적을 막고 있던 탱커가 그런 나에게 다가오는 걸 알아채곤 그에게 시선을 돌린다.

"혹시, 마법소녀 '스노우' 씨 맞나요?"

"?"

뭐예요, 님이 어떻게 내 마법소녀 명을 알아요.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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