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찬란한 미래가 보장되어 있었다. 졸업만 할 수 있었다면. 농담, 혹은 마법, 혹은 둘 다로 점철된 일상을 누리던 피츠시몬스 아카데미의 장난꾸러기 아리엘. 공부에 뜻이 없는 그녀의 목표는 졸업하여 부모님의 상단을 물려받는 것뿐이다. 마침내 다가온 졸업 연회. 만만치 않은 말썽쟁이인 소꿉친구 카일의 장난으로 벌어진 난장판을 구경하던 와중, 별안간 아카데미 내의 멋진 남자애들을 휘어잡던 ’학생회의 공주님’ 로즈마리가 나타나 영문 모를 원망을 쏟아낸다. “버그인가? 난이도가 이렇게 높을 리 없는데. 카일 빌라드는 그냥 서브 캐릭터잖아!” 버그? 서브 캐릭터? 도대체 무슨 소리야? 생경한 단어들을 곱씹을 겨를도 없이 시야가 암전 되고, 눈을 뜨니 9개월 전. 다시 시작된 5학년, 다만 졸업이 하고 싶었던 아리엘의 일상이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한다. 일러스트: 코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