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화 〉 악(?)!
* * *
저 멀리서 느껴지는 건 마기. 지금껏 상대해본 어중이떠중이와는 궤를 달리하는 마기였다.
나는 이 마기의 느낌을 몰랐다. 여지껏 만나본 자가 아니라는 거겠지.
그 마기를 중심으로 여러 마기도 서서히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잔챙이들이었다. 정윤상과 이재홍도 나와 같은 걸 느꼈는지, 아까부터 느껴지는 거대한 존재를 눈치챘을 때와 경계의 농도가 같았다.
“두 명만 가운데 놈한테 붙자. 탐지 마법으로 살펴보니 인간형이야. 마나만 얘기해주자면, 나나 카이루스, 글락보다 많고, 타나토스나 스승님보다야 적어. 수치 얘기하자면 대충 85. 기(?)나 생명력은?”
정윤상이 상황을 재빠르게 파악하며 마법진을 양손에 머금고 있었다.
“기는 70... 아니, 75.”
“생명력 55.”
“오케이, 마법 쓰는 놈일 테니까 내가 메인으로 대치할게. 보조는 누가 할래?”
“인간형이라며? 내가 붙을게.”
정윤상의 질문에 대답한 건 최세린이었다.
그녀는 바늘과 단검을 독액에 푹 찍었다 담궜고, 그 독은 단검과 바늘 위를 또르르 굴러 바닥에 진녹색 점을 찍었다.
치이이...
그 지점에 회색 연기가 올랐고, 갯벌의 키조개 숨구멍처럼 푹 파여 있었다.
전투 준비는 마쳤다. 거리는 대략 500m 남짓, 슬슬 마법진을 가동하며 크게 한 방 먹이고 시작할 타이밍이었다.
“{ επιπλων 부유 }”
정윤상운 서서히 공중으로 떠올라 정면을 바라보곤 장전한 마법진 두 개의 크기를 더욱 부풀렸다,
{ κρηξη 폭발 (τ,θ)! }
시퍼런 냉기를 풍기는 거대한 구체 두 개가 로켓처럼 날아간다.
!!
폭음이 터졌다.
하늘이 냉기에 시퍼렇게 물들었다.
“제길.”
하지만 정윤상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큰 놈이 방어 마법으로 거의 막았어.”
분한 표정을 지은 채 바닥에 착지한 정윤상이 자이키릭의 심장을 손에 꼭 쥐며 마력을 터트렸다.
그 손으로 재빠르게 마법진을 그려 이어지는 전투를 준비했다.
‘싸움이야?’
“어, 준비하자 먹보야.”
˚ 형변(??) 후!(?) 모델 킹콩 ˚
우리도 넋놓고 있지는 않았다. 에고 소드를 잠에서 깨워 오러를 몸에 둘렀고, 이재홍도 거대한 고릴라로 변해 굵직한 팔을 휘둘러 공중을 활보하는 마왕군을 날벌레 잡긋 손에 꼭 쥐곤 바닥에 내리꽂았다.
“윤상! 잔챙이들은 나랑 재홍이가 할 거야! 가운데 놈한테 집중해!”
“알고 있... 윽! 빌어먹을, 머리 깨질 것 같아.”
정윤상은 두통에 얼굴이 일그러졌지만서도 타이밍 좋게 마법진을 다 그렸고, 이번에는 냉기를 머금은 사슬을 집어던지는 기술이었다.
촤라락!
그 기술을 적에게 던졌고, 그와 거의 동시에 마왕군 잔당이 하늘에서 바닥으로 내려와 내 시야를 확 가렸다.
몬스터는 세 종류.
하피와 와이번, 그리고 그들의 위에 다크 엘프가 무기를 들고 있었다.
화르륵!
와이번이 불을 뿜었고, 하피가 허공에서 급속 하강하며 발톱으로 날 찢고자 달려들었다.
카가각!
하피의 발톱을 막아내며 다음 동작을 미리 준비했다.
아래에서부터 위로 베는 횡베기. 검을 휘두르자 하피가 피를 흩뿌리며 괴성을 지르곤 내 뒤에 철퍼덕 쓰러졌고, 오러를 폭발시키며 이들을 확인사살했다.
“검술 용사다!”
하피도 하피지만, 척 보기에 200 레벨은 넘어보이는 다크 엘프들이 와이번에서 내린 채 창과 활을 들고 나를 학익진을 펼치듯 포위하기 시작한다.
궁지에 몰린 쥐 신세. 뒤로 물러나봤자 화살에 범벅이 되어 고슴도치가 되기 일수고, 앞으로 내지르자니 난잡하게 하늘을 가리는 와이번들과 하피가 날 노리고 달려들 것만 같다.
이럴 때 홀라라면 어떻게 했을까?
‘힘으로 밀어부치는 거지! 폭 넓게 한 번 베어주면 좋아 죽을걸?’
먹보와 내 의견이 일치했다.
나는 빙긋 웃곤 위를 향하던 검을 반대로 잡아 바닥을 향했다.
휘이이이!
오러를 오로지 검에 집중하자 공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날아드는 화살이 서서히 거리가 좁혀지지만, 검에 모든 걸 집중하자 슬로우 모션이라도 튼 듯 아주 느리게 보였다.
[ 다르칸 류 오의 땅 고르기 ]
푸욱
내 검이 바닥에 꽂혔고, 오러를 대지에 불어넣었다.
머잖아 바닥은 유리창이 깨지듯 한순간에 금이 갔으며, 그 사이로 황색 빛이 스멀스멀 새어나왔다.
콰아아아!
오러가 땅을 헤집으며 내 주변을 모조리 덮쳤다.
눈이 부셔 감은 눈, 그 눈커풀을 들어 주위를 살피니 타들어간 몬스터 사체가 내 주위에 널려 있었다는 걸 시원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후우...”
나는 바닥에 깊게 박힌 검을 뽑아 전황을 살폈다.
오러를 많이 썼는지, 조금은 어지러워 방금 발을 헛디뎠다.
‘이재홍은 나처럼 몬스터를 죽이고 있고... 정윤상과 최세린은.’
그 막강한 기의 주인을 상대로 대치하고 있었다.
덮수룩한 머리를 지닌 시커먼 인상의 남자였다. 한눈에 녀석이 악마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고,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머리띠를 품에서 꺼내곤 손에 꼭 쥐었다.
그걸 노골적으로 바라보다가 쳇, 혀를 차곤 바닥에 버렸다.
“참모장님 명령만 아니었더라면...”
비행할 팔요성을 못 느꼈는지 녀석은 시커먼 날개를 접어 바닥에 내려앉았다.
놈의 얼굴은 지저분한 머리카락에 뒤덮여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저런 상태로 싸울 수 있단 말인가? 그만한 자신이 있다는 건가, 아니면 놈의 전투 방식은 시야에 의지하지 않는 전투 방식인가.
그를 고민할 겨를도 없이 정윤상이 말했다.
“악마? 네놈이 마왕은 아닐 테지.”
“하, 힘이 확 빠지는군. 마왕님과 나를 헷갈릴 정도면 확실히 혼자서도 충분하겠군.”
놈은 지저분한 머리칼을 손으로 쓸어올리곤 말을 이었다.
“내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네놈들은 오합지졸이다. 거기 마법 용사놈은 제법 마법을 쓸 줄 안다고 착각에 빠져 있지만, 역시나 참모장님이나 그놈의 발톱만큼도 따라가지 못해.”
“그놈? 그놈이 누구지?”
“말해줄 의리는 없지. 그저 어딘가의 대마법사라는 것 밖에.”
놈은 손을 마주잡더니 서서히 손 틈 사이를 벌렸다.
그 사이에는 시커먼 구체가 하나 있었다.
“...역시나 흑마법을.”
“흑마법? 하하하!! 그건 인간들이 우리의 것을 멋대로 개조한 아류다! 내 정수와 비교하다니 상당히 무례하군 마법 용사!!”
놈은 그 주먹만한 구체를 꿀꺽 삼켰다.
몸이 울그락불그락 부풀어오른다. 얼마 안 가 놈은 사나운 사자의 머리에 인간 몸을 붙이고 있었다.
주술? 아니다. 이재홍의 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이질적인 느낌이었다.
다그닥, 다그닥.
말발굽 소리가 들린다. 실제로 놈은 칠흑처럼 시커먼 말을 타고 있었다.
[과거의 실수를 이번에 청산하라는 참모장님의 뜻! 달게 받겠습니다!]
그 위에는 여전히 덮수룩한 머리의 놈이 있었다. 허나 외향이 바뀌었다.
검은 사제복 같은 복장에서 지금은 어두운 갑주를 입은 모습으로.
그의 손에는 랜스 형태의 창이 들려 있었다. 그는 창끝을 정윤상과 최세린에게 향하며 외쳤다.
[나는 참모장 메이블 토진님의 부관이자 52위 악마 알로켄이다! 네놈들의 목을 취하러 왔다!]
창을 고쳐잡자 말이 푸르륵, 김을 뿜으며 발을 굴렀다.
다그닥, 다그닥.
천천히,
다그닥, 다그닥!
서서히 가속도가 붙는다.
타그닥! 타그닥!! 타그닥!! 타그닥!!!
일행과 알로켄의 거리는 삽시간에 좁혀지기 시작한다.
“이놈이나 저놈이나 또 괴물같이 변하는구나...”
최세린은 짧은 탄식을 뱉곤 바늘과 단검을 놈에게 던졌고, 알로켄은 말의 고삐를 당겨 여유롭게 피해냈다.
녀석이 공격을 피하리라는 건 이미 상정한 바였는지, 최세린은 태연한 얼굴로 뛰어올라 나무와 나무를 밟으며 놈의 시선을 분산시켰다.
나도 움직임을 슬슬 놓쳐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소리에만 의지하고 있을 때, 알로켄의 반대편에 모습을 드러낸 최세린은 준비한 철그물과 바늘, 그리고 독액을 도저히 피할 경로따위는 없게끔 던졌다.
[암기 용사! 잔재주를 부리는구나!]
알로켄은 무식하리만큼 많은 마기를 두른 창을 몇 번 휘두르는 것으로 철그물은 단박에 찢어발겼으나, 미처 막아내지 못한 독액과 바늘은 터프하게 그냥 맞으며 직진했다.
무식한 전투 방식만 보면 주술과 크게 다를 바도 없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적으로 죽여주지! 첫 번째는 네놈이다 마법 용사 악쿤 토든!]
그 지나치게 터프한 녀석은 우렁차게 외치며 정윤상에게 달려들었다.
*
“확실히 아직은 시기상조야. 그래도 좋은 자극이 될 테지.”
허공에 떠 있는 영상은 알로켄과 3명의 용사가 전투하는 장면을 비췄다.
암기 용사, 마법 용사로는 알로켄을 막아내기 부족했는지, 검술 용사도 검을 고쳐잡고 그와 육탄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군단장. 그대가 보기에 검술 용사는 어떤가?”
군단장이자 귀검사라는 이명을 지닌 토텔리 프리온을 향한 질문.
“...상당.”
“그대와 비교하면?”
“아직은 못 미치지만...”
토텔리의 커뮤증 때문에 말이 끝을 맺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로도 충분했다.
언젠가는 따라잡을 수 있다는 거겠지. 칭찬에 야박한 토텔리가 이만큼이나 말했더라면, 확실히 무서운 재능이었다.
“흐, 흐흑...”
그때 누군가 손을 꼭 쥐는 걸 느꼈다.
그에 고개를 돌리자 단발 머리의 여성이 몸을 부르르 떨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고개를 살짝 내려 그녀의 손바닥을 바라보자 그곳에 있는 얼굴도 마찬가지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여태껏 보아와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여전히 그녀의 울음에는 익숙해지지 못했다는 걸 느끼며 괜히 침을 삼켰다.
‘나라고 이런 걸 보여주고 싶지는 않아. 아니, 나조차도 보고 싶지 않지.’
허나 외면해선 안 된다.
부하의 죽음은 똑똑히 눈에 담아야 한다.
이 생각은 변함이 없다. 우리는 저들과 한 배를 탔다.
기꺼이 희생해준 저들의 삶에 애도를 보내야 한다.
허나... 울컥하는 감정을 매번 느끼면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 무덤덤해졌다고 스스로를 세뇌하며 겨우 버텨내고 있던 건데.
“메이블... 메이블...! 도저히 못 보겠어요! 너무 괴로워요! 흐, 흐으윽...”
“......”
내 옆의 여성이 흐느끼자 슬픔이 전염된 듯하다. 나도 괜시리 심장을 식칼로 난도질하듯 지독하게 아파온다.
애써 움켜쥐었지만 격통이 멎지는 않았다. 감정을 없애는 마법 같은 건 없는 걸까.
제 코가 석자인지라 내 심정을 파악할 여유가 없는 울보는 손을 꼭 쥔 채로 내 가슴팍에 콱 안겨 더욱 펑펑 눈물을 쏟았다.
가슴팍이 축축해진다.
기분은 더러웠다. 젖은 옷의 착용감이 더러웠기 때문이라면 좋겠지만,
아니다. 화면 속 광경을 내 신념 때문에 똑똑히 눈에 담고 있어서 그렇다.
“단탈리온, 힘들겠지만, 우리는 저들의 죽음을 마주해야 해.”
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애써 달랬다.
내 품의 단탈리온을 제한 모든 간부가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 속에서 주술 용사는 무자비하게 몬스터를 물리치고 있었고, 그의 손아귀에 꽉 붙잡혀 과즙 가득한 과일처럼 터져버리는 부하들의 모습을 보는 건 아주 많이 괴로운 일이었다.
“...브룩, 그대가 보기에 주술 용사는 어떤가. 아티팩트를 얻은 지금, 그대의 상대가 될 것 같나?”
“에휴, 그 딱딱한 말투 좀 어떻게 하면 안 돼?”
광포의 드루이드이자 밥벌레인 브룩이 크게 도넛을 베어물곤 우물거리며 말했다.
“브룩.”
그에 눈총을 쏴줬다.
사석이라면 상관 없지만, 공석에서만큼은 예전 용사때와 달리 격식을 갖고 대화하자고 합의된 게 몇 년 전 일인데 아직도 저런 껄렁한 태도라니.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는 놈.’
더군다나 부하가(심지어 하피와 와이번은 브룩이 관리하는 부하다.) 실시간으로 반죽처럼 으깨지고 있음에도 전혀 진중함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그의 인품에 절로 표정이 구겨졌다.
그 상태로 브룩과 눈을 마주한 채 서로를 바라보길 수어 초, 먼저 꼬리를 내린 건 내가 아니었다.
“알았어, 알았어. 그렇게 험악한 표정으로 쳐다보지 마시라고, 흑마장님.”
“...현재 용사 일행은 평균적으로 레벨 370을 막 넘긴 시점이다.”
“흠... 도저히 질 것 같은 이미지가 곧장 떠오르진 않지만 굳이 대답하자면, 진 키이라를 제외한 모두가 500 정도에 도달하면 위험할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야! 부관아!! 너 지금 문밖에 있는 거 다 알거든? 취사장 가서 도넛 좀 더 가져와라!”
“도넛이요?! 예! 알겠습니다!!”
성공적으로 도넛 주문을 마치곤 탁자에 발을 척 올려 콜라를 시원하게 들이키는 브룩.
그를 향해 탐지 마법을 발동해 레벨을 살폈고, 마법을 발동한 김에 다른 사천왕의 레벨까지 살펴봤다.
브룩은 854레벨.
절망적인 시력 때문에 눈살을 찌푸려 거의 실눈에 가깝게 눈을 뜨고 화면 속 진 키아라를 살피는 암전의 단검 긴의 레벨은 812레벨.
조용히 검을 닦고 있는 토텔리 프리온의 레벨은 899.
이쯤 살피고 나는 다시 화면 속 용사들을 바라봤다.
‘...450 쯤 레벨인 알로켄을 상대로 크게 밀리지 않는다. 녀석들은 확실히 성장했고, 우리와의 레벨 간격은 점점 좁혀지겠지... 시간이 없다. 어서 빨리 방법을 찾아야 해. 용사에게 따라잡히지 않을 방법을......’
하아아.
짙게 한숨을 뱉자 긴이 어느새 브룩의 도넛을 하나 낚아채곤 내게 던졌다.
챱, 찰진 소리와 함께 도넛을 받아들이자 긴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당 보충해. 표정 심각하다.”
“...고맙다.”
“잠깐! 그거 내 돗대 도넛이잖아! 긴, 이 음침한 놈 봐라? 네가 가져와서 먹으면 되잖”
“돌려줄테니 산만하게 하지 마라 브룩.”
격분하는 브룩에게 한 입 베어문 도넛을 화염을 둘러 던졌다.
“이거 미친놈 아니야?”
투덜거리는 브룩을 무시하며 어느새 흐느낌이 멎고, 대신 딸꾹질을 시작한 단탈리온에게 물을 건넸다. 그녀는 눈두덩이가 붉게 부어오른 촉촉한 눈으로 날 올려다보고 있었다.
“...이 지독한 운명에서 벗어나게 해줄게.”
난 그녀의 머리를 가슴팍으로 강하게 끌어안으며 새삼 다짐했다.
그때였다. 화면 속 마법 용사가 강한 마법을 던졌고, 알로켄이 내게서 받은 물건으로 그것을 튕겨내 마법 용사에게 적중시켰다.
“푸하하! 제대로 당했는데?”
내게 순간적인 반감이 생긴 브룩은 일부러 내가 들으라고 호쾌하게 웃었고, 난 녀석에게 내 앞에 있는 재떨이를 던지곤 화면에 고개를 가져갔다.
그곳에는 머리칼을 넘긴 알로켄이 악쿤 토든과 눈을 맞추고 있었다.
마안(??). 알로켄이 지닌 능력 중 하나.
그것에 중독된 악쿤 토든이 끔찍한 비명을 질렀고, 알로켄은 검술 용사의 검에 맞고는 피를 철철 흘리더니 무어라 소리치곤 뒤를 돌아 줄행랑을 쳤다.
[참모장님 보고드립니다!]
화면을 통해 알로켄의 목소리가 들린 건 그때였다.
[세 용사에게 충분한 격차를 보여줬고, 적당히 당해주어 후퇴할 구실도 만들었습니다. 곧장 복귀하겠습니다 참모장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