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6화 (56/172)

정말 의외였지만 대신관은 나에게 대신전을 자세히 안내해 주었다.

“보통 저기서 선교를 하지.”

“오오. 군데 나나 이로케 다녀도 대?”

“너는 내 손님인데 감히 누가 막겠어. 나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을 제외하곤 다 가능하지.”

“고기가 오딘데?”

“……교황님이 잠든 곳.”

잠깐이지만 대신관의 눈빛이 잠시 가라앉았다.

그 침체된 얼굴을 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교항 예하…… 왜 주무셔?”

“나도 모른다. 5년 전, 내가 그분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쓰러져 있었지.”

그 목소리가 우울한 것 같아서 난 입을 다시 딱 다물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교황과 대신관의 관계가 그냥 상하 관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더 물어보지 않으니 대신관도 교황에 대해서 더 말하지 않았다.

“저기는 네 또래 애들이 교육을 받는 곳이다. 다들 사제 교육을 받고 있지.”

“오. 내 또래도 대신전에 있을 수 있구나. 대신전 교육원 따로 이써?”

“그래. 금안의 아이라면 대부분 대신전에서 관리하지. 너야, 신성력 검사에서 오류가 있었던 모양이지만.”

그렇게 말하며 대신관은 흘긋 날 보았다.

“넌…… 신전으로 다시 올 생각 없나.”

“응. 업쏘.”

“……완전 칼답이군.”

대신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왜지? 너 정도면 고위 사제가 될 수 있다. 지금 내 자리도 가능해.”

“내가 기찬타매. 왜?”

“……됐다. 나도 내가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대신관이 고개를 휙 돌리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먼저 귀찮다고 한 사람이 누군데.’

그리고 말은 못 하지만.

‘신전에선…… 리미에 생각이 계속 날 거야.’

미래에서 리미에는 성녀로 추앙받는다. 물론 지금도 반쯤 성녀로 추앙받고 있지만.

대신관도 결국 리미에의 편이 될지 모른다. 믿을 건 못되지.

“난 슬라데이체 조하.”

대신관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딱히 나도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은 아니었다.

그때 딩동댕- 소리가 나더니 교육실에서 내 나이 또래 애들이 웅성거리며 나왔다.

“대신간니미시다!”

아이들은 대신관을 보자마자 그를 둘러싸며 와아아- 거렸다.

대신관은 나에게는 전혀 보여주지 않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들 교육은 잘 받으셨나요.”

“녜! 오늘 말이죠. 주신니므 성서 일거써요.”

“잘하셨군요. 앞으로도 정진하시길 바랍니다.”

그들은 대부분 귀족 자제였고, 얼핏 보아도 꽤나 강한 신성력을 가진 애들도 있었다.

그중 애 하나가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는요. 대신간님 가튼 사라미 대고 시퍼여.”

아이는 대신관의 옷자락을 잡으려 했지만, 대신관은 슬쩍 몸을 빼냈다.

그리고 아이에게 웃으며 말했다.

“될 수 있으실 겁니다.”

얼핏 봐서는 다정한 말이었지만, 대신관은 명백히 선을 긋고 있었다.

애들을 예뻐하는 것과 별개로 자신에게 사랑을 주는 건 안 받는 느낌이랄까.

결국 아이들은 다음 수업 시간이라며 또 우르르 썰물처럼 사라졌다.

난 밤톨만 한 뒤통수를 보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애기드른 참 기여어. 그치?”

“그거 지금 네가 귀엽다는 걸 돌려 말한 거냐.”

“그롤 리가. 쨰드리 기엽다고.”

대신관은 그런 나를 내려다보았다.

“넌…… 참 신기하군.”

“머가.”

“날 안 좋아하나?”

“……조하해야 해?”

우린 그냥 동업자 사이인데.

내가 의문이 섞인 얼굴로 고개를 갸웃하자 대신관이 ‘됐다’ 하며 고개를 돌려 버렸다.

뭐지. 이 시원찮은 반응은.

[퀘스트 완료!]

[대신관과 30분 동안 시간을 보냈습니다.]

[신앙심 30이 주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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