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25 - 사상 최강의 감찰관 (1)
몽롱한 정신 사이로 라디오 소리가 울렸다.
[최근 영동 지방 일대에 소규모 게이트 발생 빈도가 늘어남에 따라, 일각에서 대재앙의 전조가 아니냐는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관계 당국은 주한미군에 호루스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당신의 베스트 초이스. 사선을 넘나드는 영웅들의 선택. 포션, 골든 쉴드.]
[에- 괴수는 환경에 따라 폭발적으로 진화합니다. 유럽의 혈박쥐와 한국의 피둘기가 비슷한 모습을 지니는 게 그 증거죠. 둘 다 빌딩 숲 사이를 돌아다니는 비행괴수들 아닙니까? 그런 맥락에서 봤을 때. 덩치가 큰 동물일수록 추위에 강하다는 사실은…….]
[빨갱이 깡패들의 도발 수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사상자까지 나올 뻔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대체…….]
“장관님.”
[망양리 방어전 당시 구설수에 오른 강정우 청호용역 부사장에게 징역형이 선고되었습니다. 초상능력 행사 중의 사고를 과실로 간주하던 기존 판례가 깨짐에 따라, PMC들의 신경이 곤두서고…….]
“장관님?”
[최근 일본 내부의 정세가 혼란스러워짐에 따라, 정부에선 재일교포의 귀국을 추진하려는…….]
매일 아침에 확인하는 라디오 소리.
지금도 머리에 울린다.
이게 지금 들리는 건지, 예전에 들었던 건지는 모르겠다.
세상사를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온갖 환청이 뇌리에 떠돈다. 직업병은 잠시 조는 와중에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
잠시 안식을 가져온 건 무미건조하고도 익숙한 목소리였다.
“장관님. 일어나시죠.”
“아.”
“거의 도착했습니다.”
차분한 목소리에 눈을 떴다.
나는 차량 뒷좌석에서 졸고 있었고, 옆에는 단정한 양복 차림의 피채원이 있었다.
소녀는 어느새 교복을 벗고 퍽 익숙해진 양복 차림으로 태블릿을 넘겼다.
“국회 대정부 질문. 오늘은 외교, 초현상, 안보에 관한 내용입니다. 아까 이호정 원내대표님께 듣기로는 국민당에서도 몇 명이 일을 칠 기세라고 하던데요.”
“…….”
“장관님?”
“……나 오늘 피곤한데. 네가 대신 나가면 안 되냐?”
“장관 시켜주시면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피곤하시면 홍삼 좀 챙겨드시라고 누누이 말씀드렸…….”
요놈의 잔소리를 피해 시선을 돌리자, 창문 너머로 저어 멀리 동백섬이 보였다.
“…….”
“장관님. 또 제 말 안 들으시죠.”
“…….”
“못살아.”
꽃 피는 동백섬.
저어 넓은 남해 수평선이 들여다보이는 부산 해운대의 끝자락.
경찰 오토바이에 둘러싸인 검은 에쿠스가, 동백섬 국회의사당을 향해 고가도로를 질주했다.
* * *
대정부질문은 말 그대로 국회에서 국무총리와 장관들을 불러다 각종 현안에 대해 질문하는 연례행사였다.
물론 정치권에서 하는 질문이라는 게 으레 그렇듯, 질의응답이라기보다는 정치적 공세를 가하는 것에 더 가까웠다.
왜냐.
야당에서 정부한테 할 질문이 공격적일 수밖에 없는 건 당연지사고. 일단은 국회의 본령 중 하나가 행정부 견제였으며.
무엇보다-
“꾸사리를 아크로바틱하게 먹일수록 의원들 인기가 올라간단 말이지…….”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요.”
“이게 지금은 안 당연한 이야기라 그래.”
한승문은 거의 몇 달 만에 들른 의원실에서 피채원을 가르쳤다. 홍삼젤리를 질겅질겅 씹으며 투덜거린 푸닥거리는 한승문이라는 사람이 그렇듯 장난스럽게 핵심을 파고들었다.
“보통은 여당이 정부 빨아주고, 야당이 쪼인트 까는 형식으로 진행이 된단 말이야? 그렇다 보니 원색적인 비난도 튀어나오고- 객석에서 야유도 하고- 좀 거칠게 진행이 돼요.”
“……그런데 지금은 여당 야당 구분이 어렵군요.”
“그렇지.”
피채원의 대답이 흡족스러웠는지, 한승문이 씨익 미소 지었다.
“대통령이 국방당이고, 초관부 장관이 국민당인데, 어떻게 함부로 욕을 해?”
그리고 영 마땅찮은 표정으로 덧붙인다.
“바꿔 말하면 누가 언제 급발진할지 모른다는 소리거든.”
실로 애매한 상황이었다. 피아식별이 안 되는 정치판이라는 건 모든 정치인들에게 극도의 긴장감을 유발했다.
그건 당연히 국회 본회의장에 앉아있던 이호정 원내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쯧.”
그녀는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머리 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렸다. 정치공학용 계산기였다.
‘……일단 질의명단 12명 중 국방당 6명. 국민당 6명. 계파까지 고려하면 친승문 9명, 반승문 3명. 지역구 여론까지 고려하면 반승문이 4명에서 6명. 그중 폭탄 매고 개지랄이 가능한 새끼가 2명. 일단 입단속은 시켰지만 혹시 일이라도 터지면 내 원내대표로서의 리더십이 의심받는다. 수틀리면 보이콧이라도 해야……!’
툭-
그녀의 옆에 앉아 있던 양일호가 조심스레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는 어색하게 미소 지으며 자세를 숙여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너무 긴장하지 말고.”
“……누가 누굴 걱정해?”
“장관님이 누구냐. 아사리판에서 기어 올라온 에이스 아니야. 믿자고.”
“…….”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입에서 자기를 믿는다는 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믿자는 말이 나오는 바람에 이호정의 마음은 편치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능력 부족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 아니었으니. 이호정은 그저 착잡하게 미소지으며 양일호의 손등에 자신의 손을 올려놓고 몇 번 토닥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포착한 YTN 카메라맨은 국회 돌발영상 유튜브 수익을 생각하며 씨익 미소 지었다.
* * *
양판석 행정부가 들어선 지 2년이 지났다.
연필도 2년을 쓰면 때가 타고, 자동차도 2년을 쓰면 기스가 나는데, 나랏일을 2년 동안 하는데 먼지 하나 안 묻을 리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정부질의는 영 순탄치 못했다.
국회의원 하나가 단상에 올라가자마자 유재경을 답변자석으로 끌어냈다. 그리고 그를 내려다보며 하는 말이 가관이다.
“총리. 이 나라의 가장 심각한 문제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국민 열 중 아홉이 바로 경제라고 답할 겁니다. 그런데! 양판석 정부 이후로 경제가 나아졌습니까? 아닙니다! 작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200%를 넘었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어…… 우선, 근원물가는 468.5% 선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OECD 국가 중에서 근원물가 상승률을 1,000% 아래로 끌어내린 곳은-”
“12배가 아니라 5배라서 괜찮다! 이게 총리가 할 말입니까!? 그리고! 근원물가는 가장 중요한 농산물을 제외한 수치 아닙니까!”
“근원물가는 소비자물가에서 정부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을 제한 통계입니다. 게다가 S&P에서도 한국의 장기신용등급을-”
“통계로 말장난을 하기에는 시국이 너무 위급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우선 대답할 시간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경제에 대한 질의는 내일로 예정-”
“지금 국회의원한테 소리지른 겁니까!? 그리고! 지금 경제가 국가 안보와 상관 없다는 겁니까!? 예!? 민생안정이 최우선이어야 할 사람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해요!”
책상물림 관료 출신의 유재경은 종편을 떠도는 미치광이 사냥개에게 이겨낼 턱이 없었다. 일단 혓바닥 연식부터가 차이가 나지 않던가.
미친개는 방송타고 싶어서 눈이 뒤집혔는지 한참 동안 유재경을 괴롭혔다. 그러나 후각은 살아 있던 모양인지 나까지 건드리지는 않고 단상에서 내려갔다.
보통 이런 애들이 뛰어난 국회의원이었다.
똑똑하면서도 무식한 척 몰아붙이고. 말도 안 되는 소리인 걸 알면서도 개소리로 대중을 선동하고. 그렇게 당에게 사랑받으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
“…….”
교묘한 인간들 같으니라고. 다들 범상한 인간들은 아니다.
내가 보기에 어지간한 직장에 저런 사람이 하나라도 있으면 제대로 노났든 뒤지든 하나는 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곳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배배 꼬인 인간 300명이 모인 뱀굴이었으니, 이후로도 대정부질의는 아주 스펙터클하게 이뤄졌다.
물론 나도 결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철저하게 임했다.
“한승문 장관님. 이번에 강정우 부사장이 징역을 받았습니다. 법리적으로 정당하다고 보십니까? 초능력자의 초능력은 개인이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게 과실이 아니라 고의로 분류됩니까?”
“대한민국은 삼권분립이 엄격하게 지켜지는 나라고. 저는 검찰과 사법부의 판단에 경솔하게 왈가왈부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재판 결과에 개입 하셨잖습니까! 대체 왜 초인들을 못살게 굴어서 안달인 겁니까?”
“근거없는 네거티브는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한 놈 보냈고.
“장관. 본 의원은 치안관이라는 제도에 아주 우려가 큽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어떠한 공무원이 총칼을 차고 돌아다니면서 즉각적인 판결과 집행을 행하던 건 일제강점기뿐이었어요. 치안관이 너무 초법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우선 일제강점기를 대한민국의 역사로 분류하는 건 다소 조심스러운 역사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픈 역사죠. 인정할 건 인정합시다. 그리고 사소한 걸로 꼬투리 잡지 마시고요.”
“하지만 의원님께선 방금 일제 순사를 대한민국 공무원인 것처럼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한일의원연맹 회장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이보세요! 한 장관!”
두 놈 보냈고.
“장관님. 대한민국에 3대 길드가 있지요? GS 아이기스, 삼성 수렵대행사, SK 헌터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전부 대기업 계열사인 동시에, 포션 회사를 하나씩 달고 있는데, 이 세 회사가 포션업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요. 그런데 가격이 다 똑같습니다. 이게 우연일까요?”
“어떤 점을 질문하시는 건지 명확히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담합 아니냐고요. 담합.”
“합리적인 시장가격이 형성되었다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허. 원가의 3배가 넘어가는 게 합리적이다?”
“의원님이 포션 원가는 어떻게 아십니까?”
“예?”
“1급 기밀을 어떻게 아시냐고 여쭸습니다. 원가 한번 말씀해 보십시오. 정말로 3배나 된다면 제가 좌시하지 않았을 것이고-”
“아니, 그, 믿을 만한 제보자가-”
“그저께 저녁에 마석 밀수꾼 38명이 철원에서 총살됐습니다. 제가 지시했고, 사법부가 허가했습니다. 마석은 국방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세상입니다. 모르셨습니까?”
“…….”
“말씀해 보십시오. 포션 원가 어떻게 아셨습니까? 1급 기밀 유출이 사실이라면 그 어떤 사람도 헌법 앞에 자유롭지 못할 겁니다.”
“……그, 사실, 제가 원가는 잘 모르고.”
세 놈 보냈다.
트리플킬이었다.
* * *
“형.”
“뭐.”
“형은 최고야.”
새로 지은 국회의사당의 으슥한 밀실.
희희낙락 소파에 앉은 양일호가 모처럼 방긋 웃으며 허공에 주먹질했다.
“내가 다 속이 시원하네. 구렁이들 때문에 걱정했는데 아주 독사가 와 있었어?”
“내가 뱀이라는 거냐?”
“뱀상은 맞잖아요.”
뱀처럼 날렵하게 한 대 쥐어박으려던 찰나에 이호정이 믹스커피 세 잔을 테이블에 올리며 피식 웃었다.
“그냥 과로 때문에 살이 빠진 거지. 어떻게 사람이 동물을 닮아요?”
“자기는 인스타에 고양이 얼굴 갖다붙이고서 사진 찍었으면서. 고양이상이라고.”
“아니, 예삐 이야기가 왜 나와요? 진즉 무지개 다리 건넌 애를.”
이호정이 발끈했고, 양일호가 자조하며 덧붙였다.
“걔는 네 덕에 행복하게 살다 가긴 했어. 우리처럼 못 볼 꼴 다 보진 않고.”
내가 결론지었다.
“그래도 이승을 떠도는 게 구천을 떠도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냐.”
아무말 대잔치 끝에 그렇게 분위기가 숙연해졌고, 결국 내가 문득 고개를 갸웃거렸다.
“……근데 우리가 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지?”
“형 최고라고요.”
“그건 나도 아는데. 그래서 뭐.”
믹스커피를 물처럼 들이마시고 벌써 텅 빈 종이컵을 조물거리던 이호정이 정리했다.
“이번에 오빠한테 개긴 의원이 각각 신수광계, 청중엽계, 그리고 관심종자 하나에요. 마지막 질문은 그렇다 치고. 질문 성격을 보면 신수광 쪽에서 헌터들 이권을 챙기고, 청중엽 쪽에서 과도한 공권력을 찔렀죠.”
일단, 청중엽이야 기업들 대변자이니 그렇다 치고. 신수광이가 헌터들 이권을 챙기기 시작했다는 소리는…….
“……피난민들 사는 지역이 헌터들이 돈 뿌리는 경제권이라 그런가? 아니면 우리 계파 쪽 퇴역헌터 국회의원들 꼬시려고 그러는 건가?”
“그것보다는 오빠 약점 찌르려는 거예요. 초관부에서 헌터들 조지고 있다는 거.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까.”
“쯧…….”
물밑 작업도 이 정도면 오래 버텼다.
남은 건 본격적으로 칼을 뽑든지.
아니면 커다란 연막탄으로 국민들 눈을 가리든지.
상황 봐서 처리하든가 해야겠다.
그러나 이호정은 영 탐탁찮은 모습이었다.
“헌터 규제도 이제 그만할 때 되지 않았나요?”
“으음?”
“정치적으로 손해 보는 파트가 너무 커요. 당장 이 정권 정책기조가 초상개혁을 통한 5차 산업혁명이고. 초인들이 나라 먹여살리는 시대인데.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 같다니까요?”
가볍게 지나가는 질문이었고. 녀석의 성격을 감안한다면 정말로 진지하게 찌른 건 아닐 터였다.
만약 진짜로 현시대의 숨겨진 내막을 고찰했다면 나한테 감히 이런 질문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 녀석의 질문은 커피 타임에 가지는 시덥잖은 푸념이다.
“…….”
다만, 마음에 맺히는 무거운 바가 있었기에.
나는 가볍게 웃으며 대꾸했다.
“……아마. 나만한 애국자가 없을 거다. 이 나라에.”
* * *
그날 새벽 3시.
어김없이 전화 한 통이 찾아왔다.
반갑게 웃으며 전화기를 든다.
“오늘은 또 어떤 푸념을 하시려고 그럽니까?”
-……안 주무십니까?
“이제 자야죠.”
-……제가 슬리핑 콜이 됐군요. 모닝콜도 아니고. 민망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시차 오류를 눈치챘지만, 나야 어차피 여유로운 시간대가 새벽밖에 없었으니, 새벽 3시의 정상회담 비스무리한 것은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었다.
노아 뤼미에르는 여느 때처럼 속내를 풀어냈다.
-……요새는 괴물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 싶습니다.
“IS가 또 일 쳤습니까?”
-사고는 우리 쪽에서 일으켰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르마다가 이스탄불 상공을 비행하며 그들을 도발했으니까요.
“아르마다면…… 스페인 쪽 PMC인가. 거기군요.”
-이제는 이베리아 반도를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국가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PMC일 것이고요. 반쯤 주권을 가졌으니.
“남아메리카에 국가 전복시킨 PMC가 얼마나 많은데요.”
-그쪽은 PMC가 아니라 쿠데타 군벌이죠. 이쪽은 정부는 남겨두고 군사 부분만 먹었다는 점에서 더 골치 아픕니다.
“그래도 뤼미에르랑 친하지 않습니까?”
-그게 가장 골치 아픕니다. 정의로운 군벌세력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라 그랬으니. 옆에 두시죠 일단.”
-Ah ? Don Vito Corleone! 아시는군요!
가벼운 듯 진지하고, 활기찬 듯 묵직한 대화가 여느 때처럼 이어졌다.
썩 나쁘지 않은 하루의 마무리다.
하나, 여느 사건이라는 게 늘 그렇듯.
일은 아주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어, 죄송합니다만. 오늘은 일찍 들어가봐야 할 것 같군요.”
-아…… 제가 너무 오래 잡아뒀나요?
“아뇨, 아뇨, 그건 아니고요.”
나는 서랍 위에서 진동하는 보안 핸드폰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조금 급한 전화가 왔습니다.”
국정원과 연결된 핸드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