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의외였지만 대신관은 나에게 대신전을 자세히 안내해 주었다.
“보통 저기서 선교를 하지.”
“오오. 군데 나나 이로케 다녀도 대?”
“너는 내 손님인데 감히 누가 막겠어. 나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을 제외하곤 다 가능하지.”
“고기가 오딘데?”
“……교황님이 잠든 곳.”
잠깐이지만 대신관의 눈빛이 잠시 가라앉았다.
그 침체된 얼굴을 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교항 예하…… 왜 주무셔?”
“나도 모른다. 5년 전, 내가 그분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쓰러져 있었지.”
그 목소리가 우울한 것 같아서 난 입을 다시 딱 다물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교황과 대신관의 관계가 그냥 상하 관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더 물어보지 않으니 대신관도 교황에 대해서 더 말하지 않았다.
“저기는 네 또래 애들이 교육을 받는 곳이다. 다들 사제 교육을 받고 있지.”
“오. 내 또래도 대신전에 있을 수 있구나. 대신전 교육원 따로 이써?”
“그래. 금안의 아이라면 대부분 대신전에서 관리하지. 너야, 신성력 검사에서 오류가 있었던 모양이지만.”
그렇게 말하며 대신관은 흘긋 날 보았다.
“넌…… 신전으로 다시 올 생각 없나.”
“응. 업쏘.”
“……완전 칼답이군.”
대신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왜지? 너 정도면 고위 사제가 될 수 있다. 지금 내 자리도 가능해.”
“내가 기찬타매. 왜?”
“……됐다. 나도 내가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대신관이 고개를 휙 돌리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먼저 귀찮다고 한 사람이 누군데.’
그리고 말은 못 하지만.
‘신전에선…… 리미에 생각이 계속 날 거야.’
미래에서 리미에는 성녀로 추앙받는다. 물론 지금도 반쯤 성녀로 추앙받고 있지만.
대신관도 결국 리미에의 편이 될지 모른다. 믿을 건 못되지.
“난 슬라데이체 조하.”
대신관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딱히 나도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은 아니었다.
그때 딩동댕- 소리가 나더니 교육실에서 내 나이 또래 애들이 웅성거리며 나왔다.
“대신간니미시다!”
아이들은 대신관을 보자마자 그를 둘러싸며 와아아- 거렸다.
대신관은 나에게는 전혀 보여주지 않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들 교육은 잘 받으셨나요.”
“녜! 오늘 말이죠. 주신니므 성서 일거써요.”
“잘하셨군요. 앞으로도 정진하시길 바랍니다.”
그들은 대부분 귀족 자제였고, 얼핏 보아도 꽤나 강한 신성력을 가진 애들도 있었다.
그중 애 하나가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는요. 대신간님 가튼 사라미 대고 시퍼여.”
아이는 대신관의 옷자락을 잡으려 했지만, 대신관은 슬쩍 몸을 빼냈다.
그리고 아이에게 웃으며 말했다.
“될 수 있으실 겁니다.”
얼핏 봐서는 다정한 말이었지만, 대신관은 명백히 선을 긋고 있었다.
애들을 예뻐하는 것과 별개로 자신에게 사랑을 주는 건 안 받는 느낌이랄까.
결국 아이들은 다음 수업 시간이라며 또 우르르 썰물처럼 사라졌다.
난 밤톨만 한 뒤통수를 보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애기드른 참 기여어. 그치?”
“그거 지금 네가 귀엽다는 걸 돌려 말한 거냐.”
“그롤 리가. 쨰드리 기엽다고.”
대신관은 그런 나를 내려다보았다.
“넌…… 참 신기하군.”
“머가.”
“날 안 좋아하나?”
“……조하해야 해?”
우린 그냥 동업자 사이인데.
내가 의문이 섞인 얼굴로 고개를 갸웃하자 대신관이 ‘됐다’ 하며 고개를 돌려 버렸다.
뭐지. 이 시원찮은 반응은.
[퀘스트 완료!]
[대신관과 30분 동안 시간을 보냈습니다.]
[신앙심 30이 주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