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임기 첫날에 게이트가 열렸다-71화 (71/296)

EP 12 - 짐을 짊어진 이들 (9)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화면에 아수라장이 펼쳐지고,

그 앞에 모인 위정자들이 혼비백산 하는데,

절름발이 하나만이 묵묵히 말했다.

“아니, 시발 왜 괴수가 사방에서 몰려들어.”

“...예?”

“사방으로 퍼져나가야 정상 아닙니까?”

* * *

- 끼에으에엑 !

박쥐를 닮은 괴수 하나가 반으로 갈라져 지상에 추락했다. 우리는 그 흉측한 시체 사이로 펼쳐진 서울을 바라보았다.

홍선아가 가볍게 투덜거렸다.

“구름은 폭신폭신할 줄 알았는데...”

“구름은 수증기야 이 바보야!”

홍선아와 그 품에 안긴 감지윤이 옥신각신하는 사이, 나는 감지윤의 손을 잡은 채, 귓가에 걸린 통신기를 만지작거렸다.

우리는 밤하늘 구름 속에 숨어 있었다. 말 그대로 구름 속에 있었다,

“김두식 사령관님, 들리십니까?”

[네. 상황은요?]

“예상한 대롭니다.”

나는 건조한 눈빛으로 서울의 풍경을 내려다보았다. 게이트의 소름끼치도록 시퍼런 불빛이 세상을 비추고 있었기에, 상황을 확인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괴수들이 전략적으로 헌터들을 포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튼튼한 놈이 앞에 서고, 뒤에 있는 놈은 멀리서 뭘 쏘고 있고...”

[지휘개체의 존재를 예측하지 못한 건 아니잖습니까.]

“지금이야 다행이긴 합니다만...”

괴수가 머리까지 쓴다는 건 통탄을 금치 못할 소리였지만, 적어도 이 근방 괴수들이 더 이상 퍼져나가지 않고 한 점에 모여들고 있다는 건 희소식이었다.

우리의 최대 목적은 괴수를 북으로 밀어내는 거였으니까.

즉, 남쪽으로 못 오게 유도하면 된다.

- 쿠우우우우...!

저어 멀리서 지진이라도 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아저씨!”

“그래 지윤아. 공사 끝났니?”

“깔끔하게 시마이!”

거대한 장벽이 여의도를 둘러쌌다.

정확히는, 고층 빌딩을 뽑아 눕혀 만들어낸 거대한 콘크리트 벽이, 올림픽대로를 따라 여의도를 포위했다. 재난영화 싸구려 CG가 이것보다는 더 현실적인 풍경일 것 같아서 어안이 벙벙했지만, 지금은 그런 감상 지껄일 시간이 아니었다.

일단 바리케이드는 쳐놨으니 북쪽으로 밀 차례다.

“선아 씨.”

“네.”

팟 - ! 파팟 - !

허공에 도깨비불처럼 작은 불빛들이 떠올랐다. 아주 넓은 간격으로 일직선을 그렸다. 마력으로 만든 불꽃이었다.

그러니까.

마력을 연료로 타는 불이다.

“지윤아.”

“응...!”

감지윤이 앞으로 손을 뻗자 거센 바람이 불어와 세 사람의 머리칼을 앞쪽으로 날렸다.

이는 바람인 동시에 거대한 마력의 덩어리였으며,

동남풍東南風이었다.

*

운명을 믿지는 않았다.

각자가 무엇으로 태어났다 생각하지 않았고, 모두 하기 나름이라며 노력했기에 그리 생각했다.

그래도 원래,

“아이고 씨발 내...!”

- 콰직 !

“팔자야...!”

좆같으면 팔자타령하는 법이다.

여도연은 건물 옥상으로 고개를 들이민 괴수의 골통을 까부쉈다. 수십미터에 달하는 괴수가 빌딩 옥상에서부터 지상으로 곤두박질쳤다.

여도연은 두 번의 짧은 돌진으로 박쥐 비스무리한 것의 눈깔에 손을 집어넣어 뇌를 뭉갰으며, 가벼운 발차기로 악어 놈의 정수리를 으깼다.

그녀 뒤쪽으로 다가오던 괴수가 두 동강나 바닥에 널부러졌다.

푸른 섬광이 스침과 동시에 설진운이 여도연의 등 뒤에 있었다.

그들은 등을 맞대고 자연스레 주변을 경계했다.

“몸 좀 사려요. 누나.”

“니 사리라고 하는 짓이야 이 새끼야.”

“반할 뻔했네.”

무덤덤한 목소리에 여도연은 피식 웃고 말았다. 운명은 없어도 인연은 있었다. 한 마음 한 뜻으로 모인 동지들과 사투를 벌인다는 것에는 나름의 흥취가 있었다.

물론 흥취라고 말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좆같았고,

싸우다가 정신이 맛이 간 건지, 뒈지기 직전이라 아드레날린이 튀어나오는 건지는 몰랐지만,

적어도 그녀가 지금 웃고 있다는 건 확실했다.

“지금 상황은 어때?”

“여왕을 향한 집중포화가 시작됐어요. 예상은 했다만 화력이 떨어지네요. 마석 노출될 때까지 조금만 더 버티죠.”

설진운은 어디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이라도 사는 것처럼 말했다.

“유팀장님, 저기 저거 좀 잡아주세요. 그리고 박조장님은 화려한 거 하나 여왕한테 쏘시고... 아무래도 다들 싸우느라 어그로가 안 끌린 것 같은데. 지금 보스가 튀어나왔는데 잡몹 잡을 시간이 아니라니까...”

언뜻 나른한 목소리였으나 실상은 닳고 닳아 허탈하게 매말라버린 생존자의 목소리였기에, 여도연은 설진운과 대화할 때면 쓴웃음을 짓곤 했다.

“? 왜 웃어요. 기분 나쁘게.”

“지랄하는 꼬라지도 동생이랑 똑 닮아서.”

“그놈의 동생 타령은 도통 멈추지가-”

그때였다.

언뜻 고래 울음소리처럼 들리는 단말마가 울려퍼지며, 가시나무처럼 말라붙은 여왕의 촉수를 비집고 끔찍한 살덩어리들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물방울 떨어지듯 곤두박질치다, 갑자기 날개가 튀어나오더니 하늘로 날았다.

크기는 가장 작은 게 컨테이너 이상이었고, 수효는 적어도 대여섯은 넘었다.

“......여왕 잡기 전에는 절대 안 끝나요.”

설진운이 들고있는 쇠파이프에 몰려드는 마력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푸른 기운이 날카롭게 정제되어 점차 예기銳氣를 더해가고 있었다.

“......괴수들이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어.”

“알아요.”

“알면서 저러는 걸까? 우리 지치게?”

“아마도요.”

설진운은 묵묵히 여왕만을 바라보았다. 건조한 눈빛이었으나 소년의 검기劍氣만은 맹렬했다.

소년이 가볍게 한 바퀴 돌아 섬광閃光을 휘둘렀다.

괴수 다섯이 양단兩斷되어 추락했지만, 여왕의 몸을 비집고 나온 살덩어리들이 괴수들의 빈자리를 채웠다.

“현주네 애들 후퇴했답니다!”

“팀장님이 그쪽으로 가주세요.”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아야죠.”

그들은 제 손목을 그어 밑 빠진 독에 피를 붓고 있었다.

저 멀리 건물에서 사람 하나가 비명지르며 추락했다. 친하지는 않았지만 얼굴도 알고 이름도 아는 사람이었다.

여도연은 무덤덤하게 고개를 돌리려다, 문득 울컥해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제 죽음에 고개를 돌릴 수가 있게 되었다. 순간적인 무의식이었기에 더더욱 부끄러웠다.

그녀는 눈물을 삼키기 위해 이를 악물고 하늘을 바라보았지만, 하늘은 야속하게도 시퍼런 게이트에서 괴수를 토해내고 있었다.

그녀가 하다하다 원망할 게 없어서 운명을 원망하며 눈을 감을 무렵, 저어 지평선 너머로 불빛이 아른거렸다. 여도연은 피식 웃었다.

“야, 해 뜬다.”

“......아닌데요.”

설진운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고 있었기에. 여도연은 아리송하게 눈물을 삼키고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무, 뭐야...!”

하늘에서 해일海溢이 밀려오고 있었다.

화염의 폭풍이다.

한 차례 뜨거운 열풍이 그들을 집어삼켰다.

“폭격인가...!?”

“다들 엎드려요!”

불꽃은 지상을 휩쓸지 아니하고 그저 푸른 밤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여왕의 비명이 터져나와 세상에 울렸다. 가시나무같은 촉수와, 붉은 혈관으로 이루어진 피륙이 불길에 휩싸였다.

세상은 순식간에 괴수의 비명과, 뜨거운 열풍으로 진동했다.

저 하늘을 날아다니던 모든 것들은 불붙은 날개를 펄럭이다 끝내 타버렸으니, 마침내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었다.

그리고,

그 맹렬한 불의 폭풍 속에서,

드디어 여왕의 마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촉수로 덮힌 검은 마석이 붉은 안개를 뿜어냈다.

“누, 누나...!”

작전의 1단계가 설진운의 결사대가 게이트 축을 교란하는 것이었다면,

2단계는 여왕을 끌어내려 집중공세로 마석을 드러내는 것이었고,

3단계는 여도연을 총알처럼 날려 마석을 흡수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설진운의 다급한 눈빛이 의미하는 바는 이러했다.

저 불꽃 속으로 들어가 괴수를 처단할 수 있겠는가?

마침내 목숨을 걸 준비가 되었는가?

이 싸움을 끝낼 자신이 있는가?

여도연은 망설임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행했으며,

해냈다.

*

영웅으로 난 자는 없었지만, 시대가 영웅을 세웠다.

유현종 사단장이 태백산맥을 불태우며 수십만 국군을 강원도로 후퇴시키는 데 성공했고,

김두식 사령관은 공세의 소강을 틈타 수도권 남부의 27만 국민을 충청 방어선 뒤로 대피시켰다.

원옥분의 특수부대가 저어 바다 밑에서 조용히 평양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고,

한승문이 마침내 서울에 도착했다.

그렇기에,

"...!"

여도연은 운명을 믿지 않았지만,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은 분명 운명적이었다.

온 하늘이 불꽃으로 가득했고, 심판받아 마땅할 것들이 추락하고 있었으며, 압도적인 괴수의 군대가 북쪽으로 도망하고 있었다.

그리고.

손을 맞잡은 세 사람이 조심스레 빌딩 옥상에 내려앉았다. 여도연은 넋나간 사람처럼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야.”

후줄근한 양복 차려입은 절름발이가 지팡이로 여도연의 정강이를 툭 쳤다.

“밥은 먹고 다녔냐?”

“...!”

“아, 씨, 껴안지 마, 피 묻어.”

여도연이 한승문에게 달려들어 와락 껴안고 눈물을 훔칠 무렵, 저어 멀리서부터 옥상과 옥상을 뛰어넘으며 일련의 헌터들이 접근했다.

“선아야아! 야 이 년아아!”

“어머, 언니야앙!”

“개년아!”

“끼양!”

단발머리 헌터가 전력으로 달려오며 홍선아를 자빠뜨리고,

“Fucking long time, Dear!"

"아재도 오랜만!“

그 옆에 있던 김춘식이 넘어져있는 홍선아를 일으켜 세웠다.

그는 여도연에게 포옹당해 질식하기 직전인 한승문에게, 팔을 힘껏 벌리며 뒤쪽에서 접근했다. 그리고 백허그했다.

"The honorable representative Han!“

"수, 숨막힙니다...!"

"어쩜 이리 이쁜 짓만 골라하냐 깜찍이!"

한승문은 여도연과 김춘식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껴 있었고, 김춘식은 해맑게 웃으며 한승문의 귓가에 속삭였다.

"길드 반으로 갈라처먹은 거 용서해준다."

한승문이 바르르 떨었다.

"......아, 알고 계셨-"

"헌터들은 귀가 밝아. 선아 불만 많은 것도... 쯧. 지나간 일 가지고 이러는 것도 좀 그렇군."

여기 한 명도 영웅으로 난 이는 없었지만,

"......Well. 썩 보기 좋은 풍경이야."

어떻게 살다보니 그리 되었고,

“반갑습니다. 한승문입니다.”

“설진운입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시대가 영웅들을 한 데 모았다.

*

반년간 수많은 사람을 이끌었던 소년은 익숙하고 당당하게 국회의원을 대했다. 사실 여도연의 팔불출 짓거리가 한승문이라는 인물의 긴장감을 희석시키는 데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정부에서 오셨지요?”

“네. 노고에 감사합니다. 설진운 씨. 우리는 선발대고, 곧 공군이 도착할 겁니다.”

희끗한 머리, 짙은 다크써클, 비쩍 마른 체형, 언뜻 예민하고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표정은, 이 사람이 방에 벌레가 나오면 자기 누나부터 찾는다는 사실을 아는 입장에서, 그리 썩 긴장감있게 와닿지 않았다.

“실례가 안 된다면 전황 먼저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한승문이 고개를 끄덕이자 설진운은 담담하고 간결하게 모든 것을 설명했다. 서울 게이트의 폭주와 예정된 종말, 싸움의 이유, 리철진의 배신,

그리고 게이트.

“게이트를, 닫아요?”

“네. 자세한 건 그쪽 도박사님이-”

어느새 한승문의 뒤에는 입이 볼에 달린 괴물이 있었다.

“으에헤잇짜 - !”

징그러운 것에 비위가 약한 한승문이 비명지르자, 괴물이 사람 머리통은 거뜬히 삼킬 정도로 입을 크게 벌렸다.

그리고 외쳤다.

“끼야아아아악 - !”

“으아아 - !”

“한승문이다 - ! 한승문이야! 한승문이 왜 시발 여기 있어! 설진운! 니, 니 지금 나 신고했냐? 이게 시발 토사구팽이야? 응!?”

괴물은 커다란 입을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정확한 발음의 한국어를 구사했다.

그러지 않았다면 감지윤이 목을 비틀어버렸을 것이었으나, 감지윤은 주변 눈치를 살피며 어색하게 뒷짐을 졌다.

“사, 사람이세요...?”

“내가 인간쓰레기긴 해도 사람 비스무리한 건 맞습니다!”

“사람이시구나...”

“정확히 소숫점 둘째 자리 반올림해서 59. 2% 사람입니다!”

도박사는 생체실험에 참여했던 인사였고, 차재균을 보내버린 정치권의 대표주자인 한승문을 모르지는 않았다.

지엄한 법의 심판과 국정원의 총부리를 피해 도망친 그로서, 한승문은 진정 공포의 대상이었으나,

“호,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는다고, 그, 그쵸?”

그는 최대한 공손하게 한승문을 구슬리기 시작했다.

“네, 다름이아니라 제가 사람을 죽이면서 연구를 하지 않았습니까? 물론 민간인 동원이야 들은 바 없고 한 적도 없지만, 암암리에 그럴싸한 풍문이 그, 뭐냐. 네. 저도 방관잡니다. 그리고 법의 심판을 피해 도망쳤지요.

그래도, 그, 조국과 민족, 아니, 취소, 그, 뭐냐, 서울이 감옥보다 더 가혹한 곳 아니겠습니까? 아니, 실언이었습니다. 요놈에 주둥이! 에잇!

제가 비록 죄인이라 할지라도, 네. 조금이라도 세상에 진 빚을 갚으려고, 예? 게이트를 닫는 방법에 대해 반년동안 목숨걸고 연구했습니다!“

한승문은 징그러운 것에 비위가 약한 사람이었기에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을 숨기려 담담한 반응을 내놓았으나,

“아, 네. 말씀하세요.”

“...!”

도박사의 눈에는 ‘재밌네. 더 해봐’ 정도의 말투로 들렸기에, 그는 숫제 허리까지 굽신거리며 설명을 이어갔다.

“그...! 쉽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게이트는 코어로 유지되고, 그 코어가 바로 여왕의 마석입니다. 여왕의 마석을 제거하면 게이트 내부에 코어가 재생성되는데, 그거 재생성될 위치에 뭐시기 제 발명품을 던져놓으면, 좌표축이 교란되서 게이트가 닫힙니다!”

“그렇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코어에다 가라를 치는 거죠! 아마 지금쯤이면 게이트가 파지직 거리면서 조금씩 무너지다가 결국 닫혀야 하는데......

왜 안 닫히지?”

좌중이 침묵에 휩싸였다.

도박사가 멍하니 게이트를 바라보았다. 감지윤의 보호막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비교적 여유로운 판단이 가능했다.

“아, 아아! 제가 계산을 실수했나봅니다. 그, 차원축이 a.216.968.451. b198.465.167. c198.265.185. impurities type C. C. C......발 맞는데?”

“그게 무슨 소립니까! 도박사님!”

“지, 진운아. 우리 분명, 거기다가 놓고온 거 맞지?”

“6명이나 죽으면서 갔다오지 않았습니까!”

“아니, 그러면 게이트가 슬슬 일그러져야 하는데, 왜 저 씨발 멀쩡하냐고!”

한승문이 말했다.

“그러지 말고, 이제 어떻게 할지 생각하시죠.”

“어, 어쩌긴 어쩝니까! 아마 지금 코어가 재생성되고 있을텐데, 그게 여왕괴수란 말입니다! 그거 재생성되면 지금까지 한 거 말짱-”

그는 침착하게 패닉에 빠진 도박사의 사고思考를 유도했다.

“코어의 재생성을 막을 수 있습니까?”

“아, 아마 임퓨리티가 작동을 안하거나, 축 계산이 틀렸거나, 지나가던 괴수가 특 치고 지나간 것 같은데...! 아, 씨발. 아무래도 마지막 거 같습니다. 마력 냄새 기가막히게 맡는 새끼들이니까-”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지요?”

“아, 그, 그, 씨발, 뭐냐. 재생성중에 간섭하는 것도 가능하긴 합니다. 방금은 여왕 끌어내려고 먼저 들어갔던 거지 오히려 이게 더 정석이에요. 그러니까-”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겁니까?”

“네. 씨발.”

“씨팔.”

*

김춘식이 슬그머니 손을 들었다.

"일단 나는 간다."

12번이나 들었던 익숙하고도 개같은 말투였기에,

홍선아가 히죽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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