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6화 (116/172)

바이칼로스 공작이 리미에를 바라봤다.

‘제국의 영웅.’

바이칼로스 공작은 제 내면에 있던 묘한 갈증을 느꼈다.

‘어쩌면 슬라데이체가 이 모든 사태의 근원일지도 모른다.’

슬라데이체가 죄인인 마족의 핏줄이라는 악소문은 이미 유명했다.

그 탓에 슬라데이체는 다른 가문과 달리 매 순간 마물 토벌에 나서야 했지만, 바이칼로스 공작의 머릿속에 그런 건 떠오르지 않았다.

‘다른 가문도 아닌 바이칼로스가 해야 할 일이다.’

바이칼로스는 최고의 가문이다.

그 이유는 여러 방면에서 뛰어나서도 있지만, 바이칼로스의 시초가 성녀를 모신 기사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이칼로스는 대대로 성녀를 모셔왔고, 이번 역시 마찬가지로 리미에를 돌보고 있었다.

때마침 기사 하나가 슬라데이체 대공저의 소식을 알렸다.

“막 슬라데이체 대공과 기사단이 대공저를 떠나서 실종된 막내 공녀를 수색하는 중이라 합니다.”

바이칼로스 공작의 시선이 도열해 있는 기사들을 향했다.

“공작님,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지금이 기회입니다! 슬라데이체 대공저에 급습해서 부정한 증거를 잡아내야 합니다!”

주위를 응시하던 바이칼로스 공작이 리미에에게 예를 갖췄다.

“성녀님.”

리미에가 두 손으로 입을 막으며 어깨를 떨었다.

“아빠, 제 청을…….”

“바이칼로스의 검으로서 성녀님의 부탁을 받듭니다.”

바이칼로스 공작이 절도 있게 고개를 들고 수도의 한쪽을 바라봤다.

“악을 처단하여 정의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슬라데이체가 있는 위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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