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8 - 재벌집 막내손녀 (2)
나는 차재균의 집무실을 그대로 썼다.
덕분에 추운 겨울, 최대 속도로 차를 몰아 경기도 북부 달동네에 들어섰다. 도로가 좁아 차가 들어갈 수 없었다.
우리는 골목 언저리에 차를 대고 전력으로 달려갔다. 양일호가 먼저 튀어나갔고, 이호정이 그 뒤를 따랐으며, 내가 절뚝이며 따라붙었다.
가끔 가서 애들이랑 놀아주고, 근처 편의점에서 소주도 까고 그랬기 때문에, 강석호의 집 위치는 다들 알고 있었다.
“콜록! 커흐윽...! 허으...!”
추운 공기가 폐부에 들어차 가래 섞인 기침이 터져나왔다.
나는 골목에 기대어 잠시 숨을 돌리고, 가장 늦게 강석호의 집에 도착했다.
녀석들은 이미 도어락을 열고 현관문에 멍하니 서 있는 상태였다.
나는 두 남녀를 비집고 들어가 강석호의 좁은 집을 확인했다.
깨진 영정사진 세 개.
바스라진 향가루.
소주병 수십, 아니. 수백 개.
주먹 자국으로 부서진 벽의 콘트리트.
가난했지만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작은 쉼터는, 지독한 알코올 냄새와 향 냄새로 찌들어 있었다.
장례식장 냄새다. 짙은 죽음의 냄새.
조막만한 덩치로 공포에 떨던 강시호가 기어왔다.
“살려, 주세요...!”
아이의 몸에는 폭력의 흔적이 역력했다.
강석호는 구석에 멍하니 앉아 소주로 나발을 불고 있었다. 생전 처음 보는 모습이다.
저 무뚝뚝하고 착실한 놈이 어떻게 저리.
- 쨍그랑!
소주병을 집어던질 수가 있단 말인가.
쿵. 쿵. 강석호는 시뻘개진 얼굴로 벽에 뒤통수를 찍었다. 벽이 금세 뭉개져 돌가루가 떨어졌다.
“...진아.. 소영.. 소정이...”
강석호는 죽은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연신 지 동생들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평생토록 헌신했던 동생들의 죽음에 이미 무너져 있었다.
“......야, 이. 정신나간 놈아.”
나는 굳어있는 일호와 호정이를 비집고 구둣발로 녀석의 집에 들어갔다.
“이미 뒈진 동생들이 보이기라도 하디? 으응?”
“......뭐. 씨발.”
“우진이! 소영이! 소ㅈ-”
나는 석호 동생들 이름을 전부 말할 수 없었다.
- 우지끈 !
강석호가 식탁 다리를 잡아 던졌기 때문이었다.
“꺄아아악!”
이호정이 비명을 질렀다. 식탁은 비현실적인 속도로 날아와서 내 옆쪽 벽에 부딪혀 으스러졌다.
강석호는 상당한 수준의 초인이다. 생각없이 휘두른 손이 일반인에게는 죽음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강석호는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삿대질했다.
“니가... 그, 씨이팔. 구하러 오지도 않았으, 믄. 시벌놈이......”
녀석은 비틀거리며 내게 다가와 커다란 덩치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술에 취해 풀린 눈으로 내 가슴팍에 손가락을 쿡 쿡 찔러넣었다.
“어디서, 씨빨, 형 노릇을, 씨이, 뻘...”
“......”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강시호의 등에 꽂힌 식탁 나무파편을 보고 있었다. 꼬마는 서럽게 울고 있다.
“야. 니가 나보고 얘 지켜달라며.”
나는 내 가슴팍을 찔러오던 강석호의 손가락을 잡았다. 그리고 꺾어버렸다.
“뒈진 동생들만 보이지? 아주?”
“......씨입, 새끼가, 닥... 씨발, 죽여버-”
- 퍼억 !
이 자리에서 육체계 각성자인 강석호를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은 내가 유일했다.
그리고 지금 얘가 날뛰면 다 죽는다.
더 지랄하기 전에 기절시켜야 한다. 어차피 초능력으로 치료는 가능하다.
퍼억.
내 인생에서 누군가를 전력으로 때려본 건 두 번째였다. 첫 번째는 압구정에서 저지른 첫번째 살인 때다.
누누이 생각하는 거지만 게이트 열리고 난 이후로 못할 짓 참 많이 한다.
퍼억. 세 번째로 안면을 가격하자 강석호가 바닥에 쓰러졌다. 나는 허우적거리는 취객 위에 올라타 마운트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말 한마디마다 한 대씩 때렸다.
“쟤 손목. 니가 저렇게 만들었냐?”
강시호의 왼쪽 손목이. 꺾여서는 안 될 방향으로 으스러진 상태였다.
그래서 나는 내 손이 부러져라 강석호의 얼굴을 때렸다.
“뒈진 것들 사진 붙잡고 징징거리느라,”
강석호가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강석호의 동생 4명 중 2명이 사촌동생이었지만, 강석호는 친동생처럼 그 버림받은 아이들을 책임졌으니까.
돈 벌려고 온갖 고생을 마다하지 않던 이 젊은 녀석이, 동생들만 보면 히죽거리면서 입꼬리가 올라가던 이 녀석이.
어찌 나쁜 인간이라 할 수 있겠는가.
“아직 살아있는 저 피붙이는 뵈지도 않아!”
녀석은 그저, 죽음에 적응하지 못하고 무너진 것 뿐이었다.
추운 세상에 죽음이 참 많았다.
감내하지 못한다면 망가질 뿐이다.
“술 처먹다 저 어린놈 손모가지를 부러뜨려?”
나는 울음을 참으며 주먹질을 계속했고, 강석호는 얌전히 내게 맞았다.
녀석은 그저 불어터진 입술로 담담히 중얼거릴 따름이었다.
“니가 뭘, 알아......”
그 말에 나는 잠시 주먹을 멈추고 녀석을 바라보았다. 피멍든 강석호의 눈에서 주르륵 핏물이 흘러내렸다.
“니가, 씨이, 팔, 뭘, 아냐고오...!”
강석호는 꺼억 꺽 울음을 삼키며 간신히 말을 씹어뱉었다.
녀석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형님은...! 안, 죽었잖아. 씨, 팔.”
“......”
“눈 앞에서, 우, 우리 애들이, 잡아먹히-”
퍽.
강석호의 입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그래. 나는 모른다.
진정으로 가족을 잃어봤기 때문에, 그 고통은 자신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는 걸 안다.
그 누구도 혈육을 잃은 슬픔에 공감할 수 없다. 어떻게 각자 다른 사람을 잃었는데 같은 슬픔을 느낀단 말인가.
그저. 내가 이 정도로 흔들리기에는 너무 늦은 사람이 되어버렸다. 나는 이미 죽음에 너무 익숙했다.
나는 이미 눈밭을 걸어가는 법을 안다.
그래서 나는 묵묵히 녀석을 기절시켰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다 옆으로 쓰러졌다.
* * *
......우리 의원님이 뱃지도 달고 영웅도 되시는 동안 나는 뭘 하고 있었을까. 반성해야겠다? 반성해야겠어.
내가 죄인이지? 우리 귀한 의원님 쓰러지시는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얹혀 산 잉여 년이었으니까.
그래. 승문이 국제 영어토론대회 우승하는 동안, 나는 이상한 동네 영감탱이한테 홀려서 쌈박질이나 하고 다니고.
승문이 한국대학교 전액 장학금 받는 동안, 나는 몸이나 대주라는 소리 들으면서 골병 들 때까지 쌈박질이나 하고 다니고.
그치? 부모님이 나한테 대준 돈이 얼만데, 이렇게 다 커서도 아무것도 못 하고 있고? 으응? 내가 후레자식이야. 아주.
......내가 엄마처럼 기업 똥오줌이나 핥아 먹으면서 살고 싶은 줄 알아? 대학 못나온 사람은 사람으로 안 보여? 사짜 직업도 못해먹는 자식은 내놓기도 힘들지? 그래.
적어도 복싱장 할배가 당신보다 백배천배 훌륭한 인간이었어.
내가 얘한테 업혀 살기만 한 줄 알아?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는지는 관심도 없어? 하, 그래. 별 볼일 없는 인생이니까, 쳐다보지도 않았겠지...
그래, 나 실패했다.
살면서 우승 한 번 못해보고!
내 힘으로 성공 한 번 못해보고!
그 잘난 부모님 속이나 썩인 개 씨발년이다 내가!
이제 20대도 끝나가는데 내가 이룬 건 아무것도 없어. 그치? 운좋게 얻은 초능력 하나로 괴수 잡으면서 파워레인저 놀이하고 다니니까 우리 변호사님이 보시기에 얼마나 같잖았을까아? 으응?
그래. 그래. 알았으니까 제발 좀. 앞으로는 나도 괴수 잡으면서 사람 구하는 재미도 싹 끊고, 승문이 경호원 노릇이나 똑바로 하란 거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엄마가 한 말이 모두 그 소리 아니야? 됐어요. 끊어. 끊자니까? 오긴 뭘 와? 또 와서 똑같은 소리 늘어놓을 거면서.
아아, 그래요. 그래. 내가 얼마나 개 씨발 쓰레기같은 잡년인지는 잘 알겠고, 앞으로 고분고분 대가리 박으면서 살 테니까. 제발 좀 얼굴 자주 보고 살지 말자.
제발, 좀, 제발......!
정신을 차리니 나는 병실에 누워있었다.
여도연이 통화를 끊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침대 맡에 앉아 내 손을 꼬옥 잡고 그 위에 엎드렸다. 그리고 파르르 떨었다.
손등이 축축했다.
나는 대충 15분 쯤 가만히 있다가 눈을 떴다.
“......아, 으으....”
“...야.”
여도연이 내 볼을 툭툭 쳤다.
“깼냐?”
그녀는 굳은살 박힌 손가락으로 내 볼을 쿡쿡 찌르며 장난스레 미소지었다.
“내가 잠 좀 자랬지? 등신아.”
“......그러게.”
“감기몸살에, 피로랑 스트레스가 쌓여서 쓰러졌댄다. 대충 18시간만에 일어났고, 자잘한 문제는 양판석 의원님이 모두 처리했고. 설명 끝.”
여도연은 검은 양복차림이었다.
양복이 더러운 걸 보니 괴수를 잡다 온 모양이다. 그리고 내 옆에서 옷도 못 갈아입고 붙어 있었고.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검은색 코트를 걸쳤다. 코트가 길쭉한 기럭지에 잘 어울렸다.
내가 작년에 고심해서 고른 생일선물이었으니까 말이다.
“야, 나 어디 좀 갔다 온다.”
“......어디?”
“뭐, 그냥, 바람 좀.”
여도연은 주섬주섬 짐을 챙기며 대수롭지 않게 읊조렸다.
“엄마 온댄다.”
“......이모?”
“어어. 대충 1시간쯤 걸린다던데?”
여도연은 병실 문을 닫기 직전, 나를 힐끔 돌아보며 웃었다.
“다녀온다.”
“......”
철컥. 나는 이미 닫힌 문을 바라보며 조용히 읊조렸다.
“......잘 갔다와.”
피곤하다.
*
의사가 나보고 반쯤 시체란다.
며칠 링거맞고 퇴원한 다음에, 2주 정도 일하지 말고 쉬라는데, 그게 될런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나는 꽤 많은 이들의 병문안을 받았다.
가족, 병원장, 시장, 압구정 생존자 피해보상단체 대표, 심심한데 페이스북에 사진이나 하나 올리고 싶은 의원들, 심지어는 내 팬클럽까지.
물론 가장 먼저 만났던 건 강석호였다.
강석호는 정신을 차리고 내게 찾아와 펑펑 울면서 사죄했다. 나는 녀석을 껴안고 등을 두드려줬다.
강석호는 이제부터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겠다고 했지만, 강시호는 이미 강석호를 무서워한다고 했다.
그래서 강시호는 이제 양일호와 이호정이 키우기로 했다. 강석호가 생활비를 보태주면서.
아마 석호 성격이면 간신히 먹고살 돈 빼고 전부 보내줄 것 같아서 걱정이다. 안 봐도 비디오다.
그렇게 병원밥을 먹고 TV를 돌리며 오늘은 뉴스에서 어떤 시나리오가 나올까 살펴보던 도중,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어어, 과로라며?”
“아, 의원님 오셨습니까.”
“아이고, 그냥 앉아있게.”
양판석이 음료수 선물세트를 탁자에 올려두고, 의자에 앉았다.
“그, 강석혼가? 이것저것 다 묻어두고. 사무실에서 일하다 기절한 거로 해놨네.”
“면목 없습니다.”
“뭘, 우리 막내아들 클럽에서 약빨고 사람패다 잡혀간 거 뒷수습까지 했었.
아, 그건 자네한테 시켰던 건가?“
“저도 그때 아드님 부축하다 몇 대 맞았었죠.”
“흠, 유감이군.”
양판석은 웬 노트 하나를 들이밀었다. 그리고 볼펜을 내 손에 쥐어주었다.
“우리 손녀 알지? 그 녀석 공책이야.”
“......예?”
“받아 적게.
걱정해주셔서 고맙읍니다. 양아름 양.
공부 열심히 하시고, 건강하게 자라셔서,
부디 훗날 나라를 빛내는 인재가 되었으면 합니다.”
나는 불러주는대로 잘 받아적은 다음 노트를 돌려주었다.
“그런데 이거 딱 봐도 양의원님 말투인데요?”
“싸인 받아다 줬으면 됐지. 뭘 그리 따지겠나. 그리고 말투에 할아버지 말투 같은 게 어디 있나? 멀쩡하기만 하구만.”
“......아, 예.”
양아름이가 양판석 의원을 짤짤 터는 그림이 머리 속에서 자동으로 재생되었지만, 나는 그냥 입을 다물었다.
양판석은 심심한지 놓여있던 비타500을 한 잔 들이키더니, 인터넷에서 사진 하나를 찾아 내밀었다.
“그, 정치인들 비포-에프터 사진이라고 혹시 아나?”
“아, 그거요?”
정치생활 전 사진과, 후 사진을 붙여놓은 그림이다.
사람이 정치인을 오래하면 관상이 바뀐다는 걸 증명해주는 사진이다. 대체로 인상이 좀 침울하고 험악해진다.
인터넷에 보면 정치인 별로 시리즈도 가끔 나온다. 양판석이 말했다.
“자네 거 나왔네.”
“예...? 저 아직 20대인-”
나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한승문 숙성과정. 이라는 제목으로 사진 두 개가 붙어있었다.
첫 번째는 최연소 당선인 신분으로 찍은 인터뷰 사진.
두 번째는 지난주에 100분 토론 나갔을 때 찍힌 캡쳐.
사진 구도가 거의 똑같아서 차이점이 명확하게 두드러졌다.
삐쩍 마름, 다크써클, 거므죽죽한 피부, 날카로워진 눈매, 전형적인 정치인 눈빛.
고작 반년 지났는데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 첫 번째 사진을 보면서 내가 저렇게 싱싱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파르르 떨며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양판석이 껄껄 비웃었다.
“뭘 그리 웃으십니까!”
“아니, 댓글 좀 보게. 반년 사이에 삭았다는 거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아! 그러면 사람이 당연히 삭았지! 세상이 썩었는데!”
나는 쒸익쒸익 분노하며 현실을 부정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잘, 생기지 않았습니까! 예?”
“이목구비는 뚜렷한데, 흐음, 아무리봐도 30대 중반이란 말이야.”
“맙소사......”
침울한 얼굴로 시무룩 고개를 떨구자, 양판석이 어깨를 두드리며 내 쪽으로 옮겨 앉았다.
“그래도 이 정도면 적당히 위엄있는 얼굴 아닌가?”
“위엄이 아니라 연륜이겠죠......”
“그것도 정치인한테는 재산이야. 재산. 세상에 얼굴 파먹고 사는 정치인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박카스 하나를 원샷하고서 세상을 한탄했다.
“아, 인생......”
쯧, 양판석이 가볍게 혀를 찼다.
“나보다 반도 못 살고 그런 소리 하지 말게. 그리고 자네 요즘 무리한 건 사실이야.”
“......그, 그치만.”
“내 보좌관 몇 명 보내줄테니 당분간만 그들에게 맡기게. 어차피 노는 치들이라 일 좀 시켜야 해.”
흐음. 보좌관 놈들이 뭔가 헛수작이라도 부리면 일이 곤란해지는데. 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자네, 나 못 믿나?”
양판석의 못마땅한 눈치에, 반자동으로 그럴듯한 핑계가 입에서 튀어나왔다.
“아, 아뇨. 의원님 보좌관이라면, 제 예전 상사들인지라......”
“그 친구들 다 죽었어.”
“아.”
“원래 알고 있던 내 사람들로 골라서 채운 이들이니, 크게 걱정 안해도 될 걸세.”
나는 잽싸게 눈을 굴리며 이것저것 재어보았다.
양판석이 내 통수를 때릴 확률, 우리가 서로 잡고 있는 약점, 조만간에 재단이 처리할 일들, 재단 재무의 보안상태, 등등.
판단은 빨랐다. 여기서 또 거절해서 양판석 감정이 조금이라도 상하는 게 더 손해다.
“허면, 감사하게 도움 받겠습니다.”
“......허어.”
뜨끔. 양판석의 묘한 눈빛이 내 심장을 찔러왔다. 양판석이 방긋 웃었다.
“누누이 생각하지만 요즘 녀석들과는 다르게 귀여운 구석이 있다니까.”
가끔 양판석이랑 피채원이 똑같은 초능력을 가진 게 아닌가 싶다.
“그래. 숫자는 채울 수 있어도 사람 마음은 다시 못 채워. 정치는 결국 사람 마음가지고 하는 거야. 명심하게.”
“......알겠습니다.”
“크흠!”
양판석이 산뜻하게 미소지었다.
“무어, 2주 정도 휴가를 받은 것 같은데. 앞으로 뭐 할 생각인가?”
“......글쎄요.”
워낙 바쁘게 살아서 취미랄 게 없었다. 게임도 안 하고, 책도 덜 읽고, 끽해봐야 가끔 양판석 의원이랑.
“낚시.”
“예?”
“낚시.”
“네?”
“낚시.”
“......알겠습니다.”
낚싯대 어디에다 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