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12 - 짐을 짊어진 이들 (4)
눈을 의심했다.
“여의도 상공에서 송출중인 영상입니다. 보시다시피, 지름 1km에 달하는 게이트가 폭주 중입니다. 작전실에서 메인 게이트라고 분류중인 곳입니다.”
게이트의 폭주는 전혀 웅장하지 않았다.
그저, 기괴하고, 역겨웠다.
거대한 구멍에서 취객이 구토하듯 살덩어리들이 쏟아져나왔다. 살덩어리 하나가 금세 꿈틀대며 여섯 개의 다리로 일어나 초록색 안광을 빛냈다.
그 옆에 있던 살덩이 하나는 꿈틀대며 날개를 펼쳐 날아올랐다. 그 아래에 있던 살덩이는 육중한 지느러미를 휘적이며 한강으로 들어갔다.
건물 틈새에 온갖 괴물들이 꾸물댔고, 한강은 미꾸라지 담아놓은 대야처럼 요동쳤다.
고독蠱毒이다.
지네와 전갈 수천마리가 한 데 뒤엉켜 꾸물대는듯한 역겨움이 올라왔다. 지네 한 마리가 국회의사당의 잔해더미를 뒤덮을 정도로 커다란 바람에 공포는 배가 되었다.
그리고.
시퍼런 하늘에 악마들이 떨어지는데.
이제는 전부 불타버리고 뼈대만 남은 63빌딩의 옥상에.
사냥꾼들이 있었다.
* * *
강원도 속초의 한 충무시설忠武施設. 대한민국 지도부 전체가 북한과의 전쟁을 대비한 수많은 지하벙커에 모여 있었다.
아니, 모여있다기에는 어폐가 크다. 한쪽 벽을 가득 채운 화면에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송출되고 있다. 수십명이 동시에 진행하는 영상통화에 가까웠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화면의 4분지 1을 차지하고 있는 영상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게이트에서 괴수들이 쏟아져 내렸다.
서울의 지옥도다.
국군의 실질적인 최고 작전권자, 김두식 제 2 작전사령관이 브리핑을 시작했다.
“새벽 1시 경, 여의도 상공 메인게이트가 괴수들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직경 1km에 육박하는 곳입니다.”
김두식이 태연히 말을 이었다.
“보시다시피, 수많은 괴수들이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건 단순한 살덩어리들이지만, 순식간에 환경에 적응해서 변이하는 게 보이실 겁니다.”
한강에 떨어진 살덩어리는 꿈틀대며 지느러미를 만들었고, 어떤 살덩어리에서는 날개가 생기더니 곧장 퍼덕이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온 몸에 털이 나더니 유인원처럼 달려나가는 녀석도 있었고, 살덩이와 살덩이가 뭉쳐 커다란 지네처럼 건물 사이로 기어나가는 녀석도 있었다.
“자세히 보시면, 63 빌딩 정상을 중심으로 몇몇 헌터들이 항전하고 있습니다만. 큰 효과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폭주와 관련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추측일 뿐이고... 일단, 더 중요한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우선순위는 빠르게 매겨졌다.
우리는 나무가 아니라 숲을 봐야만 하는 사람들이다. 서울의 지옥도를 송출하던 화면이, 수도권의 전술지도로 바뀌었다.
행여 화면에 여도연의 모습이 잡힐까 눈이 빠져라 쳐다보고 있었지만, 나는 아쉬움을 토하며 뒤로 물러났다.
“괴수들은 기존과는 다르게 해당 지역에 머물지 않고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김두식에게는 표정이 없었다.
“충청 방어선 일대에 배치된 병력이 전투준비를 끝마쳤습니다.”
수도권을 조명하던 지도가, 살짝 아래로 내려왔다.
붉은 곡선이 아산만과 태백산맥을 따라 남한 중부를 가로질렀다.
김두식 사령관을 국민적 영웅으로 만든 최대 업적.
후퇴하는 국군을 기워붙여 만들어낸 견고한 방패.
현재 남한의 실질적인 북방 국경.
‘충청방어선’이었다.
“약 4시간 뒤에 가장 가까운 전선인 평택에서 지상전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고, 공중전은 이미 시작됐다 봐도 무방합니다. 비행괴수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투기들이 이미 출격했습니다.”
주한미군 사령관의 통역사가 다급하게 덧붙였다.
“저, 지금 막 미사일들의 배치가 끝났다고 합니다. 한국군의 요청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두식이 작게 목례하며 말을 이었다.
“협조에 감사합니다. 에이브람스 대장. 아무튼. 악전고투가 예상되나 충청 방어선에서 당분간 괴수의 공격을 저지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심각한 곳은 북부입니다.”
지도가 바뀌었다.
견고한 충청 방어선이 사라지고, 경기도 북부 일대가 나타났다.
붉은 원들과 전술기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대충 느낌을 말하자면.
허술했다.
“수도권 북부는 산발적으로 발생한 소형 게이트들 때문에 방어선이 없습니다. 그저 각 사단이 각개전투를 통해 최대한 민간인을 구출하고, 휴전선을 따라 호송시킨 다음, 강원도에서 해상을 통해 남쪽으로 대피시키는 형국입니다.”
김두식이 맥을 짚었다.
“서울 괴수들이 경기도 북부에 다다른다면, 각 사단들이 괴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을 겁니다.”
끔찍한 미래가 예고됐다.
“그리고 경기도 북부의 국군이 궤멸된다면, 강원도에 고립된 수백만 국민이 위험합니다.”
원옥분이 물었다.
“서울 괴수들이 경기도 북부까지 도달하려면 얼마나 걸립니까?”
“지상괴수는 늦어도 3시간. 비행괴수는 약 1시간입니다.”
김두식의 요지는 간단했다.
남부는 방어선에서 막을 수 있다. 조금 많이 죽어나가더라도.
하지만, 북부는 방어선이 없다.
......그러니 3시간 후에 다 좆된다는 소리였다.
*
"일단 수도권 북부 국군을 싹 후퇴시키고! 태백산맥을 따라 방어선을 형성합시다!"
"이미 후퇴는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태백산맥 전체에 게이트가 퍼져있는 마당이라..."
"속초는 지켜야 할 것 아닙니까! 거기 수백만명이 있는데!"
회의는 점점 가열됐다.
“서울 포위망 붕괴 이후, 서울 동부 방면으로 주욱 괴수 점령지 아닙니까?”
“민간인 구출은 대부분 이뤄졌지만, 소형 게이트들 때문에 국군이 배치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서울 괴수들이 그곳으로 밀려들어오겠군요?”
“태백산맥이 괴수들의 진격 속도를 늦춰주겠지만, 적어도 사흘 내로 강원도 북부가 위협받게 된다는 건 확실합니다.”
‘의정부 사태’ 때문에 남한이 남북으로 분리되어 버렸고.
‘서울 폭주’에서 발생한 괴수들이 그 틈으로 밀려들어오고 있다.
“강원도 북부에 대다수 시민이 고립되어 있는 걸로 압니다. 유현종 지휘관. 몇 명입니까?”
“그으, 약, 63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대행님!”
북부에 고립된 630만 국민이 위협받고 있다.
"대피 방안은요?"
원옥분이 ‘대피’에 대해 논했고,
김두식이 그 속에 숨겨진 의미를 파헤쳤다.
“......충청 방어선 이북 지방을 포기하자는 말씀이십니까?”
“아직 확정된 건 아닙니다.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죠. 허나, 오직 충청 방어선만이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면, 최대한 많은 국민들을 그 안쪽으로 대피시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충청 방어선에서도. 최소 3만 명 이상의 사상자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사실 무의미하긴 합니다. 저렇게 무한대로 쏟아져나오면 1주일 내로 방어선이 붕괴되기 시작할 테니까요.”
사람들이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내기 시작했다.
“동해대로가 대강 수복됐다 들었는데. 피난민을 육로로 대피시키는 방안은-”
“4차선 고속도로 하나를 위해 전선의 크기가 121. 8km 증가합니다.”
“무조건 해로를 써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때로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은연중에 오갔고.
“컨테이너선이라는 게 속도를 2배로 늘리면 기름이 4배로 답니다. 남아있는 비축유도 어느정도 고려를 해야-”
“야 이 새끼야! 사람 죽어나가는데 기름 아끼는 게-”
“도지사님, 진정하세요.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기름 떨어지면 나라 망해요.”
“8번 마이크 연결해, 네. 이용철 회장입니다. 이번에 우리가 마석동력으로 컨테이너선 운용하는 기술을......”
누군가는 기회를 잡았다.
“아앗...! 늦어서 죄송합니다. 6번 마이크 맞나요? GS그룹 천금순 사장입니다.”
“예. 행안부 장관 윤상일입니다. 뭔 일입니까?”
“속초항 VTS 지금 누가 잡고 계신가요?”
“네? 브이 뭐요?”
“아아, 나와봐요! 네! 행안부 차관 박선아입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러시아랑 쇼부쳐서 북방항로 일만 오천 TEU 6척 받아왔는데...”
“무, 뭐요!?”
“블라디보스토크에 협력사가 하나 있어서... 아무튼! 동해항 관제소 쪽에 연결 가능할까요?”
“저, 정말 잘하셨습니다! 해경청장에게 라인 비워놓으라고 전하겠습니다!”
화면 구석에 비친 서울에서는, 헌터들이 여전히 분투를 이어가고 있었으나.
“26번 마이크 연결해주세요. 네. 말씀 보태겠습니다, 장관님. 태평양에서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괴수 때문에 침몰했다는 보고가 있는만큼-”
“못 들었는데?”
“기밀이니까 못 들으셨겠죠. 아무튼 대형선박들이 연안 항해로......”
참 신기하게도.
“동해안에 무역항이 너무 부족하지 않습니까?”
“연안항 인근에 대놓고 어선들로 사람 실어나르고 있어요.”
“그러다 괴수 뜨면요?”
“그, 청해진인가? 청중엽 지사님이 설립하신 PMC가 바다괴수 전문으로......”
그 누구도 헌터들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다.
“김두식 사령관. 아직 미수복된 지역에 민간인들이 남아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수도권에 적어도 80만 명 이상이 아직 고립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충청 방어선만 끼고 돌 게 아니라, 국군이 직접 나서서-”
“진즉에 워게임 돌렸습니다. 장관님. 국군을 북상시키면 최소 20만 이상이 죽을 겁니다. 충청 방어선을 지키는 국군의 과반수에 달합니다. 80만 명을 위해 희생시키기에는 충청 방어선이 가지는 전략적 중요성이-”
20만. 80만. 30만. 640만.
“그래도 그렇지. 국군이 국민 지키라고 있는-”
“군인은 국민 아닙니까?”
“.....거, 말을 참! 국방의 의무-”
“총선 나가시겠다고 예비군 미소집했으면서. 운 나쁘게 군생활하던 20대 초반 대학생들 죄다 불구덩이로 밀어넣을 거 아니면 입 닫으십시오.”
“김두식 사령관! 보병전력보다 기갑전력에 집중한 게 왜 정치권 눈치를 봤다고 욕을 먹는지, 나는 아직도 이해를...!”
“입 닥치라고 말씀드려야 하겠습니까? 장관님? 국방당에서 공천 받으신 거 제가 모를 줄 알았습니까?”
"어디 감히 국방부 장관한테!"
"허수아비가 정치한다고 밥상 엎어놓고 이제와서 반찬 줏어먹겠다고 나서는 건, 조금 웃기지 않습니까?"
숫자로되 숫자가 아닌 숫자들이 거론되었다.
나는 그저 묵묵히 화면 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서울을 바라보았다.
멀리서밖에 확인할 수 없었지만, 힘겨운 전투가 이어지고 있었다. 이따금 무언가 번쩍이며 괴수를 죽였고, 이따금 헌터가 추락하며 목숨을 잃었다.
허나, 화면에 잡힌 헌터들은 아무리 많게 잡아도 50명을 넘지 않았다.
건물 옥상을 뛰어다니며 분투하는 이들은, 이곳에서 보기에는 마치 날파리와 다름없었다.
잘 보이지도 않았지만, 나는 행여 여도연이 보일까 혈안이 되어 화면 속에서 그녀를 애타게 찾아 해맸다.
젠장.
행정관이 서울 화면을 축소시키고, 전술지도를 더 크게 띄웠다.
그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숫제 화면에 얼굴을 갖다 댈 수밖에 없었다.
“가장 취약한 곳이 수도권 동남부 방면입니다. 80만 명이 고립됐는데 배치된 국군이 없어요. 소규모 게이트 분포지라 지엽적인 구출작전을 벌인 게, 이렇게 돌아올 줄이야......”
“구출해야 합니다! 기동대를 보내서라도!”
“이미 괴수에게 점령당한 지역이고. 서울 괴수들이 몰려오는데 어떻게 기동대를 보냅니까?”
“감지윤 양을 그곳으로 보내세요! 다른 헌터들도 있고...! 기동군을 엄호하게 하면 되잖습니까!”
“......뭐, 이번에는 장관님 말씀도 일리가 있습니다. 다만 비행괴수가 감지윤 양을 위협하지는-”
“미군!”
“네. 아, 실례지만 한승문 의원님. 감지윤 양과 함께 가주실 수 있겠습니까?”
여도연이 어디 있을까.
나는 한참동안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그녀를 찾았지만, 사람 형체도 구분하기 힘든 화면에서 그녀를 찾아낼 방법은 없었다.
“한승문 의원님?”
그래도, 그래도 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사람 마음이라는 게-
“한승문 의원님?”
“아, 네! 무슨 일이십니까?”
한참 모니터에 머리를 박고 있다가, 김두식 사령관의 호출에 정신을 되찾았다.
김두식이 무덤덤하게 권유했다.
“감지윤 양과 함께 수도권 동남부를 지원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예?”
“공중지원은 주한미군에서 담당할 겁니다. 최근 미군 7함대에서 추가 보급을 받은지라, 지원이 부족하지는 않을 겁니다.”
“아......”
“......염려하시는 바가 무엇인지는 잘 압니다. 다만, 조금만 시간을 벌어주시면, 수많은 인명이 구조될 수 있습니다. 80만의 목숨이 달린 일입니다. 부디 조금만-”
머리가 하얘졌다. 김두식이 뭐라뭐라 말했지만,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대로 여도연을 포기해야 하나? 물론, 물론 감지윤과 함께 그곳으로 향하는 게 가장 많은 인명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기는 했다.
이 와중에 서울에 있는 헌터들 구해달라고 징징거릴 수도 없었고 말이다.
어느새 김두식은 말을 마치고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입은 차마 열리지 않는 가운데,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에 스쳤다.
헌터들 좀 구해달라고 할까?
헌터들이 왜 싸우고 있는지 알아보자고 할까?
게이트가 왜 폭주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할까?
나는 바짝 얼어버린 채로 말을 더듬거렸다.
...이대로. 이대로 내게 주어진 의무에 순종해야 하나?
그때.
“지금 이게 뭐하자는 거에요!”
건너편에 앉아있던 국방부 장관이 책상을 부서져라 내리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원옥분의 충실한 수하였고, 국회의원하고 싶어서 예비군 소집 안했다가 김두식이랑 싸운 사람이다.
즉, 민간인 피해가 커질수록 아주 좆되는 사람이다. 군인이나 헌터를 죽여서 민간인을 살려야 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는 삿대질하며 말했다.
“사람 80만 명이 죽어나가게 생겼는데...! 당신 지금 뭐라 그랬어!?”
나한테 하는 소리는 아니다.
홍선아가 태연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파견 거부한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사람 죽는 데 웃음이 나와!?”
“저희를 죽이려고 하시니까 헛웃음이 나오죠, 장관님.”
그녀의 날카로운 눈매가 웃음기를 잃었다.
“제가 군복 입고 있나요?”
“뭣...!”
“지금까지 강원도에서 자원봉사 해줬으면 고마운 줄 아셔야죠. 우리 애들 데리고 도망치겠다는 것도 아니고, 속초 전선에 합류하겠다고 말씀 안 드렸-”
“수도권 동남부에 80만 명이 고립됐어! 기동대에...!”
“그러면 우리는 누가 지켜주나요?”
홍선아는 장관의 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탱크는 비싸고 느려서 못 보내준다 그러고. 편성 보니까 트럭이랑 보병뿐이고. 그러면 말이 기동대지 수송대 아닌가요? 우리가 호위 역할이고.”
“내 말은...! 우리 초인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활약할 수 있는 곳이 기동대라는 거야! 감지윤 양과 공군이 시간을 끄는동안, 최대한 많은 인명을-”
“괴수가 몰려오는데, 괴수밭에 들어가서, 국군이 사람 구하는동안, 우리가 싸우다 죽으라는 거 아닌가요?”
“당연히 보병보다 헌터가 괴수를 잘 잡으니-”
그녀가 곤란하게 웃으며 딱 잘라 말했다.
“우리가 왜 그쪽 명령 들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요. 왜 국군 측 각성자들이 안 가는지도 모르겠고요. 왜 우리가 죽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네요. 파견협약 거부합니다.”
“야! 이 매국노 새끼야!”
"말씀 심하시네요. 지금까지 싸워드린 게 얼만데."
"이...! 이이...! 김두식이도 안 한다 그러고! 니들도 안 한다 그러면...! 대체 누가 국민을 지켜!"
"글쎄요. 총선 나가신다고 예비군 해산시킨 게 누구였더라...?"
홍선아는 말없이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죄송합니다만, 우리는 죽어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
짐 짊어지고 싶은 자,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