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0화 (80/172)

여러 일이 동시에 벌어졌지만 그래도 모든 일이 술술 풀리고 있었다.

특히 내가 처음 벌인 마시멜로 카페 쪽은 말할 것도 없이 잘 되고 있었다.

‘이번 굿즈도 다 잘 팔렸지.’

나는 이번 굿즈로 나온 캐릭터 머그컵에 핫초코를 마시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카페 로고가 새겨진 굿즈가 어색할까 봐 걱정했는데 팬들한테는 전혀 상관없었던 모양이다.

오히려 평소 제국에서 자주 사용하는 우아한 느낌의 컵이 아니라 귀여운 머그컵이 신선한 느낌을 줘서, 팬이 아닌 사람들도 마시멜로 카페의 굿즈를 구매하곤 했다.

‘이게 바로 캐릭터 사업의 위대함인가?’

특히 귀족들은 유행에 굉장히 민감하다.

그래서인지 마시멜로 도자기 세트를 구할 방도가 없냐며 쥬테페한테 청탁을 넣는 일이 벌어지곤 했다.

‘전략만 잘 짜면 진짜 골드 스타 훈장을 받을 수도 있겠어.’

물론 모든 일이 다 잘 풀리는 건 아니었다.

‘벨루아 대사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

아이비가 아무 의미 없이 벨루아 왕국 대사 얘기를 한 건 아닐 거다.

그래서 카밀라를 통해 정보를 취합해 봤지만, 카페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만 나왔다.

‘벨루아 왕국 대사는 이번에 즉위한 새 왕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제국을 방문한다고 합니다. 계승식에서 암습 시도를 받게 되어-’

이런 상황에서 뭘 어떻게 제국을 빛내라는 거야!

그때 골치 아픈 또 다른 문제 하나가 순간 떠올랐다.

‘대신관!’

정확히 말하자면, 대신관은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다.

다만 사람이 어떻게 하면 신경 쓰이게 할 수 있는지 너무 잘 알고 있을 뿐이었다.

[마시멜로 카페 사업 이번 분기 동향 보고서.]

[마시멜로 카페 사업 문제점 및 보완점 정리 보고서.]

[블레스 다이아 이번 분기 실적 정리 보고.]

믿기지 않겠지만 이게 그동안 대신관이 내게 보낸 편지 전부였다.

‘사무적인 편지만 보내고 있어.’

처음엔 바쁜가 싶어서 넘어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편지로 대놓고 물어도 봤지만.

[지금 그때 대답이 서운했다고 일부러 이러고 있는 거 맞죠?]

[지금 내가 그런 사소한 걸로 서운한 사람으로 보이냐?]

발뺌하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그때 삐졌다고 했잖아요!]

[농담한 거다. 내가 삐질 사람으로 보이나?]

네! 삐질 사람으로 보이거든요!

대신전에서 직접 대화하자고 해도, 공무를 핑계로 거절당했다.

‘단단히 삐진 게 확실해.’

결국 나는 카밀라에 이어 대신관의 이모티콘을 만들어주기 위해 머리를 끙끙 싸맸다.

‘대신관이 딱 떠오르는 이모티콘, 뭐 있을까.’

대신관은 쥬테페보다 더 가면을 잘 쓰고 다녀서 이모티콘 하나로 표현하기가 너무 어렵다.

하지만 내가 대신관을 만나는 날은 생각보다 훨씬 더 일찍 왔다.

대신관과 화해해서가 아니었다.

“큰일 났다.”

늦은 시각, 대신관이 불쑥 슬라데이체 대공저에 찾아왔다.

“무슨 일임미까?”

“정보 길드장한테 당했어.”

대신관이 제국 신문을 보여줬다.

내일 아침에 바로 나오게 될 신문이었다.

[마시멜로 카페 마차, 세련된 편리함에 어울리지 못한 위생 의식?]

내일 아침에 나올 신문이었다.

“지금부터 마시멜로 카페 마차에 대한 논란이 대서특필될 거다. 이렇게 갑자기 터뜨릴 줄이야.”

[퀘스트 발동!]

[정보 길드장이 당신의 상단을 노리고 있습니다.

정보 길드장은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입니다. 정보 길드장과 협상해 상단을 지키십시오.]

[보상: 신앙심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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