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임기 첫날에 게이트가 열렸다-101화 (101/296)

EP 17 - 장관이 너무 강함 (4)

“하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옥스퍼드 대학 Ph. D. 한국정치, 비교정치, 정당선거, 권력구조 전공. 부전공 통계학. 전직 하늘대학교 국가관리연구원 원장. 옥스포드 라운드 테이블 멤버. 21년도 한국정치학회 회장. 국정원 자문위원, 국회의장 자문위원......”

이력서를 이력서 더미 위에 내려놓았다.

“후우......”

오직 종이와 잉크, 그리고 인쇄기 돌리는 소리만 가득하다.

사무실은 이미 이력서로 된 산맥이었다.

“어어...”

산봉우리 틈새로 고개를 빼들고 소리쳤다.

“야! 일호야!”

“네!”

“하늘대 조병갑 교수님 어디로 지원했다고?”

“7급 수행비서요!”

이호정이 화들짝 놀랐다.

“......학과장님?”

* * *

“빡세네 진짜...”

이력서의 산에 둘러싸인 한승문은 푸욱 한숨을 내쉬며 혀를 내둘렀다. 그 옆에서 4번째 커피를 타던 이호정이 슬쩍 눈을 흘겼다.

“오빠가 유명해지긴 했나 봐요.”

“으응?”

“이거 좀 봐.”

그녀가 핸드폰 화면을 내밀었다. 뉴스 기사다.

“보좌관 뽑는 게 과거시험 급이라고 그러고. 심지어 그게 뉴스로 나왔네요.”

소파에 늘어져 있던 양일호가 맥없는 목소리로 감탄했다. 사람이라기보다는 파김치에 가까운 몰골이었다.

“역시 권력의 중심......”

“조용히 해라.”

“형...”

꼬질꼬질한 모습의 양일호가 울상을 지으며 일어났다.

“우리 이거 언제까지 해야 되요...?”

“얼마나 했다고 엄살이야.”

“이틀 밤을 샜으면 솔직히 불평 정도는-”

“소파에서 4시간씩 잤으면 됐지.”

하여튼 요즘 것들은 불평만...

이라고 중얼거린 한승문이 혀를 차며 일어나자, 양일호가 피가 거꾸로 솟는 심정으로 이를 갈았다.

꼬우면 권력 잡으라는 말이 돌아올 것을 알았기에 더 덤벼들지는 않았다.

그리고, 한승문이 진짜로 대책없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서였기도 했다.

“기다려 봐. 도와줄 사람 불렀으니까......”

“누구요?”

16분 뒤.

“어어! 이모!”

“세상에 이게 뭐래니...”

전직 유한 법무법인 청룡의 법률자문 겸 인사담당관, 변소정 변호사가 지역구 사무실에 도착했다.

*

흔한 인식과는 달리, 변호사의 전장은 법정이 아니라 책상이다. 기업 뒤 닦아주고 사람 관리하던 변호사는 더더욱 그렇다.

“줘 봐봐.”

따라서, 변소정의 등장과 함께 서류심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정무직 공무원들은 그들이 얼마나 행정을 거지같이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아니 왜 이걸 이러고 있어?”

“와... 이걸 몰랐네...”

그도 그럴 게 이력이라곤 국회보좌관 뿐이었고, 보좌관이란 직종은 조선시대 노비의 사촌 즈음 되는 직업인지라, 경력이 쌓일수록 커피타는 기술만 늘어나는 것이었다.

한 4, 5급 이상 보좌관이면 모를까 사회생활 내내 누구 시다바리짓만 하고다닌지라, 이 20대 정무직 공무원들은 순식간에 서류를 조져버리는 50대 커리어우먼에게 존경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변호사님.”

“뭘요. 우리 젊은 의원님들이랑 안면도 트고 좋지!”

한승문 빼고.

“이게 다- 조카 잘 두셔서 그런 겁니다. 아시겠어요?”

“얘는 볼 때마다 밉상이야?”

“28년을 봤으면 익숙해지실 때도 됐죠 뭐.”

한승문이 괜히 자랑스러워서 치근덕대는 와중, 변소정은 깔끔하게 모든 이력서를 한 차례 걸러냈다. 스펙의 가치를 평가하고 학벌과 인맥을 예단하는 건 오직 사회적 경륜으로만 가능한 일이었으니까.

“여긴 이 학벌로 뚫기 어려운 덴데 잘 갔네. 30대에 과장까지 달았으면 진국이긴 한데, 사내정치 심한 데서 성공했다는 게 무슨 뜻인지는 알죠?”

“아아, 나 이 사람 알아요. 내 사수가 두 번째 이혼소송 맡았었나. 암튼 다 좋은데 마누라가 셋이야. 첫째랑 이혼한 게 둘째 때문이고, 둘째랑 이혼한 게 셋째 때문이고.”

“으음. 스펙이라곤 비서 하나뿐이긴 한데, 이 회사가 비서를 빡세게 굴려요. 경력 보니까 21년 왕자의 난 때 실전 뛰었겠네. 그리고 살아남았고. 대관담당 쪽에서 일했으니까 9급 정도는 괜찮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한승문이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피채원이 사온 요플레 뚜껑을 핥아먹고 있던 그때,

“승문아?”

“네, 이모.”

한승문은 키보드를 두드리던 변소정에게 향했다. 그녀의 손가락이 모니터를 가리키자, 한승문이 누군가의 이력서를 대강 훑었다.

유재영

28세

하늘대학교 정치외교학 석사

인턴비서 지원

썩 끌리지 않는다. 물론 여타 다양한 수상실적이 있었으나 다른 지원자들에게는 비할 바 못되는 스펙이었다.

그러나,

변소정의 눈은 다르다.

“얘 좀 있는 집 아가씨다.”

*

유재영의 심정은 뭐랄까, 그,

“25번?”

“...!”

죽을맛이었다.

그녀는 가슴에 숫자 26이 적힌 스티커를 붙인 채로 대기실에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빠랑 골프치던 2급 공무원, 예전에 강연까지 찾아갔던 교수님, 엄청 예쁘고 세련된 언니, 누군진 모르는데 뭔가 근엄해보이는 사람.

온갖 인간군상이 눈에 들어왔고, 적어도 그녀보다는 나아 보였다.

그렇게 진땀만 빼는 가운데,

“26번?”

그녀의 차례가 다가왔다. 유재영은 삐걱거리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 이후부터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녀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녀 앞에는 다섯 명의 면접관이 있었다.

“......!”

거기서 처음으로 한승문을 보았다.

살짝 찌푸린 미간, 성질 더러워 보이는 눈매, 희끗희끗한 머리칼, 다크써클, 푸석푸석한 피부.

그게 그녀가 아는 한승문이었다. 이따금 인터넷 커뮤니티에 동갑내기 연예인들과 붙어있는 사진으로 올라오곤 하는 모습이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게 뭔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아, 아아, 그, 이, 이십, 육 번 지원자, 유, 유재영이라고, 합, 니다......”

노장老將.

그 시선은 사람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유재영은 사마귀 앞의 잠자리, 사자 앞의 가젤, 지도교수 앞의 대학원생처럼 얼어붙었다.

하얗게 물든 머리속을 뒤지며 어제 달달 외운 자기소개를 찾았으나, 그 기억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멍하게 주변을 살폈다.

한승문의 옆에는 그의 왼팔 오른팔이라고 불리는 두 국회의원들이 앉아 있었고, 그 옆에는 말 걸면 째려볼 것 같은 아주머니가 하나.

"......"

그리고 웬 앳된 소녀가 하나 앉아 있었다.

유재영은 소녀를 보았다.

소녀도 그녀를 보았다.

두 여인은 눈을 마주쳤다.

“......”

“......”

음울한 인상의 소녀다.

긴 생머리는 언뜻 청초한 인상을 주었으나, 그 침울한 다크써클 사이에, 그 공허한 눈빛이 너무도 강렬했다.

텅 빈 눈동자.

무언가, 그 눈빛 속에 빨려들어가는 것 같았다. 다소 생뚱맞은 표현이겠지만, 마음을 내다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소녀가 움찔거린 시점에서 유재영은 정신을 차렸다.

“......그래요. 왜 지원하셨어요?”

한참을 기다리던 한승문이 자기소개를 듣는 걸 포기하고서, 맥 빠진 목소리로 다음 질문을 내뱉었으나,

유재영은 그에 주눅들지 않고 소신껏 답했다.

“......권력을 잡고 싶습니다!”

*

“아, 안녕히계세요!”

“아니, 잠-”

- 쾅 !

“......”

새빨갛게 얼굴을 붉힌 유재영이 도망치듯 면접실에서 나가고, 면접관들 사이에선 오묘한 침묵이 감돌았다.

“이, 뭔......”

자기소개, 지원동기, 애국심, 판단력, 전문성

을 가늠하기 위한 질문 다섯 개가 있었으나, 그녀의 면접은 유독 특이했다.

지원동기를 물어보니까 온갖 말을 내뱉고서, 시간 되니까 자기가 먼저 나가버렸다.

대충 그녀가 말한 장문의 웅변을 정리하면 이러했다.

“......고공단에 또라이가 많은 이유. 기획조정실 쪼아서 실국장 장악하는 방법, 테크노크라트는 왜 보수일 수밖에 없는가, 장관 눈 돌아가는 성과지표 3가지, 아랫사람이 삥땅친 은닉자금 찾아내는 법, 까오잡는 공무원이 일을 잘한다, 관료와 의원의 은밀한 관계.”

한승문이 물었다.

“그리고 또 뭐가 있었죠?”

“실전 공무원 화법이요.”

“아, 그래.”

빼곡한 메모장에 내용 하나를 더 적었다. 그래봤자 전부 나사 하나 정도 빠진 내용들이었지만.

뭔가. 뭔가 좀.

“......이거 너무 실전용 팁인데?”

“경험잔가...?”

쓸모 있었다.

*

“어어, 채원이 수고했어. 카드 줄테니까 집에서 피자 시켜먹어라.”

“......괜찮은 건가요?”

보좌진 합격자 명단을 제출하고서 신용카드를 공손하게 받아간 피채원은 다소 걱정스런 표정이었다.

“으음?”

“9명 중 2명이......”

청중엽과 원옥분이 보낸 스파이였으니까.

“흐음.”

그러나 그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나는 아리송한 표정으로 피채원을 바라보았다.

피채원은 흠칫 하더니 대답했다.

“아... 가급적이면 의원님 생각은 읽는 거 자중하려고......”

“오, 이제 컨트롤 가능해?”

“으음.... 사람 적을 때는요...?”

“딱히 상관은 없긴 한데.”

나는 율무차를 홀짝였다.

“내가 떳떳하게 살면 되는 문제니까.”

그러나 피채원은 ‘아 이 대사 조금 멋있었다’라는 생각마저도 읽었는지, 살짝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경멸 아니에요...”

“쏘리.”

추욱 늘어진 왼손 팔꿈치를 오른손으로 움켜잡은 채로, 피채원은 우물쭈물 몸을 배배 꼬며 말을 이어갔다.

“호정이 언니도 많이 걱정된다고 말, 아니, 생각하시더라구요.”

“뭐라 그러던? 아니. 뭐라 생각하던?”

“아, 그... 너무 퍼준다고...”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구? 내가? 퍼줘?”

“아, 아니, 헌터 협회도 그렇고, 보좌진에 스파이 섞은 것도 그렇고...”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네?”

“요즘 애들은 대부 안 보는구나...?”

아저씨 다 됐네. 다 됐어.

그렇게 중얼거리며 잠시 노트북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피채원이 잽싸게 지팡이를 쥐여줬다.

“......뭐, 스파이들이 뭔 짓 하는지 우리가 알 수 있다는 건, 우리밖에 모르는 거니까 그렇다 치고.”

무엇보다 괘씸하잖냐.

어디 감히 뿌락치 새끼를 집어넣을 생각을 해. 개수작부리는 순간에 바로 엿을 먹여 줘야지.

잠시 흉악한 생각을 했으나 피채원이 어리둥절 멀뚱멀뚱 쳐다보는 걸 보니 지금은 초능력을 꺼둔 모양이었다.

나는 소파에 앉아 쵸코하임 봉지를 까서 둘 중 하나를 녀석에게 건넸다.

과자를 오물거리는 피채원에게 묻는다.

“뭐... 헌터 협회에 초인들 목줄이랑 징계권 좀 준다 쳐도 딱히 상관이 있나?”

“네?”

“아니 수틀리면 엎-”

똑. 똑.

정갈한 노크소리에 피채원이 후다닥 달려가 의원실 문을 열었다.

“어...! 아저씨!”

피채원이 모처럼 방긋 웃었다. 아이처럼이기도 했다.

“오오! 채원이 오랜만! 의원님 계셔?”

“아, 네!”

둥근 안경을 쓴 순한 인상의 아저씨가 카메라를 목에 걸고 들어왔다.

나는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부로 크게 지팡이질을 했다.

다리도 아픈 내가 당신을 위해 일어났다는 의미였다. 그러니까 내 애정을 눈치채고서 부담 좀 가지라고.

“어이쿠, 오셨습니까? 감기자님?”

“에헤이, 앉아 계시지...”

나는 그의 거친 손을 두 손으로 정중히 붙잡아 악수하며, 내 건너편 자리에 안내했다.

감기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그나저나 어쩐 일로 부르셨습니까?”

“아, 그, 다름이 아니라. 혹시 아시는 기자 친구분들 많이 계십니까?”

“아 예! 바퀴벌레같은 것들이라 많이 살았더라고요! 뭐!”

“아이고... 그, 감기자님 친구분들이면 아마, 정의감 투철하고, 양심도 있고, 능력도 좋은 기자님들일 것 같은데 말입니다. 아프리카랑 중동에서 독재자들 뒤캐고 다니셨다고 들었습니다.”

“아 예! 그쪽으론 귀신들이죠 뭐!”

나는 본론을 꺼내들었다.

“그 기자님들을 좀 감찰팀에 모시고 싶은데......”

“네?”

“아아, 장관 직속에 감찰관이 하나 있고. 감찰관 밑에 감사팀 15명, 감찰팀 20명씩 해서 사정기관을 하나 만들 겁니다.”

외국 돌아다니면서 실전경험 쌓은 종군기자들을 사정기관 특수요원으로 쓰고 싶다는 부탁을 감기자는 대번에 알아들었다.

그래서 그는 난색을 표했다.

“아, 그으... 사실 믿을만한 친구들은 한 6명 남짓인데요...”

“아!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전관검사들이랑 통계청 예산전문가, 그리고 기재부 감사팀을 섞을 예정이거든요.”

“어어, 그런 대단한 곳에 기자 나부랭이들이...”

“상황이 상황 아닙니까. 감찰이라 쳐도 서류로만 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험하게 굴러야 할 것 같아서요. 아마 초인들이랑 일하시게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이쯤되니 감기자의 표정도 오묘해졌다.

나는 감기자에게 말했다.

“감 감찰관님.”

“아아아! 이러지 마세요!”

“감 감찰관님!”

“하기 싫습니다! 못 들은 걸로-”

“믿고 맡길 사람이 감기자님 뿐입니다.”

“아니 제가 한다 쳐도 검사님들이 제 말을 듣겠습니까?”

“대검 헌터수사부 간경수 검사님이랑 막역지우 아니셨습니까? 양판석 의원님 사위인데다 대선공신이라서 검사들이 절대 못 건드릴텐데요.”

“아, 아무튼!”

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슴을 퍽퍽 치며 호언장담했다.

“그리고! 이! 이 한승문이의 신뢰를 받고 계시지 않습니까. 제가 빽입니다! 빽! 저 못 믿으십니까?”

“아, 그, 그게 아니라-”

“차재균이 생체실험 까발린 게 누굽니까!”

그제서야 감기자가 멈칫했다. 피채원도 아픈 기억인지 썩 좋은 표정은 아니었다.

“지금은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

“예전에 말씀하셨지요. 세상은 뭐같은데 고칠 힘이 없어서 기자가 됐다고. 나는 못 고치는데 다른 사람한테 고쳐달라고 말이라도 하려고 기자질 해먹는다-”

“아아! 언제적 얘기를-”

“그래서 지금 제가 힘을 드리려는 거 아닙니까! 예?”

"......"

"세상 한 번 바꿔 봅시다 우리!"

감기자는 한참동안 침묵을 지켰다.

“......”

그리고 이어진 항복선언.

“......뭐 하는 직업인지 들어나 보겠습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아 일단 들어만 본다니까요!"

나는 활짝 미소지었다.

“우선, 감찰관 밑에 감사팀이랑 감찰팀이 있습니다.”

“두 개가 뭐가 다릅니까?”

“법무부 스타일에서 따온 건데. 거기는 한쪽이 법무부를 조지고, 한쪽이 검찰청을 조지더라고요.”

“......”

“감사팀이 초상관리부를 담당하고, 감찰팀이 초인지원청을 담당할 겁니다. 그리고......”

나는 약 35분여의 설득 끝에 감기자를 감감찰관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초인지원청의 유관기관이 헌터 협회고, 초인지원청이 지원하는 국내 모든 PMC들 또한 공직유관단체의 형식으로 협력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초상관리부 감찰관이 헌터협회를 비롯한 모든 PMC를 조져버릴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건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오직, 감기자를 고깃집으로 데려가서 흔쾌히 소고기를 구워주는 나 자신과, 옆에서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피채원만이 그 사실을 알 따름이었다.

EP 17

장관이 너무 강함

“어어, 재영아! 아빠 다음 달부터 국무총-”

“아빠! 나 합격!”

“......어디?”

“한승문 의원실!”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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