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기 성녀가 악당을 구원한다는데요 161화 (161/172)

알현실을 뒤덮은 검은 결계.

에스테반이 검은 결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이상 내부로 잠입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마기에 익숙한 대공이 얼굴을 찡그렸다.

“시체 썩는 냄새가 나는군.”

대신관이 신성력으로 검은 결계 내부의 혼탁한 공기를 가볍게 정화했다.

“역시 마왕이 완전히 부활하게 되면 위험합니다. 잠깐 마왕의 권역이 된 것만으로도 이렇게 되다니…….”

아예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버렸다.

‘보통 사람은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생기를 빼앗길 수 있겠어.’

다행히 에스테반은 검은 결계에 입장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이 공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듯했다.

어둑한 연기가 바닥에 가득했다.

음울한 기운이 어딘가 한가운데를 향해 고이고 있었다. 앞장서서 걷고 있던 에스테반이 그곳을 보며 말했다.

“저곳은 도대체.”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로 불길한 기운이 가득했다.

대신관이 에스테반에게 말했다.

“마왕입니다.”

“벌써, 마왕이-”

“다행히 마왕의 봉인이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닙니다.”

대신관은 눈을 가늘게 뜨며 검은 기운에 휩싸인 정중앙을 유심히 살폈다.

“하지만 곧입니다.”

그 말과 동시에 검은 공간은 마치 심장이 뛰는 것처럼 불길하게 맥동했다.

금방이라도 마왕이 깨어날 것 같자, 에스테반이 희게 질린 얼굴로 물었다.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마왕을…….”

“평범한 방법으로는 안 됩니다. 잘못 공격했다간 도리어 마왕의 봉인이 깨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저걸 없애버리는 건?”

냉정한 눈으로 주위를 바라보고 있던 대공이 대신관에게 물었다.

대신관이 대공의 말에 의문을 표했다.

“저거라니요?”

대신관의 눈앞에는 깨어나기 직전의 마왕의 봉인밖에 보이지 않았다.

“저것이 보이지 않나?”

대공은 한쪽 눈썹을 들어 올리며 옥좌 근처에 있는 무언가를 가리켰다.

대신관이 신성력을 끌어올려 대공이 짚은 위치를 유심히 살폈다.

‘정말 무언가가 있다?’

“이오카르 황제?”

거기에 있는 것은 검에 심장이 꽂힌 채 피를 흘리고 있는 이오카르 황제가 있었다.

시체처럼 보였지만, 아직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었다.

‘마왕이 부활하려면 아직 시간이 좀 남았다.’

“마왕의 부활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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