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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은 돌고 돈다-150화 (150/152)

〈 150화 〉 마법 용사 ­ 장

* * *

강렬한 칼바람이 요동친다.

폭풍이 일었다. 하늘의 구름이 어지러히 흔들리다 한점에 응축되었고, 그것은 모두 장에게 쏟아졌다.

콰아아아앙­!

거대한 폭발음이 일고, 새하얀 연기가 장을 뒤덮었다.

디안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무표정으로 칼리오 일행을 결계 밖으로 벗어나게끔 했다.

째깍­ 째깍­

거대한 톱니바퀴 속 몸을 웅클이고 있는 장.

완벽히 방어했다. 8서클에 해당하는 강력한 공격이었을 텐데도 무사히 흡수했다는 거다.

“당신이 끼어들 것도 염두에 두었거든.”

“아무렴, 그러시겠지.”

디안이 비웃듯 말했다.

장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그를 눈치채지 못했는지, 혹은 눈치챘기 때문인지 디안은 더욱 말을 쏟아냈다. 마치 비웃는다는 투로.

“당신은 지금 은혜를 입고 있는 거야.”

이해 못하겠다는 표정, 이해를 바라고 한 말도 아니었다.

장이 악쿤을 압도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 빠져 웃음짓고 있는 이 구도 자체가 고까웠다. 그 때문에 예정에도 없던 말을 쏟아내고 있다.

“겨우 9서클에 올랐다고 기고만장하는 꼴이란. 참모장님께선 진작 네가 넘볼 수 있는 경지에서 벗어났어.”

“신이라도 된다는 말이냐?”

“신살자가 되겠지.”

“......역시 네놈들이 노리는 건,”

“나랑 더 할 얘기는 없어. 잘 지내. 아니, 잘 못 지냈으면 싶지만.”

화아악­

디안이 말하지 않았어도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여지껏 느끼지 못했던 강렬한 마나다.

그전에 내뿜고 있던 그것과는 궤를 달리했다. 그만치만으로도 버거운 상대임은 분명했는데 그보다도 한 단계 더?

[고마워 디안.]

그 마나를 머금고 있는 악쿤이 말했다.

그 기세에 살이 움찔움찔 떨린다. 머리칼이 뒤로 휘날렸고, 이것은 마법이 아니라 단순한 마나였다. 주체 못할만큼 넘쳐나는 마나.

“별말씀을요.”

디안이 대답하고 전장에서 벗어났다.

허나 그를 눈으로 바라볼만큼 여유가 있는 상황도 아니었기에, 장은 시선을 돌리지 못했다.

[이제야 집중할 수 있겠어.]

여지껏 놀아나고 있었다는 것.

그에 은은한 분노를 내비추는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 또한 슬며시 감기고 있는 눈.

제자들을 인질로 잡던 것은 유흥의 의미도 섞여 있었지만, 그러지 않고서야 악쿤에게 정면 승부로 싸우기엔 자신이 불리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강하다.

메일리에서 처음 마주했던 그때. 자신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한 번 흘겨보고 떠났던 그, 하지만 그때의 장은 악쿤의 강함을 실감할 수도 없었다. 너무나도 큰 격차이기에 먼 산을 바라보듯 사실 별다른 경외심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의 강함이 뼛속 깊이 새겨들어온다.

마법진을 아무리 빠르게 만들어도 모두 역산되기에 바빴다.

겨우 마법을 만들어냈다고 달라지진 않았다. 자신 있고 익숙한 마법을 아무리 던져도 쓸만한 상처 하나 남길 수 없었다.

시그니처를 발동하고 제자들을 인질로 잡아도 마찬가지.

반절은 역산, 반절은 악쿤에게 처박은들 디안이 제자들을 데리고 도주한 순간부터 다시 수세에 밀리는 건 자신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만치나 커다란 경지이다.

전에는 하염없이 바라만 봤다면 지금은 손을 뻗어볼 수는 있다.

그러나 닿지 않음에는 여전하다.

[비겁하다고 욕하진 않을게. 너 말대로 마왕군이 무슨 낯짝으로 비겁을 운운하겠어.]

‘...말투가 바뀌었다.’

딱딱하고 근엄한 참모장은 가면이었다는 듯, 온전히 이 결계 속 둘만이 남게 된 순간부터 표정도 달라졌다.

감정이 느껴진다. 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째서인지 애틋했다.

하지만 흉흉한 마기는 여전했다. 아니, 더해졌다.

악쿤은 장의 주변에 넘실거리는 톱니바퀴들을 보더니 작게 감탄하며 말을 이었다.

[훌륭한 시그니처야. 얼마나 고뇌했을지 짐작이 안 가. 수많은 노력을 쏟았겠지. 그만큼이나 간절했을 테고.]

“...스승 행세라도 할 셈이냐.”

[아니, 나는 개념을 정리해뒀을 뿐이야. 너 스승은 펙튼이잖아. 비록 삼류지만 그는 선전했어.]

이번에는 삼류라는 말에 일일히 반응하지 않았다.

악쿤은 지금 펙튼을 욕보이는 게 아닌, 진심이다. 정말 안타깝다는 투. 저것마저 연기라고 믿어지진 않는다.

[그와 마법을 주고받은 건 고작 10분 남짓이지만, 그 찰나의 순간에 그가 재능은 없어도 마법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느낄 수 있었다고.]

손가락으로 톱니바퀴를 가리킨다.

[너한테도 이상한 가르침을 주지 않아서 네가 여기까지 올 수 있던 거겠지. 마법사로서는 잘 모르겠지만, 지도자로서는 쓸만한 사람이었다는 거지. 아니, 훌륭하다고 말해도 되겠어. 이 시그니처는 너만의 것이 아니잖아. 그렇지?]

...어쩌면 저리 속을 꿰뚫어본다는 듯 말하는 건지 이제는 궁금하지도 않았다.

시간에 관련한 금기. 그것에 대한 펙튼의 마탑 속 연구 자료.

그것을 토대로 완성해낸 시그니처다. 현대에 과거나 미래의 영향력을 끼워넣는 것. 그 매체로 가장 친숙한 것은 시계였고, 그 속 톱니바퀴로 마법진을 구성하면 될 것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해낸 시그니처.

[믿기 어렵겠지만 살려두곤 싶었어.]

이것도 빈말로 느껴지진 않았다.

[허나 안타깝게도 그는 마왕군을 혐오하는지라 호전적으로 달려들더라고. 근데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를 죽일 생각은 없었어. 최대한 쓸데없는 살생을 그만하고 싶었거든.]

이는 진실이다.

악쿤은 그의 판단 하에 필요한 살생만 저질렀다.

딱 용사에게 투기를 심어줄 수준까지만.

악쿤도 용사였다. 마왕군이 됐다지만 그 본질은 ONE(?) 구해내기 위함이다.

그러니 메일리의 마법사들을 몇몇만 죽이려고 했다. 살려두면 귀찮아질 존재들만.

개중에서 펙튼, 그는 아니었다.

강하지도 않았기에 마왕군 계획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또한 장의 스승이고, 가르치는 실력만큼은 쓸만해서 살려두면 장의 성장에 도움이 될 터였다.

[안타깝게도.]

하지만 그는 스스로 장의 스승이라 밝혔다.

[내가 들어선 안 되는 걸 들어가지고.]

그때부턴 펙튼을 살려둬선 악쿤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그래서 죽였다. 결론적으론 그 덕분에 장이 5서클에 도약했고, 복수심을 불태워 현재는 9서클에 도달했으니 그의 죽음마저도 장에게는 가르침의 거름이 되었다는 얘기.

“......”

[나도 애석하게 생각해. 믿는 건 너 자유지만.]

“......하나만 묻지.”

[편한대로.]

“어째서 마왕군을 만들었지?”

[아, 그건 대답할 수 없어.]

너는 평생 알 수 없어야 내가 승리하는 거거든.

[말해선 곤란한 게 있거든. 다른 질문이라면 받아줄 수 있다만.]

“됐어. 내가 진정 궁금한 건 방금처럼 대답할 게 뻔해.”

[그야 그렇겠지.]

신의 장난인지 모든 마법 용사가 에이브(AYV)의 그림자를 쫓고 있다.

‘신의 장난... 틀린 말도 아니구나.’

장이 악쿤에게 물을 것들은 모두 에이브(AYV), 그리고 용사와 마왕군에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일 것이다.

그것들은 대답할 수 없다.

그러니 더 이상의 대화가 쓸모가 없어졌다.

[한 번씩 죽었던가.]

“맞아.”

악쿤은 심장이 꿰뚫려 죽었고,

장은 발목이 잘려나가고 자이키릭의 발톱에 갈기갈기 찢겨져 죽었다.

악쿤은 언약에 의해 죽어줬던 것이었고,

장은 시그니처를 발동하여 기습하기 위해 죽은 척 연기했던 것이었다.

이제는 서로 숨겨둔 수가 없다.

새하얀 평야, 결계 속 단둘. 방해도 없다. 물러설 이유도 없다.

펄럭, 펄럭­

악쿤의 날개가 움직일 때마다 마기가 공기를 타고 은은하게 퍼진다.

째깍­ 째깍­

장의 근처에 시계태엽이 돌아갈 때마다 마나의 성질이 변화된다.

[끝이다.]

악쿤이 입을 벌린다.

그의 날카로운 이빨, 그 속에 있는 질척이는 혀.

그 혓바닥 가운데에 무언가가 그려져 있었다.

시퍼렇게 빛나는 정교한 마법진. 그곳에서 환한 빛이 뿜어져나온다. 회전이 멈췄다.

숨결­!

콰아아아아아­!!

무언가에 닿지도 않았다. 그저 파공음만으로도 귀가 찢어질 듯 아프다.

속도가 눈으로 쫓을 수 없었다. 그 거대하고도 강렬한 공격이 장의 코앞까지 다가오는 데에는 단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째깍­ 째깍­

그 1초는 장에게 있어서 4초나 다름없었지만.

“{ Ταχτητα 0,25x ­ 0.25배속. }”

째깍­ 째깍­ 째깍­

시간이 천천히 흘러간다.

그럼에도 브레스는 굉장한 속도로 다가선다.

역산은 불가. 이를 막을 방어막도 장에겐 없었다.

“{ τρτη συσκευ(세 번째 태엽) ­ να σταματσει(정지) }”

그럼 멈추면 그만이다.

거대한 브레스는 그대로 허공에 멈추었다.

다가선 눈송이를 흔적도 없이 지워버리는 것을 보면 마법 자체는 여전하지만, 누군가가 고정시켜 놓은 듯 일말의 움직임도 없었다.

악쿤은 고개를 갸웃하곤 다시 브레스를 내뿜었다.

그조차도 허공에서 멈춰버렸다.

이 행위가 수없이 반복된다.

멀리서 보기에 바보 같은 행동이다. 마법을 실험하는 걸로도 보인다. 실전에선 있을 수 없는 일.

보통 마법사들끼리의 전투 중 동일한 마법이 연사되는 경우에는 한쪽이 멍청한 짓을 하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유지하는 데 마나가 많이 들 텐데.’

지금은 장이 멍청한 짓을 하고 있었다.

그의 시그니처는 부담감이 거대한 마법이다.

시간을 상대로 한 마법, 구성식을 잠시만 생각해보아도 골치가 아파온다.

그 수많은 룬어를 최소화했다고 한들, 그 룬어를 모두 머릿속에 머금으며 발동하는 것만으로도 마나가 물 새듯 빠져나갈 것이다.

그러니 장은 흑마법을 익혔다.

흑마법은 사람이 많은 곳이라면 한도 없이 마나를 퍼올 수 있으니까.

그로써 이 마법이 완성된 거겠지.

하지만,

이곳은 결계 안이다. 그것도 장이 만든 결계 안.

분명히 스스로 궁지에 몰아넣은 격이다. 마나 보급은 끽해야 포션 정도로만 가능하다. 그것도 한계가 있고, 8서클 이상의 마법사들에게는 티끌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어째서.’

여유로운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단순한 허세일까.

마법진을 만드는 속도만으로는 장이 우위에 있다. 그건 분명하다.

하지만 마법진의 개수가 많다고 해서 승리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비록 메이블이 악쿤의 수준에 맞춰서 싸워줬다지만, 54개의 마법진을 다루고도 악쿤에게 연기로나마 패배할 수 있었던 것은, 악쿤이 마법진의 갯수에 연연한 것이 아닌 각 마법진에 담긴 마법을 얼마나 다채롭고 조화롭게 사용했냐는 거다.

또한 강력하게.

악쿤의 마법진은 하나같이 강력한 것들 뿐이었다.

방금 입에서 내뿜은 브레스도 닿으면 장은 온전할 수 없었다.

그러니 마법사들간의 전투에서는 서클이 중요시 되는 것이다.

마력의 질이 다르면, 제아무리 마법을 잘 다루더라도 밀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지금, 장은 악쿤과 같은 경지에 이르렀다지만 둘의 마력은 천지차이였다.

장이 호수라면 악쿤은 바다다.

호수는 거대하지만 언젠가는 마른다.

허나 바다는 아무리, 수없이 물을 퍼내도 그 깊이에 감탄할 뿐이다.

악쿤의 마나가 그러했다. 저 끝을 알 수 없는 광활한 마나.

장만 성장한 것이 아니다. 악쿤도 과거와는 비교조차 실례일만큼 마력을 증폭시켰다.

[어째서 더 움직이지 않지?!]

악쿤이 소리쳤다. 어서 뭐라도 해보라는 식의 다그치는 듯한 말투는 착각이 아니었다.

악쿤이 장을 이기는 법은 아주 간단하다.

도망치면 된다.

적당히 줄행랑을 치다가 장의 마나가 말랐을 때 맞붙으면 된다.

에이브(AYV)에게 패배한 후 악쿤의 시그니처는 완전해졌다.

이제는 부작용이 없다. 유지하는 데에 아무런 부담이 없다.

오히려 장소에 따라서는 악쿤에게 득이 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도, 천지를 새하얗게 물들이는 보슬보슬 살이 오른 눈송이들.

과거 시간 역행 때문에 찾아왔던 곳.

이곳은 마왕성, 즉 북대륙이다. 눈이 사계절 내내 폭설처럼 내리는 북대륙.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지는 건 네놈일 텐데 어째서 그리도 여유롭나! 포기한 건가?]

이곳에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명상을 하듯 마나가 차오른다.

아까 전 브레스에 사용한 마나는 회복한지 오래다. 자이키릭의 심장을 박은 악쿤에게 있어서 이곳 북대륙만큼 최적의 전투 장소는 없다.

그러니 지구전으로 끌고 가면 악쿤에게 유리한 구도이다.

그것도 너무 유리하다. 장이 승리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보이지도 않을 만큼 .

그럼에도 악쿤은 지구전으로 끌고 가지 않았다.

날개를 펄럭이며 방어막으로 몸을 지키기만해도 자멸할 것만 같은 장의 시그니처.

그를 파악했음에도 그렇게 싸우지 않았다.

자존심?

그것도 있고.

정확히는,

한편의 길고도 길었던 연극. 마법 용사라는 역과 참모장이라는 역의 마지막.

에이브(AYV)를 기쁘게 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이 마지막만큼은 서로가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 적인 네놈이 초조해하는 걸까.”

그러나 공격을 멈추기만 할뿐, 장은 공격하지 않았다.

마치, 자신이 궁지에 몰리길 기다리는 듯.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장의 말대로 악쿤은 초조해졌다.

이렇게 끝날까봐, 장이 혹여라도 포기한 것일까봐.

“걱정하지 마.”

악쿤이 목소리를 내려고 하자, 장의 입이 먼저 움직였고 악쿤은 말을 삼켰다.

“그냥 그런 거야. 마력 차가 너무 심하니까 제대로 붙으면 내가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달았거든. 여기서 공격까지 해버리면 그야말로 자멸이나 다름없고.”

하지만 이어지는 말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그말은 포기하겠다는 소리인가?]

“설마. 여기까지 왔는데. 그리고 그 무식하리만큼 커다란 마력을 어떻게 상대할지는 생각해왔거든. 내가 설마 시그니처 하나만 믿고 덤빌까. 멍청하게.”

[......네놈 미친 거냐?]

“맨정신으로 이런 짓을 어떻게 하겠어.”

악쿤이 놀란 것은 그에게 무언가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아니, 그에게만일까. 그가 펼쳐둔 이 결계 자체에서도 일어났다.

“근데 이게 아니라면 이길 방법이 없는걸 어떡할까.”

[......그게 네놈 시그니처의 마지막인가.”

“네 번째, 다섯 번째 태엽까지 있는데, 모두 보여주자니 내 마나가 부족해서 말이지.”

째깍­ 째깍­ 째깍­

악쿤은 당황스러운 얼굴을 지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흥미롭기도 했다.

그래, 이러면 봐줄래야 봐줄 수도 없지.

째깍­ 째깍­ 째깍...

기대됐다.

진심으로 싸워도 될 무대를 장이 마련해줬다.

째깍... 째깍...... 째깍.........

태엽 감기는 소리의 간격이 점차 멀어져간다.

딸깍.

끝내 힘을 다했고 초침과 분침 시침이 6시를 향하며 축 늘어졌다.

“{ τελευταο συσκευ (마지막 태엽) }”

그의 최후의 수단이 나타났다.

“{ σπασμνο χρονμετρο (고장난 시계) }”

화아아악­

풍경이 되감겼고.

“...오랜만인데.”

“역시, 네놈도 전송자였어.”

둘은 대학생이 입을 법한 사복을 입은 채 서로를 마주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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