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악녀에게 신성력이라니요 (11)화 (11/106)

<11화>

‘가자, 우리는 개뿔. 괜히 왔어, 엉엉…….’

나는 적막만이 맴도는 식탁에 속으로 울음을 터트렸다.

‘아무 말도 안 할 거면서 왜 같이 먹자는 거냐고.’

그렇다. 지금 이 식탁 앞에서는 단 한 마디도 오가지 않고 있다.

이 불편한 자리의 주최자인 헤이녹스도, 나와 같은 이유로 이른 아침부터 집합했을 렌자드와 체드만도 입 하나 벙긋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앉아 칼질만 할 뿐.

‘소리 날까 봐 먹지도 못하겠네.’

헤이녹스는 이 두꺼운 스테이크를 자르면서도 소리 한 번 내지 않았다.

‘체드만도 장난 아니네…….’

체드만은 열두 살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예법을 구사했다.

‘어쩜 그릇이랑 식기가 부딪치는 소리 한 번 안 나냐.’

태생부터 완벽했을 것처럼 빈틈없는 모습에 나는 어쩐지 원작 속 렌자드가 그의 형인 체드만을 거의 추앙했던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렌자드는…… 뭐, 왜 안 먹지?’

조용히 식사를 이어 가는 체드만과는 달리 렌자드는 식기를 손에서 아예 놔 버렸다.

‘입맛이 없나?’

표정이 어두운 걸 보니 무슨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

‘에휴. 저번에 그렇게 난리 치더니 결국엔 혼났나 보네.’

나와 식당에서 있었던 일로 헤이녹스에게 된통 까인 게 틀림없다. 나는 한심함을 담아 혀를 찼다.

“쯧쯧.”

“뭐지?”

“녜?”

나한테 묻는 건가? 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저 아무것두 말 안 했눈데요……?”

“시치미를 떼는 건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헤이녹스가 어이없다는 비웃음을 쳤다.

“웃기는군. 뻔뻔하기가 아주 기가 막혀.”

‘후하…….’

헤이녹스가 다시 접시 위로 시선을 돌리자, 나는 팔딱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크게 심호흡을 했다.

‘큰일 날 뻔했잖아…… 아니 나는 분명 속으로 생각만 했는데 그게 왜 밖으로 나온 거야?’

다행히 그는 많이 화가 나지는 않았었는지, 더 꾸짖지는 않았다.

생각보다 양호한 그의 반응에 안심하고 식사를 재개하려는 순간, 식탁 반대쪽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

조용히 식사를 하던 체드만이 칼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헤이녹스를 바라보았다.

헤이녹스가 말해 보라는 듯 그에게 시선을 고정하자 체드만이 말을 이어 갔다.

“왜 부르셨습니까.”

“가족끼리 식사하는 게 이상한 일인가?”

“……그동안 함께한 적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싫은가?”

“그런 의미로 한 말은 아닙니다.”

‘오우.’

아무래도 프리실라가 죽은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진 가족 식사인지 체드만도, 렌자드도 표정에서 불편함이 티가 났다.

이곳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식사하는 사람은 헤이녹스뿐.

프리실라가 죽고 나서 헤이녹스가 전장에 나가기까지 며칠, 어쩌면 몇 달일 수도 있겠지만 그사이엔 없던 일에 모두 당황하고 있는 건 확실했다.

‘그래도 저런 말은 렌자드가 할 줄 알았는데.’

반듯한 체드만이라면 얌전히 하라는 대로만 할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어쨌건 갑자기 왜 식사를 하자고 했는지 궁금한 건 나도 마찬가지라 잠자코 헤이녹스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황궁에서 초대장이 왔다.”

“황궁에서 말입니까?”

“그래. 승전 기념 연회를 열어 준다더군.”

“속내는 그게 다가 아니겠지요.”

헤이녹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귀족들이 모인 곳에서 확인하고자 하는 바가 있는 거겠지.”

“……록시나군요.”

‘나?’

조심히 둘의 대화를 듣고만 있던 나는 갑작스런 언급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가 없는 동안 모든 연회에 불참했으니 황궁에서는 어떻게든 록시나를 보고 싶어 안달이 났을 거다.”

‘황실에서 나를 왜 보고 싶어 하는 거지?’

황실의 의도를 두고 두 사람 간의 알 수 없는 말에 의아해하는 사이, 헤이녹스가 말을 이었다.

“그동안은 황궁에서도 대놓고 부를 수 없으니 잠자코 있었다만, 탄제리크의 사람이 태어나고 네 살이 되도록 황궁에 한번 들르지 않는 것은 드문 일이다. 아마도 승전 기념 연회를 빌미로 보겠다는 뜻이겠지.”

“하지만, 그간 록시나는 몸이 좋지 않다고 하면 문제없었습니다. 이번도 그렇게 피한다면 피할 수 있을 텐데요.”

체드만의 말에 헤이녹스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눈썹을 찡그리고 물었다.

“지금 록시나가 아픈가?”

“그건…….”

“그간 내가 없는 동안은 황궁에서도 구태여 말을 더하지 않았을 뿐이야. 게다가 이미 소문도 났을 테고.”

“소문이라면…….”

헤이녹스는 나에게 여전히 시선을 고정하며 말했다.

“공녀 몸이 호전되었다는 소문 말이야.”

‘아……!’

나는 뒤늦게 내 잘못을 알아차렸다.

원작에서 ‘어린 시절의 록시나는 어린 시절 무척이나 몸이 약했다.’ 정도로 간단히만 서술되어 있었다.

그러니 어린 나이라도 귀족 자제들이 어울리는 자리에도 참석하지 않았고, 심지어 방 밖으로도 나가지 않았겠지.

그리고 저택에서는 구태여 록시나가 밖에 나가 외부 활동을 하는 걸 반기지 않았으니 좋은 구실이었을 거다.

그런데 갑자기 가정교사로 전직 아카데미 교수인 디칼을 부르고, 렌자드랑 대판 싸우고…… 이 정도면 소문 안 나는 게 더 이상하다.

‘아냐,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 수도 있어.’

오히려 승전 기념 연회는 귀족 사회에서 나의 위치를 공고히 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참에 다른 귀족들에게 내가 내놓은 자식이 아님을 증명해야 앞으로 내가 할 모든 일에 섣불리 시비를 걸지 못할 테니까.

‘이럴 줄 알았으면 예법 교사라도 불러 달라고 할 걸 그랬어…….’

이제 막 저택에 적응했나 싶었는데, 귀족들이 잔뜩 모이는 황궁이라니. 그간 얼굴 없는 공녀로 살아와 무슨 소문이 도는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아, 그냥 예법 교사를 부른 다음에 얼굴을 보인다고 할까?

‘의연하게 맞설 자신이 없는데…….’

내가 속으로 걱정을 산더미처럼 쌓아 올리고 있을 때, 헤이녹스가 내 이름을 불렀다.

“록시나.”

“녜에…….”

“이번 파티에는 너도 참석한다.”

“공쟉님……!”

나는 출근하는 집사를 바라보는 고양이처럼 눈을 올망거리며 가기 싫다는 의사를 마구 표현했으나 헤이녹스는 단호했다.

“승전 기념으로 열린 파티에 탄제리크가 일원이 불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괜히 불화설을 부추기는 모양새가 될 수 있으니.”

“그치만, 공쟉님과 저눈 정말 안 친한데요?”

내 질문에 헤이녹스는 잠시 멈칫하는 듯하더니 이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잔을 들며 말했다.

“그래도 가야 한다. 너는 내 딸이니까.”

그는 나의 망연자실한 모습에 말을 덧붙였다.

“귀족들은 서로의 가문을 깎아내리지 못해 혈안이 되어 있지.”

‘너도 귀족이잖아…….’

“특히 황궁은 탄제리크가에 대한 견제가 심하다. 언제든 자신들을 향해 칼을 겨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헤이녹스는 재밌는 기억이라도 떠오른 듯 피식 웃었다.

“제국을 이끄는 수장이 그런 겁쟁이라니…… 촌극이 따로 없구나.”

헤이녹스는 나와 시선을 마주하며 말했다.

“록시나 탄제리크. 잊지 말거라. 너는 탄제리크가의 적녀이고, 나의 딸이다. 승냥이 떼들이 너를 물어뜯을 빈틈을 내보여선 안 된다.”

‘아니, 그러니까 예법 교육도 안 받은 애를 데리고 나가면 안 된다니까?’

어처구니없다는 속마음과는 달리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하나밖에 없었다.

“녜…….”

“그럼 파티에 가기 전까지 준비해야 할 게 많을 테니 한동안은 수업 후에 집무실로 찾아오지 않아도 된다.”

“알겠숩니다…….”

헤이녹스는 내가 영혼 없는 대답을 하는 모습을 지그시 바라보다 먼저 식당을 떠났다.

* * *

“아버지!”

체드만이 복도를 가로지르는 헤이녹스를 빠르게 뒤따랐다. 헤이녹스는 저를 부르는 아들의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할 말이 더 남았나?”

헤이녹스 바로 앞에 선 렌자드가 깊고 짙은 푸른색의 눈을 마주했다.

‘차가워.’

그날 이후로 헤이녹스의 눈은 시리고 무감했다. 마치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처럼.

원래라면 체드만 역시 그 소름 끼치도록 새파란 눈동자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을 테지만, 애써 흔들리는 동공으로 다잡고 입을 열었다.

“록시나는, 분명 사교계의 타깃이 될 겁니다. 모두가 그 아이를 깎아내리지 못해 안달일 테니까요.”

체드만은 탄제리크가의 차기 후계자로서 그간 다른 가문들과의 교류를 활발히 이어 왔고, 때문에 현재 사교계에서 록시나의 이미지가 어떤지 잘 알고 있었다.

“그게 무슨 소리지?”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곳을 떠나 있던 헤이녹스보다도 훨씬 더.

“……불길한 존재. 숨겨야 할 아이. 탄제리크가의 수치.”

체드만은 자신의 입으로 내뱉는 말과 함께 방금 전까지 자신의 앞에 앉아 있던 록시나를 떠올렸다.

“그게 무슨……!”

“이 모든 게 그들이 록시나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이미 사교계에서 록시나는, 그런 존재로 굳어진 지 오래예요. 얼굴조차 내비치지 않는 게 정말 아픈 것 때문인지, 사실은 가문 내에서 외면받고 있는 건 아닌지.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종내엔 제 어미를 잡아먹고 태어났다는 말도 떠들고 다닙니다.”

“누가 감히 그런 말을 한단 말이냐!”

체드만은 헤이녹스의 노성에도 흔들리지 않고 말을 이어 갔다.

“귀족들은 물론 황실, 심지어는 평민들까지도 록시나를 두고 수군댑니다.”

“너는 그런 헛소문이 퍼질 때까지 대체 무얼 했지?”

“아버지께서 아무런 말씀 없으셨잖습니까.”

“뭐라?”

체드만은 그의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아버지께서 전장에 계시는 동안, 저희는커녕 아직 한 살도 채 되지 않은 록시나에 대한 이야기도 한마디 묻지 않으셨기에, 저 역시 구태여 나서지 않았을 뿐입니다.”

체드만의 말에 헤이녹스는 말문이 막히는 기분을 느껴야 했다.

“아무것도 듣지 말고, 앞만 보라고 가르치신 건 아버지입니다. 그간 방치의 결과를 이제야 마주하신 거고요.”

“…….”

“하루아침에 가주 대리가 된 제가, 그저 가문을 지키기에 급급했던 제가, 그런 소문을 잠재울 수 있을 리 없잖습니까.”

헤이녹스가 아내를 잃은 슬픔에 젖어 있는 동안 방치된 건 체드만도 마찬가지였다.

체드만은 그를 조용히 바라보는 헤이녹스를 똑바로 마주하며 말했다.

“저는 분명 말씀드렸습니다. 연회에서 록시나는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요.”

“…….”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길어졌다.

그간 저를 짓누르던 책임감에서 조금이나마 해방된 기분을 느끼며 체드만은 주먹을 쥐었다.

“그럼 먼저 가 보겠습니다, 아버지.”

체드만이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나고, 그가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까지 헤이녹스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 * *

벌써 날이 밝았다. 방금 잠든 거 같은데 또 해가 떴다고.

젠장, 밤은 왜 이렇게 빨리 가는 거야!

나는 내 눈을 찌르는 햇빛에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 올렸다. 나를 깨우는 앤의 손짓에 금세 저지당하기는 했지만.

“아가씨! 일어나셔야 해요!”

“앤……. 나 너무 졸려어…….”

“오늘은 정말 안 돼요. 지금부터 준비하셔도 늦는다고요!”

“구냥 옷만 입구 가묜 되자나…….”

내가 귀찮음이 뚝뚝 묻어나게 답하자 앤이 말도 안 된다는 듯 큰 목소리로 말했다.

“절대 안 돼요! 수도까지 가야 하니 남은 준비가 한참이라구요! 아가씨께서 공식적으로 처음 나서는 날인데 그 누구보다 완벽해야죠!”

주먹을 불끈 쥐며 다짐까지 한 앤은 나를 욕실로 이끌었다.

“아가씨. 흥- 해 보세요. 흥!”

“흥…….”

‘아, 수치스러워…….’

이 나이 먹고 흥- 이나 하고 있는 모습에 왠지 모를 자괴감이 느껴져 공허한 눈을 하고 있었지만, 앤은 이걸 아는지 모르는지 서둘러 마무리를 하고 재빨리 화장대 앞에 앉혔다.

“머리 스타일은 절대 포기 못 해요! 제가 아가씨 머리를 어떻게 땋을지 며칠 전부터 고민한 거 알고 계세요?”

“아니…….”

“당연히 모르시겠죠. 제가 일부러 말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동안 잠들기 전마다 고민을 진짜 많이 했어요. 그리고 결국엔 완벽한 모양을 생각해 냈죠. 공작님께서 보내 주신 드레스와 꼭 어울리는 스타일을 말이에요! 저는 아가씨께서 그 머리를 한 모습을 상상하며 다짐했어요. 꼭 당일에 공개해 깜짝 놀라게 해 드리겠다고요!”

‘그거 아니야 앤…….’

나는 앤의 차고 넘치게 흐르는 열정에 갑작스레 피곤해짐을 느꼈다.

“구냥 대충 해두 대…….”

‘어차피 겉돌기나 할 테니까.’

승전 기념 연회에 참가할 귀족들 중 나에게 호의적인 이는 극히 드물 거다.

‘대부분 저울질하기 바쁘겠지. 탄제리크에서 내가 어떤 위치인지, 콩고물 하나라도 떨어질 게 있는지.’

즉 호의를 보인다고 해도 그게 진심일 거란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소리다.

탄제리크에 적대적인 가문에선 나를 두고 책잡기 바쁠 테고.

나는 그 가식들 속에서 가만 서 있다 오기나 할 테니까 이렇게 공들이는 앤이 괜히 가엾기까지 했다.

“구로니까 대츙 해두…….”

“안 돼요!”

내가 무기력하게 혼잣말하듯 말하자, 머리를 빗질하던 앤이 소리쳤다.

“그건 절대 안 돼요…….”

“앤……?”

앤은 한 번도 내게 큰소리를 친 적이 없었다.

모시는 아가씨이기 때문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앤은 나를 존중했고, 진심으로 아껴 주었으니까.

그렇기에 이리 갑작스레 소리치는 모습이 낯설 수밖에 없었다.

“앤, 왜 그래…….”

내가 떨리는 눈으로 돌아보자, 앤은 빗을 쥔 채 조용히 바닥을 응시하고 있었다.

“화…… 나써?”

내가 앤의 소맷자락을 잡으며 조심스레 묻자, 크게 숨을 들이켠 앤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요. 제가 어떻게 아가씨께 화를 내겠어요.”

“그럼 왜…….”

“……저는 비록 아가씨를 모시는 일개 시녀일 뿐이지만, 진심으로 아가씨를 좋아해요.”

앤은 여전히 시선을 바닥에 고정하곤 느리게 말했다.

“아가씨가 슬프면 저도 속상하고, 아가씨가 기쁘면 저도 행복해져요.”

“…….”

“그동안 풀이 죽어 있는 아가씨를 볼 때마다 나설 수 없는 제가 너무 미웠는데…….”

빗을 쥔 앤의 손에 힘이 들어가 하얘졌다.

“이렇게라도 아가씨께 도움이 되고 싶어요. 비록 보잘것없는 솜씨지만, 이렇게라도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아가씨가 이렇게나 예쁘고 좋은 분이라는 걸 알았으면…….”

‘아…….’

앤은 이렇게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던 거다.

직접 나설 수는 없지만, 처음 세상 앞에 나서는 내가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에.

“저는 아가씨가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고용인으로서 내게 해 줄 수 있는 일이라곤 아름답게 치장해 주는 게 전부였지만, 앤은 내가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 몇 번이고 고민했을 거다.

머리를 풀어야 할지, 땋아야 할지, 드레스는 무슨 색에 장식은 어떻게 할지.

그곳에 있는 모두에게는 별 볼 일 없고 하찮은 일일 뿐이겠지만, 이게 앤이 진심을 보여 주는 방식인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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