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가 쥬빼 푠? 어떵 시그로? 나나 어려(나나가 쥬테페 편? 어떤 식으로? 나나 어려).”
쥬테페는 조급해하며 말했다.
“형보다 날 더 지지해 주는 모습을 보여 달라는 말이야.”
난 그 말을 못 알아듣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또케 지지하묜 대는데?”
“의회에 보이도록…… 아니, 외부에 보여줘야 해. 나랑 친하게 지낸다는 걸. 적어도 대공 각하의 시선이 닿도록.”
얘도 자기 아빠를 높여 부르네. 이 집안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하지만 고객님이 부탁한 건 그게 아니니까.
“치나게만 지내면 대?”
“그래.”
그렇다면…….
난 이번에 또 양손을 내밀었다.
쥬테페가 설마, 하는 얼굴로 바라보기에 맞다는 의미로 활짝 웃었다.
“선부리야! 칭구비(선불이야! 친구비)!”
“……친구비?”
“치나게 지내눈 곤 친구지(친하게 지내는 건 친구지)!”
쥬테페는 그 말에 시큰둥하게 ‘그러든가’ 하고 말했다.
“친구비를 내면 뭘 해주는 건데.”
“이론고!”
내가 쥬테페의 손을 덥석 잡자, 쥬테페가 눈을 홉 뜨며 서둘러 자신의 손을 뺐다.
마치 사람의 접촉에 익숙하지 않다는 듯이.
난 다시 쥬테페의 손을 잡았다.
“쥬빼, 소네 상쵸 이쏘(쥬테페, 손에 상처 있어).”
쥬테페의 어깨가 조금 떨렸다.
신성력으로 손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그러자 쥬테페가 조심스럽게 내 손을 역으로 잡았다.
하지만 이내 내 손을 뿌리쳤다.
쥬테페는 피곤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친구비는 얼마인지 적어서 보내. 수표로 부쳐주지.”
수표로 부쳐준다니. 얼마를 주려고?
눈을 반짝반짝 빛내던 나는 이내 드는 생각에 얼굴이 굳었다.
친구. 난 이번 생에 친구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렇다면…….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나…… 나나 첫 칭구 쥬빼야……?”
“뭐?”
“나나 망해쏘!”
난 속상해 포즈로 내 두 손에 얼굴을 묻었다.
속상해! 첫 친구가 쥬테페가 되다니.
쥬테페가 어이가 없다는 듯 소리쳤다.
“우린 친구가 아니라 동맹이야. 친구는 필요 없어.”
“칭구비 내짜나!”
“……그니까 동맹이라니까!”
쥬테페가 소리를 질렀다가 이내 말렸다는 듯 아차 하고 뒤로 물러섰다.
소리 지르는 쥬테페는 처음이었다. 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았다.
쥬테페는 제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어쨌거나. 곧 티파티가 있어. 각하도, 형도 초대받았지. 넌 나랑 같이 가는 거야.”
“웅. 칭구니까.”
“동맹이라니까.”
“알게쏘. 그래도 첫 칭구야.”
그러면서 내가 활짝 웃자. 쥬테페가 인상을 쓰면서 방 밖으로 나갔다.