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리엘 달튼은 졸업이 하고 싶어서-162화 (162/178)

그날 밤에 켄드라 브래들리는 비로소 권좌에 엉덩이를 반쯤 걸쳤다. 피츠시몬스 아카데미의 학생회장 선거의 개표는 마법을 써서 한 번, 쓰지 않고 한 번, 총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는데, 여태껏 1차 개표 결과가 2차와 다른 경우는 단연코 없었다. 전날에 열린 간이 연회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새로운 간이 연회가 열렸다.

로즈마리 블로썸은 투표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아니, 투표소는커녕 식당에서도, 화장실에서도, 공동욕실에서도 그녀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방에 콕 박혀 있는 중이라고 했다. ‘쌤통이네.’ 켈리가 다시 말했고 아나이스는 그녀의 ‘쌤통 사전’에 쉰세 번째의 ‘쌤통’을 기록했다.

재차 태양과 교대하여 잠들면서 블로썸의 마음을 약간 가늠했다. 와르르 무너진 체면 때문에 속이 어지간히 상했나 보다 싶었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오래지 않아 알게 되었다. 이틀이나마 긴장의 끈을 놓은 나를 조롱이라도 하듯, 다시 눈을 뜬 순간 내게 들이닥친 것은 로즈마리 블로썸의 실종 기사였다.

***

로즈마리 블로썸이 실종되었다. 자칭 절친 미케일라 메이나드가 끔찍한 꼴이 된 직후의 일이었다. 오늘 자 피츠시몬스 타임즈를 펼친 브리아나의 턱이 주먹 두 개는 너끈히 들어갈 만큼 벌어졌다.

원인은 언제나와 같은 신성력 폭주였다. 간밤에 블로썸이 일으킨 폭주는 평소보다 고요해서, 기숙사 방을 온통 엉망으로 만들고 선반에 가득한 마법 약재료들을 모조리 뒤엎어 놓는 수준에서 그쳤다.

문제는 블로썸의 룸메이트인 미케일라 메이나드가 다리를 저는 중이라는 거였다. 그녀가 호박씨 기름과 끈적이 슬라임의 혼합물로 가득한 방에서 미끄러지지 않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유감스럽게도 대다수의 마법 약재료는 유리병에 담겨 있었고… 여자 기숙사 사감인 레이디 에드워즈에 의해 발견되었을 때 메이나드는 이미 갈까마귀에게 심장을 빼앗긴 채였다.

평소처럼 조롱으로 다룰 사안이 아니라고 여겼는지 기사의 논조는 퍽 차분했다. 근래 몇 번의 경험으로 인해 크리스타 에드워즈를 믿느니 임프를 믿겠노라는 나의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나드를 애도할 때만큼은 걔에게서도 진심이 느껴졌다.

“말도 안 돼.”

마음 약한 브리아나는 실추되었다가 가까스로 추스른 내 평판만큼이나 블로썸의 몰락과, 그로 인해 메이나드에게 벌어진 참사에도 그녀가 기여한 바가 일부 존재한다고 철석같이 믿었다.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연신 중얼거리는 그녀의 눈에 벌써부터 물기가 가득했다.

반면 내 눈은 완전 뻑뻑했다. 거의 감지 않은 탓이었다. 신문을 읽는 동시에 시야를 삼분의 일쯤 메운 네모를 샅샅이 살피다 보니 눈 깜빡할 사이도 아깝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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