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6화 (136/172)

“죄, 죄송해요.”

리미에가 당황한 듯 파드득 어깨를 떨며 무안하게 내쳐진 손을 수습했다.

“신전에 손님이 오신 게 오랜만이라 제가 너무 앞서나간 모양이에요.”

리미에의 금안에 슬픈 빛이 어렸다.

“괜찮아요, 성녀님.”

나는 바로 정보 길드장의 팔짱을 끼면서 밝게 웃었다.

“원래 릭이 다른 사람과 닿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래요. 성녀님이 미워서 그런 건 아니에요.”

“아, 그런가요?”

“네. 그러니 슬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팔짱을 끼자마자 살짝 굳었던 정보 길드장이 목울대를 꿈틀거린 뒤 무심하게 말했다.

“타인과의 관계에 서툴러서.”

“아, 그런 것이라면 다행이에요.”

리미에가 안심했다는 듯 박수 치며 우리를 신전 안으로 안내했다.

‘저 리미에가 진짜 리미에는 아니겠지.’

하지만 지금 저 리미에는 여태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성인 모습을 하고 있다.

정보 길드장이 작게 속삭였다.

“무슨 계획이라도 있어?”

“아직은.”

나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우아하게 걸어가는 리미에를 보며 눈을 빛냈다.

“그치만 리미에가 있는 걸 보니까 내가 할 게 확실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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